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09. 12. 3. 선고 2009구합2292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사직을 강요하기 위한 것일 뿐 업무상의 필요성이 전혀 없고, 원고의 거주지가 대전이어서 최소한 왕복 4시간의 통근시간이 소요되는 등 생활상의 불이익이 현저하며, 전보와 관련하여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도 거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원고는 1998. 1.부터 참가인의 대전지점에서 병 · 의원에 의약품을 납품하는 의약품 도매상을 상대로 한 도매영업(도매상 관리 및 판촉) 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데, 참가인은 2000년의 의약분업 시행을 계기로 의약품의 유통구조를 개편하기로 하고 다른 외국제약사들과 함께 의약품 물류조합인 'D'를 설립한 다음 2003. 9. 30.부터 원고가 담당하던 도매영업 업무를 외주화(아웃소싱)하기 시작하였다.

(2)

참가인은 위와 같은 도매관리업무의 외주화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2003. 9.경부터 명예퇴직을 시행하였고, 이에 따라 총 9명의 도매영업 담당직원 중 원고와 E을 제외한 나머지 7명이 퇴사하였다.

(3)

참가인은 도매영업 업무의 완전전산화가 완료되어 E 외의 추가인력이 필요 없게 된 2006. 6.경 원고에게 다시 한번 명예퇴직의 기회를 제공하였는데, 원고는 2003년도에 시행한 명예퇴직 조건보다 낮은 조건이라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2006. 7. 7. 원고에게 "귀하의 업무가 2003. 9. 30.자로 아웃소싱되어 적절한 직무를 찾을 때까지 2008. 7. 7.부터 4주간의 유급행정휴가를 명령한다."라고 통보하였다.

(4)

원고는 2006. 8. 초순경 휴가기간이 만료되어 대전지점에서 업무 없이 대기하던 중 2006. 8. 31. 서울 본사 재경부에 인사발령을 받아 그 때부터 그 곳에서 문서수발및 업무보조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당시 원고는 대전 주소지에서 서울 본사까지 고속전철(KTX)을 이용하여 왕복 4시간이 소요되는 출 · 퇴근을 하였다.

(5)

참가인은 외국계 회사라는 특성상 회사 내의 모든 문서는 영어로 표기하고 거의 대부분의 업무를 컴퓨터를 이용하여 전산으로 수행하고 있는데, 원고는 1957년생으로서 정년 55세를 불과 몇 년 앞둔 상태이어서 영어 및 전산수행 능력이 떨어져 새로 부여할 수 있는 업무의 범위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참가인은 원고의 위와 같은 직무수행능력 등을 감안하여 이 사건 처분 이전까지 원고를 인사부에 배치하여 총무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방안, 협력업체인 F회사 대전지점에 파견근무시키는 방안등을 추진하였으나, 원고의 반대와 비협조 등으로 모두 무산되었다.

(6)

참가인은 매출액이 크게 증가하면서 이에 따른 물류센터의 업무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오산 물류센터의 인력 증원이 필요하게 되자 2008. 9. 30. 원고에게 오산물류센터에서 근무할 것을 제안하였으나 원고는 출퇴근 시간이 대중교통으로 왕복 8시간 이상 소요된다는 이유로 거절하였다. 참가인은 2008. 10. 10. 원고와의 면담을 통하여 전보경위를 사전 설명하고, 전보발령에 앞서 물류업무에 적응할 수 있도록 2008.10. 10.부터 2008. 10. 24.까지 사이에 4회에 걸쳐 원고에게 물류센터 관련 업무교육을 실시하였다.

(7)

이 사건 전보 이후 원고는 오산 물류센터에서 제품 입고시 판매제품 및 샘플의 실물 및 불량 확인, 반품시 반품 실물의 확인 및 확인된 반품정보의 정리, 판매제품 및 샘플의 반품 현황 보고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 내지 8호증, 을 1 내지 2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먼저,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는지 여부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① 서울 본사에서의 원고에게 팩스확인, 인감날인 등 단순 업무보조를 시키는 것은 원고의 경력과 급여 수준 등을 감안할 때 참가인의 인력관리 측면에서 매우 비효율적인 것인 점, ② 참가인의 매출액이 증가함에 따라 이에 따른 물류센터의 업무도 증가하여 물류센터의 인원을 보충하는 방향으로의 인력 재배치가 요구되었던 점, ③ 사내 업무상 주로 영어를 사용하는 참가인에서 영어가 능통하지 못한 원고에게 부여할 수 있는 업무가 극히 제한적인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에는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3)

또한, 앞서 본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보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가)

원고의 주거지인 대전에서 오산 물류센터까지 승용차로 출퇴근하는데 약 4시간 정도가 소용되는데 이는 대전에서 서울 본사까지 고속전철(KTX)을 이용하여 출퇴근하는데 소요되었던 시간과 거의 동일한 점, 참가인은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직원이 거주지를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이주비용을 지원하고 있으며 원고 또한 이러한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점, 2009년도 임금인상 및 변동급여지급은 2008년도 인사고과 결과 및 회사 성과평가 결과 등으로 결정되었고 이 사건 전보와는 무관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생활상 불이익이 다소 있다 하여도 이는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보기 어렵다.

(나)

참가인의 인사담당 상무는 원고와 2008. 10. 10. 면담을 하면서 오산 물류센터로 발령하게 된 경위를 설명한 점, 그리고 전보로 인하여 발생되는 어려움을 해결하여 주겠다는 내용의 메일을 원고에게 수차례 보낸 점, 4회에 걸쳐 물류센터 업무에 관한 교육을 사전에 실시한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이 사건 전보와 관련하여 참가인은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준수하였다고 할 것이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상균(재판장) 이동욱 정혜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