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0. 9. 3. 선고 2009구합2926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재심결정의 경위

가.

원고와 참가인의 지위

1)

원고는 서울 영등포구 C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공공 · 사회서비스산업에 속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산업별노동조합으로서 상급단체는 D단체(이하 'D'이라 한다)이고, 그의 E지부(이하 'E지부'라고 한다) 소속 조합원은 2,449명(2008. 1. 기준)이다.

2)

참가인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215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상시근로자 2,816명(2008. 1. 기준)을 고용하여 천연가스의 제조 및 공급과 천연가스 생산기지 및 공급망을 건설 · 운영하는 사업을 경영하는 회사이다.

나.

불복절차

1)

참가인은 원고와의 필수유지업무협정의 체결이 교섭방법의 이견으로 어렵게 되자, 2008. 5. 6.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 한다) 제42조의3에 따른 필수유지업무의 필요 최소한의 유지 · 운영 수준,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 등에 대한 결정(이하 '필수유지업무결정'이라 한다)을 신청하였는바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필수유지업무의 종류 : 천연가스의 인수, 제조, 저장 및 공급 업무, 천연가스시설의 긴급정비 및 안전관리 업무

○

필요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 참가인이 천연가스의 공급을 독점하고 있고 다른 연료에 의한 대체가능성도 낮은 점, 인수·생산공정에서 산업용, 가정용, 발전용 등 용도별 통제가 불가능한 점, 배관을 이용한 가스공급계통의 특성상 일정한 압력의 유지가 필요하여 생산기지 및 공급관리소 전부가 가동되어야 하는 점 등을 감안하여 가스공급서비스의 유지수준을 100%로 함

○

대상직무 : 아래 필수업무유지결정의 대상직무 외에도 긴급정비업무 중 예방정비와 정기정비업무, 사옥부대시설 정비업무 및 안전관리업무 중 당직 및 비상계획업무를 포함함

○

필요인원 : 1,365명(전체 근로자 2,816명의 48%, 전체 조합원 2,449명의 56%)으로 정함

2)

이에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원고와 참가인을 상대로 2회 현장조사, 2회의 자료제출 요청 및 2회의 특별조정회의를 한 다음(원고는 위 절차에 참석하거나 자료제출에 일체 응하지 않았다), 2008. 6. 30. 다음과 같이 필수유지업무결정(F, 이하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이라 한다)을 하였다(대상직무는 긴급정비업무 중 예방정비와 정기정비업무, 사옥부대시설 정비업무 및 안전관리업무 중 당직 및 비상계획업무를 제외하고, 필요인원은 신청인원의 73.8%, 전체 조합원의 42.1%, 전체 근로자의 36.6%로 정하였다).

○

한국가스공사의 필수유지업무에 대한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을 다음과 같이 결정한다.

1.

천연가스의 인수, 제조, 저장 및 공급 업무, 천연가스시설의긴급정비 및 안전관리 업무는 각각 평상 시의 100%를 유지·운영한다.

2.

위 필수유지 업무별 운영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은 다음과 같다.

필수유지업무별대상직무및필요인원

(단위:명)

* 2급 이상은 위 필요인원에서 제외함

3)

이에 원고가 불복하여 재심신청을 하였는바,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와 참가인으로부터 각 추천을 받은 특별조정위원회를 구성하여 특별조정위원들이 현장을 방문하고 양측이 추천하는 가스사업 전문가들로부터 의견을 청취한 다음, 2009. 7. 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B, 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내지 7호증

2.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의 절차상 위법

가)

노사간에 실질적인 논의가 단 한차례도 없어서 자율교섭이 전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음에도,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자주적 교섭을 통한 해결을 권고하지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을 하였는바 이러한 결정 절차는 관련 법률에 위반된다.

나)

참가인의 사업장이 2개 이상의 관할 구역에 걸쳐 있으므로 노동위원회법 제3조 제2항에 따라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신청을 관장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합리적 근거없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관장하였다.

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 G는 필수유지업무결정 신청서가 접수되기 전 2회에 걸쳐 참가인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참가인의 필수유지업무의 교섭 진행과정에 개입하고 교섭 결렬시 예상되는 필수유지업무결정신청 절차 등을 지도함으로써 공정성과 중립성을 훼손하였음에도 나중에 특별조정위원으로 참여하였고, 이에 원고가 그에 대하여 기피신청을 하였음에도 이를 거부하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이 이루어졌으므로 그 결정은 위법하다.

2)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에 있어서 판단기준의 위법성

가)

필수유지업무의 실질적 요건 판단 누락

중앙노동위원회는 대통령령에서 정한 업무가 곧바로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전제하였을 뿐 구체적으로 당해 업무가 필수유지업무의 실질적 요건인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 · 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다.

나)

유지 · 운영 수준 결정에 있어서 '필요최소한'에 관한 판단 유탈

중앙노동위원회는 가스산업에 있어서 과거 파업의 발생빈도 · 기간, 부분파업 등 쟁의행위의 유형별로 필수유지업무에 미치는 영향, 파업시 정부 및 유관기관의 대응능력, 동종 에너지 산업에서 협조체계, 천연가스를 대신할 대체에너지의 상비능력, 사업장 내 협력회사와의 공동작업의 정도나 긴밀한 소통체계, 상호대응능력, 업무대체성 및 업무보완성 등을 고려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참가인 주장 사유만을 인정하여 가스의 공급수준을 평상시의 100%로 하여야 한다고 결정하였다.

다)

대상직무결정에 있어서 '필요최소한'에 관한 판단 유탈

중앙노동위원회는 대상직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대통령령에 규정된 포괄적인 업무 범위를 사람 중심으로 구분하여 이른바 가스공급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만을 판단할 뿐 분장 업무의 내용 및 속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라)

필요인원결정에 있어서 관리감독자의 배제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의 2급 이상 관리직의 배치가능성을 고려하여 필요인원의 범위를 최소화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일괄적으로 필요인원 산정에서 배제하였는바 이는 부당하다.

3)

현행 필수업무유지제도의 위헌성

가)

현행 필수업무유지제도 아래서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와 관련하여 비효과적 파업만을 허용하는 것에 불과하여 현행 필수유지업무제도 자체가 헌법상 노동 3권에 대한 침해로서 위헌이다.

나)

필수공익사업은 필수유지업무의 유지여부와 관계없이 쟁의행위 기간 중에 한하여 파업참가자의 100분의 50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대체근로를 허용하고 있는바, 이는 정당한 쟁의행위의 효과를 상쇄시키고자 하는 규정으로서 공익과의 조화라는 범위를 넘어 헌법상 노동 3권의 실질적 훼손을 초래한다.

다)

현행 노조법 제42조의2 제2항은 필수유지업무의 유지 · 운영을 정지 · 폐지 또는 방해하는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죄형법정주의 원칙의 하나인 법률주의 원칙,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관련 법령

별지와 같다.

다.

판 단

1)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의 절차상 위법

가)

자율교섭의 부재와 자주적 교섭권고의 누락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 제1호증의 1 내지 12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은 2008. 1. 1.자로 개정 노조법이 시행됨에 따라 2008. 2. 11.부터 E지부에 필수유지업무교섭을 요구하였는데, E지부는 2008. 2. 28.에 이르러서야 참가인에게 '필수유지업무협정체결을 위한 교섭권을 원고에게 위임하였다'고 통지한 사실, 참가인이 2008. 3. 18. 원고에게 위 교섭을 요구하였는데 원고의 상급단체인 D이 2008. 4. 8. 참가인에게 같은 달 22. 다른 사업장과 함께 집단교섭을 요청한 사실(D은 가스, 전기, 발전, 병원, 철도, 지하철 등을 산하 업종으로 하고 있었는바, 그중 필수유지업무 관련 사용자들과의 집단교섭을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참가인은 2008. 4. 14. D에게 사업장 단위로교섭을 하되 D, 원고 및 E지부의 구성원이 모두 교섭위원으로 참여하는 이른바 대각선교섭을 요구하였으나 D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면서 계속 집단교섭을 요구한 사실, 이에 참가인이 2008. 5. 6. 본사, 평택생산기지 및 경인지사를 관할하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필수유지업무결정을 신청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와 참가인 간에 자율교섭을 위한 기회가 보장되지 아니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교섭 방법을 둘러싼 이견으로 당사자간의 자율 교섭이 교착상태에 이르러 참가인의 신청으로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이 이루어진 것이므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에 앞서 별도로 자율적인 교섭의 기회를 부여하지 아니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절차상 위법이라고 볼 수 없다.

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관할에 대하여

노조법 제42조의4 제3항은 필수유지업무결정을 제72조의 규정에 따른 특별조정위원회에서 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필수유지업무결정이 노동쟁의 조정사건과 동일하여서가 아니라 특별조정위원으로 구성되는 특별조정위원회에서 필수유지업무결정 사건을 관장하도록 하는 규정에 불과한 점, 노동위원회법 제3조 제2항이 관할구역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지방노동위원회에서 관장하되, 2 이상의 관할구역에 걸친 사건(2 이상의 관할구역에 걸친 노동쟁의의 조정사건을 제외)은 주된 사업장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지방노동위원회에서 관장하도록 하고, 노조법 제42조의4 제5항이 준용하는 제69조 제1항에 의하면 관계당사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재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의 관할은 주된 사업장 소재지의 지방노동위원회임이 명백하다.

나아가 을 제3, 4호증에 의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을 신청하면서 산정한 사업장별 필요인원은 경기도에 위치한 본사, 경인지사 및 평택생산기지가 462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고 인천생산기지의 191명(원고는 인천생산기지가 있음을 들어지방노동위원회 중에서는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관할이 있다고 주장하였다)보다 훨씬 많아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을 한 것이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다)

기피신청의 거부에 대하여

노동위원회법 제21조 제3항 및 제4항은 당사자는 심의 · 의결 또는 조정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위원이 있을 경우에는 위원장에게 그 사유를 적어 기피신청을 할 수 있고, 위원장은 기피신청이 이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위원을 교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민사소송법 제39조 제1항 소정의 '재판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때'라 함은 당사자가 불공정한 재판이 될지도 모른다고 추측할 만한 주관적인 사정이 있는 때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통상인의 판단으로서 법관과 사건과의 관계로 보아 불공정한 재판을 할 것이라는 의혹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때를 말한다(대법원 1992. 12. 30.자 92마783 결정 참조)고 볼 것이고, 위와 같은 법리는 노동위원회의 위원들에 대한 기피신청 사건에도 일응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살피건대 갑 제65호증에 의하면, 경기지방노동위원회 G가 2008. 1. 18.과 같은 해 3. 14. 참가인의 사업장을 방문하여 필수유지업무의 추진실태를 파악하고필수유지업무결정을 위한 직무대상별 인력현황을 파악하는 등 행정지도를 한 사실이 인정되나, 이는 필수유지업무결정신청서가 접수되기 이전에 새로이 도입된 필수유지업무제도의 원활한 이행을 위해 상급기관인 중앙노동위원회의 지시에 따라 당해 사업장을 방문하여 제도운용에 관한 추진실태 등을 파악하고 협정체결을 지도하기 위한 것으로서 통상적인 직무수행에 해당하므로, 이를 두고 불공정한 결정을 할 것이라는 의혹을 갖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인정될 만한 객관적인 사정이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에 있어서 판단기준의 위법성

가)

필수유지업무의 실질적 요건에 대하여

노조법 제42조의2 제1항은 '필수유지업무'라 함은 제71조 제2항의 규정에 따른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그 시행령 제22조의2 [별표 1]은 필수공익사업별 필수유지업무를 정하고 있는데, 그 5호는 "가스사업(액화석유가스사업은 제외한다)의 필수유지업무, 가. 천연가스의 인수(引受), 제조, 저장 및 공급 업무, 나. 가목과 관련된 시설의 긴급정비 및 안전관리 업무"로 규정하고 있다.

살피건대 위 각 규정의 체계상 필수유지업무를 정함에 있어서 노조법 제42조의2 제1항이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로서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라고 규정하지 않고,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로 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노조법 시행령 제22조의2에서 정한 '천연가스의 인수(引受), 제조, 저장 및 공급 업무 및 이와 관련된 시설의 긴급정비 및 안전관리 업무'는 곧바로 필수유지업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할뿐더러 실질적으로도 천연가스에 관한 위 일련의 업무들은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에 충분히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그밖의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노조법 제42조의 4 제5항, 제69조 제1항, 제2항에 의하면, 관계당사자는 지방노동위원회의 필수유지업무 결정 또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이 위법이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 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대하여는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에 대하여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고, 한편 노조법상의 중재재정에 있어서 '위법' 또는 '월권'이라 함은 중재재정의 절차가 위법하거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위법한 경우 또는 당사자 사이에 분쟁의 대상이 되어 있지 않는 사항이나 정당한 이유 없이 당사자 간의 분쟁범위를 벗어나는 부분에 대하여 월권으로 결정을 한 경우를 말하고, 결정이 단순히 어느 일방에 불리하거나 불합리한 내용이라는 사유만으로는 불복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12992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입법자는 사용자와 근로자 간에 자율적으로 필요 최소한의 유지·운영 수준,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 등을 협정으로 체결하도록 하면서도 노사간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지방노동위원회가 당사자의 신청으로 필수유지업무결정을 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는 중재재정의 효과를 준용함으로써 위법 · 월권이 있는 경우에만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되도록 하였는바, 이와 같은 입법취지에 의하면 법원은 필수유지업무결정의 절차상의 위법이나 그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 강행법규를 위반한 경우 등 앞서 언급한 중재재정의 위법, 월권 여부만 심사할 뿐 그 실질적 내용에 대하여는 판단할 수 없다고 볼 것이다(따라서 중재재정이 어느 일방에게 다소 유리한 것을 넘어 부당하다고 여겨지더라도 법원은 이른바 행정청의 재량권 남용법리에 따른 심사를 할 수 없다. 한편 이러한 법률의 취지는 필수유지업무제도는 공익과 쟁의권의 상호 조화와 양보를 통해 달성할 수 있는데 공익을 위하여 파업 중에도 유지되어야 할 필요최소한의 정도를 정하기 위하여는 매우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야 하고 그 결정과정이전문적이고 기술적이어서 이를 일도양단식으로 규범적 판단을 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집단적 노사관계의 문제에 사법적 개입을 자제한다는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들은 대체로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이 마땅히 고려하였어야 할 기준들을 적절하게 적용하거나 고려하지 아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 유지·운영 수준,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의 산정이 모두 원고에게 지나치게 불리하여 불합리하거나 부당하다는 취지이어서,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의 위법, 월권을 다투는 내용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나아가 판단할 필요 없이 원고의 이 부분 주장들은 이유 없다.

다만 원고의 주장 중에는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이 비효과적 파업만을 허용하는 것에 불과하여 노동3권을 형해화함으로써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하였다는 주장이 있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본다.

다)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이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

노동위원회는 공익과 쟁의권을 조화시킬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사업 또는 사업장별 필수유지업무의 특성 및 내용 등을 고려하여 그 유지 · 운영 수준을 정하여야 하는데, 이는 공익을 위하여 필수유지업무를 유지 · 운영하면서도 노동조합이 의미 있는 교섭력을 발휘할 수 있는 수준으로서 법문상의 '필요최소한'의 유지 · 운영 수준을 말한다[필수유지업무제도가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공공복리를 위하여 법률로써 기본권을 제한하는 제도인 점을 고려하면, '필요최소한'이란 그 어의에도 불구하고 쟁의권의 최대보장원칙(그 결과는 공익의 최대 수축이다)을 선언한 것이 아니라 '공익과 쟁의권이 조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유지 · 운영 수준 등을 정하라는 의미로 새김이 타당하다].

살피건대 갑 제51호증의 1, 2, 3, 을 제16호증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과 E지부는 개정 노조법에 따라 필수유지업무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도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쟁의 중에도 업무에 종사할 자를 정한 적이 있는바, 2007. 3. 14.자 단체협약 제126조(쟁의행위 비참가자의 범위)에 "조합원 중 다음에 해당하는 자는 쟁의행위에 참가할 수 없다. 1. 가스의 인수, 생산 및 공급에 필요한 최소인원(평상시 휴일근무인원기준), 2. 안전 및 보호구역 운영에 필요한 최소인원, 3. 기타 공사와 지부가 협의 결정한 인원"으로 정하여 비록 근로자의 수로써 특정하지는 않았으나 대상직무와 그 인원에 대하여 대강의 기준을 마련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그 직무나 인원이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에서 정한 대상직무 및 필요인원과 그렇게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은 비록 필요최소한의 유지 · 운영수준에 있어서는 참가인의 주장을 모두 받아들여 평상시의 100%로 정하였으나, 대상직무에서는 예방정비와 정기정비업무, 사옥부대시설 정비업무 및 당직 및 비상계획업무를 제외하고 필요인원에서도 참가인이 신청한 인원 중 73.8%만을 받아들여 전체조합원의 42.1%, 전체 근로자의 36.6%로 정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필수유지업무결정은 공익과 쟁의권이 조화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유지 · 운영 수준, 직무대상 및 필요인원을 정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원고의 쟁의권을 형해화하였다거나 비효과적 파업만을 가능하게 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현행 필수업무유지제도의 위헌 여부

가)

필수유지업무제도가 헌법상 노동3권을 침해하는지에 대하여

필수유지업무제도는 종래의 직권중재제도가 일반적 ·사전적으로 쟁의행위권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있어서 이를 대체하여 필수공익사업의 쟁의행위를 규율하기 위한 제도로서, 사업 전체의 쟁의행위권을 인정하면서도 다만 필수공익사업의 업무 중 그 업무가 정지되거나 폐지되는 경우 공중의 생명·건강 또는 신체의 안전이나 공중의 일상생활을 현저히 위태롭게 하는 업무를 미리 필수유지업무로 지정함으로써 노사 양측의 극단적인 이해대립과 갈등으로 공중의 이익이 현저히 침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제도이다. 이는 공익과 근로자 쟁의권의 조화를 도모하고자 하는 것으로 그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노조법상 규정된 기본권 제한의 방법, 그 제한의 정도도 적절하다고 보여지므로 필수유지업무제도를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

나)

그밖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는 노조법 제43조 제4항에 정한 필수공익사업의 쟁의행위 중 대체근로허용조항 및 노조법 제42조의2 제2항에 정한 필수유지업무의 유지 ·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 등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이 각 위헌이라고 주장하나, 이의 각 위헌 여부는 이 사건 재심결정의 효력과 무관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가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오석준(재판장) 김영식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