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들은 공무원이었다가 별지2 기재와 같이 재직 중의 행위와 관련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퇴직한 자들이다.
피고는 원고들이 구 공무원연금법(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의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자"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위 조항 및 구 공무원연금법 시행령 제55조에 따라 퇴직 이후 2008. 12. 31.까지 원고들의 퇴직연금 중 1/2을 감액한 나머지 금액만을 지급하였다.
한편, 헌법재판소는 2007. 3. 29.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아래와 같은 이유로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08.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그 효력을 지속한다."라는 취지의 헌법불합치결정(이하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헌법재판소 2007. 3. 29. 선고 2005헌바33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그런데 2008. 12. 31.이 지나서도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위와 같이 개정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자 피고는 2009. 1.경부터 원고들에게 퇴직연금을 전액 지급하였다.
그 후 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개정된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는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중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에는 퇴직급여 등을 제한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였고, 그 부칙 제1조 단서는 "제64조의 개정규정은 2009. 1. 1.부터 적용한다."라고 규정하였으며, 부칙 제7조는 "제64조의 개정규정은 2009년 1월 1일 전의 퇴직연금·조기퇴직연금수급자가 2009년 1월 1일 이후에 받는 퇴직연금·조기퇴직연금 및 2009년 1월 1일 이후에 지급의 사유가 발생한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지급에 대하여도 적용한다."라고 규정(이하 '이 사건 각 부칙조항')하였다.
피고는 2010. 1. 20. 이 사건 법률조항 및 이 사건 각 부칙조항에 따라 원고들에 대하여, 2009. 1.부터 2009. 12.까지 제한하지 않고 지급된 별지1 기재 퇴직연금액을 공무원연금법 제31조에 의하여 환수고지(이하 '이 사건 각 환수처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환수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각 환수처분은 위법하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재산권 침해 및 평등의 원칙 위반
공무원의 범법 행위에 대한 제재를 위해서는 징계와 형사처벌 및 인사제도에 의하는 것으로 충분함에도 위와 같은 제재에 덧붙여 퇴직급여 등까지도 필요적으로 감액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국민연금법상의 사업장 가입자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비하여 공무원을 차별하는 것으로서 위헌이다.
이 사건 각 부칙조항의 헌법 제13조 제2항 위반
이 사건 각 부칙조항은 개정된 이 사건 법률조항을 2009. 1. 1.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이미 지급받은 퇴직연금이 소급적으로 감액되게 되었는바, 위 부칙조항은 이미 완성된 법률관계에 대하여 사후에 그 전과 다른 법적 효과를 생기게 하는 것으로서 진정소급입법에 해당한다. 진정소급입법은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않고, 사회보장적 급여인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를 전액 수령할 수 있게 되었다는 원고들의 신뢰는 보호할 만한 가치가 매우 크고, 그에 비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소급적용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그다지 중대하지 아니하여 진정소급입법을 예외적으로 허용할 특단의 사정도 인정되지 않는다. 결국 이 사건 각 부칙조항은 헌법 제13조 제2항의 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박탈금지의 원칙에 위배된다.
관계 법령
별지3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법률조항이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에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는 것은, 공무원의 퇴직 후 그 재직 중의 근무에 대한 보상을 함에 있어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다하지 못한 공무원과 성실히 근무한 공무원을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오히려 불합리하다는 측면과 아울러 위와 같이 보상액에 차이를 둠으로써 공무원 범죄를 예방하고 공무원이 재직 중 성실히 근무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고려한 것이라 할 수 있고, 위와 같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정당한 점, ②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나 공무원 신분과 관련된 범죄로 인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하여 퇴직급여 등을 감액하는 것은 재직 중 공무원으로서의 직무상 의무를 이행하도록 유도하는 입법목적의 달성에 상당한 수단이라고 할 것인 점, ③ 유죄판결의 확정에 따른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의 감액사유로서 금고 이상의 형의 판결을 받은 모든 범죄를 포괄하여 규정할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함에 반드시 필요한 범죄의 유형과 내용 등으로 그 범위를 한정하여 단서조항을 신설하여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및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한 경우는 제외"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최소침해성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점, ④ 이 사건 법률조항은 하위법령에서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고의범의 경우 급여감액의 범위를 조절하여 차등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종전 법률조항과는 달리 이 사건 헌법불합치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공무원이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재직 중의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더라도 '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하거나 소속 상관의 정당한 직무상의 명령에 따르다가 과실로 인하여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퇴직급여 등의 감액이 이루어질 수 없도록 규정하여 법익균형성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또한 공무원이 국민 전체의 봉사자로서 부담하는 의무의 준수를 유도하고자 하는 입법목적 및 공무원의 성실한 복무에 대한 보상이라는 공무원연금제도의 부수적 성격 등을 감안할 때, 국민연금법상의 사업장가입자 및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들과는 다르게 공무원인 경우에는 그 의무의 위반 여부를 퇴직급여 등의 감액 기준으로 삼은 것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것으로서 자의적인 차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어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도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과잉금지원칙에 위반하여 재산권을 침해한다거나 평등원칙에 위반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부칙조항의 위헌여부에 관한 판단
어떠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여 그 법률조항을 합헌적으로 개정 또는 폐지하는 임무를 입법자의 형성 재량에 맡긴 이상, 그 개선입법의 소급적용 여부와 소급적용의 범위는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재량에 달려 있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두21563 판결). 기존의 법에 의하여 형성되어 이미 굳어진 개인의 법적 지위를 사후입법을 통하여 박탈하는 것 등을 내용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은 개인의 신뢰보호와 법적안정성을 내용을 하는 법치국가원리에 의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헌법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이며, 진정소급입법이 허용되는 예외적인 경우로는 일반적으로 국민이 소급입법을 예상할 수 있었거나 법적상태가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웠거나 하여 보호할만한 신뢰의 이익이 적은 경우와 소급입법에 의한 당사자의 손실이 없거나 아주 경미한 경우, 그리고 신뢰보호의 요청에 우선하는 심히 중대한 공익상의 사유가 소급입법을 정당화하는 경우 등을 들 수 있다(헌법재판소 1998. 9. 30. 선고 97헌바38 전원재판부 결정).
이 사건 헌법불합치 결정의 취지는 공무원의 신분이나 재직 중의 범죄 행위를 이유로 하는 퇴직연금의 제한 자체를 위헌으로 본 것이 아니라 단지 그 제한이 최소침해성의 원칙과 평등의 원칙 등에 위반하여 위헌이라는 것이고, 입법자로 하여금 합헌적인 방향으로 법률을 개선하도록 하되 이를 위해 일정기간 동안 위헌적인 법규정을 존속하게 하고 잠정적으로 적용하게 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효력이 상실하였던 기간 중에는 일시적으로 퇴직급여 등의 감액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게 되어 원고들이 퇴직연금을 전액 지급받게 된 것이나, 위와 같은 공백 상태는 입법자가 위헌적인 규정을 합헌적으로 개선할 때까지 잠정적으로 인정되는 것으로서, 원고들로서도 장차 공무원연금법의 개정이 있게 되면 그에 따라 퇴직급여가 소급적으로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위와 같이 잠정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에서 정한 시기까지 법률 개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는 우연한 사정에 기하여 발생한 법적 공백 상태에서 인정되는 원고들의 신뢰는, 처음부터 그에 관한 법적 규율이 없던 상태에서 인정되는 신뢰나 위헌결정 등으로 법률의 효력이 소멸한 후 개선 입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인정되는 법적 공백 상태에서 인정되는 신뢰에 비하여 보호가치가 상대적으로 작다고 할 것이고, 원고들이 위와 같이 불안정하고 잠정적인 법적 공백 상태에서 지급받은 퇴직연금이 장차 소급입법으로 환수되지 않을 것이라고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신뢰는 단순한 기대에 불과할 뿐이지 헌법상 원리로서 보호하여야 할 신뢰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각 부칙조항에 의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을 구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 제1호의 효력상실일에 소급하여 적용하도록 한다고 하여 이를 헌법 제1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진정소급입법에 의한 재산권의 박탈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각 부칙조항이 헌법 제13조 제2항에 위배된다는 원고들의 주장도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과 이 사건 각 부칙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각 환수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인형(재판장) 정재희 손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