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0. 10. 28. 선고 2010구합25794 판결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확정

판결요지

1.

이 사건 노조의 규약·규정집(갑 3호증) 중 ‘선언’ 및 ‘강령’에는 “다수의 빈곤을 기반으로 소수의 부를 보장하는 정치, 경제, 사회구조를 개혁하고 평등사회 건설을 위해 투쟁한다.”, “노동자·민중의 정당 강화를 통해 노동자·민중 정권 창출을 위해 투쟁한다.”, “우리의 국토를 강점한 미군을 조속히 철수시키며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해 통일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투쟁한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노조가 노조법 제2조제4호 마목에서 규정하는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2.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 또는 해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였다고 믿었더라도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없고 불성실한 단체교섭으로 판정되는 경우에도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정당한 이유인지의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12부 판결

* 사 건 : 2010구합25794 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 확정

* 원 고 : OOOOOO 주식회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변론종결 : 2010.10.07.

* 판결선고 : 2010.10.28.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상시근로자 320여 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부품 제조·생산·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의 사업장에는 2008.12.8. OOOOOO(주) 노동조합(이하 ‘기존 노조’라고 한다)이 설립되었고, 2009.6.17. 원고와 기존 노조 사이에 유효기간을 2009.7.1.부터 2011.6.30.까지로 하는 단체협약이 체결되었다.

나.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조’라고 한다)은 2001.2.8. 설립되어 같은 달 14. 설립신고를 마친 조합으로서 전국의 금속산업과 금속관련사업의 근로자들을 조직대상으로 하는 전국 규모의 산업별 노동조합이고, 이 사건 노조 경기지부 인지컨트롤스 안산지회(이하 ‘이 사건 지회’라고 한다)는 2009.10.31. 원고 회사에 근무하는 OOO 외 21명이 설립총회를 한 후 2009.11.3. 이 사건 노조 경기지부에 조직편제된 하부 조직단위로서 그 조합원 수가 약 130명에 이른다.

다.

이 사건 노조는 2009.11.3. 원고에게 OOO 외 21명의 가입사실 및 이 사건 지회의 설치를 통보하고 같은 달 6. 노사상견례를 요청한 후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등 그때부터 20차례에 걸쳐 원고에 대하여 교섭방식을 포함한 기초요구안과 단체협약의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는 이미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인 기존 노조가 조직되어 있고 이 사건 지회가 비록 이 사건 노조의 기업별 지회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그 실질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조법’이라고 한다) 부칙(법률 제9930호, 2010.1.1., 이하 같다) 제7조 제1항에서 설립을 금지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위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

라.

이 사건 노조는 2009.12.17.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0.2.8. 이 사건 지회가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원고의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5.19.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고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5 내지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이 사건 노조는 근로조건의 유지·개선 및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단체가 아니라 노조법 제2조 제4호 마목에서 규정하는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서 단체교섭의 상대방인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노조 내지 지회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을 두고 노조법 제81조 제3호에서 규정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할 수는 없다.

(2)

설령 이 사건 노조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이 원고가 위 노조 내지 지회와 사이에 단체교섭을 하지 아니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가)

이 사건 노조의 선언 및 강령(갑 3호증 참조)에 비추어 볼 때, 위 노조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단체라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지회는 노조법 부칙 제7조 제1항에서 설립을 금지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한다.

(다)

이 사건 노조 내지 지회는 2009.11.3. 이후 적법한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채 불법적으로 집단적 근무거부 등 쟁의행위를 하여 원고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

나.

관계법령 등

별지 관계법령 등 기재와 같다. <별지 생략>

다.

판단

(1)

이 사건 노조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노조의 규약·규정집(갑 3호증) 중 ‘선언’ 및 ‘강령’에는 “다수의 빈곤을 기반으로 소수의 부를 보장하는 정치, 경제, 사회구조를 개혁하고 평등사회 건설을 위해 투쟁한다.”, “노동자·민중의 정당 강화를 통해 노동자·민중 정권 창출을 위해 투쟁한다.”, “우리의 국토를 강점한 미군을 조속히 철수시키며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원칙에 기초해 통일조국을 건설하기 위해 투쟁한다.”라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이러한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노조가 노조법 제2조 제4호 마목에서 규정하는 ‘주로 정치운동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위 노조가 노조법상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2)

단체교섭 거부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주장에 대하여

부당노동행위는, 사용자가 아무런 이유 없이 단체교섭을 거부 또는 해태하는 경우는 물론이고,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였다고 믿었더라도 객관적으로 정당한 이유가 없고 불성실한 단체교섭으로 판정되는 경우에도 성립한다고 할 것이고, 한편 정당한 이유인지의 여부는 노동조합 측의 교섭권자, 노동조합 측이 요구하는 교섭시간, 교섭장소, 교섭사항 및 그의 교섭태도 등을 종합하여 사회통념상 사용자에게 단체교섭의무의 이행을 기대하는 것이 어렵다고 인정되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할 것이다(대법원 1998.5.22. 선고 97누8076 판결 참조).

갑 1 내지 10호증, 을 1 내지 3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아래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수차례에 걸친 단체교섭 요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노조와의 단체교섭을 거부한 데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노조의 선언 및 강령에는 자본주의의 착취와 억압 구조 등에 맞서 노동자·민중 정권 창출을 위하여 투쟁한다는 등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노조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나)

노조법은 제5조에서 “근로자는 자유로이 노동조합을 조직하거나 이에 가입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도, 부칙 제7조 제1항에서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5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2011.6.30.까지는 그 노동조합과 조직대상을 같이 하는 새로운 노동조합을 설립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여 한시적으로 복수노조의 설립을 금지하고 있는데, 위 부칙 조항의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노동조합이 조직되어 있는 경우’는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거나, 초기업적인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만이 설립되어 있더라도 그 독자적인 규약 및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을 하면서 당해 조직이나 그 조합원에 고유한 사항에 대하여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경우를 가리키는 것이고(대법원 2002.7.26. 선고 2001두5361 판결 참조), 새로이 설립하는 노동조합이 위와 같이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여 볼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못한 산업별·직종별·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또는 분회에 불과하다면 이는 위 부칙 조항에서 설립을 금지하는 노동조합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9.4.17.자 2008마759 결정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노조 규약 및 이 사건 지회 규칙(갑 10호증)을 보면 단체교섭의 대표권 및 단체협약의 체결권은 이 사건 노조 위원장에게 있고, 이 사건 지회에서는 위 노조 위원장의 위임에 의하여 위 노조를 대리하여 단체교섭을 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을 뿐이므로, 이 사건 지회가 그 집행기관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에 준하는 독립한 단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지회는 노조법 부칙 제7조 제1항에서 설립을 금지하는 복수노조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지회가 2010.1.11. 및 같은 달 18. 각 08:30경부터 12:00경까지 태업을 하였고 2009.12.16. 및 같은 달 17.에도 쟁의행위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원고가 정당한 이유 없이 이 사건 노조 내지 지회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지 아니한 것에 대한 반발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원고의 주장대로 위 각 쟁의행위가 이 사건 노조의 결의를 제대로 거치지 아니한 불법적인 쟁의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도 없다.

(라)

원고는 2009.12.1. 경기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원고는 기존 노조와 조직대상을 달리하는 이 사건 노조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여 성실히 교섭할 의무가 있다.”라는 내용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았고, 2010.2.17.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부터 “이 사건 노조의 단체교섭 청구에 대하여 성실하게 단체교섭을 하라.”라는 내용의 가처분결정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에도 여전히 이 사건 노조와의 단체교섭에 응하지 아니하였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장상균

판사 민달

판사 김종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