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직해임의 사유는 원고가 2009년 및 2010년에 실시된 인사고과 평정(이하 '이 사건 평정'이라고 한다) 결과 2년 연속 최하위 등급(D등급)을 받았다는 것인데, 이는 위 평정에 있어 원고의 직근 상급자인 E 교수가 부여한 높은 1차 평정 점수에 비하여 원고를 직접 감독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사적인 반감을 가지고 있던 사무처장들이 서로 모의하여 원고에게 부당하게 낮은 2차 평정 점수를 부여하였기 때문이다(2009년 평정자는 F이고 2010년 평정자는 G인데, F은 자신과 다툼이 있던 간호사 H과 원고의 친분을 이유로, G은 책임병리사 I에 대한 사찰 지시를 원고가 거부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반감을 가지고 있었다). 따라서 이 사건 평정 결과가 객관적이고 공정하지 아니함에도 이를 근거로 한 참가인의 이 사건 보직해임은 부당하다.
또한 이 사건 평정 결과가 정당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그 동안 업무를 매우 성실하게 수행하였고,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원고가 입는 불이익이 매우 큰 점 등을 고려해 볼 때 이 사건 보직해임은 인사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1985. 5. 1. 이 사건 병원에 임상병리사로 입사하여 진단검사의학과에서 근무하다가 2003. 11. 1. 기사장직무대리로 승진하여 이 사건 병원의 전체 임상병리사를 총괄하는 부서장 직책을 담당하던 중 2007. 3. 1. 기사장직무대리에서 수석병리사로 보직해임이 되면서 임상의학연구소로 전보되었다.
임상의학연구소는 소장 1명(의사), 정직원 1명, 계약직 보조직원 1명으로 구성된 부서인데 원고는 위 전보발령 이후 그곳에서 의사들의 연구를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계약직 보조직원인 J가 2008. 8.경부터 근무를 시작하였다. 그 후 계약직 보조직원인 K이 2009. 8.경부터 근무를 시작하였다가 같은 해 10.경 사직하였고, J도 같은 해 12.경 사직하였다.
이 사건 병원은 2009. 1. 1. 기존의 직원 인사고과 평정규정, 직원 인사고과 시행세칙을 아래와 같이 개정하였고, 같은 달 9. 개정된 내용에 대하여 팀장, 원고를 포함한 5급 이상의 보직자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실시하였다.
이 사건 병원은 개정된 평정규정에 따라 2009. 1.경 2008년도 근무에 대한 평정을, 2010. 1.경 2009년도 근무에 대한 평정을 각 실시하였고, 부서별 상대평가와 관련하여 원고가 보건직으로 분류되었다.
이 사건 병원의 인사고과 평정은 근로자 스스로 자기평가를 실시한 후 이를 참고하여 1, 2차 평정자들이 순서에 관계없이 절대평가를 하고 그 결과를 합산한 다음 부서별 상대평가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데, 원고는 2년(2009년 및 2010년) 연속 자기평가항목 중 '개인분장 업무추진 실적' 부분을 작성하지 않았다.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평정 결과는 아래와 같다.
한편, 원고와 같은 직렬인 보건직 근로자의 2009년도 및 2010년도 인사고과 평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병원은 2010. 2. 26. '2010년 일반직원 승진 및 보직임명, 보직자 보직해임, 전보발령'의 안건을 목적으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고, 인사고과 평정기준에 따라 보직자 중 평정 결과 최하위인 D등급을 받은 11명 모두의 보직을 해임하는 경우 각 부서별 업무수행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최근 3년간 D등급을 2회 이상 받은 사람(원고를 포함하여 총 4명)에 한하여 보직을 해임하기로 의결하였다.
참가인은 위 의결에 따라 2010. 3. 1. 원고에 대하여 수석병리사에서 일반 임상병리사로 보직을 해임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가 월 282,070원 상당의 보직자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었다.
한편, 이 사건 병원에서는 2003년부터 2010년까지 8년간 총 12명의 보직자가 보직해임이 되었고 그 중 L, M은 다시 보직을 부여받았다(이 사건 병원은 보직해임 후 3년 간 인사고과에서 S 또는 A가 2회 이상인 경우 다시 보직을 부여하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호증, 갑 7호증의 1, 2, 갑 8 내지 12, 14호증, 갑 18호증의 1, 2, 을나 1호증, 을나 2호증의 1, 2, 을나 3, 7호증, 을나 14호증의 1 내지 11, 을나 15호증의 7, 을나 20호증의 4, 을나 24호증, 을나 29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자에 대한 직위해제는 일반적으로 근로자가 직무수행능력이 부족하거나 근무성적 또는 근무태도 등이 불량한 경우, 근로자에 대한 징계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 근로자가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경우 등에 있어서 당해 근로자가 장래에 있어서 계속 직무를 담당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업무상의 장애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일시적으로 당해 근로자에게 직위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는 잠정적인 조치로서의 보직의 해제를 의미하므로 과거의 근로자의 비위행위에 대하여 기업질서 유지를 목적으로 행하여지는 징벌적 제재로서의 징계와는 그 성질이 다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누15926 판결, 2005. 11. 25. 선고 2003두8210 판결 등 참조).
또한 기업이 그 활동을 계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하여서는 노동력을 재배치하거나 그 수급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 불가결하므로, 대기발령을 포함한 인사명령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한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러한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며, 이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0두8011 판결, 2005. 2. 18. 선고 2003다63029 판결, 2006. 8. 25. 선고 2006두5151 등 참조).
나아가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보직해임도 직위해제 등의 인사명령과 유사한 개념으로서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인정되고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살펴보건대, 위 인정사실에다가 갑 21호증, 을나 8호증의 1, 2, 을나 13호증의 1, 2, 3의 각 기재, 증인 J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이 사건 평정 결과 2년 연속 최하위인 D등급을 부여받았는데 이 사건 병원의 직원 인사고과 평정규정 제13조 제2호, 제3호에 의하면 보직자의 평정등급이 최하위 등급일 경우 인사위원회를 거쳐 보직을 해임할 수 있고, 계속하여 2회 이상 최하위의 평정등급을 받은 자는 인사위원회에서 적절한 인사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② 근무평정이 기본적으로 사용자의 재량의 영역인데다가 근로의 질과 양을 평가하여 평정을 부여함에 있어서는 수치로 계량화되는 객관적인 실적뿐만 아니라 근무태도나 자세, 조직관리능력, 조직에의 융화 등 수치로 계량화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도 참작될 수 있는 점, ③ 피평정자의 직근 상급자에 해당하는 1차 평정자가 대부분 45점 이상의 높은 점수를 부여하는 관대한 평정을 한데다가 원고가 속해 있는 보건직 근로자 중 원고 외에도 1, 2차 평정자 간에 점수 차이가 큰 직원이 여럿 있는 점, ④ 2차 평정자인 F, G이 '㉠ 원고가 임상의학연구소 수석병리사의 보직을 부여받고서도 임상의학연구소의 발전을 위한 기획안이나 업무개선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창의적 활동을 하지 않은 채 단순히 고정적인 업무를 기계적·소극적으로 처리하였고, ㉡ 근무시간에 근무지를 이탈하여 다른 직원과 오랜 시간 잡담을 하는 장면이 목격되는 등 시간관념이 부족하고 업무태도도 불성실하였으며, ㉢ 직원들의 사직원인 발굴 및 해결방안의 제안 또는 사전 만류 등의 책무에 소홀하여 장기간 인력의 공백이 지속되는데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 제반사정을 모두 고려해 볼 때 원고가 보직자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판단되어 2차 평정시 낮은 점수를 부여'한 것으로 보이는데(을나 8호증의 1, 2 참조), ㉠ 임상의학연구소에서 원고가 수행하는 주된 업무가 의사의 연구에 대한 보조적 업무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2차 평정자가 그 범위 내에서 '수석병리사로서의 업무개선 등에 대한 의견제시나 방안마련 여부'를 평정기준 중의 하나로 삼은 것을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의사의 연구를 보조하는 업무를 수행한다고 하더라도 충분히 업무추진 실적이 있을 수 있다고 보임에도(을나 13호증의 1, 2, 3 참조) 원고가 2년 연속 개인분장 업무추진 실적을 전혀 작성하지 않은 점, ㉡ 이 사건 병원장이 2009. 2.경 G의 수행 하에 병원 각 부서를 순시할 당시 원고가 이미 퇴근하여 임상의학연구소의 문이 닫혀 있었던 점, ㉢ 임상의학연구소 규정 제6조에 의하면 '수석 실험기사는 연구원의 연구를 도우며 연구소의 실험기사(임시직 포함)를 감독하고 소장에게 수시 보고한다'고 되어 있음에도 원고가 특별히 중간관리자의 지위에서 J, K을 관리·감독했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데다가 J, K이 사직할 당시 원고에게 미리 상의한 적도 없으며, 오히려 J는 사직 당시 '원고가 형식적으로는 증인의 상사였으나 하는 일이 비슷했기 때문에 굳이 원고에게 사직을 의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였다는 내용의 진술을 한 점 등을 모두 고려해 볼 때 위 각 사유는 원고에 대한 평정사유로서 합리성이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보아 F, G의 2차 평정은 평정자의 재량의 영역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반면에 F, G이 사적인 감정으로 서로 모의하여 원고에게 부당하게 낮은 2차 평정 점수를 부여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없다), ⑤ 이 사건 보직해임이 영구적인 것이 아니라 보직해임 후 3년 간 인사고과에서 S 또는 A가 2회 이상인 경우 보직의 재부여가 가능한 일시적·잠정적 조치이고 실제로 보직해임 후 다시 보직이 부여된 사례도 있는 점, ⑥ 이 사건 보직해임으로 인하여 원고가 월 282,070원의 보직자 수당을 지급받지 못하고 정년이 60세에서 58세로 단축되나 이러한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범위를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보직해임이 불공정한 평정의 결과이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부당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진창수(재판장) 곽형섭 홍석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