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라 할 것이다.
원고 공사는 참가인에 대하여 총 4년간 주로 1년을 단위로 채용계약을 체결하여 왔고, 이 사건 철도청 및 원고 공사의 참가인에 대한 채용 및 고용 승계 경위, 원고 공사와 참가인 사이의 각 채용계약서와 전문직 직원 운영세칙의 각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 공사와 참가인은 계약서에 기재된 대로 기간의 정함이 있는 채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계약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재임용계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재임용거부결정 등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당연퇴직되는 것이 원칙이기는 하나, 임용의 근거가 된 법령 등의 규정이나 계약 등에서 임용권자에게 임용기간이 만료된 근로자를 재임용할 의무를 지우거나 재임용 절차 및 요건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두고 있어 근로자에게 소정의 절차에 따라 재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그 절차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자를 재임용에서 제외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의 만료에도 불구하고 다시 재계약을 체결할 것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할 것이고, 전문직 직원 운영세칙 제10조제2항에 규정된 “계약업무가 종료되거나 계속할 필요성이 소멸한 때”나,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태만히 한 경우 또는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때” 등의 계약해지 사유도 존재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므로, 참가인에 대한 근무실적평가 결과에 따르는 등 정당한 절차와 사유에 기하지 아니하고 이루어진 이 사건 재계약 거부는 합리적 이유 없이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 서울행정법원 제◇○○○○○○○○○ 판결
* 사 건 : 2010구합887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한국철도공사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0.07.16.
* 판결선고 : 2010.09.10.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당사자의 지위 및 재심판정의 경위<생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공사의 주장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간의 종료로 만료되었고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며, 설사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재계약 거부가 부당해고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참가인의 최초 채용 경위 및 갱신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근로계약은 무기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 공사는 자체적으로 사이버교육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경험이 부족한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전문적인 지식을 보유한 자의 도움을 얻어 내부적으로 업무처리를 위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을 목적으로 참가인을 기간제인 전문직 근로자로 채용하였고 참가인의 역할과 채용 목적이 달성된 상태에서 더 이상 고용을 유지할 필요성이 상실된 점,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보호법’) 시행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참가인과 사이의 기간제근로관계를 유지할 것인지를 보다 심도 깊게 판단하여야 하는 점, 계약 연장에 관련된 취업규칙의 내용은 합리적인 갱신 절차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서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만한 사정으로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다.
설사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업무 자체가 존속 필요성을 상실하였고, 그에 따라 근무실적평가 등 갱신의 요건과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어 근무실적 평가 등 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재계약 거부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생략>
인정사실
원고 공사와 참가인 사이의 계약 내용
원고 공사와 참가인은 2007.6.22. 다음과 같은 내용의 전문직 직원 채용계약을 체결하였다.
제2조(담당업무 및 성과계획서) 계약기간 동안 참가인이 담당할 업무 및 성과목표는 별첨 성과계획서와 같다.
제3조(계약기간) 계약기간은 2007.7.1.부터 2008.6.30.까지로 한다. 다만, 특별한 사유(전문직 직원 운영세칙 제10조제2항의 각 호 및 근무실적평가 결과 74점 이하)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계약기간이 종료된 다음날부터 향후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이 계속 연장된 것으로 간주한다
제5조(채용구분) 전문직(3급, 17호봉)으로 채용한다.
제7조(근무실적평가) 원고 공사는 제2조에 규정된 담당업무 및 성과목표를 기준으로 하여 참가인의 근무실적을 매년 정기평가하고, 계약만료시에는 최종평가를 실시한다. 다만, 계약 후 6월 경과시 중간평가를 할 수 있다.
제8조(계약의 해지) 원고 공사는 참가인이 규정 제14조 각호의 1에 해당하는 사유가 있을 때에는 채용계약을 해지한다.
원고 공사와 참가인은 2008.5.30.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내용은 2007년에 체결하였던 전문직 직원 채용계약과 같았으나, ‘제3조 (계약기간)’에 관한 내용으로는 기존에 있었던 계약기간의 연장 간주에 관한 단서 규정을 포함시키지 않고 계약 기간만을 포함시켰다.
참가인의 업무 내용
참가인은 원고 공사에서 다음과 같은 내용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사이버 교과목 개발
참가인은 직무역량 재고를 위한 사이버교육 콘텐츠 개발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업무 처리 절차는 ㉮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요조사를 한 후 ㉯ 예산 편성 및 요구를 하고, ㉰ 사이버교육 운영위원회를 통해 사업의 타당성, 적정성을 심의하고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며, ㉱ 감사실의 일상감사를 거친 후 ㉲ 계약 요청을 하고, ㉳ 협상에 의한 계약체결 기준 및 제안서 평가계획안에 따라 기술 및 가격 평가를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며, ㉴ 검수 및 파일럿테스트를 통해 오류를 수정하고, ㉵ 이에 관하여 직업능력개발 훈련과정 인정신청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사이버 교육 운영(위탁 사이버, 독서통신 과정)
참가인은 원고 공사 임직원의 공통/직무/리더쉽/IT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위탁교육과정 선정과 운영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업무처리절차는 인재육성추진계획에 따라 위탁 훈련 기관을 선정하고, 교육 운영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다.
원격훈련 기관평가 수립(노동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참가인은 노동부가 매년 실시하는 ‘원격훈련 기관평가’에 대비하여 서면평가 자료와 현장평가 자료를 작성하고 수집하였는데, 업무처리절차는 노동부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 위임하여 실시하는 평가사업 설명회 이후 평가서류를 제출하고, 현장평가를 수검한 후 노동부의 평가 결과가 확정되면 공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유지보수(콘텐츠, 서버, DB)
참가인은 학사업무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유지보수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업무처리절차는 유지보수건이 발생하면 처리방법을 결정하고, 유지보수를 시행하며, 검수를 거쳐 다시 운영을 하는 것이다. 유지보수 대상 중 콘텐츠와 서버, 학사관리프로그램 등은 외부 직원의 도움을 받기도 하나, 콘텐츠와 DB 유지보수는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고 공사 인재개발원은 2009.6.10. 인재개발팀의 업무분장을 다음과 같이 지정하였다.
원고 공사는 참가인의 퇴직 이후 정규직 직원을 추가로 배치하여 참가인이 담당하였던 업무를 담당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재계약 거부 이후 참가인의 추가 근무 내역
참가인은 이 사건 재계약 거부 이후인 2009.7.2.부터 같은 달 21.까지 사이에 12일 동안 출근하여 업무인계와 함께 인재개발팀의 직원들이 업무를 처리하면서 발생한 오류들을 수정하여 주거나 업무를 처리하여 주었고, 출근하지 않은 날들에도 원격으로 오류 수정이나 업무 처리를 도와주기도 하였다.
참가인의 표창 및 특별채용 추천 내역
참가인은 2003.12.31. 철도경영연수원장으로부터 철도교육훈련 발전에 대한 기여와 관련하여 표창장을 받았고, 2004.6.30. 철도청장으로부터 우량공무원으로 선정되어 표창장을 받았으며, 2008.9.18. 국토해양부 장관으로부터 철도 발전에 기여한 공에 대하여 표창장을 받았다.
또한 참가인은 철도인력개발원 사이버교육 도입 및 성공적 운영에 관한 기여 등을 근거로 철도인력개발원장 직무대리로부터 특별채용을 추천받기도 하였다.
전문직 직원 운영세칙에 관한 사정
원고 공사는 2005.1.26. 인사규정 제4조제2항에 따른 계약직 직원의 채용, 복무 및 인사관리 등에 관하여 ‘계약직 직원 운영세칙’을 제정하였는데, 제7조에서 채용기간에 관하여는 3년의 범위 안에서 당해 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기간으로 하되,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고, 근무실적이 우수한 자로서 계약기간의 연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2년의 범위 내에서 채용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였고, 제10조에서 채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는 채용계약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때 당연히 해지된다고 규정하였다.
원고 공사는 2006.12.29. 계약직 직원 운영세칙의 명칭을 ‘전문직 직원 운영세칙’으로 개정하고, 신분 안정을 위해 채용기간에 관하여 계약기간(3년에 2년 연장 가능)의 제한을 폐지하고, 전문직 직원의 채용기간은 당해 직무 또는 사업의 수행에 필요한 기간으로 하되,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하였으며, 그 기간이 1년 이상 장기간으로 일정한 기간을 정하기 곤란한 경우에는 최초 계약 기간 종료 후 재계약시 계약서 내용의 계약기간에 단서를 달아 특별한 사유(제10조제2항의 사유)가 없는 한 계약기간이 1년 단위로 계속 연장된 것으로 간주함을 명시하도록 하였다. 또한 채용계약의 해지에 관하여 종전 규정에 있었던 “채용계약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때 당연 해지된다”는 규정을 삭제하였다.
전문직 직원 운영세칙(2007.11.9. 제2007-84호로 개정된 것) 제10조제2항에서는 전문직 직원에 대한 채용계약 해지 사유로 ① 임용결격 사유가 발견된 경우, ② 형사사건으로 기소되거나 형사입건으로 직무수행이 불가능한 경우, ③ 계약업무가 종료되거나 계속할 필요성이 소멸한 때, ④ 신체정신상의 장애로 업무수행이 곤란한 때, ⑤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태만히 한 경우 또는 업무수행능력이 부족한 때, ⑥ 공사직원으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때, ⑦ 법령, 정관, 제규정 위반이나 직무상 정당한 명령 불복종의 경우, ⑧ 기타 계약의 위반 등으로 계약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원고 공사는 2009.5.28. 전문직 직원 운영세칙 개정안을 작성하였는데, 규정 내용 중 ‘제10조 (채용계약의 해지)’와 관련하여 2006.12.29. 개정시 삭제되었던 내용을 다시 추가하여 “전문직 직원의 채용계약은 계약기간 만료 30일 전까지 계약연장 등 별도의 통보가 없으면 당연 종료된다”라고 규정하였다.
원고 공사가 이 사건 재계약 거부에 이르게 된 경위
기획재정부는 2008.12.22. 69개 공공기관의 경영효율화를 위한 ‘제4차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는데, 위 추진계획에는 원고 공사의 소규모 역사관리 무인화, 매표자동화 등에 따른 인력절감으로 2008.11. 기준 정원 32,092명 대비 5,115명(감축률 15.9%)을 감축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 공사는 2009.4.경 작성한 노사협의 안건을 통하여 선진화 계획에서 감축하기로 한 5,115명의 인원 중 2008년 감축분 715명을 제외한 나머지 4,400명을 추가로 감축하되, 강제퇴직을 하지는 않고 초과 현원에 대해서는 2012년까지 별도정원을 인정하여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분으로 단계적으로 해소할 것을 예정하였다.
원고 공사는 2007.7.31.부터 기간제보호법이 시행됨에 따라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경우 무기근로자로 전환해야 할 상황에 직면하게 되자, 2년의 기간을 초과하여서도 계속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근무할 수 있는 박사 등 자격 소지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전문직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계약해지를 할 것을 계획하고 각 계약 기간 만료 시기에 맞추어 계약 만료 통지를 하였으며, 재계약을 거부하였다.
한편, 원고 공사는 2009.1.29. 인재개발원에서 근무하던 기간제 근로자인 김♥▦를 특정직(사무보조원)으로 임용하였고, 2009.6.19. 박○○ (변호사)와 권○○ (박사)에 대하여 계약기간을 1년씩 연장하였으며, 그밖에도 노무사, 유도선수, 박사, 변호사 등 기간제보호법상 2년의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 전문직 근로자들에 대해서는 계약을 연장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