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징계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인사규정의 징계시효기간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었음에도 그 행사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로 하여금 상당 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있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아울러 사용자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근로자로서도 이제는 사용자가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새삼스럽게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것이 되므로 위 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둔 규정으로서, 그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이다.
* 사 건 : 2011구합105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한국○○○○공사 대표자 사장 이○○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보조참가인 : 안○○
* 변론종결 : 2011.05.04.
* 판결선고 : 2011.06.10.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한국○○○○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된 공법인으로서 위 소재지에서 상시근로자 6,750여 명을 고용하여 국토 개발사업 등을 수행하는 자이다. 참가인은 1979.5.8. 원고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에 전기직으로 입사하여 전문직 1급인 경영자문위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0.5.25. 다음과 같은 이유로 파면(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 하고, 아래의 파면 이유를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되었다.
■ 참가인은 경기지역본부 건설처 고객지원부장(2급)으로 재직하던 2003.12.8. 수원시 권선구 ○○동 ○○ 임야 13,069㎡(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를 자신의 부하직원인 김○○을 명의인으로 내세워 560,000,000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2004.1.29. 김○○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가, 2006.11.20.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하였다.
■ 참가인은 이 사건 부동산 매입대금 중 210,000,000원만 지불하였고, 나머지 350,000,000원은 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건축공사의 전기공사를 하도급 받은 8개 업체 관계자 8명 및 주택공사와의 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4개 전기공사업체 관계자 4명이 지불하였다.
■ 위와 같은 참가인의 행위는 법령 및 사규를 위반하여 직원 본분에 배치되었고, 공사의 명예와 위신을 크게 손상시킨 것으로서 구 대한주택공사취업규칙 제8조, 임직원행동강령 제16조에 위반된다.
참가인은 2010.7.16. 이 사건 징계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하여 구제신청이 인용되었다. 원고는 2010.10.14.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0.12.13.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재심신청을 기각(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 참가인이 직무 관련자인 배○○와 함께 투기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입함으로써 부동산투자기회라는 경제적 이익을 배○○로부터 제공받은 부분은 뇌물수수죄가 성립될 여지가 있는 점,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해 부하 직원의 명의로 매매계약을 체결·이전등기하였다가 2년 10개월 정도 뒤에 자신의 명의로 이전 등기한 사실과 주택공사가 발주한 아파트 건축공사의 전기공사를 하도급 받은 업체 관계자 등과 부동산을 공동으로 구입한 사실 등은 직원 본분에 배치되고 원고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은 이 사건 징계사유로 삼기에 충분하다.
■ 원고의 징계사유 중 부동산투자기회라는 경제적 이익을 배○○로부터 제공받은 점과 다른 사람 명의로 부동산을 매매하여 직원 본분에 배치되고 원고의 명예와 위신을 손상시킨 점 등은 원고가 이를 알게 된 시점을 징계시효의 기산점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징계시효가 도과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 원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5조제1항에는 ‘검찰·경찰·그 밖의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하여는 수사개시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징계처분의 요구나 그 밖의 절차를 진행하지 아니할 수 있다’라고 규정되어 있으나, 이는 임의규정이므로 원고가 검찰의 수사완료 전에 중앙인사위원회를 개최한 사실만으로 징계절차에 있어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 참가인에 대한 징계사유인 금품수수는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고, 부동산투자기회라는 경제적 이익을 업무관련자인 배○○로부터 제공받은 사실과 부하 직원의 명의로 부동산을 매매하고 직무 관련자 등과 공동으로 부동산을 구입한 사실만 징계사유에 해당되는 점, 파면처분이 원고의 징계 중 가장 무거운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파면 처분은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 있는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기 위하여 부하직원의 명의를 사용하였고, 업무관련자와 공동으로 부동산을 취득하여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았는데, 참가인이 고위직으로서 고도의 청렴성과 공정성을 갖추어야 함을 감안하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정당하다.
인정사실
감사원은 세종시 국무총리실 신축공사 시공업체 선정과정에서 특혜가 부여되었다는 민원이 제기되자 2009.9.28.부터 2010.5.4.까지 참가인 등 시공업체 선정에 관여했던 관련자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한 후 2010.5.4. 참가인이 2004.1.29. 배○○ 등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대금 중 일부인 350,000,000원을 받아 뇌물을 수수하였으므로 파면 등 엄중한 인사조치를 할 것을 원고에게 요구하는 한편, 참가인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에 대하여 수원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하였다.
원고가 2010.5.14. 참가인에게 중앙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보하자, 참가인은 수원지방검찰청의 수사가 끝난 후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2010.5.19.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의 소명을 듣고 참가인을 2010.5.25.자로 파면하기로 의결하였다.
수원지방검찰청은 2010.5.31. 참가인에 대한 내사 결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에 대하여는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혐의 없음의 처분을, 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하여는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공소권 없음의 처분을 하였다.
참가인은 2010.6.4.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해고에 대한 재심을 요구하였으나 같은 달 28. 기각되었다.
원고의 관련규정 <생략>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 8, 9, 16호증, 을 제3, 4, 8, 9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 단
징계절차를 규정하고 있는 인사규정의 징계시효기간에 관한 규정은 근로자에 대한 징계사유가 발생하여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자를 징계할 수 있었음에도 그 행사 여부를 확정하지 아니함으로써 근로자로 하여금 상당 기간 불안정한 지위에 있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아울러 사용자가 비교적 장기간에 걸쳐 징계권 행사를 게을리하여 근로자로서도 이제는 사용자가 징계권을 행사하지 않으리라는 기대를 갖게 된 상태에서 사용자가 새삼스럽게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것이 되므로 위 기간의 경과를 이유로 사용자의 징계권 행사에 제한을 가하려는 취지에서 둔 규정으로서, 그 기산점은 원칙적으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이다(대법원 2008.7.10. 선고 2008두2484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징계해고의 사유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거래하고, 그 과정에서 350,000,000원의 뇌물을 수수하였으며, 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등 실정법을 위반하였다는 것인데, 위 징계사유들이 발생한 시기는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김○○ 명의의 등기를 마친 때인 2004.1.29.이다. 또한 위 징계사유들이 발생한 시기에 시행중이던 원고의 전신인 대한주택공사의 인사규정(2009.3.26.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에는 3년)이 지난 때에는 징계처분을 요구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었고, 위 인사규정 제39조는 2009.3.26. 현행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4조제1항과 마찬가지로 ‘징계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년(금품 및 향응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에는 5년)이 지난 때에는 징계처분을 요구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개정되었는데, 대한주택공사 인사규정 부칙(2009.3.26.) 제2항은 위 개정규정을 그 시행일인 2009.4.1. 이후 발생한 징계사유부터 적용하고 그 이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관하여는 종전 규정에 의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런데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감사원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를 통보한 시점인 2010.5.4.은 이미 2004.1.29.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징계사유에 대하여는 징계시효가 도과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의 금품·향응 수수의 내용이 설령 현금 뇌물수수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배○○로부터 부동산투자기회라는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은 것’으로서 이는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참가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때 비로소 완료되기 때문에 징계시효의 기산점은 위 이전등기일인 2006.11.20.이고 따라서 현행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74조제1항 소정의 5년의 징계시효가 도과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04.1.29. 참가인과 김○○의 명의신탁 약정에 따라 김○○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이상, 부동산 투자기회라는 경제적 이익의 취득 역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매매계약의 이행으로서 김○○ 명의로 소유권이전 등기가 마쳐진 때에 완료되는 것이고, 그 이후의 참가인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참가인과 김○○ 사이의 명의신탁해지에 따른 후속조치에 불과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아가 원고의 주장대로 징계시효의 기산점을 2006.11.20.로 본다 하더라도, 인사규정 부칙 제2조제3항에 따르면 인사규정 시행일인 2009.10.1. 전에 발생한 징계사유 등 관련 규정의 내용은 그 원인행위 당시 종전의 대한주택공사 인사규정을 적용하도록 되어 있으므로, 원고의 비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당시 시행되던 대한주택공사 인사규정(2009.3.26. 개정되기 전의 것) 제39조에 따라 3년이고,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감사원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를 통보한 시점인 2010.5.4.은 2006.11.20.로부터 3년이 경과한 후임이 역수상 명백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이 사건 징계해고는 징계시효가 도과된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징계해고는 위법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설령 이와 달리 판단하여 이 사건 징계해고가 징계시효 도과 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① 350,000,000원의 뇌물수수 혐의에 관하여 검찰에서 무혐의로 내사종결된 점, ② 부동산실권리자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역시 공소시효가 완성되어 공소권 없음으로 내사종결된 점, ③ 원고로서는 파면 외의 다른 중징계도 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부동산투자 기회를 제공받았다는 등의 징계 사유만으로 참가인을 파면하는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해고는 위법하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석준, 판사 양순주, 판사 이재홍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