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는 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정 당시의 상황을 근거로 하여야 할 것이다.
국내 상당수의 전문대학이 조교의 정년을 보장하지 아니한 채 기간을 정하여 한시적으로 임용하고 있고, 일부 정년을 보장한 경우에도 그 정년은 만 57세를 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하는 점 등을 볼 때, 참가인이 원고와 같은 조교의 정년을 만 57세로 설정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비록 원고 등에 의한 동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개정된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은 원고에게 유효하게 적용되고, 이를 근거로 한 참가인의 이 사건 퇴직처리는 정당하다.
* 서울행정법원 제13부 판결
* 사 건 : 2011구합6875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임OO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 변론종결 : 2011.08.23.
* 판결선고 : 2011.09.22.
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참가인은 1971.1.15. 교육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비영리법인으로서 그 산하에 OO대학(원고의 입사 당시 OOOO전문학교)을 설치·운영하고 있는 학교법인이고, 원고는 1978.4.1. OO대학에 기능직으로 입사하였다가 1987.3.1. 조교로 임용되어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1997.12.13. 구 교육법이 폐지되고 고등교육법이 제정되어 시행됨에 따라 조교가 교원에서 제외되자 2001.3.13.경 참가인의 정관을 개정하여 종전의 정관(1998.5.1. 당시의 것)과 달리 ‘조교의 정년은 교원, 직원의 정년과 달리 따로 정한다’는 취지로 규정하는 한편, 2001.9.1. 참가인의 조교인사규정을 개정하여 그 부칙 제2항에 “2.(경과조치) 1988년 3월 1일 이전에 임용된 조교의 근무성적 평정은 만 57세까지로 한다”고 규정하였다(이하 위와 같이 각 개정된 조교인사규정, 정관을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0.6.25.경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에 따라 원고에게 조교 임용기간이 정년으로 만료됨을 통지하였고, 이후 2010.8.31. 이를 이유로 퇴직처리하였다(이하 ‘이 사건 퇴직처리’라 한다).
원고는 2010.9.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퇴직처리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OO부해OO호로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0.11.4. ‘조교의 정년에 관한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퇴직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정하고, 참가인에게 원직복직·임금상당액의 지급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발하였다.
이에 불복하여 참가인은 2010.12.2. 중앙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1.1.25.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부당해고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제6, 7, 10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및 이 사건의 쟁점
당사자들의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입사 당시에 교원의 신분으로 정년 65세를 보장 받았으나, 참가인이 당사자간 또는 노사간의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을 변경하여 원고의 정년을 만 57세로 단축한 것은 위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므로, 이를 근거로 한 이 사건 퇴직처리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
당초 참가인에게는 조교의 정년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아니하다가 참가인이 2001.9.1. 조교인사규정 개정을 통하여 조교의 정년에 관한 규정을 새로이 신설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는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설령,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으므로 근로자에 대한 동의절차가 누락되었다고 하더라도 유효하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에 따른 이 사건 퇴직처리는 정당하다.
이 사건의 쟁점
취업규칙에 정년규정이 없던 사업장에서 연령을 특정하여 정년규정을 신설한 경우, 당해 사업장의 근로자들은 정년제 규정이 신설되기 이전에는 위와 같이 특정된 연령을 넘더라도 별다른 제한 없이 계속 근무할 수 있었으나, 그 정년규정의 신설로 인하여 특정된 연령을 넘어 더 이상 근무할 수 없도록 되었다면 이와 같은 정년제 규정의 신설은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한다(대법원 1997.5.16. 선고 96다2507 판결의 취지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종전 65세의 정년이 57세로 단축된 것으로 보든, 피고 및 참가인의 주장과 같이 정년을 새로이 신설한 것으로 보든지 간에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하여 원고에 대한 정년을 만 57세로 규정한 것은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는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에 해당하므로, 이는 원칙적으로 구 근로기준법(2007.4.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7조제1항에 따라 원고 등의 동의를 받아야 그 효력이 있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의 변경에 있어서 참가인이 원고 등으로부터 동의를 얻지 아니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결국 이 사건의 쟁점은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없이 불이익하게 작성·변경된 취업규칙, 즉 개정된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의 효력이 원고에게 미치는가에 모아진다.
관계법령
■ 구 근로기준법(2007.4.11. 법률 제8372호로 전부개정되기 전의 것)
제97조 (규칙의 작성, 변경의 절차) ①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
■ 구 고등교육법(1997.12.13. 법률 제5439호로 제정되어 2007.10.17. 법률 제863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학교에 두는 교원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총장 및 학장외에 교수·부교수·조교수 및 전임강사로 구분한다.
학교에는 학교운영에 필요한 행정직원등 직원과 조교를 둔다.
판단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새로운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을 통하여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지만, 당해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이 그 필요성 및 내용의 양면에서 보아 그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될 불이익의 정도를 고려하더라도 여전히 당해 조항의 법적 규범성을 시인할 수 있을 정도로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적용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한편 여기에서 말하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의 유무는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근로자가 입게 되는 불이익의 정도, 사용자측의 변경 필요성의 내용과 정도, 변경 후의 취업규칙 내용의 상당성, 대상조치 등을 포함한 다른 근로조건의 개선상황, 노동조합 등과의 교섭 경위 및 노동조합이나 다른 근로자의 대응, 동종 사항에 관한 국내의 일반적인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01.1.5. 선고 99다70846 판결 참조), 근로자집단의 동의를 대신할 만한 사회통념상의 합리성이 있는 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개정 당시의 상황을 근거로 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9.14. 선고 92다45490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을가 제1호증, 을나 제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와 같은 조교의 정년을 만 57세로 설정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비록 원고 등에 의한 동의가 없다고 하더라도 위와 같이 개정된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은 원고에게 유효하게 적용되고, 이를 근거로 한 참가인의 이 사건 퇴직처리는 정당하다.
고등교육법이 1997.12.13. 제정되어 1998.3.1.부터 시행되었는데, 위 법 제14조제2항, 제3항은 ‘총장 및 학장 외에 교수, 부교수, 조교수 및 전임강사만을 교원으로 규정하는 한편, 학교운영에 필요한 행정직원 등 직원과 조교를 둔다’는 취지로 규정하여 조교가 교원에 해당하지 않음을 명백히 하였고, 나아가 통상 해당 직무의 수행에 요구되는 자격의 취득과정, 기간, 시기와 해당 직무의 성격, 수행방법 등에 비추어 볼 때, 직원이나 조교는 교수 등 교원과 사이에서 그 업무의 목적과 내용이 상이하여 그 정년에 관한 규정을 별도로 규정할 합리적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참가인의 정관(갑 제7호증) 제39조, 제39조의2, 3, 4의 각 규정에 따르면, 원고와 같은 조교가 보조하는 교수, 부교수, 조교수 등의 교원조차도 정년이 보장되는 비율은 전임교원 정원의 20%이내에 불과하다].
조교인 원고의 직무성격은 연구 등을 목적으로 하는 교원보다는 직원과 유사하다고 할 것인데, 이 사건 조교인사규정 등의 개정 당시 직원의 정년은 57세 내지 60세였던 것으로 보이고[직원인사규정(을나 제4호증) 제28조, 정관(갑 제7호증) 제39조의7, 구 국가공무원법(2005.12.29. 법률 제779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4조], 위와 같은 정년제의 설정은 위 정년제에 따른 원고의 정년 도래일로부터 약 9년전에 이루어진 것인바, 위와 같은 규정의 내용, 규정시기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정년 규정(만 57세)이 과도하게 불이익한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1988.3.1. 이전에 조교로 임용된 근로자들로서, 원고와 같이 기능직 직원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86.4.1. 조교로 전환하여 근무한 남OO, 1985.5.8. 조교로 임용되어 근무한 박OO는 모두 정년이 만 57세임을 전제로 정년퇴직하였고, 1980.3.1. 기능직 직원으로 입사하여 1986.9.1. 조교로 전환하여 근무한 김OO(1950.생)은 만 57세가 되는 2007.년이 정년예정일임을 전제로 명예퇴직 및 수당 지급을 신청하여 명예퇴직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위 근로자들이 참가인에게 위와 같은 정년제에 대하여 항의하거나 이의를 제기하였다고 보이지도 아니한다.
한편 참가인과 1998.년 이전에 임용된 4명의 조교인 원고, 박OO, 이OO, 김OO 등은 2007.3.8.경 ‘위 4인의 정년에 대하여 상호 합의된 자문기관에 의뢰하여 유권해석을 받아 그 결과에 따른다’는 취지로 합의하기도 하였으나 자문기관 선정에 관한 상호간의 이견으로 현재까지 유권해석을 받지 아니하였다.
국내 상당수의 전문대학이 조교의 정년을 보장하지 아니한 채 기간을 정하여 한시적으로 임용하고 있고, 일부 정년을 보장한 경우에도 그 정년은 만 57세를 넘는 것으로 보이지는 아니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재판장 판사 박정화
판사 김태환
판사 이승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