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취업규칙 위반행위시와 징계처분시에 있어서 서로 다른 내용의 취업규칙이 있는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등의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시점에 시행되고 있는 신 취업규칙 소정의 절차에 따라 행하면 족하지만,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은 징계가 근로자에게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문제로 되어 있는 행위시에 시행되고 있던 구 취업규칙에 따라 행하여야 할 것이다.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
승진자들이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에게 100만원을 송금하였는바, 승진시기 및 금품 공여 시기 등에 비추어 승진에 대한 사례 명목으로 금품을 공여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매우 크고, 달리 단순히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으며, 승진과 관련하여 기관 내부의 임직원들이 금품을 주고받는 것은 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인사운영질서를 현저히 훼손하는 행위로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므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렵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22270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보조참가인들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G
* 변론종결 : 2013.01.09.
* 판결선고 : 2013.02.01.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6.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들 사이의 중앙 H 부당정직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안전진흥공단법(현재는 A법)에 근거하여 1981.3.17. 설립되어 위 소재지에 본사를, 전국에 걸쳐 6개 지역본부 및 제주지부 등 7개 지부, 56개 검사소, 자동차안전연구원, ○○교육센터 등을 각 두고 상시근로자 1,100여 명을 사용하여 교통사고예방활동 및 자동차 종합검사업무 등을 행하고 있는 국토해양부 산하의 공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각 1994.4.6. 원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11.12.13. ‘2008.3.18.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 H에게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는 등의 이유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람들이다.
참가인들은 위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2011.12.20.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2.2.10. “원고의 인사규정이 2009.7.31. 개정되면서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되기는 하였으나, 위 인사규정에 소급적용을 위한 별도의 경과규정이 없고, 반드시 소급적용을 하여야 할 중대한 필요성도 없으며, 동일한 내용의 국가공무원법 개정시에는 소급적용을 배제하는 경과규정이 존재하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시효는 3년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징계시효기간 동안 징계요구를 할 수 없었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우므로 결국 위 각 징계처분은 이미 징계시효가 도과된 사유를 들어 이루어진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위 각 징계처분을 부당징계처분으로 판정하면서 원고에게 위 각 징계처분을 취소하고, 참가인들에게 정직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것을 명하였다(경기H, I 병합).
이에 원고가 2012.3.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6.5. 위와 같은 이유로(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 원고의 인사규정 개정시 소급적용을 배제하는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국가공무원법 개정내용에 비추어 규정 불비이고, 법률불소급의 원칙은 보편적인 법리로서 위 인사규정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J,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3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9.7.31. 인사규정 제69조를 개정하여 금품수수 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종전의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는바, 이에 대하여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이상 당시 징계시효가 경과되지 않은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시효는 5년으로 변경되었다고 보아야 하는 점, 국가공무원법에서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었다고 하여 원고가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그와 동일한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것을 규정 불비로 볼 것은 아닌 점(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징계사유의 시효 개선방안에 관한 협조요청’ 공문에는 징계시효 연장규정의 적용시점이나 소급적용 여부에 대하여 어떠한 내용도 없었고, 이에 국토해양부 산하의 다른 공공기관들에서도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음), 입법의 영역에서도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므로 인사규정 개정 이전의 비위행위라고 하더라도 징계시효가 도과되기 전에 징계시효가 연장되는 인사규정의 개정이 있었다면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른 징계시효를 적용하는 것이 반드시 불허될 것은 아닌 점, 참가인들의 기존 징계시효에 대한 신뢰보호가치도 크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는 개정된 인사규정에 따라 5년으로 보아야 한다.
설령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으로 보아야 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인사규정 제69조 단서는 기간 내에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 징계시효가 경과한 이후에도 징계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바, 징계혐의사실의 조사, 징계의결 요구 등의 업무를 처리할 원고의 감사실 간부 및 경영지원본부장이나 사용자의 인사권 행사를 견제, 감시하여야 할 노동조합의 간부까지도 인사비리와 관련되어 있어 외부기관에 의하여 그러한 사실이 밝혀지지 않는 이상 원고가 스스로 징계권을 행사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었으므로 원고가 징계시효 기간내에 징계요구를 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징계시효를 도과하였다고 볼 수 없다. 게다가 이 사건에서 참가인들이 징계시효의 도과를 주장하는 것은 원고가 사실상 징계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가 비위행위를 인지한 후 즉시 징계절차를 취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신의칙에 위반된다.
참가인들이 승진에 따른 인사치레 명목으로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에게 100만 원의 금품제공과 식사접대를 한 것은 고도의 청렴성이 요구되는 공기업 직원으로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될 행위이고, 이러한 비위행위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 인하여 원고의 명예와 위신이 크게 추락하였으며, 이에 원고는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과 [별표 3-1]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여 참가인들에게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이므로 이는 정당한 조치이다.
참가인들의 주장
참가인들이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에게 100만 원을 송금한 것은 인사청탁과 관계가 없고, 노동조합 간부로서 열심히 활동한 것을 격려하기 위한 것인 점, 참가인들은 형사입건조차 되지 않은 점,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과 [별표 3-1]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100만 원 이하의 금품을 제공하는 경우 견책에 해당하는 점, J의 징계수위와 비교하여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형평성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들에 대하여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을 한 것은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부당하다.
인정사실
원고는 2006.4.경 및 2007.4.경 ‘청렴도 향상 세부실천계획’을 수립하였고, 2006.11.경 윤리경영 실천서약 실행계획을 시행하여 참가인들을 포함한 모든 임직원들로부터 ‘윤리경영 실천서약서’를 제출받았으며, 2007.7.24.경 본사 차원에서 청렴실천 결의대회를 개최한 후 청렴실천결의문을 채택하여 그 산하 소속 기관에 전파하였고, 2008.9.11.경 부패방지 및 깨끗한 공직풍토 조성을 위해 ‘A 임직원 행동강령 철저 준수’라는 제목의 문서를 산하 소속 기관에 송부하였다.
원고의 인사규정 제49조에서 직원의 승진인사를 담당하는 인사위원회는 의장인 위원장을 포함한 5인 이상 11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토록 규정되어 있었고, 원고는 노사간 체결한 단체협약 제44조에 따라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시 노동조합대표를 참여케 하고 있었는데, 2008.3.1. 개최된 2008년도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 H이 노동조합 대표로 참여하였다.
참가인들과 K, L 등 4명은 2008.3.17. H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그 비용으로 약 40만 원 정도를 지출하였고, 참가인들과 K는 함께 100만 원을 마련하여 2008.3.18. H에게 송금하였는바, 참가인 E은 2007.8.20.에, 참가인 F과 K는 2008.3.1.에, L는 2010년에 각 승진하였다.
2008.12.31. 법률 제9296호로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에서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가 3년에서 5년으로 연장(제83조의2 제1항 개정)되었고, 그에 맞추어 기획재정부는 각 부처에 대하여 감사주기에 비해 징계시효가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렵다는 이유로 산하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공공기관 징계사유의 시효 개선방안 관련 협조요청)을 발송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2009.7.31. 인사규정을 개정하면서 위 개정된 국가공무원법과 같이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였다. 다만, 개정된 국가공무원법은 부칙에서 ‘이 법은 공포한 날로부터 시행한다’(제1조)고 규정하면서도 위 개정규정의 적용범위와 관련된 경과규정으로서 ‘이 법 시행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제83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규정에 따른다’(제5조)는 규정을 별도로 두고 있는 반면, 개정된 원고의 인사규정은 부칙에서 ‘이 규정은 2009.7.31.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하였을 뿐, 별도로 경과규정을 두지는 않았다.
감사원은 2010년 말경 익명의 제보자로부터 원고의 인사비리에 관한 제보를 받고 원고에 대하여 2차례의 감사(1차 조사: 2010.12.21.부터 2010.12. 30까지, 2차 조사: 2011.2.8.부터 2011.3.25.까지)를 실시한 결과, 인사담당 간부인 경영지원본부장 뿐만 아니라 전임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가 금품수수 및 인사비리에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여 검찰에 관련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이첩하면서 수사의뢰를 하였고, 이에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011.6.경 원고의 인사 관련 금품수수 비리혐의 의심자 등에 대하여 수사에 착수하였고, 원고에 대하여 2011.6.13. 14:30경 압수수색을 실시하여 관련 자료를 압수하는 등 2011.6.경부터 같은 해 11.경까지 관련 수사를 진행하였다.
경찰청은 2011.11.17.경 언론 브리핑을 통하여 “인사청탁 등으로 금품을 제공받은 전 노조위원장 M 등 4명은 구속수사, 20여명은 불구속 입건, 사안이 경미한 9명은 입건하지 않고 기관 통보한다”라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발표하였다. 이에 엠비씨(MBC), 와이티엔(YTN), 한겨레, 문화일보를 비롯한 여러 언론기관들은 2011.11.17. 및 같은 달 18. ‘노사간부 인사비리 한통속, 노사합작 승진장사, 인사비리로 꽉막힌 A’ 등의 제목으로 원고 내부에 돈을 주고 승진하는 비리행위가 만연되어 있다는 취지의 기사를 보도하였다.
원고는 2011.11.17. 경찰청으로부터 참가인들이 L, K와 함께 2008.3.18. H에게 100만 원을 공여한 사실이 있으나(앞서 본 바와 같이 실제 L는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 그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입건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비위직원 불입건 통보’를 받았다.
이에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하여 징계를 하고자 2011.11.20. ‘참가인들이 2008.3. 승진인사와 관련 전 노조부위원장인 H에게 100만 원(동료직원 4명 합산)을 공여하여 2011.11.17. 경찰청으로부터 비위직원으로 불입건 통보되었는바, 위와 같은 행위는 인사규정 제33조(청렴의 의무), 임직원 행동강령 제7조(인사청탁 등 금지) 및 제18조(금품 등 제공금지)를 위반한 것으로서 인사규정 제63조(징계사유)에 해당된다’는 이유로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2011.11.2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들에게 각 정직 3월의 징계를 의결하였으며(위 징계위원회에서는, 참가인 F의 경우 2008년 승진에 대한 사례조로 금품을 공여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참가인 E의 경우 2007년에 이미 승진을 한 상태였지만 H과의 만남을 주선하였고, 경찰청 조사결과가 있으므로 F과 달리 볼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참가인들의 재심요구에 따라 2011.12.12. 재심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들에게 전과 동일하게 각 정직 3월의 징계를 의결한 다음 2011.12.13. 그 징계처분 결과를 통보하였다(정직기간 2011.12.13.부터 2012.3.12.까지).
원고는 징계양정과 관련하여 인사비리 관련자 41명 중 퇴직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37명에 대하여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1]을 참고하여 5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파면의 징계를,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해임의 징계를, 3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하는 것으로 기준(다만, 금품을 받은 경우 원칙적으로 파면)을 정한 후 이에 따라 재직 중인 징계대상자 37명 중 18명에 대하여 파면의, 6명에 대하여 해임의, 6명에 대하여 강등 후 정직 3월의, 7명에 대하여 정직 3월의 각 징계를 하였다.
한편, 원고는 그 직원인 J이 승진청탁과 관련하여 1,000만원을 공여한 행위에 대하여 감사원으로부터 정직 3월의 처분요구를 받고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11.7.경 J에게 정직 3월(2011.7.8.부터 2011.10.7.까지)의 징계처분을 하였다가, 2011.11.경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부터 J에 대하여 뇌물공여죄로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을 청구하였음을 통보받게 되자,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위 정직기간이 만료된 이후인 2011.11.25.경 재차 J에게 파면의 징계처분을 하였다. 이후 J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M호로 원고를 상대로 파면처분 취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는데, 위 법원은 2012.6.28. 위 파면처분이 J에 대한 이중징계로서 일사부재리의 원칙이나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는 이유로 J의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며, 이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를 제기하여 현재 그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서울고등법원 2012나58090호).
관련 규정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인정근거] 갑 제2호증의 2, 갑 제3호증의 2, 갑 제4호증의 1 내지 6,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3, 갑 제7호증, 갑 제8호증의 1 내지 3, 갑 제9, 10호증, 갑 제11호증의 1, 2, 갑 제12, 13호증, 갑 제16호증의 1, 2, 갑 제19호증의 1 내지 4, 갑 제20호증의 1, 2,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되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다가 갑 제15호증의 1 내지 13의 각 기재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는 5년으로서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처분 당시 그 시효가 도과되었다고 볼 수 없고, 이에 대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징계사유의 시효 도과 여부에 관한 나머지 주장에 관하여서는 달리 살필 필요 없다).
취업규칙 위반행위시와 징계처분시에 있어서 서로 다른 내용의 취업규칙이 있는 경우,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고 등의 의사표시는 의사표시의 시점에 시행되고 있는 신 취업규칙 소정의 절차에 따라 행하면 족하지만, 징계권(징계사유)의 유무에 관한 결정은 징계가 근로자에게 있어서 불이익한 처분이므로 문제로 되어 있는 행위시에 시행되고 있던 구 취업규칙에 따라 행하여야 할 것인데(대법원 1994.12.13. 선고 94다27960 판결 등 참조), 원고의 인사규정은 취업규칙의 하나이고, 이 사건에서 징계사유의 시효는 징계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얼마동안’ 징계의 결의 요구를 할 수 있는가의 문제로서 기본적으로 징계절차에 관한 규정이므로(징계사유의 시효 도과 여부에 따라 징계권 발동 여부가 결정되는 측면이 있다고 하더라도 징계사유의 시효는 가벌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한 시점인 2011.11.20.을 기준으로 당시 적용되던 인사규정에 따라 참가인들의 금품 공여 행위의 징계사유의 시효는 5년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원고의 인사규정이 2009.7.31. 개정으로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부칙에서 별다른 경과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이상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를 구 인사규정에 따른 3년으로 볼 근거도 없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참가인들은 위와 같은 인사규정 개정시 원고와 노동조합 사이에 인사규정 개정 이후에 발생한 징계사유에 대하여서만 5년의 징계사유의 시효를 적용하기로 합의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에 부합하는 듯한 을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는 그에 반하는 갑 제18호증의 1, 2의 각 기재와 위 개정된 인사규정의 부칙 규정에 비추어 믿을 수 없고, 달리 참가인들의 주장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들의 위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는 이상 개정된 인사규정의 문언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다).
다만, 원고의 인사규정 개정으로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되었더라도 그 개정 당시 이미 구 인사규정에 따라 그 시효가 도과되었다면, 인사규정 개정 전에 이미 그 비위행위와 관련하여서는 더 이상 징계를 할 수 없음이 확정된 것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인사규정이 개정되어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되었고 그에 관한 별다른 경과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경우에까지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된다고 볼 수는 없다(아래에서 보는 진정소급입법의 금지원칙에 의하더라도 그러하다). 다만 참가인들의 비위행위는 2008.3.18.에 발생하였고, 인사규정의 개정은 그로부터 3년이 도과하지 않은 2009.7.31.에 있었으므로 인사규정 개정 이전에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된 경우가 아니다.
소급입법은 새로운 입법으로 이미 종료된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케 하는 진정소급입법과 현재 진행 중인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에 적용케 하는 부진정소급입법으로 나눌 수 있는바, 이 중에서 기존의 법에 의하여 이미 형성된 개인의 법적 지위를 사후입법을 통하여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진정소급입법은 개인의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을 내용으로 하는 법치국가 원리에 의하여 허용되지 아니하는 것이 원칙인데 반하여, 부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만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를 요구하는 개인보호의 사유 사이의 교량과정에서 그 범위에 제한이 가하여지는 것이고, 또한 법률불소급의 원칙은 그 법률의 효력발생 전에 완성된 요건사실에 대하여 당해 법률을 적용할 수 없다는 의미일 뿐, 계속 중인 사실이나 그 이후에 발생한 요건사실에 대한 법률적용까지를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10.11. 선고 2005두5390 판결 등 참조)라는 것이 대법원의 확고한 견해이고, 헌법재판소 또한 과거의 사실관계 또는 법률관계를 규율하기 위한 소급입법의 태양에는 이미 과거에 완성된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진정소급효의 입법과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이른바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이 있는데, 헌법 제13조 제2항이 금하고 있는 소급입법은 전자, 즉 진정소급효를 가지는 법률만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이에 반하여 후자, 즉 부진정소급효의 입법은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이고, 다만 부진정소급효를 가지는 입법에 있어서도 소급효를 요구하는 공익상의 사유와 신뢰보호의 요청 사이의 비교형량 과정에서 신뢰보호의 관점이 입법자의 형성권에 제한을 가하게 된다(헌법재판소 2005.6.30. 선고 2004헌바42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라는 견해를 취하여 대법원의 견해와 같다고 보인다. 이러한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견해를 이 사건에 적용하여 보면, 참가인들과 관련하여서는 아직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되지 않은 시점에서 원고의 인사규정 개정으로 그 징계사유의 시효가 연장되었는바, 이는 이미 과거에 시작하였으나 아직 완성되지 아니하고 진행과정에 있는 사실·법률관계를 규율의 대상으로 하는 부진정소급효를 갖는 규정으로서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 법률불소급의 원칙에 따라 불허되어야 할 것은 아니다.
피고와 참가인들은 국가공무원법의 개정내용(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기로 하면서도 부칙에서 개정 전 징계사유가 발생한 자에 대하여는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함)과 그에 따라 기획재정부가 각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개정된 국가공무원법과 같이 징계시효를 연장하도록 하는 공문을 보냄으로써 원고가 인사규정을 개정하게 된 경위에 착안하여 원고가 금품 및 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연장하면서 별도로 개정 전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종전의 규정을 따르도록 하는 부칙 규정을 두지 않은 것은 규정 불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징계사유의 시효 개선방안에 관한 협조요청’ 공문에는 감사주기에 비해 징계시효가 짧아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렵다는 이유로 공공기관으로 하여금 인사규정 등의 개정을 통해 금품·향응 수수 등에 대한 징계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도록 조치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만이 담겨 있을 뿐, 징계시효 연장규정의 적용시점이나 소급적용 여부에 대하여 어떠한 내용도 없었고, 이에 국토해양부 산하의 다른 공공기관들에서도 별도의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경우가 많았던 사실에다가 법률을 개정하면서 그에 따른 경과규정을 두는 것은 원칙적으로 입법자의 자유이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개정 국가공무원법에서 부칙규정을 통해 개정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 규정을 따르도록 한 것이 반드시 필요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 참가인들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법률의 개정에 있어서 구 법률의 존속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가 합리적이고도 정당하며, 법률의 개정으로 야기되는 당사자의 손해 내지 이익 침해가 극심하여 새로운 법률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그러한 신뢰의 파괴를 정당화할 수 없다면, 입법자는 경과규정을 두는 등 당사자의 신뢰를 보호할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하며, 이와 같은 적절한 조치 없이 새 법률을 그대로 시행하거나 적용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할 것인바, 이는 헌법의 기본원리인 법치주의 원리에서 도출되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대법원 2007.10.12. 선고 2006두14476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국가공무원법 개정시 금품·향응 수수 등의 경우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면서도 개정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 규정을 따르도록 한 부칙규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마련된 것인지에 관하여 보면, 위와 같은 개정은 종전의 징계사유의 시효가 비교적 짧아(특히 감사주기에 비해) 비위에 상응한 처벌이 어려워 징계제도의 취지를 퇴색시킨다는 문제의식하에 다른 비위행위보다 그 정도가 무거운 금품·향응 수수 및 공금 횡령·유용의 경우에 한하여 징계사유의 시효를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한 것으로서 이를 통해 실현하고자 하는 공익적 목적이 큰 반면, 종전 규정의 지속으로 인한 당사자들의 신뢰라는 것은 금품·향응 수수 및 공금 횡령·유용의 비위행위를 저지른 자들이 3년만 경과하면 징계처분을 받지 않는다는 것으로서 그 보호가치가 그리 크지 않으므로 개정 국가공무원법에서 부칙규정을 통해 개정 전에 징계사유가 발생한 경우 종전 징계사유의 시효 규정을 따르도록 한 것이 위와 같은 법리에 따라 반드시 필요하였기 때문이라고 볼 수 없다(위와 같은 경과규정을 둔 것 자체를 탓하는 취지는 아니다). 그와 마찬가지로 이 사건에서도 참가인들의 보호가치는 그리 크지 않다.
그렇다면 참가인들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사유의 시효는 개정 인사규정에 따라 5년이라고 할 것인바, 참가인들의 비위행위는 2008.3.18.에 발생하였고, 그에 대한 원고의 징계의결 요구는 2011.11.20. 있었는바, 징계의결 요구 당시 5년의 징계사유의 시효가 도과되지 않았음은 계산상 명백하다.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 하는 것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고, 그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한다(대법원 2002.8.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등 참조).
참가인들에 대한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한지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참가인 E은 2007.8.20.에, 참가인 F은 2008.3.1.에 각 승진을 하였으며, K 또한 2008.3.1.에 승진을 하였는데, 위 3명은 2008.3.18. 2008년도 승진심사를 위한 인사위원회에 참여한 전 노동조합 부위원장인 H에게 100만원을 송금하였는바, 참가인들의 승진시기 및 금품 공여 시기 등에 비추어 참가인들은 승진에 대한 사례 명목으로 H에게 금품을 공여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매우 크고(참가인 E은 이미 승진을 하기는 하였으나, 그 시간 간격이 크지 않고, 금품을 공여한 과정에 주도적으로 개입한 점에 비추어 참가인 F과 뚜렷한 차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달리 참가인들의 주장과 같이 단순히 노동조합 활동에 대한 격려 차원에서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고 인정할 수는 없으며, 참가인들의 이러한 비위행위는 원고의 인사규정 제33조, 임직원 행동강령 제18조 등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인사규정 제63조에서 정한 징계사유로 충분히 인정되는 점, ② 승진과 관련하여 기관 내부의 임직원들이 금품을 주고받는 것은 기관의 가장 기본적인 인사운영질서를 현저히 훼손하는 행위로서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고, 원고 내부의 위와 같은 승진 등 인사 관련 금품 수수행태는 직원 개인의 우발적인 비위행위라기보다는 구조적인 비리로서 이러한 부패구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엄정한 징계조치가 요구되는 점(특히 원고 내부에서 돈을 주고 승진하는 비리행위가 만연되어 있다는 취지의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됨으로써 공기업인 원고의 명예와 위신이 크게 추락하였다), ③ 참가인들이 형사입건 되지 않은 것은 상대적으로 금액이 소액이라는 것 때문이지, 위법행위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은 아닌 점, ④ 원고는 인사비리와 관련된 자들의 징계양정과 관련하여 500만 원 이상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파면의 징계를, 300만 원 이상 5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해임의 징계를, 300만 원 미만의 금품을 수수한 자의 경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하는 것으로 일응의 기준을 마련하였는바, 이러한 기준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은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원고의 인사관리세칙 제71조 [별표 3] 징계양정기준표에 의하면 청렴의무 위반 중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 정직에 해당하고, [별표 3-1] 금품 등 수수금지 위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직무와 관련하여 금품·향응수수를 하고, 위법·부당한 처분을 하지 아니한 경우(능동)’ 100만 원 미만이면 ‘감봉·정직’, 100만 원 이상 300만 원 미만이면 ‘정직·해임’에 해당하므로 참가인들에 대한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은 위와 같은 기준에도 부합하는 점, ⑤ 앞서 본 J의 비위행위의 내용, 형사처벌의 내용과 경위 및 그 전후에 이루어진 정직 3월과 파면의 징계처분의 경과, 관련 민사소송의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설령 J에게 일사부재리의 원칙 내지 이중처벌금지의 원칙에 따라 결과적으로 정직 3월의 징계처분만이 유효하게 남는다고 보는 경우에도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에 대한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 형평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들에 대한 각 정직 3월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합리성을 잃은 것으로서 징계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에 대한 참가인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오석준
판사 양순주
판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