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11. 28. 선고 2012구합26050 판결

부당징계및부당노동행위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원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 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I, J, K에 공장을 두고 자동차 및 그 부품의 제조·판매를 주된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원고보조참가인(이하 '원고 참가인'이라 한다)은 2004. 6. 1. 'L'을 설립하여 원고로부터 자동차 부품 조립 등을 도급받아 원고 J공장 내에서 사업을 경영하던 자이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피고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2000. 11. 6.부터 2005. 5. 23.까지 아래와 같이 원고 사내협력업체인 M, N, O에 입사하여 2006. 1. 1. 원고 참가인에 경력직 입사 형식으로 채용된 자들이다. 피고 참가인들은 원고의 J공장 의장공정에서 근무하고 있었다.

다.

비정규직 노조는 2010. 10. 6.경부터 2010. 11. 5.경까지 P노조를 통해 원고에게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 전원의 정규직화' 등을 내용으로 하는 특별교섭을 요구하였으나, 원고로부터 거절을 당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에의 노동쟁의 조정 신청 등을 거쳐 2010. 11. 12. 쟁의행위를 가결하였다. 그 뒤 비정규직 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은 '정규직화'를 요구하면서 2010. 11. 15.부터 2010. 12. 10.까지 1차 파업을, 2011. 2. 28.부터 3. 7.까지 2차 파업을 단행하였다.

라.

원고 참가인은 2011. 3. 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피고 참가인들이 파업에 참석하여 무단결근, 무단이탈하였다는 사유로 피고 참가인들을 해고한다는 징계를 의결한 뒤 2011. 3. 3. 이를 공고하였다. 원고는 원고 참가인으로부터 위 징계사실을 통보받고, 2011. 3. 4.부터 피고 참가인들에 대한 사업장의 출입을 통제하였다(이하 원고의 위 근로수령거절행위를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마.

피고 참가인들은 2011. 4. 29.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주위적으로 원고를 상대로, 피고 참가인들이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법률,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에 따라 최초 근무일로부터 2년이 경과한 다음날부터 원고와의 고용이 간주되므로, 원고가 근로수령을 거절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이고 그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예비적으로 원고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징계가 사유, 절차, 양정에 있어 모두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구제를 신청하였다.<각주1>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1. 9. 15. 피고 참가인들이 구 파견법상 고용이 간주됨에 따라 원고에게 당사자적격이 있고, 원고의 근로수령거절행위의 실질은 해고이며 위 해고가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이유로 피고 참가인들의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고, 당사자적격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 참가인에 대한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바.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원고와 원고 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2. 6. 1. 초심과 동일한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에 대해서 기각하고, 원고 참가인의 재심 신청은 초심에서 원고 참가인이 구제명령을 받지 않아 재심을 신청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각하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사.

피고 참가인들은 다른 원고의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2010년경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원고를 상대로 구 파견법에 따라 고용간주가 되었음을 주장하며 근로자지위의 확인 및 미지급 임금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511 등<각주2>,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가합112450 등).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4. 9. 18. 피고 참가인들이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고 피고 참가인들의 미지급 임금청구 중 일부 또는 전부를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각주3>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7. 2. 10. 구 파견법에 따라 고용간주된 피고 참가인들은 원고들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보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서울고등법원 2014나51581 등, 서울고등법원 2014나51666 등).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가 상고하였으나, 대법원 2022. 10. 27. 원고와 피고 참가인들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다(대법원 2017다15065 등, 대법원 2017다14581 등).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4,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및 원고 참가인 주장의 요지

가.

원고 참가인은 원고와 전형적인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그에 따라 피고 참가인들은 도급계약의 수급인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서 원고 참가인의 지위·감독을 받아 근무하였을 뿐이다. 원고는 업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도급계약상 당연히 요청되는 도급인으로서의 지시 이외에 사용자의 지위에서 피고 참가인들에 대하여 지휘·명령을 한 사실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참가인들 사이에는 근로자파견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이와 달리 원고에 대한 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을 인정하고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징계절차 준수를 기대할 수 없었다. 따라서 이와 달리 절차 준수를 미비로 이 사건 해고가 위법하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3.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규정 및 법리

1)

구 파견법 제2조 제1호는 '근로자파견'에 관하여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6조 제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는 규정을 두어, 최초 고용일로부터 2년이 지난 파견근로자들을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 뒤 위 고용간주 조항은 2006. 12. 21.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라는 고용의무 조항으로 개정되었다.

2)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제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 · 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 · 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 · 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 · 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다106436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1 내지 10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1)

원고의 업무수행 개관

원고의 자동차 생산 공정은 '설계 → 개발 → PILOT 생산(양산 전 시험차량 생산단계) → 양산 → 출고단계'로 구분되며, 그 중 직접생산공정에 해당하는 양산공정은 '프레스공정 → 차체공정 → 도장공정 → 의장공정'의 순서로 이루어진다.

그 중 프레스공정은 프레스기를 이용하여 납품받은 철판코일을 차량의 모양대로 압착, 절단, 굴곡하는 등으로 가공하여 차량의 패널을 제작하는 공정, 차체공정은 프레스공정에서 제작된 차량 패널을 용접하여 차체골격을 만드는 공정, 도장공정은 생산된 차체에 방청이나 외관 향상을 위하여 도료를 칠하는 공정, 의장공정은 도장공장까지 마친 차체를 조립라인에 올려놓고 각종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다.

의장공정은 다시 트림라인(자동차 내부 배선작업), 샤시라인(엔진과 차체 하부 구조 조립작업), 파이널라인(자동차 내외부 구조 및 장치 조립작업), OK라인(마무리 작업 및 검사) 등으로 구분된다.

2)

원고와 사내협력업체들 사이의 도급계약

가)

원고는 정형화된 계약서를 사용하여 사내협력업체들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도급계약'이라 한다), 참가인들이 근무하던 시기를 전후하여 원고 참가인과 작성한 계약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다른 사내협력업체들도 그 내용은 유사하며, 일부 사내협력업체와 사이에는 '기본계약서'라는 명칭의 계약서가 작성되기도 하였으나, 그 내용은 대동소이하였다). 각 도급계약서에는 도급작업명과 표준T/O, 단가, 월예상도급액을 정한 「도급업무세부명세서」 가 첨부되었고, 그 내용은 대체로 유사하였다.

나)

원고는 산하 연구소(Q연구소, R연구소) 등에서의 자체 분석을 통해 UPH(Unit Per Hour : 시간당 생산량)와 M/H(시간당 투입 인원) 등 생산속도 및 생산량을 좌우할 요소들에 대한 적절한 수치를 검토한 후, 소속 정규직 직원들로 구성된 노동조합과의 협상을 통해 각 공정별 UPH 등을 결정한다. 그런 다음 위 노동조합과 회사와의 협의를 거쳐 정규직 근로자들이 담당할 공정이 우선적으로 확정되면 나머지 공정이 도급계약의 형식으로 사내협력업체에 배분된다.

다)

사내협력업체와의 도급계약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도급계약서 및 도급업무세부명세서 등을 통해 그 내용이 세부적으로 명시되었는데, 해당 작업에는 UPH나 M/H 등을 고려한 적정 투입인원인 이른바 '표준 T/O'가 지정되었고, 사내협력업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표준 T/O에 맞추어 소속 근로자를 업무에 투입하였다.

라)

원고와 사내협력업체 사이에 체결된 도급계약의 내용은 원고의 필요에 따라 수시로 변경되기도 하였다. 그리하여 생산공정이 변경되는 등으로 해당 공정에 원고정규직 근로자가 투입되게 되면 기존 사내협력업체와의 계약이 중도에 해지되기도 하였으며, 사내협력업체 사이에서 담당 공정업무가 서로 바뀌기도 하였다(위와 같이 업무수행 도중에 사내협력업체가 변경되는 경우에도, 근로자들을 새로이 충원하는 대신 고용을 승계하는 방식으로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이 대체로 잔류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마)

원고는, 의장이나 도장 등 컨베이어 공정과 관련하여서는 입찰 등 공개경쟁방식을 거치지 않고 특정 사내협력업체를 도급업체로 선정하였다. 이들 사내협력업체의 대표 중 상당수는 종래 원고에서 장기간 근무하다 퇴직한 자들이다.

3)

컨베이어 업무의 특성

가)

연속적으로 작동하는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차 생산 업무는 '단순성'과'반복성' 그리고 '분절성'을 그 특징으로 하는데, 작업시간과 속도는 물론이고 심지어 작업의 양과 방식까지도 전체로서 설계된 컨베이어의 이동속도 등에 좌우된다.

나)

한편 컨베이어 작업의 위와 같은 '단순반복성'과 '분절성'은 해당 업무에 투입된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 작업지시나 명령의 필요성을 저감시키는 한편(즉, 개별 근로자들에 대한 지휘 · 명령은 컨베이어벨트의 속도과 작동 조건 등을 통제하는 것으로 상당 부분 대체된다), 중단없이 작동하는 라인의 특성으로 인해 개별 업무들 사이의 유기적 연관성이 오히려 증대되는 현상도 발견된다(일부 공정에서의 작업 중단은 곧바로 전체 자동차 생산업무의 중단으로 이어진다).

4)

업무의 수행 형태

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시 · 종업시간, 식사시간이나 휴게시간 등은 모두 전체 공장 단위로 가동되는 컨베이어 시스템을 기준으로 정하여진 결과, 원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정하여졌으며{예컨대, 원고가 2007. 9. 정규직 노동조합과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른 '주간조 근무자'의 근무시간은, '시업시간'(08:00), '오전 휴게시간'(10:00-10:10), '점심시간'(12:00-13:00), '오후 휴게시간'( 15:00-15:10), '종업시각'(17:00)이고, '야간조 근무자'의 근무시간은 '시업시간'(21:00), '야간 휴게시간'(23:00-23:10), '야간 식사시간'(01:00-02:00), '심야 휴게시간'(04:00-04:20), '종업시 각'(06:00)으로서,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또한 위 근무시간에 맞추어 작업 등을 하였다. 이후 2009년과 2011년 단체협약에서도 근무시간은 동일하게 정하여졌다}, 정기휴가 또한 동일하게 실시되었다. 그리고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각자가 배치된 공정에서의 생산일정에 따라 정규직 근로자들과 구분 없이 연장 · 휴일근무 등을 실시하였다.

나)

산업재해나 휴직 등을 이유로 정규직 근로자들 중 결원이 발생한 경우, 원고는 정규직 근로자의 복귀가 예정된 기간을 기준으로 사내협력업체와 수일 내지 수개월 단위의 '비상업무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로 하여금 결원을 대체토록 하는 방식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다.

다)

자동차 조립작업을 수행하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2004년 노동청 조사 당시 컨베이어라인 좌우에 원고 소속 정규직 근로자와 혼재 배치되어 근무하고 있었다. 한편 업무 수행을 위해 소요되는 제반 설비와 기계, 필요 자재 및 조립공구 등은 대부분 원고가 소유하였는데,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은 원고의 협조하에 무상으로 위 설비 등을 사용하여 담당 업무를 수행하였다.

5)

작업의 지시 방법

가)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 중 상당수는 원고가 미리 작성하여 교부한 차량사양표(조립작업지시서), 작업표준서, 사양식별표 등에 따라 단순업무를 반복하는 형태로 작업하였다. 다만 일부 공정의 근로자들은 위와 같이 비치된 차량사양표 등을 보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였고, 한편으로 차량사양표 등이 아예 비치되어 있지 않거나 사내협력업체 명의로 작성된 차량사양표 등(그 내용은 기존에 원고가 작성한 것과 사실상 동일하였다)이 비치된 공정도 일부 존재하였다.

나)

작업현장에는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과 원고 소속 관리자가 있었는데, 차량사양표 등에 따라 동일 작업을 반복하는 위와 같은 업무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평상시에는 원고 소속 관리자로부터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가 특별한 작업지시를 받지는 않았다. 그리고 사내협력업체 현장관리인인 조 · 반장들이나 업체 대표는 대부분 주간에만 근무하였고, 그 결과 야간 작업자들에 대한 자체적인 지시 · 감독은 사실상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해당 컨베이어 작업은 원고 소속 관리자들(키퍼 등)에 의해 상시적으로 관리 · 통제되었는데, 예컨대 위 관리자가 업무 도중 불량을 발견한 때에는 사내협력업체 현장관리인에게 불량 발생 및 수정 방안을 알려 위 현장관리인으로 하여금 소속 근로자에게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등으로 불량 발생에 대비하였고,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작업 도중 직접 불량을 발견한 때에는 소속 현장관리인을 통해 원고 관리인에게 불량 발생을 알리는 등으로 수정 조치가 이루어졌다. 특히 이러한 수정 조치 등은 세부적인 공정별로 나뉘어 진행되는 연속적인 작업의 매 순간에 걸쳐 이루어졌다(원고는 개별 공정에 '키퍼'를 두는 외에도, 'OK반', '품질관리부', 'PDI 업무' 등을 통해 불량 발생을 상시적으로 체크하였다).

한편 신종 차량이 투입되는 등으로 작업방식이 변경되는 때에는, 원고 소속 관리자가 산하 연구소 등으로부터 습득한 변경된 작업방식을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을 통해 해당 업체 근로자들에게 전달하거나, 정규직 근로자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컨베이어라인을 이용하여 직접 작업시범을 하기도 하였다.

다)

사내협력업체 소속 현장관리인들은 위와 같이 원고 소속 관리인들과 해당 업체 근로자들의 사이에서 불량 발생에 대한 처리 내지 변경된 작업방식의 교육 등을 매개하는 외에도 소속 근로자들에게 작업 지시나 감독을 하기도 하였으나, 이는 대부분 '지게차로 무거운 중량을 들지 마라', '업무시작 전 스트레칭을 해라'는 정도이거나, '원청이 작성한 작업표준서 등에 맞게 작업이 이루어지는지 확인'하는 것에 그쳤다. 한편 위 현장관리인들은 해당 업체 근로자들의 휴가나 결근시 업무에 대체투입되거나 근무 도중 근로자들이 화장실이나 휴게시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작업을 일시 교대하는 역할 등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6)

도급 금액의 결정과 하자 책임의 추궁

가)

원고는 사내협력업체에게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비, 복리후생비 및 법정비용(국민연금, 건강보험료, 사업소득세 등), 일반관리비, 이윤{월급여의 일정비율(예컨대 9% 등)로 책정되었다} 등을 반영하여 산정한 도급단가(계약임율)에 투입된 인원수(근로시간 기준, '임율도급')나 계획물량(생산물량 기준, '물량도급')을 곱한 액을 도급대금으로 지급하였다.

나)

한편 원고는 차량사양표 등에 의하지 않은 '이종부품 서열이나 장착' 등으로 인해 제품의 불량이나 하자가 발생한 경우는 물론, 라인의 일시 정지로 인한 작업지연 등에 대해서도 사내협력업체에 책임을 물어 기성 도급대금에서 클레임 비용 명목의 금원을 공제하여 지급하기도 하였는데, 특히 작업지연의 경우 라인의 정지시간을 초 단위까지 산정한 다음 해당 M/H 손실분을 기준으로 클레임 비용을 청구하기도 하였다.

다.

참가인들이 구 파견법에 따른 파견관계에 있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참가인들은 사내협력업체에 고용된 후 원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원고로부터 직접 지휘 · 명령을 받는 근로자파견 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가)

컨베이어 작업의 경우, 제공된 노무 자체와 그로 인해 완성된 일의 결과를 개념상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용이하지 않아 수급업체의 자율적이고 독자적인 개입가능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수급업체의 전문성이나 고유의 기술성이 발휘될 여지를 상정하기도 어렵다.

개별 근로자들로서는 마치 컨베이어 장치의 일부와 같이 분절화된 업무만을 반복하는 것으로 자신의 임무를 다하게 되지만, 일부 공정의 중단만으로도 전체 생산 공정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앞서 본 컨베이어 작업의 이중성으로 인하여, 컨베이어 라인에서 혼재되어 근무하고 있는 개별 근로자들 또한 블록화된 작업 공간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세분화된 특정의 업무만을 독립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블록화된 근로자들의 개별 업무 역시 혼재된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전체 생산공정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컨베이어 작업의 이와 같은 '독립성'과 '유기성'은 같은 컨베이어상이라면 장소와 형태에 따른 업무의 질적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나)

원고가 사내협력업체에게 지급하는 도급대금은 기본적으로 투입된 근로시간에 비례하여 책정됨으로써('임률도급'은 물론이고, 원고가 그와 준별되는 개념으로 주장하고 있는 '물량도급' 또한 대금산정의 기준이 되는 생산물량이 컨베이어벨트의 이동속도와 투입된 근로자의 수에 직접 연동되어 있다는 점에서, '임률도급'과 그 성격이 다르지 않다고 평가된다), '일의 결과'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투입된 노동력의 양과 근로시간이 도급계약 당사자의 일차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

다)

이 사건 도급계약은 주로 정규직 근로자들이 선호하는 업무를 제외하고 남은 이른바 '기피업무'를 그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도급업무를 수행할 업체 역시 입찰 등의 방식으로 자격이나 전문성을 엄격히 심사하는 대신, 업체 대표의 과거 원고 근무경력 등을 고려하여 임의로 선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결국 도급의 대상이 되는 컨베이어 업무 내지 해당 업무를 수행할 업체의 선정은 전문성이나 기술성 등의 기준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졌다.

라)

원고가 컨베이어를 통해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시간과 속도, 생산량을 전반적으로 통제하면서 작업표준서 등을 해당 공정에 부착하고 그 내용을 소속관리자들을 통해(혹은 사내협력업체 현장관리자로 하여금 전달케 하여) 전달 · 교육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은 원고의 지시를 단순한 도급인의 지시권 행사로 평가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로서 사내협력업체가 단순히 도급인의 지시를 소속 근로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독자적인 수급인으로서 해당 업무에 관여한 사실이 밝혀져야 할 것이나, 사내협력업체의 현장관리인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해 행하는 지시나 감독 업무를 원고의 그것과 구분되는 별도의 구체적인 지휘 · 명령으로 보기는 어렵고, 달리 그와 같은 사정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마)

또한 원고가 정한 작업속도와 방식에 따르지 않아 불량이 발생한 때에는 정규직 키퍼 등에 의해 즉시 시정지시가 이루어졌는데, 이러한 시정지시 등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작업의 매 순간에 걸쳐 실시됨으로써, 완성된 일의 결과물을 인도하는 단계에서 통상 실시되는 도급인의 '검수'와는 그 내용을 달리한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부품공급 지연이나 불량 발생 등으로 컨베이어라인이 정지된 시간을 분, 초 단위로 산정한 다음, 이를 근거로 사내협력업체에게 클레임을 청구하는 것도 위와 같은 상시적인 통제 · 감독의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다.

바)

도급계약을 통해 원고로부터 지정받은 공정에 대한 소속 근로자들의 작업배치권은 원칙적으로 사내협력업체 스스로가 행사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컨베이어와 작업표준서 등을 통해 근무시간, 작업속도는 물론, 업무량과 업무수행의 방법까지도 전반적으로 관리 · 통제하고 있는 사정을 이 사건 도급계약의 내용과 컨베이어 작업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보면, 사내협력업체의 위와 같은 작업배치권을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지휘 · 명령관계를 추단할 만한 본질적인 징표로까지 평가하기는 어렵다.

사)

사내협력업체가 소속 근로자들을 독자적으로 채용한 후 조퇴, 휴가 등의 근태를 직접 관리하며 징계권을 행사하였으며, 원고들에 대한 임금 지급과 근로소득세 및 고용보험 등의 납부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한 사정은 있다. 그러나 ① 근로자의 채용, 임금지급, 4대보험료 납부 등은 근로자파견 관계와는 무관하게 해당 업체가 해당 근로자의 사용자로서 당연히 실시 · 부담하여야 할 사항에 불과하여, 이로써 사내협력업체에 사용자로서의 실체를 부여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나아가 파견사업주로서의 실체를 부정하는 근거로 곧바로 원용하기는 어려운 점, ② 출 · 퇴근 및 휴가 사용 등에 관한 사내협력업체 차원의 근태관리 또한 기본적으로는 원고가 정한 표준 TO 내지 공정별 적정 투입인원수의 유지를 전제로 그 한도내에서만 제한적으로 이루어질 뿐인 점, ③ 한편 원고는 사내협력업체가 작성한 '일일근태보고서', '작업일보' 등을 통하여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근태현황 등을 수시로 파악하여 온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속 근로자에 대한 사내협력업체의 위와 같은 근태관리는 오히려 원고의 구체적인 노무관리의 일부를 대신하여 행하는 측면이 커 보이고, 단지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사내협력업체가 원고와 별도로 소속 근로자들에게 독자적인 지휘 · 명령권을 행사하여 왔음을 인정하기 어렵다.

아)

생산설비의 소유관계 내지 해당 자재 등을 누가 제공하였는지를 도급계약의 성립 여부를 결정적으로 좌우할 요소로 보기는 어려우나(민법 제699조 참조),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관계나 당해 계약의 내용 및 도급인이 행사하는 지시권의 구체적 내용 등에 따라서는, 생산설비 등의 소유관계 또한 업무수행 과정에서의 수급인의 독자성을 부정하거나 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도급인의 사용관계를 강하게 추정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하였던 제반 설비와 기계 및 비품 등을 원고가 무상으로 제공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자)

사내협력업체는 원고로부터 투입인원(원고가 정한 표준 TO가 기준이 된다)이나 생산량(원고가 설정한 UPH 등 컨베이어의 이동속도에 전적으로 좌우된다)에 따라 산정된 도급대금을 수령할 뿐, 도급계약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스스로의 노력과 판단 여하에 따라 독자적인 이윤을 창출할 여지가 사실상 봉쇄되어 있다{소속 근로자들에게 책정된 월 급여의 일정비율(9% 등)로 계산한 금원이 '이윤' 명목으로 지급되었음은 앞서 보았다}. 자신이 공급한 근로자의 수에 비례하여 이익을 취하는 통상의 근로자 공급업체와 이 사건 사내협력업체를 달리 평가할 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나아가 자동차 생산 작업 중 특정 공정을 담당하던 사내협력업체가 원고와의 도급계약을 해지당하는 등으로 다른 업체로 변경되는 경우에도,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의 대부분은 신규 업체에 고용이 승계되었다. 이와 같은 사정을 통해서도, 수급업체 고유의 기술력이나 전문성보다는 소속 근로자들의 노무제공 자체가 이 사건 도급계약을 통한 업무의 수행에 있어 보다 중요한 요소로 고려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그런데 피고 참가인 C은 2005. 3. 21. N에, 피고 참가인 D는 2000. 11. 6. M에 처음 입사한 이후 O을 거쳐 2006. 1. 1. 원고 참가인으로 소속이 변경되기까지 J공장의장공정에서 근무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 참가인 C은 2007. 3. 21.에, 피고 참가인 D는 2002. 11. 6.에 사용사업자인 원고와 고용계약이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라.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1)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2)

원고가 원고 참가인으로부터 피고 참가인들을 해고하였다는 통보를 받은 뒤 피고 참가인들의 사업장 출입을 금지하여 노무 수령을 거절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위와 같이 원고가 피고 참가인들의 노무 수령을 거절한 반면 피고 참가인들은 원고와 구 파견법상 근로관계가 간주되었음을 주장하고 있는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노무수령 거절행위는 그 실질이 피고 참가인들에 대한 해고라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그 해고를 함에 있어 원고 취업규칙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검토나 취업규칙상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이상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재심판정 이전에는 현실적으로 징계절차 준수를 기대할 수 없으므로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구 파견법 제6조에 따라 고용간주가 되는 것은 원고의 의사와 무관하게 원고와 피고 참가인들 사이에 직접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법률관계가 형성되는 것이고, 따라서 그에 따른 의무 역시 원고가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해고 이전에도 대법원 혹은 고등법원에서 이미 다른 사내협력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원고의 사용자 지위를 인정받은 사실이 있다는 점(대법원 2008두4367호, 서울고등법원 2007나56977호)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우찬(재판장) 이은경 김민아

각주1) 그 외에 피고 참가인들은 각 해고가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취지로도 주장하였으나, 이하에서는 부당해고 관련 부분만을 기재한다.

각주2) 병합 사건번호는 이하에서 생략한다.

각주3) 이하 피고 참가인들 부분에 대해서만 기재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