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참가인 공단의 금품수수에 대한 징계양정 기준은 금품수수의 비위유형을 ‘의례적인 금품수수’와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로, 수수행위의 태양을 ‘능동’과 ‘수동’으로 구분하여 징계의 종류를 달리하고 있는 바, ‘금품수수’는 금품을 받는다는 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능동적인 금품수수라고 할 때에는 단지 금품을 받는다는 것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행동이 있을 것을 요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그 적극성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참가인 공단의 징계양정 기준에서 말하는 능동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시행세칙은 아무런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일응 금품을 받은 자가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고, 능동의 범위를 넓혀서 금품을 제공하는 자가 먼저 제안을 한 경우라도 받는 자가 이에 적극적으로 응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징계기준의 내용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는 신분상 불이익을 부과하는 징계의 성격상 위 기준의 내용은 징계대상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는 점, 참가인 공단은 징계 관련 규정의 작성자로서 능동과 수동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규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참가인 공단의 징계양정 기준에서 말하는 ‘능동’은 금품수수자가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경우를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들이 지급받은 금품은 원고들의 직무와 관련되어 수수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 B의 경우는 수동적인 금품수수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내부 징계양정기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수수 금액 및 경위, 수수행위의 지속성 등에 비추어 위 원고를 파면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나,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는 징계양정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수수 금액,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 A을 파면하고 원고 C을 해임한 것은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징계의 정도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4034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1. A 2. B 3. C
* 피 고 : D
* 변론종결 : 2013.05.29.
* 판결선고 : 2013.06.26.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10.24. 원고들과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E(병합)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 A, 원고 C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 B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 A, 원고 C에 관한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각 부담하고, 원고 B에 관한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 B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생 략>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절차 위반
참가인 공단의 인사규정 시행세칙(이하, ‘시행세칙’이라고만 한다) 제69조제2항, 감사규정 제14조제1, 2항의 규정을 종합해 보면, 감사가 징계를 요구할 경우에는 징계의 내용을 중징계와 경징계로만 구분해서 요구해야 하는 것으로 해석되는데, 이 사건의 경우 감사가 파면과 해임 등 징계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여 징계요구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징계의결기구인 중앙인사위원회 위원들이 공정한 심사를 하지 못하고 징계권자가 요구하는 대로 결의를 하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위법하다.
참가인 공단은 급하게 징계절차를 진행하느라 원고들에게 변명할 기회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다.
재량권 일탈·남용
징계 감경에 관한 시행세칙 제78조제1항은 징계시효기간이 5년인 금품수수의 경우 표창 등을 이유로 감경하는 것만 금지할 뿐이므로 다른 사유로 감경하는 것은 허용되고, 징계 기준에 관한 시행세칙 제76조제1항 [별표 8의2](이하, ‘[별표 8의2]’라고만 한다)는 기속규정이 아니다. 원고들의 금품수수 경위, 원고들의 종전 전력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처분은 너무 가혹하여 징계양정에 있어 주어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참가인 공단의 내부 규정은 별지 관련 규정 기재와 같다.<별지 생략>
인정 사실
G은 1978.10.21. 고용노동부(당시 노동부)에 입사하여 1995.4.30.까지 근무하다 산재보험업무 이관으로 1995.5.1. 설립된 참가인 공단(당시 명칭 근로복지공사)으로 전출되었고, 참가인 공단 울산지사(이하, ‘울산지사’라고만 한다)의 차장으로 근무하다가 2002.1.30. 퇴사한 후 울산에 있는 ‘F노무법인’을 실제 경영하고 있는 사람이다.
G이 참가인 공단을 퇴사하기 전 원고들과 같은 근무지에서 근무한 내역은 아래 표<표 생략>와 같다.
울산지방검찰청은 G이 참가인 공단 울산지사 관내 회사들로부터 돈을 받고 울산지사 직원들에게 금품을 제공하면서 위 회사들에 대하여 고용 및 산재보험료를 적게 부과하거나, 산재보험 업종을 변경해 주거나, 확정정산에서 제외해 달라는 등의 청탁을 한 사실 등을 확인하고, 2011.12.28. G을 변호사법 및 공인노무사법위반,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하였고, 금품을 수수한 공단 직원 7명(수수액 1,800만 원 ~ 1억 원)을 구속 또는 불구속 기소하였으며, 이러한 사실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울산지방검찰청은 같은 날 참가인 공단에 원고들을 포함한 형사입건하지 않은 직원들의 금품수수 사실을 통보하였는데, 통보된 원고들의 금품수수 내역과 불입건 이유는 다음<생략>과 같다.
참가인 공단의 감사는 울산지방검찰청이 통보한 원고들의 금품수수 내역에다가 원고 A이 G으로부터 2011년 3월경 택시비 10만 원, 2011.5.27.자 부친상 조의금 100만 원, 2011년 7월경 택시비 10만 원 등 합계 120만 원을 추가로 받았고, 원고 C이 2008년 1월 하순경 G으로부터 받은 금액이 20만 원이 아니라 70만 원이라고 판단하여 아래<생략>와 같이 원고들의 비위행위를 확정하고, 2012.1.3. 참가인 공단 중앙인사위원회에 원고 A, B에 대해서는 각 ‘파면’을, 원고 C에 대해서는 ‘해임’의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참가인 공단 중앙인사위원장은 2012.1.3. 원고들에게 징계의결 심의를 위한 중앙인사위원회에의 출석을 통보하면서 소명의 서면을 2012.1.6.까지 제출토록 하였다.
참가인 공단 중앙인사위원회는 2012.1.10. 출석한 원고들에게 소명의 기회를 부여하고 징계시효가 경과한 금품수수액을 제외하여 비위행위를 확정한 후 원고 A, B에 대해서는 파면을, 원고 C에 대해서는 해임을 각 의결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징계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 공단 중앙인사위원회는 2012.3.27. 원고들에게 출석통지서를 보내고 2012.4.3.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6, 15호증, 갑 제2~4, 9호증의 각 1~3, 갑 제5호증의 2, 갑 제10호증의 1, 2, 갑 제16호증의 1~7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절차위반 여부
시행세칙 제69조제2항은 원칙적으로 중징계 또는 경징계로 구분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하여야 하나, 감사가 징계요구를 하거나 감사원법에 따라 감사원장이 징계요구를 할 경우에는 참가인 공단의 인사규정 제52조에서 정한 징계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지정하여 징계요구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한편 참가인 공단의 감사규정 제14조제2항은 참가인 공단의 감사로 하여금 고의가 있는 중대한 사안은 중징계, 경미한 사안은 경징계를 요구하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을 뿐(갑 제8호증 참조), 원고들 주장처럼 감사가 중징계와 경징계로만 구분하여 징계요구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따라서 위 양 규정의 내용을 종합하면, 감사는 문제가 된 비위행위가 고의가 있는 중대한 사안인지 경미한 사안인지를 판단하여 비위행위가 고의가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판단하는 경우 중징계에 해당하는 징계종류 중 하나를 선택하여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시행세칙 제72조제1항, 제73조제2항은 인사위원회 개최 3일 전까지 출석통지서가 징계혐의자에게 도달되어야 하고, 인사위원회에서 징계혐의자에게 충분한 진술 기회가 부여되어야 하며 이 경우 징계혐의자는 서면 또는 구술로서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사실을 진술하고 증거를 제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참가인 공단은 원고들을 징계함에 있어서 이러한 절차를 모두 준수했다고 판단되므로, 이 부분 원고들의 주장 또한 이유 없다.
재량권 일탈·남용
시행세칙상 징계양정 기준 준수 여부
먼저 참가인 공단이 원고들을 징계함에 있어 자체 징계양정 기준을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금품수수에 대한 징계양정 기준인 [별표 8의2]는 금품수수의 비위유형을 ‘의례적인 금품수수’와 ‘직무와 관련한 금품수수’로, 수수행위의 태양을 ‘능동’과 ‘수동’으로 구분하여 징계의 종류를 달리하고 있고, 참가인 공단은 원고들의 금품수수가 직무와 관련되고 능동적이라고 보고 위 기준상 이에 해당하는 징계양정을 하였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품의 직무관련성은 인정되나 원고들이 능동적으로 이를 수수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들 중 원고 A, C에 대한 징계는 위 [별표8의2]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직무 관련성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A, 원고 C의 경우에는 대부분 울산지사에 근무할 때 수령한 금품인 점, G이 원고들에게 제공한 명절비, 학비, 회식비, 여비 등은 개인적인 친분관계에 있어서 교분상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부의금이나 선물로 준 금원 등의 경우도 위와 같은 교분상의 필요로 보기에는 그 금액이 지나치게 과다한 점, 을 제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 A은 검찰조사를 받으며 ‘G과 그렇게 많이 친한 사이는 아니지만 G이 물어볼 것이 있으면 제게 전화를 하기도 하고 제가 안부전화를 하기도 했다’, ‘G이 요양불승인 결정에 대한 불복절차를 빨리 진행해 달라고 부탁한 경우도 있고, 이와 관련된 미비된 서류는 언제까지 보완하도록 하겠다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제가 자신의 업무와 관련하여 필요하였기 때문에 끈을 이어놓을 생각으로 양산지사에 있을 때에도 돈을 보내 준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고, 원고 B은 ‘보상업무는 제가 전문가이므로 자문을 해 줄 수는 있었겠지만, 대가성으로 처리해주고 받은 것은 아니다’, ‘제가 하도 부탁을 안 들어주자 부탁을 들어 달라는 취지로 주었는지는 모르겠다’, ‘G이 중앙병원을 산재지정병원에서 취소해 달라고 저를 따라다니며 부탁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던 점, G은 원고들뿐만 아니라 울산지사의 다른 직원들에 대해서도 금품을 제공한 점 및 원고들과 G과의 친분의 정도, 원고들의 경제적 형편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이 지급받은 금품은 원고들의 직무와 관련되어 수수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능동성
‘금품수수’는 금품을 받는다는 행위를 전제로 하므로 능동적인 금품수수라고 할 때에는 단지 금품을 받는다는 것을 넘어서는 적극적인 행동이 있을 것을 요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그 적극성이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별표 8의2]가 말하는 능동적이라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하여 시행세칙은 아무런 판단 기준을 제시하지 않고 있어, 일응 금품을 받은 자가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될 여지도 있고, 능동의 범위를 넓혀서 금품을 제공하는 자가 먼저 제안을 한 경우라도 받는 자가 이에 적극적으로 응한 경우를 의미한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렇게 징계기준의 내용이 다양한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경우에는 신분상 불이익을 부과하는 징계의 성격상 위 기준의 내용은 징계대상자에게 유리하도록 엄격하게 해석되어야 하는 점, 참가인 공단은 징계 관련 규정의 작성자로서 능동과 수동의 의미를 보다 분명하게 규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한다면, [별표 8의2]가 말하는 ‘능동’은 금품수수자가 먼저 금품을 요구한 경우를 말한다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으로 돌아와 보건대, 원고들이 G에게 먼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금품을 요구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들의 행위는 수동적 금품수수로 보아야 하고, [별표 8의2]의 기준에 따를 경우 원고 B은 여전히 파면에 해당하지만, 원고 A은 해임, 원고 C은 정직으로 징계의 수위가 한 단계씩 낮아진다.
시행세칙 [별표 8]의 적용 가능 여부
한편, 참가인은 원고들의 비위행위는 복무규정 제9조(청렴의무)도 위반한 것이므로 시행세칙 제76조제1항 [별표 8]의 기준을 적용할 수 있고, 이에 따를 경우 원고들의 행위는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어 파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나, [별표 8의2]는 청렴의무위반 중 하나인 금품수수에 대하여 금품수수행위의 성격에 맞도록 그 태양 등을 세분화하여 양정기준을 정한 것으로서 금품수수의 있어서는 [별표 8의2]의 기준만이 적용되거나 [별표 8의2]의 기준은 [별표 8]의 기준을 구체화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시행세칙상 징계양정 기준을 따르지 않을 사유가 있는지 여부
[별표 8의2]의 기준에 따를 경우 원고 A은 해임, 원고 C은 정직으로 징계의 수위가 낮아져야 하므로 나아가 원고 A, 원고 C에게 [별표 8의2]의 기준보다 중한 징계를 해야 할 사정이 있는지에 대하여 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별표 8의2]는 금품의 액수, 성격, 수수행위의 태양에 따라 세부적으로 징계 수위를 정하고 있는 점, 원고들은 형사입건되지 않았고 원고들의 비위행위는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원고들의 행위가 일반적인 금품수수행위에 비하여 특별히 더 참가인 공단의 명예나 위신을 더 실추시켰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들을 위 기준보다 무겁게 징계할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다음으로 원고들에게 징계감경 사유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본다. 시행세칙 제78조제1항은 본문에서 훈장, 포장, 표창 등이 있는 경우 징계를 감경할 수 있다고 하면서, 같은 항 단서에서 징계시효가 5년인 비위는 감경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규정 형식에 의하면, 위 단서에 따라 금지되는 감경은 본문에서 말하는 훈장 등을 이유로 한 감경에 한정되고, 그 외의 사유로 하는 감경(예를 들어 제78조제2항에 따른 감경 등)은 허용된다고 해석된다. 그런데 시행세칙 제79조제2항은 과거에 징계받은 전력이 있는 경우 징계기준보다 가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별표 8의2]는 징계대상자가 징계전력이 없는 직원임을 전제로 하여 징계양정의 기준을 규정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원고들이 과거 징계처분을 받은 전력이 없다는 점이 감경사유가 될 수 없으며, 달리 원고들에게 징계를 감경해야 하는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소결
원고 B의 경우는 수동적인 금품수수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내부 징계양정기준을 벗어나지 않았고, 수수 금액 및 경위, 수수행위의 지속성 등에 비추어 위 원고를 파면하는 것이 가혹하다고 판단되지 않으나, 나머지 원고들의 경우는 위 징계양정기준을 준수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수수 금액, 경위 등에 비추어 원고 A을 파면하고 원고 C을 해임한 것은 비위행위의 정도에 비하여 징계의 정도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이와 달리 판단한 원고 A, 원고 C에 대한 부분은 위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 A, 원고 C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각 인용하고, 원고 B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택
판사 이병희
판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