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6. 26. 선고 2012구합41134 판결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판결요지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2.

원고와 참가인은 원고가 제공할 근로의 종류를 주차지도 업무로 한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임에도 참가인은 원고를 주차지도 업무에서 주차사업(노상주차장 요금수납 업무) 업무로 전보하는 내용의 전보를 하면서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지도 아니하였고,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 등을 설명하면서 원고의 양해를 구하는 등의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고, 참가인이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전보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지 않고, 원고는 이 사건 전보로 27%가량의 상당한 수준의 급여 감소가 있게 되고, 근무형태, 환경, 시간이 상당히 달라지게 되는 등 이 사건 전보로 받게 될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점 등으로 볼 때,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으며, 업무상 필요성이 전보에 의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전보로 판단된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2구합41134 부당전보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B

* 변론종결 : 2013.05.29.

* 판결선고 : 2013.06.26.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2.11.7.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부당전보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9.9.1. 설립되어 서울 강남구 D에 본사를 두고 상시근로자 270여 명을 고용하여 서울특별시 강남구청장(이하 ‘강남구청장’이라 한다)으로부터 위탁받은 공영주차장관리업무, 불법주정차단속 및 견인업체 관리업무, 구립체육시설관리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이고, 원고는 2009.12.29.부터 참가인의 주차관리팀 주차지도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2012.4.27. 원고에게 노상주차장 요금을 수납하는 주차사업팀에서 근무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전보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2012.5.16.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구제 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2.7.9.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2.7.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전보가 정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의 1,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채용공고 및 근로계약상 참가인은 원고를 원고의 채용분야인 ‘주차지도팀’ 외 다른 분야로 전보배치할 수 없다. 피고는, 강남구청장은 2011.9.1. 주차단속 공무원 28명을 보강하였고 이들이 2012.1.1.부터 원고 등 주차지도원이 수행하던 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단속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원고가 담당하던 주차지도 업무가 2012.5.25. 확정적으로 폐지되었기 때문에 이 사건 전보는 직제폐지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로서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으나, 강남구청이 2012.1.1. 불법주차 단속반원의 수를 늘리고 부정주차 단속업무를 전면 시행한 것은 6개월 전에 단속반원을 줄였다가 다시 복원한 것에 불과하고 이 사건 전보 당일인 2012.4.17. 참가인은 새로이 입사한 F을 주차지도팀에 배치하였으므로 당시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거나 주차지도팀을 폐지해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어떠한 설명 및 협의도 없이 이 사건 전보를 하였고, 이 사건 전보로 원고에게 부여된 주차사업팀 노상주차장 근무는 기존 주차지도팀 근무와 비교할 때, 근무형태, 환경, 시간 등이 상이하고, 급여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 등 그 불이익이 결코 적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은 2009.12.3. 업무직 직원 37명 등 채용을 위한 직원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하였는데, 그 주요한 내용은 아래 표<생략>의 기재와 같고, 주차지도 분야에 관하여서는 3차 전형으로 실기심사를 실시하였다.

2)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응시하여 최종합격한 후, 2012.12.29. 참가인과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근로계약서상 직종은 업무직, 임용분야는 주차지도였고, 특별 동의사항으로 ‘사용자가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임용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공단 재직기간 중 그 임용(지정)분야 업무와 다른 업무분야에 전보배치(명령)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3)

원고를 포함한 주차지도원 6명은 3개조(2인 1조)로 편성되어 야간 및 공휴일에 서울특별시 강남구 관내 거주자우선주차구역에 부정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지도·예방·단속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4)

한편, 강남구청장은 2011.9.1. 종래 32명이던 주정차위반 단속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직 공무원을 28명 증원하였고, 2012.1.1.부터 24시간 부정주정차 단속업무를 실시하고 있다(인력현황: 2009년- 50명, 2010년- 64명, 2011년 상반기- 32명).

5)

참가인은 2012년 4월 중순경 원고 등 주차지도원에게 야간근무시 민원상담업무(민원콜센터)를 보조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 등은 참가인의 위 요청을 거절하였다. 참가인은 2012.4.27.경 주차지도원 중 일부인 원고, G, H를 주차사업팀으로 전보하였다.

6)

참가인은 2012.5.21. 공단직원의 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지도(단속) 업무를 폐지하는 내용의 ‘야간(휴일) 부정주차 지도업무 폐지계획’을 수립하여, 2012.5.25.자로 위 업무를 폐지하는 것으로 하고, 2012.4.27. 전보되지 않은 주차지도원 중 일부를 주차사업팀으로 전보하고, 일부를 주차민원콜센터에 배치하였다(주차민원콜센터로 배치된 주차지도원 F은 2012.4.27. 참가인에 입사하였다).

7)

원고가 이 사건 전보 전 주차지도원으로 근무할 당시 야근수당 등을 합하여 월 154만 원 정도의 급여를 지급받았으나, 이 사건 전보 이후에는 112만 원 정도의 급여만을 지급받게 되었다.

8)

한편, 원고와 함께 주차지도팀에 입사하였다가 2012.4.27. 주차사업팀으로 전보된 G은 자신에 대한 위 전보처분에 대해 구제명령을 신청하여 2012.11.5.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구제명령을 받았고, 이에 참가인이 이 법원 2012구합41271호로 위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3.6.20.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다.

9)

관련 규정(참가인 인사규정)

제4조(직종, 직급 및 직위) ① 직원의 직종은 일반직, 기능직, 특정직, 업무직, 전임지도직으로 구분하며, 그 직종별 직급 및 직위는 별표1과 같다.

제5조(용어의 정의) 이 규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 각 호와 같다.

8.

“전보”란 동일한 직급에서의 보직변경을 말한다.

14.

“직종”이란 성질이 유사한 직무의 종류를 말한다.

15의2 “전직”이란 직종을 변경하여 다른 직종으로 임용함을 말한다.

19의3 “업무직”이란 현업에 배치되어 재직기간 중 채용분야 이외의 전보가 제한되며, 주차관리, 시설안내, 시설관리, 민원관리, 시설정비, 업무보조 등 단순 반복적 업무 또는 사업장 관리 운영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말한다.

제7조(채용원칙) ③ 제1항에도 불구하고 특정직, 업무직, 전임지도직 직원은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채용하되, 정규직과 비정규직으로 구분 채용하며 공단 재직기간 중 그 채용분야(지정)와 다른 업무(종사)분야에 보직하거나 전보배치(명령)할 수 없다.

제8조의2(임용) ② 업무직 직원을 신규채용하는 경우 최하위 급수로 임용한다.

[인정 근거] 갑 제1호증, 갑 제2, 3호증의 각 1, 2, 갑 제7, 8, 10호증, 을가 제1, 2, 3호증, 을나 제1, 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보아야 할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인데, 근로계약상 근로의 장소가 특정되어 있는 경우에 이를 변경하는 전직이나 전보명령을 하려면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2.1.21. 선고 91누5204 판결, 대법원 2000.4.11. 선고 99두2963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사실 및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으며, 참가인이 주장하는 업무상 필요성이 이 사건 전보에 의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이지도 아니하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전보로 판단되고, 이와 다른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가)

참가인의 인사규정은 업무직의 경우 재직기간 중 채용분야 이외의 전보가 제한되고 특정직, 업무직, 전임지도직 직원은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채용하되 그 채용(지정)분야와 다른 업무(종사)분야에 전보배치(명령)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제5조제19의3호, 제7조제3항), 참가인은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원고의 채용분야를 주차지도(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 지도 업무 등)로 특정하고 임용 후 채용분야에서만 근무하게 됨을 명시하면서 주차지도 분야 응시자에 대하여서만 2종보통 운전면허 자격 및 차량운전이 가능할 것을 자격조건으로 제시하고 실기심사를 하였으며, 참가인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용분야를 주차지도로 특정하고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임용한 경우 임용(지정)분야 업무와 다른 업무분야로 전보하지 않는다’는 특별 동의사항을 근로계약서에 명시하였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원고가 제공할 근로의 종류를 주차지도 업무로 한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인사규정 제4조, 제5조제14호에 의할 때, 직종은 성질이 유사한 직무의 종류로서 일반직, 기능직, 특정직, 업무직 등이 있는데, 이는 직종 내에서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되는 ‘채용(임용)분야’와는 별도의 개념인 것으로 보이고, 인사규정 제5조제15의2호는 전보와 구분하여 직종을 변경하는 경우를 ‘전직’으로 정의하고 있으므로, 인사규정, 이 사건 채용공고 및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상 채용(임용)분야에 대한 전보제한 규정이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직종 사이의 전보(인사규정상 전직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임)를 제한한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원고를 주차지도 업무에서 주차사업(노상주차장 요금수납 업무) 업무로 전보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전보를 하면서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지도 아니하였고, 원고에게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 등을 설명하면서 원고의 양해를 구하는 등의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도 아니하였다(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 전 2012년 4월경 원고를 포함한 주차지도원들과 면담을 실시한 내용은 민원상담업무를 보조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어서 이 사건 전보에 대한 협의절차를 행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오히려 당시 위 요청을 적극적으로 거부하였던 원고, G, H에 대하여 2012.4.27. 주차사업팀으로 전보한 사정에 비추어 이 사건 전보가 보복성 조치라는 원고의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

나)

강남구청장이 주차단속 공무원 28명을 증원하여 2012.1.1.부터 24시간 주차단속 업무를 시행하고 있어 원고 등 주차지도원이 담당하던 업무와 중복되는 측면이 있기는 하나, ① 강남구청장은 2011.9.1. 주차단속 공무원을 증원하였고, 2012.1.1.부터 24시간 주차단속 업무를 시행하였음에도, 참가인은 2012년 5월경까지 참가인 소속 주차지도원을 계속 운영해 온 점, ②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로 인해 주차지도원이 부족해지자 2012.4.27.경 F을 주차지도원으로 신규채용하기도 한 점, ③ 2010년경에는 강남구청장이 운영한 주차단속 공무원이 64명이었음에도(현재 60명), 참가인은 2010년 한 해 동안 당시 참가인 소속 주차지도원으로 하여금 야간 및 공휴일 주차단속 업무에 종사하도록 한 점, ④ 참가인은 2012.4.27.경 주차지도원 중 원고를 포함한 3명을 주차사업팀 등으로 전보하였고, 원고 등이 2012.5.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한 후에야 2012.5.21.경 주차지도 업무에 관한 폐지계획을 수립하고 2012.5.25. 이를 시행하면서 나머지 주차지도원 3명을 전보 내지 전환배치한 점, ⑤ 강남구청장이 2011.8.8. 참가인에게 보낸 주차단속 공무원 증원 관련 공문에도 참가인 소속 주차지도원의 전보 또는 직제폐지 등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해 이 사건 전보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다고 보이지 않는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전보 이전에 주차지도원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야근 및 휴일수당 등을 포함하여 154만 원가량의 급여를 수령하였으나, 이 사건 전보 후에는 112만 원가량의 급여를 수령하게 되어, 27%가량의 상당한 수준의 급여 감소가 있게 되는 점 (특히 원고는 채용 당시 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 단속 등의 주차지도 업무만 수행하는 것으로 채용분야가 특정된 채로 채용되었기 때문에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적어도 기본급 외에 야간 및 휴일수당을 포함한 급여를 지급받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기대가 이 사건 채용공고에의 응시 및 근로계약 체결의 중요한 고려요소 중 하나로 작용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 밖에 근무형태, 환경, 시간이 상당히 달라지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전보로 받게 될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벗어나지 아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택

판사 이병희

판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