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2. 6. 선고 2013구단1661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한화 주식회사에 방산부품 등을 납품하는 개인사업체 'B'(대표자는 C로 되어 있으나, 실제 경영자는 아버지 D이다, 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에서 전선, 케이블 제작 등의 일을 하였다.

나.

원고는 2012. 5. 3. 양쪽 다리가 저리듯이 아프고 힘이 빠지는 증상이 생겨 응급실을 방문하였고, 2012. 5. 8. '4-5요추간의 추간판 탈출증(HIVD)과 척추관 협착증(spinal stenosis)'(이 두 질병을 이하, '요추부 상병'이라 한다)에 대하여, 2012. 6. 7. '5-6-7경추간의 추간판 탈출증(HCD)'(이하, '경추부 상병'이라 하고 요추부 상병과 합하여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에 대하여 각 수술적 치료를 받았다.

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수년간 수행했던 하네스 작업(전선을 접점과 연결하거나 피복처리 등을 하여 절연전선, 케이블, 접선부속품 등을 제조하는 작업)과 배송 작업 등으로 인하여 허리와 목에 부담이 누적되어 오던 중 2010. 4. 10.부터 열흘 간 보관대를 만드는 앵글작업을 무리하게 진행하다가 이 사건 상병이 발병했다고 주장하며 2012. 8. 8.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으나, 피고는 2012. 10. 19. ① 근무시간의 제약이 없고 작업량에 따라 산정된 금품을 지급받으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사업주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인정되지 않아 원고를 산재보험이 적용되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고, ② 책상에서 전동공구를 이용하여 단순조립을 하는 작업 자세는 목과 허리에 부담이 많이 가는 작업으로 보기 어려워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위 요양을 승인하지 않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라.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심사 및 재심사 청구를 하였으나 2013. 1. 22. 및 2013. 4. 18. 각 기각결정을 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각 포함)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는 형식상 자영업자로 서류처리가 되었으나 실제는 D의 작업지시에 따라 이 사건 회사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고정된 기본급을 포함한 임금을 지급받아 왔던 것이므로 원고를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2)

원고는 2012. 3. 2.부터 2012. 3. 17.까지 금형 보관대와 자재 보관대를 제작하는 앵글작업을 수행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무거운 앵글을 운반하고 허리를 구부린 자세로 커팅을 하며 다시 이를 운반하여 용접기로 조립하면서 허리와 목에 많은 무리를 주었고, 결국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하기에 이르렀으므로,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나.

판단

1)

근로자 여부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법'이라 한다) 제1조는 "이 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며, 재해 근로자의 재활 및 사회복귀를 촉진하기 위하여 이에 필요한 보험시설을 설치·운영하고, 재해예방과 그 밖에 근로자의 복지 증진을 위한 사업을 시행하여 근로자 보호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에 관하여 규정한 제5조 제2호 본문은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산재법이 보호대상으로 삼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7두9471 판결 참조).

나)

앞서 든 사실 및 증거에 갑 제4~7호증, 을 제2, 6~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원고는 이 사건 회사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근로소득세 대신 사업소득세를 납부하며(사업자등록은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산재보험을 포함한 4대 보험에 근로자로서 가입되어 있지 않았으나, 이러한 점들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근로자성 판단의 부차적인 요소에 불과한 점, ② 원고의 작업은 항상 이 사건 회사 공장 내에서 이루어졌고, 원고가 작업 시 사용한 설비, 공구, 비품은 간단한 공구 몇 개를 제외하고는 이 사건 회사가 제공하였던 점, ③ 원고는 매월 일정 금액을 작업량과 무관한 기본급으로 지급받았고, 이 사건 회사 소속 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명절 떡값과 휴가비도 지급받았으며, 점심 식사비용도 이 사건 회사가 부담하였던 점, ④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B 부장', 'B 부품사업팀 팀장'이라고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도록 하였고, 원고는 발주처인 한화 주식회사를 직접 방문하여 이 사건 회사의 제품들에 대하여 설명하기도 한 점, ⑤ 원고의 근무시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았지만, 원고가 담당한 작업은 대부분 혼자 수행하는 것으로 작업량만 할당하면 굳이 근무시간을 정할 필요가 없었을 것으로 보여, 이러한 점이 근로자성을 부인하는 중요한 징표가 된다고 보이지 않는 점, ⑥ 이 사건 회사에는 생산직 근로자가 3~4명, 원고와 같은 자영업자가 10여 명이 있었고, 자영업자들이 기술이 더 좋아 이 사건 회사는 어려운 작업은 자영업자들에게, 단순한 작업은 소속 근로자에게는 맡겨 왔는데, 이처럼 이 사건 회사가 중요 인력을 자영업자 형식으로 외주화한 것은 세금 등의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보일 뿐, 노무제공 관계의 실제 내용을 반영한다고 보이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원고는 그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자로서, 산재법의 보호를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업무상 재해 여부

가)

요추부 상병

앞서 든 증거에 을 제3, 1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이 법원의 서울의료원에 대한 진료기록 감정촉탁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각 사정, 즉 ① 진료기록 감정의(정형외과 전문의)는 '4-5요추간은 척추 전방전위증, 추간판의 팽윤 혹은 돌출, 후관절의 비후, 척추관내 지방의 비후 등으로 인하여 아주 심한 척추관 협착증과 좌측 추간공 협착증이 동반된 상태이고, 이는 모두 퇴행성 변화에 해당되며, 노화로 인한 가능성이 80~90% 정도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상병 발병 직전 10여 일간의 앵글 작업이 허리와 목의 상태를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고, 앵글 작업이 끝난 직후부터 한의원 등에서 허리 치료를 받은 내역이 발견되지만,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작업이 허리에 부담이 되는 업무로 인정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진료기록상 요추부에 외상 등으로 인한 급격한 변화 소견은 발견되지 않는 점, ③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서 주로 수행했던 하네스 업무는 책상에 앉아서 목을 숙인 채 전동 공구를 이용하여 조립 작업을 하는 것인데, 피고의 산업의학 전문가는 위 작업이 어깨와 목에 부담이 되는 정도가 낮다고 평가하였고, 작업 자세와 내용 등에 비추어 이러한 평가는 수긍이 가며, 달리 원고가 평소 수행하는 업무 중에 허리나 목에 부담이 되는 작업이 포함되어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 ④ 원고는 F생으로,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만 57세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요추부 상병과 원고가 수행했던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나)

경추부 상병

①

진료기록 감정의는, 5-6-7경추간에 심한 추간판 퇴행성 변화 및 추체의 변화가 있고, 특히 5-6경추간에는 아주 심한 추간판 높이의 감소 소견이 있으며, 추간판 탈출증과 황색인대의 비후 등에 따른 협착증 및 6-7경추간에 경추 척수증 진단이 동반되어 있다고 진단하면서, 경추 척추관 협착증과 경추 추간판 탈출증은 노화로 인하여 발생되었을 가능성이 80~90%라고 판단한 점, ② 감정의는 경추 척수증(위 질병의 발병에 6-7경추간의 추간판 탈출이 일부 기여하였으므로 이는 추간판 탈출증과 별개의 상병이 아니라 추간판 탈출증의 결과로 보아 경추부 상병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은 노화로 인한 가능성이 60~70%, 외상으로 인한 가능성이 30~40% 정도로 판단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으나, 원고는 2012. 3. 19.부터 2012. 5. 24.까지 허리에 대한 치료만을 받아 오다가 그 후 갑자기 경추의 척수증이 발현되어 경추 수술을 받았던 것이고, 원고가 주장하는 앵글작업 도중 또는 그 직후에는 목에 아무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으므로, 경추 척수증이 앵글작업에 의해 발병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하네스 작업 등을 포함한 원고의 평소 업무가 허리와 마찬가지로 목에 부담을 주는 업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경추의 추간판 탈출증과 척수증 등의 경추부 상병 또한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

3)

소결

피고는 원고가 산재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잘못 판단하였으나 이 사건 상병은 업무상 재해라고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의 요양을 불승인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병희

각주1) 업무 부담 정도가 '[4] 어느 정도 부담 없음'으로, 전체 5단계([1] 매우 부담됨, [2] 어느 정도 부담됨, [3] 업무부담 정도가 1/2 정도임, [4] 어느 정도 부담 없음, [5] 거의 부담 없음) 중 두 번째로 낮은 등급에 해당한다고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