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사용자가 행한 전보명령이 무효라면 이에 응하지 아니한 근로자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이러한 동의 없이 이루어진 전보나 전직처분은 근로계약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근로내용 등이 특정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보나 전직처분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무효라고 볼 것인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참가인 공단의 인사규정은 업무직의 경우 재직기간 중 채용분야 이외의 전보가 제한되고 특정직, 업무직, 전임지도직 직원은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채용하되 그 채용(지정)분야와 다른 업무(종사)분야에 전보배치(명령)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 공단은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원고의 채용분야를 주차지도(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 지도 업무 등)로 특정하고 임용 후 채용분야에서만 근무하게 됨을 명시하였고, 주차지도 분야 응시자에 대하여서만 2종보통 운전면허 자격 및 차량운전이 가능할 것을 자격조건으로 제시하고 실기심사를 하였다. 또한 참가인 공단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용분야를 주차지도로 특정하고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임용한 경우 임용(지정)분야 업무와 다른 업무분야로 전보하지 않는다’는 특별 동의사항을 근로계약서에 명시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원고와 참가인 공단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원고가 제공할 근로의 내용을 주차지도 업무로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참가인 공단은 원고를 주차지도 업무에서 주차사업(노상주차장 요금수납 업무) 업무로 전보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면서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와 참가인 공단 간의 근로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게다가, 참가인 공단이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원고를 전보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원고는 급여수준의 감소, 근무환경의 악화 등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되는데도 참가인 공단은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이 사건 전보명령의 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권리남용에도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전보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 서울행정법원 제1부 판결
* 사 건 : 2013구합52346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 원 고 : A
* 피 고 :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 피고 보조참가인 : 서울특별시◯◯구 도시관리공단
* 변론종결 : 2013.07.24.
* 판결선고 : 2013.09.13.
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3.2.21.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2부해1259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공단’이라 한다)은 상시근로자 260여 명을 사용하여 서울특별시 ◯◯구청장(이하, ‘◯◯구청장’이라 한다)으로부터 위탁받은 공영주차장 관리업무, 불법주정차단속 및 견인업체 관리업무, 구립체육시설관리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는 지방공기업이다.
원고는 2009.12.29.부터 참가인 공단의 주차관리팀 주차지도원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 공단은 2012.4.27. 원고에게 노상주차장 요금을 수납하는 주차사업팀에서 근무할 것을 명하는 내용의 전보명령(이하, ‘이 사건 전보명령’이라 한다)을 하였고, 원고가 이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장기간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2012.8.8.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2.11.26.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신청을 하였으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2.21. 이 사건 전보명령이 정당하다는 것을 전제로 이를 거부한 것은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하면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8호증,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명령은 다른 업무분야로 전보하지 않는다는 근로계약에 위배되고,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 아니라 민원상담업무를 부가적으로 수행하라는 참가인 공단의 요청을 수용하지 않은 것에 대하여 불이익을 준 것으로서 무효이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을 거부한 것을 징계사유로 하여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 사실
참가인 공단은 2009.12.3. 업무직 직원 37명 등을 채용하기 위한 직원채용공고(이하, ‘이 사건 채용공고’라 한다)를 하였는데, 그 주요 내용은 아래<생략>와 같다.
원고는 이 사건 채용공고에 따라 업무직 주차지도분야에 응시하여 최종합격한 후, 2012.12.29. 참가인 공단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원고의 근로계약서에는 직종은 ‘업무직’, 임용분야는 ‘주차지도’라고 명시되어 있고, 특별 동의사항 중 하나로 ‘사용자가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임용한 근로자에 대하여는 공단 재직기간 중 그 임용(지정)분야 업무와 다른 업무분야에 전보배치(명령)하지 아니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를 포함한 주차지도원 6명은 3개조(2인 1조)로 편성되어 야간 및 공휴일에 서울특별시 ◯◯구 관내 거주자우선주차구역에 부정주차되어 있는 차량을 지도·예방·단속하는 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 공단은 2012년 4월 중순경 원고 등 주차지도원에게 야근근무 시 민원상담업무(민원콜센터)를 보조해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원고 등은 이를 거절하였다. 참가인 공단은 2012.4.27. 이 사건 전보명령을 통해 원고를 포함한 주차지도원 3명을 주차사업팀으로 전보하였다.
원고는 2012.4.30. 전보된 근무지로 출근하지 않았고, 연가 신청 후 2012.5.2.부터 2012.5.4.까지 출근하지 않았다(참가인 공단은 연가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원고는 ‘경추 염좌 및 긴장’을 이유로 2012.5.7.부터 2012.5.25.까지 15일간, 2012.5.29.부터 2012.6.15.까지 13일간 각 무급 병가를 신청하여 승인을 받았다.
원고는 병가에 대한 연장신청 없이 2012.6.18.부터 2012.7.2.까지 11일간 결근하였다.
참가인 공단은 원고가 정당한 사유 없이 인사명령을 거부하고 무단결근하였다면서 2012.8.2.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2012.8.8.자로 원고를 해고하였다.
참가인 공단은 2012.5.21. 공단직원의 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지도·단속 업무를 폐지하는 내용의 ‘야간(휴일) 부정주차 지도업무 폐지계획’을 수립하여, 2012.5.25.자로 위 업무를 폐지하고, 2012.4.27.에 전보되지 않은 주차지도원 중 일부를 주차사업팀으로 전보하고, 나머지 일부를 주차민원콜센터에 배치하였다(주차민원콜센터로 배치된 주차지도원 B은 2012.3.29. 참가인 공단에 업무직으로 입사하여 2012.4.27. 주차관리팀으로 전보되었다).
원고가 주차지도원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야근수당 등을 합하여 월 154만 원 정도의 급여를 지급받았으나, 이 사건 전보명령에 따라 주차사업팀으로 전보된 이후에는 월 112만 원 정도의 급여만을 지급받게 되었다.
참가인 공단의 직제규정과 인사규정의 주요 내용은 아래<생략>와 같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부당전직에 해당한다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하여 2012.7.12. 기각결정을 받았다가, 재심신청을 통해 2012.11.5.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부당전직임을 판정받았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 공단이 서울행정법원 2012구합41271호로 재심판정취소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2013.6.20. 청구기각 판결을 선고받았고, 참가인 공단의 항소에 따라 위 사건은 현재 항소심에 계속되어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10~16, 18호증, 을가 제1, 2호증, 을나 제1~3호증(가지번호가 서증의 경우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사용자가 행한 전보명령이 무효라면 이에 응하지 아니한 근로자의 행위를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는 것이므로(대법원 1995.5.9. 선고 93다51263 판결 참조), 결국 원고의 출근거부 등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는지 여부는 이 사건 전보명령이 유효한지 여부에 달려 있다.
근로계약에서 근로내용이나 근무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처분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대법원 1997.7.22. 선고 97다18165, 97다18172(병합) 판결 참조}, 이러한 동의 없이 이루어진 전보나 전직처분은 근로계약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근로내용 등이 특정되어 있지 않았다 하더라도, 전보나 전직처분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배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무효라고 볼 것인데,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4.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공단의 인사규정은 업무직의 경우 재직기간 중 채용분야 이외의 전보가 제한되고 특정직, 업무직, 전임지도직 직원은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채용하되 그 채용(지정)분야와 다른 업무(종사)분야에 전보배치(명령)할 수 없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제5조제19의3호, 제7조제3항), 참가인 공단은 이 사건 채용공고에서 원고의 채용분야를 주차지도(야간 및 휴일 부정주차 지도 업무 등)로 특정하고 임용 후 채용분야에서만 근무하게 됨을 명시하였고, 주차지도 분야 응시자에 대하여서만 2종보통 운전면허 자격 및 차량운전이 가능할 것을 자격조건으로 제시하고 실기심사를 하였다. 또한 참가인 공단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용분야를 주차지도로 특정하고 ‘종사분야를 지정하여 임용한 경우 임용(지정)분야 업무와 다른 업무분야로 전보하지 않는다’는 특별 동의사항을 근로계약서에 명시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원고와 참가인 공단 사이에 체결된 근로계약은 원고가 제공할 근로의 내용을 주차지도 업무로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고, 참가인 공단은 원고를 주차지도 업무에서 주차사업(노상주차장 요금수납 업무) 업무로 전보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전보명령을 하면서 원고로부터 동의를 받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원고와 참가인 공단 간의 근로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효력이 없다.
게다가, 참가인 공단은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주차지도원이 부족해지자 2012.4.27.경 B을 주차지도원으로 인사조치하였고, 원고가 2012.5.16.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한 이후인 2012.5.21.에서야 주차지도 업무에 관한 폐지계획을 수립하고 2012.5.25. 이를 시행하면서 나머지 주차지도원 4명을 전보 내지 전환배치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공단이 업무상의 필요에 따라 원고를 전보한 것으로 보이지 않으며, 이 사건 전보명령으로 인해 원고는 급여수준의 감소, 근무환경의 악화 등 상당한 생활상의 불이익을 감수해야 되는데도 참가인 공단은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이 사건 전보명령의 발령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이 사건 전보명령은 권리남용에도 해당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무효인 이 사건 전보명령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원고를 해고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하고,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이승택
판사 이병희
판사 김태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