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3. 12. 12. 선고 2013구합792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3. 2. 20. 원고와 회생회사 주식회사 B 사이의 2012부해1245/부노282 병합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부당대기발령 부분을 취소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이 각 1/2씩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고와 피고가 각 1/2씩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이 사건 회사는 상시근로자 약 460명을 고용하여 건축설계, 감리 용역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대구지방법원에서 2012. 1. 27. 회생절차개시결정을, 2012. 11. 12. 회생계획인가결정을 각각 받았고, 원고는 2008. 3. 19. 이 사건 회사에 감리원으로 입사한 근로자로서 이 사건 회사에 설립된 기업별 노동조합인 D노동조합(이하 ‘D노조’라 한다)의 초대 위원장직을 맡았다가 2012. 1.경부터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나.

이 사건 회사는 2012. 6. 19. E경기장 건설현장에서 현장 지원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원고에 대하여 ‘지원종료’를 사유로 하여 2012. 7. 1.부 재택 대기발령(이하 ‘이 사건 대기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원고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대기발령 및 불이익취급의 부당노동행위라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2. 11. 19. 2012부해2253/부노78 병합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 사건에서 구제신청기간이 경과하였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모두 각하하였다.

라.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2. 20. 2012부해1245/부노282 병합 부당대기발령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서 “구제신청기간이 경과하지 않았으나,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에 해당하고,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한다고 인정할 만한 입증이 없으므로 결과적으로 구제신청을 배척하였다는 점에서 초심 판정과 결론이 같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호증, 갑 3호증의 7, 을가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다.

(1)

부당대기발령

이 사건 대기발령은 휴직명령이고, 원고는 휴직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또한 원고는 연봉포괄근로계약서 또는 인사규정이 정한 대기발령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사건 회사는 공정하고 합리적인 기준 없이 원고를 대기발령자로 선정하였고 아무런 사유 설명도 없이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였으므로 절차규정도 위반하였다.

(2)

부당노동행위

이 사건 회사가 D노조 설립 직후 노조 위원장인 원고와 사무국장 F에게 본사 출근명령을 내리고 잦은 인사명령을 하여 노조 업무를 볼 수 없도록 한 점, D노조를 부정하면서 이 사건 대기발령을 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원고의 임금 50%를 삭감한 점, 인사명령의 내역을 공개하여 모든 직원이 볼 수 있도록 한 점, 이 사건 대기명령 이후 다른 인력이 대체 투입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대기발령은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

나.

관계규정(갑 1호증, 을가 4, 5호증의 각 기재)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2010. 3. 1. 이 사건 회사와 연봉포괄근로계약서를 체결하였고, 이 사건 대기발령과 관련된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원고는 초대 노조 위원장으로서 2011. 12. 6. 서울 강동구청에 노조설립신고를 하였고, 2012. 1.경 G이 노조 위원장직을 맡게 됨에 따라 부위원장직을 맡았다.

(3)

이 사건 회사는 2011. 12. 13. 고용노동부에 책임감리원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호의 사용자에 해당하는지를 질의하였고, 고용노동부는 2011. 12. 28. 이 사건 회사에 “책임감리원의 업무를 행하는 단장이 현장부서의 관리·운영에 관한 책임자로서 소속 직원의 업무를 지휘·감독하고, 직원의 업무분장·근태관리 및 인사고과 평정권한이 있으며, 경비지출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는 등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고 있는 경우라면 달리 볼 사항이 없는 한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로 볼 수 있다고 사료된다”는 내용으로 회신하였다.

(4)

D노조는 2012. 2. 3. 이 사건 회사에 단체교섭을 촉구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2. 2. 15. D노조에 2012. 2. 17.자 상견례를 갖자고 통지하였다.

(5)

D노조는 2012. 2. 17. 이 사건 회사와 상견례를 갖고 2012. 3. 9. 이 사건 회사에 단체협약안을 제출하면서 협의일정을 제시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6)

이 사건 회사는 2012. 3. 19. D노조에 2011. 12. 28.자 고용노동부 회신을 첨부하여 “귀 노조는 노동조합법 제2조 제2호의 사용자가 속해있어 합법적인 노동조합으로 인정할 수 없으므로 교섭에 응하지 않을 것이고, 귀 노조가 업무시간 중 노동조합 활동을 할 경우 불법행위로 단호한 법적 조치와 회사 사규에 따른 징계조치를 할 것이다”는 내용으로 통지하였다.

(7)

D노조가 소속된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은 2012. 4. 16. 이 사건 회사에 “D노조를 노동조합으로 인정하고 단체교섭을 통해 올바른 노사관계를 설립해 가야 한다는 입장을 전한다. 귀사의 입장을 2012. 4. 27.까지 보내기 바란다”고 통지하였고, 이 사건 회사는 2012. 4. 26. 전국건설기업노동조합연합에 “당사는 노동조합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고, 조합원으로 활동할 수 없는 사용자에 해당하는 책임감리원이 집행부에 들어가 교섭을 요구하는 것은 노동조합법에 저촉된다고 판단하여 교섭에 응하기 전 현 집행부가 조합원 자격을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한 노동조합법상의 근로자성 여부를 확인하고자 한다. 추후 결과에 따라 교섭 여부를 결정할 것을 알린다”고 통지하였다.

(8)

이 사건 회사는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원고와 D노조 사무국장 F에게 인사명령을 하였고(원고에 대한 2012. 2. 1.부 인사명령 이후 이 사건 회사는 군부대 보안취급 인가를 위하여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재택대기발령을 하였고, 이후 다시 2012. 2. 1.부 인사명령과 동일한 내용으로 2012. 2. 20.부 인사명령을 하였다), 인사명령 내역을 회사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 내지 10, 12, 13호증(갑 3호증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1, 3호증, 을나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대기발령인지 여부

(가)

인사규정 제18조(대기발령/무보직)는 “다음에 해당하는 자에 대하여서는 그 보직을 해임하고 대기명령 후 재택근무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대기발령을 인사규정 제25조(휴직) 및 취업규칙 제17조(휴직)에 따른 휴직명령과 별도로 정하고 있고, 이 사건 대기발령은 재택근무를 명하는 것이므로 휴직명령이 아닌 대기발령에 해당한다.

(나)

인사규정 제18조 제1항은 “회사의 경영구조 개편으로 일시적으로 부여할 보직이 없을 때”, 제2항은 “개별 현장의 마감 또는 공사 중단으로 실무가 중단된 때”, 제3항은 “직무수행 능력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근무성적이 극히 불량할 때”, 제4항은 “중대한 부정 또는 사고가 발생하여 사건의 수습 또는 확대를 방지하기 위하여 직무정지를 시킬 필요가 있을 때”라고 각 규정하여 대기발령사유를 정하고 있고, 제19조는 대기발령자에게 임금을 삭감하여 지급하도록 규정하며, 제23조 제4항은 대기발령자의 승진대상 제외를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대기발령으로 인하여 대상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는 점에 비추어 보면 인사규정 제18조 각 항의 대기발령사유는 예시적인 것이 아닌 열거적인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또한 원고가 체결한 연봉포괄근로계약서 제4조 제8항은 “(대기발령) 계약기간 중에 공사의 준공과 중지 등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갑’은 ‘을’에게 대기발령(휴직, 재택근무)을 명할 수 있다. 대기기간 또는 휴직기간 동안의 월정보수액은 별도로 정한 ‘갑’의 규정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97조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계약서 조항 중 ‘공사의 준공과 중지 등 사정변경이 있는 경우’에 인사규정 제18조 각 항의 대기 발령사유 이외의 사유가 포함되는 것으로 보아 원고에 대하여는 인사규정 제18조 각 항의 대기발령사유가 없더라도 대기발령을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97조에 위반되어 허용되지 아니한다.

원고가 인사규정 제18조 각 항의 대기발령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인사규정 제18조를 위반한 이 사건 대기발령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노동행위인지 여부

(가)

사용자의 행위가 노동조합법이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의 존재 여부를 추정할 수 있는 모든 사정을 전체적으로 심리 검토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에게 있으므로, 필요한 심리를 다하였어도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하였는지 여부가 분명하지 아니하여 그 존재 여부를 확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로 인한 위험이나 불이익은 그것을 주장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하여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징계나 해고 등 기타 불이익한 처분을 하였지만 그에 관하여 심리한 결과 그 처분을 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면 사용자의 그와 같은 불이익한 처분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섣불리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두4120 판결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살피건대, 이 사건 회사가 D노조와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은 고용노동부 질의회신을 근거로 한 것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점, 갑 3호증의 2 내지 8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회사가 원고와 F 이외에 수십 명의 직원들에 대한 인사명령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함께 게시한 사실, 이 사건 회사가 ‘배치종료’, ‘현장종료’, ‘현장지원종료’ 등의 사유로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도 재택대기발령을 하고 있고, J, K, L, M, N, O 등 다른 직원들에 대하여도 여러 차례 인사명령을 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 점, 원고가 체결한 연봉포괄근로계약서에 사정변경으로 인한 대기발령 조항이 있는 점,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대기발령 이후 원고의 임금 50%를 삭감하고 E경기장에 대리 P를 배치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이 사건 회사가 회생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인건비를 줄이고자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대기발령이 부당노동행위 의사에 기인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대기발령 부분은 위법하고, 부당노동행위 부분은 적법하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한(재판장) 곽상호 지창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