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4. 17. 선고 2014구합6368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와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 유한회사 C(이하 'C'이라 한다)은 2011. 9. 5. 피고로부터 』D공사』 중 E부터 F까지 1,426m 구간의 지하에 상수도관을 시설하는 2차 공사구간(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을 공사대금 154억 6,400만 원, 지분율 원고 30%, B 49%, C 21%로 정하여 공동으로 도급받았다. 이 사건 공사 중 전진기지 굴착부분은 B의 자회사인 G 주식회사가 공사대금 26억 3,153만 원에, 터널공사 부분은 주식회사 H(이하 'H'이라 한다)이 91억 6,000만 원에, 도달기지 굴착 및 상수도관 매설공사 부분은 I 주식회사가 약 14억 원에 각각 하도급 받아 공사를 진행하였다.

나.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하던 중 주 시공사이었던 B이 2013. 5.경 현장에서 철수하였고, 이로 인하여 2013. 5. 16.부터 같은 해 6. 15.까지 이 사건 공사가 전면 중단되자 원고가 주 시공사의 지위를 승계하였으며, H은 원고를 대표시공사로 하는 하도급 계약으로 전환하여 터널공사를 진행하였다.

다.

2013. 7. 15. 도달기지 한강수위가 4.89m를 넘기 시작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 도달기지 수직구로 한강물이 범람·유입되다가 16:40~50경 도달기지 수직구 하단부와 연결된 하저터널 입구에 설치되어 있던 차단막(이하 '이 사건 차단막'이라 한다)이 그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파손되면서 위 한강물이 하저터널 내부로 일시에 유입되었고, 당시 하저터널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H 소속 근로자 17명 중 피해자 J(44세) 등 7명이 현장을 빠져 나오지 못하고 수몰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라.

피고는 2014. 1. 23. 원고에 대하여 부정당업자 입찰참가자격제한 처분에 대한 사전통지를 하고 원고로부터 의견을 제출받은 다음 서울특별시 계약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2014. 7. 7. 원고에 대하여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지방계약법'이라 한다) 제31조,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지방계약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92조 제1항 제5호,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하 '지방계약법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76조 [별표2]에 따라 2014. 8. 1.부터 2015. 7. 31.까지 1년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014. 1. 17. 원고의 현장소장 K에 대한 별지 범죄사실에 관하여 K를 금고 2년에 집행유예 3년에 처하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합963호), 위 판결 중 K에 대한 부분은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2014. 125. 확정되었다. 또한 위 1심 판결에 대하여 H의 현장소장인 L이 항소하였으나 서울고등법원은 2014. 7. 4. L의 항소를 기각하는 등의 판결을 선고하였고(서울고등법원 2014노433호), L이 상고하였다가 2014. 7. 16. 상고를 취하하여 같은 날 위 판결 중 L에 대한 부분이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8, 28호증, 을 제1, 2, 6, 7호증의 각 기재, 증인 M의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처분사유의 부존재

가)

이 사건 차단막은 도달기지 내에 고이는 지하수 등이 하저터널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할 목적으로 만든 것에 불과하고, 설령 이를 한강물 유입을 위한 목적으로 설치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차단막은 그 자체만으로 도달기지로의 한강물 유입에 따른 위험을 완벽히 방지할 정도의 구조와 성능을 갖추도록 설계된 것이 아니므로 이 사건 차단막의 부실 설계·시공은 이 사건 사고 발생과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다. 한편, 원고와 공동시공사인 C의 공사부장 M은 이 사건 사고 발생 전인 2013. 7. 15. 16:15~16경 H의 공사과장인 N에게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을 대피시키라고 말하였고, 같은 날 16:17경 원고의 현장소장인 K는 M에게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을 대피시킬 것을 지시하였다. 그럼에도 N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직접적인 원인은 H에 있다. 따라서 원고가 안전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안전상의 위험성이 있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였거나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아니한 상태에서 위험성이 있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치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는 안전조치의무를 위반하지 아니하였다.

나)

하도급인인 원고에 하수급인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와 관련한 지시를 할 권한이 없으므로, 원고가 M을 통하여 H에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을 대피시킬 것을 요청한 이상 H의 안전조치의무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의무를 게을리 하였다고 볼 수 없고, 설령 이를 게을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

2)

재량권의 일탈·남용

원고가 터널공사를 직접 수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취득한 이익이 작은 점, 당초 주 시공사이었던 B의 부도로 이 사건 공사가 지연되어 예정과 달리 장마철 전까지 이 사건 공사가 완료되지 아니하였고, 터널공사를 전담한 H이 감리단의 지시를 어기고 하저터널과 도달기지 사이를 관통하는 공사를 강행한 것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원인이 된 점, M의 대피지시가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에게 전달되지 아니한 데에 원고의 귀책사유가 없고 대피지시를 받고도 신속하게 소속 근로자들을 대피시키지 아니한 H이 이 사건 사고를 직접적으로 야기한 점, 이 사건 사고는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강수량과 팔당댐 방류량으로 인한 자연 재해의 성격도 가지고 있는 점, 원고가 사망한 근로자들의 유족과 원만히 합의하였고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한 점,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H이 부담한 책임과 형평에 맞지 아니하는 점, 이 사건 처분이 유지될 경우 원고에게 막대한 손해가 발생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은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인정사실

가)

원고의 현장소장 K는 이 사건 공사의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서,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발생하는 재해와 관련하여 대피 및 복구업무의 총괄 지휘를 담당하였다. C 소속의 M은 상황근무 및 연락, 인력 및 장비의 긴급동원 및 지원요청을 담당하였다. 나) 발주청인 서울특별시 상수도사업본부에서 2013. 6. 17.부터 같은 달 27.까지 2회에 걸쳐 책임감리단인 주식회사 O(이하 'O'라 한다)에 '장마 및 한강 홍수에 대비한 수방대책'을 수립할 것을 지시하자 O 소속인 책임감리원 P, K, H의 현장소장 L 등은 수방대책의 일환으로 도달기지 내의 터널 인입부에 차단막을 설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H은 이 사건 차단막의 설계도면을 작성한 후 구조검토 없이 원고에 보고하였다. 원고는 2013. 6. 28.경 구조검토 없이 H로부터 받은 설계도면을 그대로 첨부하여 이 사건 차단막에 대한 시공계획서를 0에 제출하였다.

다)

H은 당초 도면과 달리 철판 4장을 이음새가 불충분한 불량 용접으로 이어 붙여 만든 직경 2,600mm, 6mm 두께의 원형 철판으로 차단막을 제작(원래는 가로, 세로 2,600mm, 두께 6mm인 사각형 철판으로 제작)한 후 2013. 7. 2. 오전 경 도달기지 수직구 하단부 터널입구에 이 사건 차단막을 설치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차단막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아니하였다.

라)

관련 형사 사건에서 K와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안전관리자인 Q은 "차단막을 설치한 것은 도달기지로 범람하는 한강물의 터널 내 유입을 막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H의 L은 "차수막이 한강물 범람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4m 정도까지는 어느 정도 한강물의 유입도 막을 수 있다는 생각은 했다"고 진술한 적이 있으며, H의 N도 "차단막은 침출수 유입방지가 주목적이지만 한강 범람에 대비해 설치되었다"고 진술한 적이 있다. 이 사건 사고 현장에 있던 근로자들인 R, S도 이 사건 차단막의 용도를 한강물 범람 방지용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이 사건 사고 전날인 2013. 7. 14. 15:30경 한강수위 4.83m로 도달기지 범람위험 수위에 이르게 된 이후 16:50경 5m, 17:40경 5.08m, 18:00경 5m, 18:50경 5m 상태가 유지되는 등 약 2시간 동안 범람 수위가 유지되었고, 실제로 도달기지 내로 한강물이 100톤 가량(높이 3m) 유입되었다. 이 사건 사고 당일에도 위와 같은 상황이 지속되어 15:00경 4.70m, 15:30경 4.89m, 16:00경 4.99m, 16:30경 5.09m, 17:00경 5.19m로 지속적으로 한강수위가 상승하였고, 15:30경부터는 이미 도달기지 내부로 한강물이 계속 유입되었다. K는 2013. 7. 15. 16:12~13경 M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 당일의 도달기지 상황을 보고받았다.

바)

K는 2013. 7. 15. 16:17경 전화로 M에게 "한강물이 범람하고 있으면 작업자들을 대피시키라고 H에 연락하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M은 "전화 오기 전에 H에 통보가 되었습니다"라고 답변하였다.

사)

H의 N은 M으로부터 대피지시를 받은 적이 없고, M과의 통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아 이를 H의 현장소장인 L에게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원고 소속인 T은 "저는 다른 일로 M이 N과 통화하면서 '한강물이 수직구로 넘치니까 조심해서 작업을 하고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하면 철수하라'고 말했다는 것으로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아)

원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2013. 9. 25.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업무상과실치사죄 및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고약23226호), 위 약식명령이 2013. 10. 24.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2, 15, 26, 28호증, 을 제4호증의 2, 을 제5, 7호증의 각 기재, 갑 제14호증의 일부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처분사유의 존부에 관한 판단

가)

첫 번째 주장에 관하여

(1)

지방계약법 제31조 제1항,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제1항에 의하면,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계약상대자에 대하여 1개월 이상 2년 이하의 범위에서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여야 하는데, 지방계약법 시행령 제92조 제1항 제5호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자로 '사업장에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안전·보건조치를 소홀히 하여 근로자 등에게 사망 등 중대한 위해를 끼친 자'를 열거하고 있다. 다만, 계약상대자의 사업장에서 근로자 등이 사망하는 등 중대한 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자의 행위에 기인하는 경우 계약상대자가 하수급인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의무 이행을 게을리한 것을 탓할 수 없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면 계약상대자의 입찰 참가자격을 제한하지 아니한다.

한편,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 제3항,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2조 제3항, 제6항, 제360조 제1항에 의하면,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하거나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도급주어 하는 건설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토사·구축물·인공구조물 등이 붕괴될 우려 등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구조물, 건축물, 그 밖의 시설물이 그 자체의 무게·적설·풍압 또는 그 밖에 부가되는 하중 등으로 붕괴 등의 위험이 있을 경우와 그 밖의 잠재위험이 예상될 경우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근로자에게 미칠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하고, 터널건설작업을 할 때에 낙반·출수 등에 의하여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즉시 작업을 중지하고 근로자를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켜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공사의 주 시공사로서 공사 현장 전체에 대한 재해 예방 및 안전 관리에 책임이 있고 도달기지의 안전성 및 침수 여부를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공사 중 터널공사 부분을 H에 하도급하였더라도 한강물의 유입으로 H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하저터널에서 수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시설물이 있다면 이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하는 등으로 위 근로자들에게 미칠 위험을 미리 제거하여야 하고, 하저터널에 다량의 한강물이 유입되어 산업재해가 발생할 급박한 위험이 있는 경우 즉시 작업을 중단하고 H 소속 근로자를 안전한 장소로 대피시켜야 할 주의의무가 있었다.

(2)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차단막은 하저터널로의 한강물 유입을 막고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의 대피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설치된 시설물로 보이는데, 원고는 이 사건 차단막의 안전성을 평가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차단막을 보완하여 하저터널로의 한강물 유입을 막기 위한 추가 조치도 하지 아니하는 등 하저터널로 한강물이 유입할 경우 터널 내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이 입게 될 위험을 제거하지 아니하였다.

또한 원고의 현장소장인 K는 이 사건 차단막이 그 구조와 성능에 비추어 하저터널로 한강물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 30분가량 전인 2013. 7. 15. 16:12~13경 한강수위가 도달기지 수직구 안으로 한강물이 유입되는 수위를 상승하고 있는 것을 알았으므로 위 일시경 이 사건 차단막이 파손되어 한강물이 하저터널로 유입될 가능성을 예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원고로서는 신속·정확하게 하저터널 내에서 작업하던 근로자들에게 비상경보를 울리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위험을 전파하고 대피하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원고의 현장소장인 K는 공동시공사 소속인 M에게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을 대피시키라고 지시하는 데 그쳤다. 그런데 M은 H의 N에게 "도달기지에 물이 유입되고 있으니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을 뿐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을 대피시키라"는 취지의 말을 하지 아니한 것으로 보이고, 원고는 M과 N이 원고의 대피지시를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에게 제대로 전달하고 이를 이행하였는지 확인하지도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 7명을 사망하게 하였으므로, 지방계약법상 입찰 참가 자격 제한의 대상이 되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자'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두 번째 주장에 관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는 원고 고유의 안전조치의무 위반행위도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이지 오로지 이 사건 공사의 하수급인인 H의 행위에 기인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설령 이 사건 사고가 전적으로 H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의무 위반행위에 기인하여 발생하였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H의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의무 이행을 게을리한 데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즉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현장소장인 K는 하수급인인 H 소속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업무와 관련한 지시를 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K가 공동시공사인 C의 M에게 하저터널 내 근로자들을 대피시키라는 지시를 한 것 외에 H의 안전조치의무 위반 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재량권의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제재적 행정처분이 사회통념상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처분사유인 위반행위의 내용과 당해 처분행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목적 및 이에 따르는 제반 사정 등을 객관적으로 심리하여 공익 침해의 정도와 그 처분으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불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이 경우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이 부령의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더라도 그것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정한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기속하는 효력이 없고, 당해 처분의 적법 여부는 위 처분기준만이 아니라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따라 판단되어야 하므로, 위 처분기준에 적합하다 하여 곧바로 당해 처분이 적법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섣불리 그 처분이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7. 9. 20. 선고 2007두6946 판결, 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두9910 판결 등 참조).

나)

다음과 같은 제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지방계약법에서 부정당업자의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취지는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는 자에 대하여 일정기간 동안 입찰참가를 배제함으로써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함과 동시에 지방자치단체가 입게 될 불이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소홀히 하여 다수의 근로자가 사망하는 재해를 발생시킨 자에게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위 목적을 이루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다.

(2)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이 사건 공사의 현장 근로자 7인이 사망하는 등 그 결과가 중대하므로 이에 대하여 엄중한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

(3)

원고는 이 사건 공사에서 주된 시공사 지위에 있었고, 원고의 현장소장인 K가 이 사건 공사 전체에 대한 설계·시공, 소속 근로자에 대한 재해 예방 및 안전에 관한 업무를 총괄, 지휘·감독하는 안전보건총괄책임자로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공사에서 수행한 원고의 역할에 상응하는 책임을 감수하여야 한다.

(4)

이 사건 처분은 지방계약법 시행규칙 제76조 제1항 [별표2] 제7호 다목에 정한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는데, 위 처분기준이 그 자체로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하거나 위 처분기준에 따른 제재적 행정처분이 그 처분사유가 된 위반행위의 내용 및 관계 법령의 규정 내용과 취지에 비추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5)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손해에 비하여 이 사건 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이 작지 아니하다.

3.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호제훈(재판장) 서정희 이민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