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5. 14. 선고 2014구합6627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 59 선흥빌딩 4층에 본사를 두고 상시 400여 명의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전국에서 건물 관리업을 영위하고 있는 회사이다. 참가인은 한국교직원공제회와 B(이하 'B'이라 한다)에 관하여,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 등과 C아파트(이하 'C아파트'라 한다)에 관하여 각각 관리 용약 계약을 맺고 위 각 건물을 관리하였다. 원고는 1999. 3. 7. 참가인과 근로 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12. 8. 14.경까지 B에서 근무하였는데, 2006년경부터는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2. 8. 14. 원고를 해고하였다. 원고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2012부해597호로 부당해고구제 신청을 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2. 12. 5. 위 해고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참가인에게 원고의 복직과 임금 지급을 명하는 판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위 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13부해20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3. 3. 22. 참가인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

다.

참가인은 위와 같이 부당해고구제 절차가 진행되던 중인 2013. 1. 25. 원고에게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에 따라 원고를 2013. 1. 28.부로 B으로 복직시킨다'는 내용의 복직발령을 함과 동시에 '원고는 2013. 1. 28.부로 자택에서 대기하라'는 내용의 대기발령을 하였다.

라.

원고는 위 대기발령에 따라 출근을 하지 않고 집에서 대기하던 중 2013. 5. 21. 참가인에게 '조속한 시일 내에 원고가 근무하던 기존 현장으로 복귀시켜 달라'는 취지가 담긴 문서를 보냈다. 이에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3. 5. 30. '원고를 2013. 6. 3.부로 C아파트 관리사무실로 발령한다'는 내용의 인사명령을 하였고, 추가로 2013. 6. 7. '원고를 2013. 6. 10.부로 C아파트 시설관리소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인사명령을 하였다. 원고는 위와 같은 인사명령에 따라 2013. 6. 10.경부터 C아파트 관리사무실에서 근무하였다.

마.

참가인과 대한토지신탁 주식회사 등 사이에 체결된 C아파트 관리 용역 계약에 따르면 그 계약 기간은 2013. 9. 29.까지였고, 실제로 위 관리 용약 계약은 2013. 11. 21. 종료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은 2013. 11. 18. 원고에게 '2013. 11. 22.부로 원고를 C 아파트에서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발령한다'는 내용의 인사명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바.

원고는 2014. 2. 19. 이 사건 전보에 대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2014부해117호로 부당전보구제 신청을 하였다. 원고는 위 신청에서 '원고의 원직 복직'과 '복직할 때까지의 임금 지급' 및 '불이익 보전'을 구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4. 11.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은 크지 않은 반면 이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은 원고가감수하여야 할 범위를 현저히 벗어나며,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에 관하여 원고와 충분한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① 이 사건 전보가 부당전보임을 인정하고 ② 참가인에게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라는 구제명령을 하되 ③ 임금 지급 신청은 기각하고 ④ 불이익 보전 신청은 각하하는 초심판정을 하였다.

사.

원고는 2014. 5. 21. 위 초심판정 중 임금 지급 신청을 기각한 부분에 대하여 중 앙노동위원회에 2014부해51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참가인도 같은 날 위 초심판정 중 부당전보임을 인정한 부분과 구제명령을 한 부분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부해51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4. 7. 25. '이 사건 전보에 따른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상당하다는 점은 인정되나,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과부득이함이 인정되고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에 관하여 원고와 협의를 진행하려고 노력한 점도 인정되므로, 이 사건 전보가 사용자의 인사재량권을 남용 또는 일탈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위 재심신청을 받아들여 위 초심판정 중 부당전보임을 인정한 부분과 구제명령을 한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 갑 제2, 3, 4, 5, 7, 8, 9, 17, 22, 36, 38호증,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대한 판단

참가인은,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취지는 '이 사건 전보가 부당하므로 참가인은 원고를 해고되기 전 근무했던 B으로 발령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참가인과 한국교직원공제회 사이에 맺은 B 관리 용역 계약이 2015. 2. 28. 종료하여 참가인은 더 이상 원고를 B으로 발령할 수 없게 되었으므로, 이 사건 소는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본안전항변을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소에서 "D에 있는 'C아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던 원고를 서울에 있는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전보한 참가인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취소하여 달라는 청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소를 통해서 달성하고자 하는 바는 참가인이 한 위와 같은 전보 행위의 효력을 부인하여 원고가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전보되지 않을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지, 원고가 'B'으로 전보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참가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B 관리 용역 계약이 종료하였다는 사정은 '본사 자산관리팀'으로의 전보를 부인해 달라는 이 사건 소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설령 B 관리 용역 계약이 종료하여 참가인이 원고를 더 이상 B으로 발령할 수 없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소를 통하여 이 사건 전보의 부당성을 인정받음으로써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전보되지 않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B'이 아니더라도 원고에게 생활상의 불이익이 덜한 참가인의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여전히 이 사건 소를 유지할 이익이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근무 장소와 근로 내용을 특정하여 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주장

근로 계약에 근무 장소나 근로 내용을 특정한 경우 이를 변경하는 내용의 전보는 근로자의 동의가 없는 한 무효이다. 원고는 참가인과 근무 장소를 'B'으로, 근로 내용을 '전기주임'으로 특정하여 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도 참가인은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않고 원고를 서울에 있는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발령하였다. 그러므로 이 사건 전보는 무효이다.

2)

인사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였다는 주장

C아파트 관리 용역 계약이 종료하였더라도, 참가인은 D에 있는 참가인의 다른 사업장 근로자들 중에서 본사로 전보할 사람을 선정할 수 있었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원고를 본사로 전보하였다. 원고는 오랫동안 '전기주임'과 '관리소장'으로만 근무하였으므로 본사 자산관리팀에서 근무할 경우 업무 능률의 저하도 예상된다. 한편 원고는 아내와 아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어 서울로 전보될 경우 생활상 불이익이 매우 크다. 게다가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에 관하여 원고와 성실한 협의를 하지도 않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면 참가인은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후 그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의 이행을 회피하고 원고의 자발적인 퇴사를 유도하기 위해 이 사건 전보를 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에는 인사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잘못이 있다.

나.

판단

1)

근무 장소와 근로 내용을 특정하여 근로 계약을 체결하였는지 여부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배되거나 권리 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근로계약에서 근로 내용이나 근무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전보나 전직을 하려면 원칙적으로 근로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참조).

그런데 '근무 장소를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근로계약서에 근무 장소를 기재한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위와 같이 기재한 근무 장소에서만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 갑 제22, 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이 1999. 3. 7. 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와 종업원채용품의서의 각 '근무처'란에 각각 'B'이라는 문구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근무처'란에 기재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위 근로계약서와 종업원채용품의서에 근무 장소와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다는 점을 고려할 때, 위 '근무처'란에 기재된 내용은 원고가 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 'B'에서 근무하기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 이를 넘어서서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로 재직하는 동안 오로지 'B'에서만 근무하기로 한다는 의미로까지 확장하여 해석하기는 어렵다. 그리고 그 밖에 달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무 장소를 특별히 'B'으로만 한정하여 근로를 제공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약정이 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여기에다가 앞서 '재심판정의 경위'에서 인정한 사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참가인은 전국을 영업 범위로 하여 건물 관리업을 하면서 건물주 등과 기간을 정한 관리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그 계약 기간 동안 참가인의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건물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해 왔으므로, B을 비롯하여 참가인이 용역을 제공하고 있는 모든 건물에 대해서는 관리 용역 계약이 기간 만료 등으로 확정적으로 종료하면 더 이상 용역을 제공할 수 없고 해당 건물에서 근무하던 참가인의 근로자들도 더 이상 그 건물에서는 근무할 수가 없음을 당연히 예상할 수 있어서, 원고 역시 참가인과 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에 B에서 위와 같은 사정이 발생하면 더 이상 B에서 근무를 하지 못하고 다른 장소로 근무처를 옮겨야 할 가능성이 있음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다는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과 근무 장소를 'B'으로 특정하여 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갑 제22, 2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와 참가인이 1999. 3. 7. 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의 '직위'란과 종업원채용품의서의 '직책'란에 각각 '전기주임'이라는 문구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직위' 또는 '직책'란에 기재된 내용을 제외하고는 위 근로계약서와 종업원채용품의서에 근로 내용과 관련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 원고 스스로도 원고가 B에서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고 주장하여 '전기주임'이 아닌 다른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자인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직위' 또는 '직책'란에 기재된 내용은 원고가 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전기주임'으로 근무를 시작한다는 의미에 불과할 뿐 원고의 근로 내용을 '전기주임'으로만 한정하는 의미가 아니라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과 근로 내용을 '전기주임'으로 특정하여 근로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렇다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 계약은 근무 장소 또는 근로 내용을 특별히 한정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전보를 할 때 원고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이와 전제가 다른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인사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하였는지 여부

갑 제25호증, 갑 제27호증의 1, 2, 3, 갑 제28호증의 1, 2, 3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현재 D에서 아내 및 미성년인 자녀 2명과 함께 세대를 이루어 생활하고 있는 사실, 원고의 아내는 정신분열병으로 3급의 정신 장애 판정을 받은 장애인이고 원고의 아들은 낮은 지능지수와 사회성숙지수로 2급의 정신 장애(지적장애) 판정을 받은 장애인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리고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전보로 가족이 있는 D를 떠나 서울에서 혼자 근무를 하게 되는 경우 장애인인 아내와 아들 및 미성년인 딸을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아 원고에게 일정한 생활상의 불이익은 발생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 제15, 16, 36, 38호증, 을나 제2, 6호증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은 D에서는 C아파트와 B 두 개의 건물에 대해서만 관리 용역 계약을 체결하고 이를 관리하였던 사실, 그런데 C아파트 관리 용역 계약이 2013. 11. 21. 종료함에 따라 원고를 포함하여 C아파트에서 근무하고 있던 참가인의 근로자들에 대하여 고용 조정이 이루어지게 된 사실, 고용 조정 결과 위 근로자들 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18명에 대해서는 C아파트 관리단이나 후임 관리 용역 업체가 모두 고용을 승계하였던 사실, C아파트 관리 용역 계약이 종료할 당시 D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참가인의 사업장인 B에는 원고의 직위에 대응하는 자리가 '관리소장'직 외에는 없었던 사실, 그런데 당시 B의 관리소장으로는 2012. 8. 9. 채용된 F이 계속 근무하고 있었던 사실, 또한 참가인에게 B의 관리를 위탁한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원고가 2012. 8. 14.경까지 B의 관리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입주자와 잦은 마찰이 있었고 업무 태도 및 직원 관리가 불량하였다는 이유로 원고가 B의 관리소장으로 복귀하는 것을 반대하였던 사실, 그런데 그 무렵 참가인의 본사 자산관리팀에서 근무하던 G이 퇴직하였던 사실, 그러자 참가인은 원고를 G의 후임으로 보직하기 위해 원고를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발령하는 이 사건 전보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다가 을나 제2호증의 기재와 증인 E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의 주장처럼 F을 다른 곳으로 전보시키고 원고를 B의 관리소장직으로 임명할 경우, F이 이를 부당전보라고 다툴 여지가 있을 뿐만 아니라 원고의 복귀를 반대하던 한국교직원공제회가 참가인과의 관리 용역 계약을 더 이상 갱신하지 않고 종료시킬 우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B을 제외하고 원고가 현재 살고 있는 곳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는 D 근교의 다른 사업장이 있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점 등까지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C아파트 관리 용역 계약이 종료함에 따라 후임 용역 업체 등에게 고용이 승계되지 못한 원고를 다른 사업장으로 전보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같은 D 지역에 있는 유일한 사업장인 B으로 전보하는 것이 여의치 않고 달리 마땅히 원고를 전보할 가까운 사업장이 존재하지 않자 불가피하게 마침 공석이 발생한 본사 자산관리팀으로 원고를 전보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렇다면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전보를 할 업무상의 필요성을 넘어서서 불가피성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앞서 살펴본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 즉 장애인인 아내와 아들 및 미성년인 딸을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원고가 아내 및 자녀와 함께 서울로 이사를 함으로써 완전히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해소될 수 있음을 고려하여 보면, 위와 같은 업무상의 필요성과 불가피성은 이 사건 전보로 원고가 입을 생활상의불이익보다 크다고 보아야 하고, 그 생활상의 불이익이 원고가 통상적으로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 밖에 원고는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을나 제7호증의 1, 2의 각 기재, 증인 E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참가인의 직원 H과 E은 2013년 10월부터 11월까지 C아파트 관리 용역 계약 종료에 따른 전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하여 원고에게 수차례 면담을 요청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거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협의를 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전보 등을 할 때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 등이 곧바로 권리 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는바(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전보와 관련하여 원고가 입을 생활상의 불이익을 능가하는 업무상의 필요성과 불가피성이 인정되는 이상, 설령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를 하는 과정에서 원고와 성실하게 협의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인하여 이 사건 전보가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렇다면 결국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성과 불가피성에 따라 참가인의 정당한 인사권 범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아야 하므로, 거기에 인사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를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임금지급 신청을 포함한 원고의 부당전보구제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은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