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상시근로자 230여 명을 사용하여 학원 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4. 3. 3. 참가인과 사이에 원고는 참가인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수강생들에게 영어강의를 하고(제2조) 참가인은 원고에게 그 대가로 매월 300만 원을 지급하며(제4조) 계약기간은 2014. 3. 3.부터 2015. 3. 2.까지로 하되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假契約)으로 보고 참가인은 원고의 강의준비, 수업진행, 수강생 반응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 후 정식계약으로 전환하고(제6조) 원고가 가계약 기간 중 부적격으로 판단되거나 수강생들의 강의만족도 평가 시 70점 이하로 수강생 반응이 부정적일 경우에는 참가인은 즉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제10조)는 내용의 강의서비스 위탁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하고, 그 당시 작성된 계약서를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참가인은 2014. 5. 17. 원고에게 수강생들이 원고의 강의에 불만을 제기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계약 제10조에 따라 2014. 5. 18.자로 이 사건 계약을 종료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원고는 2014. 8. 14.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0. 1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4. 10.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 6.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4호증, 을 제1,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4. 2. 27. 말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한다는 내용, 즉 시용(試用)기간을 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참가인은 사용자라는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이미 근로관계가 시작된 2014. 3. 3. 원고에게 위 계약 내용과 달리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4. 3. 3. 참가인 회사 1층 로비에서 이 사건 계약서에 서명하였는데 그 당시 1층 로비가 어두워서 이 사건 계약서에 위와 같이 시용기간이 기재된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서명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중 시용기간 부분은 무효이므로 원고는 시용기간 중의 근로자가 아니다.
참가인은 수강생들이 원고의 강의에 불만을 제기하여 이 사건 계약을 종료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그 근거로 제출한 수강생들 또는 그 학부모들의 불만사항을 기재한 컴플레인 일지는 조작된 것이고 부팀장 C의 원고에 대한 의견은 모두 허위이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에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참가인은 2014. 5. 10. 원고에게 말로 해고를 통보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 또한 참가인이 2014. 5. 15.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보냈으나 이로써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치유되지 않는다.
관련 규정
■ 근로기준법
제27조(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
■ 취업규칙
제10조(수습기간)
회사는 필요에 따라 직원으로서의 자격여부 및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3개월을 수습한 후에 정식 채용한다. 다만 회사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수습기간을 단축하거나 연장할 수 있다.
수습기간 중 건강, 근태, 기능, 기타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인정된 자는 채용을 거부한다.
판단
원고가 시용기간 중 근로자인지 여부
참가인이 2014. 2. 27. 원고와 말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되 시용기간을 정하지 않은 계약을 체결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② 참가인이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2014. 3. 3. 원고에게 2014. 2. 27.자 계약 내용과 달리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된 이 사건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강요하였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또한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계약서에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한다는 내용은 다른 계약 내용이 검정색 가는 활자로 기재되어 있는 것과 달리 노란색 굵은 활자로 기재되어 있어 눈에 잘 띄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계약서 중 계약기간 및 원고가 매월 지급받을 위탁료 란에 자필로 2014. 3. 3.부터 2015. 3. 2.까지 및 300만 원을 기재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계약서에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음을 알지 못한 채 서명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계약 중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한다는 내용, 즉 시용기간 부분은 유효하므로 이 사건 통보 당시 원고는 시용기간 중 근로자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통보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 시 본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과 을 제2,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이 사건 통보에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체결 후 최초 3개월 간은 가계약으로 보고 참가인은 원고의 강의준비, 수업진행, 수강생 반응 등을 종합하여 평가한 후 정식계약으로 전환하되 원고가 가계약 기간 중 부적격으로 판단되면 즉시 이 사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약정하였다. 또한 원고의 취업규칙 제10조에서도 회사는 필요에 따라 직원으로서의 자격 유무 및 자질을 갖추기 위하여 3개월을 수습한 후에 정식 채용하고(제1항 본문) 수습기간 중 건강, 근태, 기능, 기타 성적이 좋지 못하다고 인정된 자는 채용을 거부한다(제3항)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수강생들이나 그 학부보가 강사에 대하여 불만을 제기하면 이를 컴플레인 일지에 기재한다. 그런데 위 컴플레인 일지에는 원고로부터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 또는 그 학부모들이 원고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위 컴플레인 일지 중 2014. 5. 9.자 내용은 원고가 강의를 담당하지 않은 수강생 E가 강사 F에 대하여 제기한 불만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컴플레인 일지가 조작된 것이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8호증(73, 74쪽)의 기재만으로는 위 컴플레인 일지 중 2014. 5. 9.자 내용이 원고에 대하여 제기된 불만이 아니라 강사 F에 대하여 제기된 불만이라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위 컴플레인 일지에는 부팀장 C 등 다른 강사에 대한 불만 내용도 포함되어 있고, 위 컴플레인 일지의 내용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알기 어려운 내용이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컴플레인 일지가 조작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참가인의 부팀장인 C은 2014. 5. 14. 원고에 대한 평가 업무를 맡고 있는 참가인의 그룹장인 G에게 ① 영어수업의 경우 매 시간 단어시험을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1주일이나 2주일에 한 번만 단어시험을 실시하였고, ② 매월 진도계획표에 따라 진도를 나가야 하는데 원고는 수업시간에 진도를 제대로 나가지 않아 교재를 종료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으며, ③ 수강생들이 학교에서 영어시험을 볼 경우 하루 전에 보충수업을 하여야 하고 학교 시험이 끝난 후 수강생들의 점수를 파악하여 성적이 잘 나오지 않은 수강생들에 대하여는 그 학부모와 상담을 하여야 하는데 원고는 이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는 등 업무지시를 불이행하였으므로 원고가 계속하여 근무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원고는 C의 위와 같은 의견이 허위라고 주장하나 C의 위와 같은 의견이 허위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C의 위와 같은 의견은 위 컴플레인 일지 내용과 상당 부분 부합하여 신빙성이 있다. 참가인의 그룹장인 G는 2014. 5. 15. 위 컴플레인 일지 내용 및 C의 의견 등을 종합하여 참가인에게 원고가 강사로서 부적합하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
갑 제2호증의 1, 2, 3의 기재만으로는 참가인이 2014. 5. 10. 원고에게 말로 해고를 통보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참가인이 2014. 5. 15.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보낸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의 하자를 보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고 이 사건 통보는 서면으로 이루어졌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배되었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