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7. 23. 선고 2015구합5651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은 1973. 7. 31.경 설립되어 상시 290여 명의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강릉시등지에서 시내·시외버스 운수업을 영위하여 온 회사이다.

나.

고용노동부는 2014년도에 '장년 취업 인턴제' 사업(이하 '장년 인턴제 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하였다. 장년 인턴제 사업은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등에 근거하여 시행된 사업으로, 장년층 미취업자를 대상으로 기업 인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현장 적응력을 높이고 정규직 취업 가능성을 제고하여 장년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었다. 위 사업의 시행 지침(이하 '장년 인턴제 지침'이라 한다)에 따르면, 인턴 실시 기업은 4개월 이내의 범위에서 장년층 미취업자를 인턴으로 채용하여 근무하게 하고, 인턴 기간 동안 그 근로자의 임금 중 일정 부분을 국가로부터 지원받으며, 인턴 기간 종료 후 인턴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면 6개월 동안 그 근로자의 임금 중 일정 부분을 국가로부터 추가적으로 지원받도록 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14. 4. 2. 장년 인턴제 사업의 위탁 운영 기관인 강릉상공회의소에 위 사업에 따른 인턴에 지원하겠다고 신청하였다. 원고는 2014. 4. 4. 강릉상공회의소를 통하여 인턴 실시 기관인 참가인과 근로 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근로 계약 체결 당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장년 인턴제 지침의 양식에 따라 '표준 인턴약정서'라는 제목으로 근로 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 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는데, 위 근로 계약서에는 근로 계약 기간이 '2014년 4월 5일부터 2014년 8월 4일까지(4개월)'로, 업무의 내용이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기재되어 있다.

라.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 계약 기간이 만료할 무렵 원고에게 '원고와 체결한 근로 계약이 2014. 8. 4.부로 종료하며 참가인은 원고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의사가 없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마.

원고는 2014. 8. 25. 이 사건 통보에 대하여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2014부해221호로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0. 23. '이 사건 근로 계약은 해약권 유보부 시용 근로 계약인데, 참가인이 원고의 정규직 채용을 거부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있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구제 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2014. 11. 12. 위 초심판정에 대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2014부해1159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 14. '이 사건 근로 계약의 기간은 시용 기간이 아니라 단기 근로 계약 기간인데, 그 기간이 만료하였고 원고에게 근로 계약의 갱신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는 근로 계약 기간 만료 통보에 불과하고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 5호증, 을나 제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이 사건 근로 계약의 성질

원고는 이 사건 근로 계약이 4개월을 시용 기간으로 하는 시용 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는 이 사건 근로 계약은 시용 계약이 아니라 4개월의 기간을 정한 기간제 근로 계약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시용(試用)'이란 사용자가 근로자와 확정적인 근로관계를 맺기 전에 근로자의 능력과 업무 적성 등을 평가해 보기 위하여 일정 기간 동안 근로자를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시용 계약은 일종의 해약권 유보부 근로 계약으로, 사용자는 시용 기간 동안 당해 근로자의 업무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여 시용 기간이 만료할 때 유보된 해약권을 행사하여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할 수 있다(대법원 2005. 7. 15. 선고 2003다50580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어떤 근로 계약이 시용 계약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특정한 기간 동안 근로자가 시험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그 기간이 만료한 후 사용자가 그 동안의 근로 내용을 바탕으로 당해 근로자의 업무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을 평가하여 본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필수적으로 거친다'는 점에 관하여 계약 당사자 사이에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갑 제3호증, 을나 제1, 3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 계약서에는 '근로 계약 기간 : 2014년 4월 5일부터 2014년 8월 4일까지(4개월)'라는 내용만이 명시되어 있을 뿐이고 위 기간이 시용 기간이라거나 위 기간 만료 후 본 계약 또는 정규직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진행한다는 취지가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② 참가인의 취업 규칙, 단체 협약에서도 '장년 인턴제 사업으로 취업한 인턴은 4개월 이내에서 정한 계약 기간이 끝날 때 자동으로 근로 계약이 종료한다'고 하면서 '인턴에 대해 근로 성적 등을 심사하여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하여 정규직 계약 체결 여부에 관한 결정을 임의적인 절차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장년 인턴제 지침에서도 '인턴 실시 기업은 인턴 참여자가 직무 능력 개발 및 직장 적응을 통해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하여 정규직 계약 체결 여부에 관한 결정을 임의적인 절차로 규정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턴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4개월 이내의 단기 계약직 근로자의 지위를 갖는다'고 명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에서 인정한 사실 및 갑 제3호증, 을나 제1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 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와 참가인이 근로 기간 4개월이 만료한 후 원고의 업무 능력 등을 평가하여 본 계약 체결 여부를 결정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치기로 합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 계약을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시용 계약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에서 인정한 사실과 살펴본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근로 계약은 그 문언에 따라 2014. 4. 5.부터 2014. 8. 4.까지 4개월을 계약 기간으로 정한 기간제 근로 계약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나.

근로 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 계약을 위와 같이 보는 이상, 2014. 8. 4. 계약 기간이 만료함으로써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당연히 종료함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 계약, 취업 규칙, 단체 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 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 계약의 내용과 근로 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 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 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 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 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 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이하에서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 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원고는 참가인의 취업 규칙, 단체 협약과 장년 인턴제 지침에서 인턴의 정규직 채용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장년 인턴제 사업이 장년 미취업자에게 정규직 취업 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원고는 이 사건 근로 계약 기간 동안 성실히 근무하였고, 참가인의 인턴 대다수가 정규직으로 전환되었으므로, 원고에게는 이 사건 근로 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3호증, 을나 제1, 2, 3호증, 을나 제6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근로 계약서에는 근로 계약 기간이 4개월로 명시되어 있고, 그 기간 만료 후 정규직 계약을 체결하거나 계약 갱신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이 전혀 없는 점, ② 참가인의 취업 규칙, 단체 협약에서도 장년 인턴제 사업으로 취업한 인턴에 대한 정규직 계약 체결을 임의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장년 인턴제 지침에서도 '인턴 실시 기업은 인턴을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을 뿐 인턴 실시 기업에게 인턴의 정규직 채용을 강제하고 있지 않은 점, ④ 원고 이외에도 장년 인턴제 사업에 따라 참가인 회사에 취업한 인턴들 중 정규직으로 채용되거나 계약이 갱신되지 않은 사람이 있는 점, ⑤ 원고는 이 사건 근로 계약 기간 중인 2014. 5. 23. 시내버스 운행업무를 하다가 승차할 여객이 있음에도 정류소를 그냥 지나치는 행위를 하였고, 이로 인하여 원고의 사용자인 참가인이 속초시장으로부터 「여객자동자 운수사업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행정지도를 받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 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 계약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칙대로 2014. 8. 4. 계약 기간이 만료함으로써 당연히 종료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그러므로 참가인의 이 사건 통보는 원고에게 근로 계약 기간의 만료를 통보한 행위에 불과하고, 원고를 부당하게 해고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한편, 설령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근로 계약을 시용 계약으로 보더라도, 원고가 시용 기간인 이 사건 근로 계약 기간 중에 위와 같이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을 위반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참가인에게 행정지도를 받게 한 이상, 참가인은 원고와 본 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1994. 1. 11. 선고 92다4469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통보를 부당해고로 볼 수 없다는 결론은 마찬가지이다].

다.

소결론

따라서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원고에게 징계해고를 하였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으나,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로써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 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이 사건 근로 계약이 시용 계약이라는 원고의 주장에 따르더라도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한 것)에 불과하고 원고를 징계한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반정우(재판장) 김용찬 서범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