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5. 11. 19. 선고 2015구합58010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것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및 선정자들은 공동으로 부산 사하구 C에서 상시근로자 56명을 사용하여 'D'(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 한다)이라는 상호로 탁주 제조업을 운영하는 자이다. 참가인은 1998. 4. 16. 이 사건 사업장에 입사하여 공원으로 근무하다가 2011. 6. 30. 정년퇴직한 후 2011. 7. 1.부터 매년 1년 단위로 이 사건 사업장과 촉탁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촉탁직 근로자로 근무해 오던 자이다(이하 '2013. 7. 1.자 촉탁근로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나.

원고 및 선정자들은 2014. 5. 31.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2014. 7. 1.자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면서, 재계약 여부에 관하여서는 그동안 참가인의 근무태도, 회사에의 기여도 등을 고려하여 별도로 통보할 것이며 2014. 7. 1. 이전에 별도의 통보가 없는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는 것임을 밝혔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라 한다).

다.

참가인은 2014. 7. 1.자로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4. 11. 5. "참가인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거절의 정당한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위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라.

원고 및 선정자들은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2. 6. 부산지방노동위원회와 같은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과 같이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시행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근로자에게는 판례상 인정되어 오던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 또한 참가인은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에 이의하거나 계속근무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채 퇴직금 및 연차수당을 수령한 점 등에 비추어 참가인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거절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따라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인정근거 : 갑 제3, 7호증의 각 기재).

다.

인정사실

1)

참가인은 촉탁직 근로자로서 근무하는 동안 정년퇴직 이전에 이 사건 사업장에서 담당하던 업무를 그대로 수행하였고, 근로시간이나 임금 등의 근로조건 역시 정년퇴직 이전의 것과 동일하였다.

2)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3)

이 사건 사업장의 취업규칙 중 정년에 관한 규정은 아래와 같다.

4)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 총 56명 중 만 55세 이상인 자는 26명, 촉탁직 근로자는 23명이다. 촉탁직 근로자 23명 중 19명은 참가인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정년퇴직한 자들이다. 촉탁직 근로자의 촉탁 근로계약 체결횟수는 평균 5.7회로, 구체적 체결횟수는 아래 표와 같다.

(생략)

5)

이 사건 사업장의 근로자 중 참가인 포함 44명이 소속된 부산지역일반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단체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노동쟁의 조정절차를 거쳐 2014. 4. 29.부터 파업하였고, 참가인은 위 파업에 참여하였다.

6)

원고 및 선정자들은 2014. 5. 31.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문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서'라 한다)를 교부하였다. 이후 원고 및 선정자들이 참가인에게 재계약 여부에 대한 별도의 통보를 한 바는 없고, 참가인은 위 만료통보서를 수령한 이후에도 계속하여 이 사건 사업장에 출근하여 파업에 참여하였다.

7)

이 사건 사업장은 근로계약기간 만료예정인 촉탁직 근로자가 스스로 계속 근무할 의사가 없음을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해당 근로자로부터 인감증명서, 도장, 건강검진결과 등을 제출받아 해당 근로자에게 특별한 건강상의 이상이 없는 이상 위 인감증명서 등을 이용하여 촉탁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해당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해 왔다. 이 사건 이전까지 이 사건 사업장이 촉탁직 근로자 본인의 계속 근무의사와 무관하게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해당 근로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한 적은 없다.

8)

이 사건 사업장은 참가인을 포함한 촉탁직 근로자와의 근로계약을 갱신하기에 앞서 근무평정을 실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당 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이나 이 사건 사업장에의 기여도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평가한 바 없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 간주되었는지 여부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기간 만료 30일 전에 별도의 의사표시 없는 경우에는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재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한다고 되어 있으나, 원고 및 선정자들이 위 근로기간 만료 30일 전인 2014. 5. 31. 참가인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서를 교부함으로써 2014. 7. 1.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됨을 통보하고, 별도의 통보가 없는 경우 참가인과 재계약을 하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참가인은 근로기간 만료 30일 까지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서를 수령한 바 없다고 주장하나,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및 선정자들이 2014. 5. 31. 참가인의 거주지에 방문하였으나 참가인을 만나지 못하자 아파트 경비실에 위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서를 맡겨두었고, 참가인은 경비원의 연락을 받고 경비실에 방문하여 위 통보서를 확인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사업장과 참가인 사이에 재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할 수 없다.

2)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은 기간제법 시행 이후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하는 근로자이므로 위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적용될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기간제 근로계약을 반복 갱신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장기간 사용함으로써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해고제한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법적 제한을 가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하고 근로자의 지위를 보호하고자 한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기간제법 제4조를 오히려 기간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갱신기대권을 제한하는 근거로 해석할 수는 없으며,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성격상 계속 고용의 필요가 인정되거나,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의 내용이나 근로계약 체결 당시 갱신을 보장하는 취지의 사용자의 언동이 있었다는 등 계속 고용에 대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은 인정될 수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또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4호,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같은 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이 55세 이상인 고령자와의 근로계약을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사유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규정의 의미는 55세 이상의 고령자의 경우에는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고, 그러한 경우에도 위 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의제하지 않겠다는 것에 불과할 뿐 고령자에게는 갱신기대권 자체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취지로 볼 수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사실 및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그 갱신거절의 정당한 이유를 찾아볼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1)

이 사건 사업장은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 이전까지는 촉탁직 근로자가 스스로 계속 근무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촉탁직 근로자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아니한 채 해당 근로자를 퇴사시킨 바 없고, 촉탁직 근로자의 직무수행능력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해당 근로자로부터 건강검진결과를 제출받아 특별한 건강상의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근로계약을 갱신해 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사업장의 촉탁직 근로자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 여부는 당해 근로자의 근무태도나 이 사건 사업장에의 기여 정도 등을 고려하여 원고 및 선정자들의 재량에 따라 실질적으로 결정되었다기 보다는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근무에 지장을 초래할 만한 건강상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정도의 형식적인 절차를 거쳐 이루어진 것으로는 보인다.

(2)

이 사건 사업장은 참가인과의 사이에서도 처음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 위 3회의 근로계약 갱신 과정에서도 참가인의 근무태도나 회사에 대한 기여 정도 등에 대한 객관적 평가는 이루어진 바 없다.

(3)

참가인이 촉탁직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동안 이 사건 사업장과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각 근로계약서에 따르면, 근로계약기간이 매 1년으로 정해져 있기는 하나 해당 근로계약의 근로기간 만료 30일 전에 별도의 의사표시 없는 경우에는 전과 동일한 조건으로 재계약이 이루어진 것으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

이 사건 사업장에는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통보 무렵에도 참가인과 마찬가지로 이 사건 사업장에서 정년퇴직하였거나, 55세 이상인 많은 촉탁직 근로자들이 계약을 갱신하여 계속 근무하고 있었고, 그 수는 이 사건 사업장의 총 근로자수의 절반에 달한다.

(5)

참가인의 정년퇴직 이전이나 참가인이 촉탁직 근로자로서 근무한 기간 동안 참가인이 수행한 업무의 내용이나 근로조건 등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고, 이 사건 근로계약기간 만료일 무렵 참가인의 건강이 근무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악화되었다거나 업무를 계속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정도로 직무수행능력이 떨어졌다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그렇다면 이와 같이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한(재판장) 박기주 이화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