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5. 21. 중앙2015단위6~24(병합) 교섭단위 분리결정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결정 중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결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97. 7. 1.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40명을 고용하여 충남 당진, 보령, 전북 군산, 전남 여수 지역 등에 있는 제철소, 발전소, 화학단지 및 공장 등에서 플랜트 설비공사 등의 전문건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07. 8. 5. 전국의 플랜트 건설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수는 33,000여 명이고, 산하에 충남지부, 포항지부, 전남동부·경남서부지부, 울산지부, 여수지부, 전북지부, 경인지부, 강원지부 등 총 8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상급단체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건설산업연맹이다.
전국연합건설플랜트노동조합본부는 2013. 6. 21. 전국의 건설회사 등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대상으로 설립된 전국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서 조합원 수는 1,600여 명이고, 상급단체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연합노련이다.
원고와 전국연합건설플랜트노동조합본부에는 참가인 소속 근로자 20여 명이 각각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결정
참가인은 2015. 3. 11.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충남 당진시 송악읍 북부산업로 1480에 있는 현대제철(이하 '당진 현대제철'이라 한다) 내 특수강 건설현장(이하 '이 사건 건설현장'이라 한다)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여 줄 것을 구하는 신청을 하였는데,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4. 3.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과 그 이외의 건설현장 간에 근로자의 고용형태는 유사하지만 임금, 휴일, 휴가 등의 근로조건에 차이가 있고 그동안 건설현장별로 교섭을 실시해 온 관행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교섭단위 중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결정
원고가 위 초심결정에 불복하여 2015. 4. 2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5. 21. '플랜트 건설현장은 현장별로 근로자의 고용형태에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나 임금, 휴일, 휴가일수 등의 근로조건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존재하고 그동안 지역 또는 현장별로 교섭단위가 분리되어 교섭이 이루어진 관행 등을 종합할 때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므로 위 초심결정이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결정'이라 한다).
참가인의 공사현장
이 사건 재심결정 당시 참가인이 전국에서 진행하고 있던 공사현장은 다음의 1곳뿐이었다(이하 아래 공사를 '이 사건 건설공사'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이 사건 건설공사가 공사기간 만료일인 2015. 12. 31. 무렵 완료되었으므로, 이 사건 재심결정이 취소되더라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된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을 다시 통합하여 교섭을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원고는 더 이상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판단
관련 법리
위법한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위법한 처분에 의하여 발생한 위법 상태를 배제하여 원상으로 회복시키고 그 처분으로 침해되거나 방해받은 권리와 이익을 보호·구제하고자 하는 소송이므로, 비록 그 위법한 처분을 취소한다 하더라도 원상회복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그 취소를 구할 이익이 없다고 할 것이지만(대법원 1996. 11. 29. 선고 96누9768 판결 등 참조), 동일한 소송 당사자 사이에서 동 일한 사유로 위법한 처분이 반복될 위험성이 있어 행정처분의 위법성 확인 내지 불분명한 법률문제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행정의 적법성 확보와 그에 대한 사법통제, 국민의 권리 구제의 확대 등의 측면에서 여전히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7. 7. 19. 선고 2006두19297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두13203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건설공사가 2015. 12. 31. 무렵 완료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플랜트 건설업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원고로서는 앞으로 당진 현대제철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플랜트 건설공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서 플랜트 건설현장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해야 하는지에 관한 법률적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고, 중앙노동위원회가 2014. 10. 29. 중앙2014단위10~13, 18(병합)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한 이래 지방노동위원회에서도 플랜트 건설현장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일련의 결정을 해 오고 있는 점에 비추어 향후에도 피고 측이 원고에게 이 사건 재심결정과 동일한 처분을 반복할 것으로 보이므로, 행정의 적법성 확보 등을 위해 이 사건 재심결정의 위법성 확인에 대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여전히 이 사건 재심결정의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으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이 사건 재심결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플랜트 건설현장별로 근로자의 고용형태에 차이가 없고, 근로조건은 지역별로 그 차이가 존재할 뿐인데다가 그 중 임금의 차이는 근로자의 숙련도, 경력 등의 주관적인 요소에 따라, 기타 근로조건의 차이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간 교섭력의 차이에 따라 발생한 것에 불과하며, 플랜트 건설산업은 그동안 지역별로 단체교섭을 해 온 관행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플랜트 건설현장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재심결정은 위법하거나 월권에 의한 것으로서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의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플랜트 건설현장은 대부분 일용 또는 단기계약 근로자들로 구성되어 있다.
원고 등 플랜트건설 노동조합들은 다음과 같이 2006년도부터 지역별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을 체결하여 왔다.
원고 노동조합이 지역별로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건설현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의 임금은 일당을 기준으로 배관공은 250,000원, 기계공은 150,000원, 전기공은 140,000원이다.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충남지역 플랜트 건설현장의 교섭단위 분리 신청에 대하여 2012. 8. 1.부터 충남 당진, 서산, 보령, 태안, 대산 등의 지역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하는 결정을 하다가 2014. 10. 29.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앙2014단위10~13, 18(병합)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한 이후부터는 플랜트 건설현장별로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해 오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교섭창구 단일화의 원칙과 그 예외로서의 교섭단위 분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 제1항 본문은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조직형태에 관계없이 근로자가 설립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이 2개 이상인 경우 노동조합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29조의3 제1항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 따라 교섭대표노동조합을 결정하여야 하는 단위(이하 '교섭단위'라 한다)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을 고려하여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노동위원회는 노동관계 당사자의 양쪽 또는 어느 한 쪽의 신청을 받아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결정을 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동조합법이 교섭창구단일화 제도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그 예외로서 교섭단위 분리제도를 둔 취지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관행 등이 존재하는 경우 교섭창구를 단일화하도록 강제하는 것이 오히려 교섭을 지체시키거나 협약체결을 어렵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법 규정들의 내용과 교섭단위 분리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교섭단위 분리가 필요한지 여부는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들 중 분리신청 교섭단위에 속한 근로자와 다른 근로자를 비교하여 둘 사이에 현격한 근로조건의 차이, 고용형태, 교섭 관행 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 사건의 경우
중앙노동위원회가 플랜트 건설현장별로 임금 등의 근로조건에 상당한 차이가 있고 건설현장별로 이루어진 교섭관행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건설현장이 속한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사실, 참가인이 전국에서 진행하고 있던 공사현장은 이 사건 건설현장이 유일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위 사실에 의하면, 중앙노동위원회는 참가인에게 소속된 근로자 중 이 사건 건설현장 소속 근로자와 다른 현장 소속 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건설현장별로 근로조건 등에 차이가 존재하는 플랜트 건설산업 업계의 일반적인 특성에 근거하여 당진 현대제철 내 건설현장을 별도의 교섭단위로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병합된 다른 사용자들의 건설현장과 함께 이 사건 건설현장에 대해서도 교섭단위 분리결정을 한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재심결정에 병합된 사용자들 중 전국 또는 당진 지역에서 복수의 공사를 진행하던 사용자와 달리 참가인의 경우에는 이 사건 건설현장이 유일하여 근로조건 등을 비교할 대상이 존재하지 아니하므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라는 것도 상정하기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이 고용하고 있는 상시근로자가 40명에 불과하고, 이 사건 건설현장에 투입된 근로자수가 50명인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재심 결정 당시 다른 건설현장의 공사를 진행할 여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과거에나 가까운 장래에도 복수의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할 잠재적 가능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결정에 병합된 다른 사용자들 중 복수의 건설현장에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던 사용자들의 경우에 중앙노동위원회가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교섭단위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의 당부는 별론으로 하고, 적어도 참가인의 경우에는 교섭단위 분리의 요건인 근로조건 등의 비교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함에도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일반적인 경우만을 상정하여 교섭단위 분리결정에 이른 것이므로, 이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위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