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3. 31. 선고 2015구합7228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항만하역업에 종사하는 약 530명의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여 구성된 노동조합으로, A지사로부터 직업안정법에 따른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A 일원에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는 노동조합이다.

참가인들은 원고의 F시부 소속 조합원들로서, 참가인 C은 도지부 후생복지부장직을, 참가인 B, D, E은 각 F지부 작업반장직을 맡고 있었다.

나.

원고의 인사발령

원고는 2015. 1. 2. 규약 제29조 제1항 제4호에 근거하여 참가인들을 위 직책에서 면직하고 일선 작업현장에 배치하는 등 참가인들을 포함한 도지부 및 F지부 간부 직원 22명(도지부 7명, F지부 15명)에 대한 인사발령(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다.

A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들은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강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15. 2. 9. A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A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4. 10. '원고는 참가인들에 대한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각하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참가인들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 4.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7. 16.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징계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강등기간 중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취지로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5, 15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1)

원고의 조합원들은 원고가 아닌 한국항만물류협회 G 회원사(이하 '회원사'라 한다)에 노무를 제공하고, 회원사들이 원고의 조합원들에게 노임을 지급하므로, 원고와 조합원들은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와 근로자의 관계에 있지 않다. 따라서 참가인들이 원고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원고 조합원들은 평등한 관계로서 등급이나 계급을 부여받지 아니하며, 부장, 작업반장 등의 직책은 조직의 효율적인 운영을 위해 원고 위원장이 부여한 보직에 불과하다. 원고 위원장은 조합의 운영에 혁신을 기하고, F지부의 원활한 운영과 침체된 조직의 강화 및 혁신을 도모하고자 하는 정책적 판단에 따라 자신의 인사권 범위 내에서 이 사건 인사발령을 한 것으로, 이는 참가인들에게 불리한 강등처분이 아니다.

3)

원고는 이 사건 인사발령 전에는 조합 예산 범위 내에서 부장, 차장에게 통신비, 유류보조금, 직책수당 등을 지급하였으나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부터 모든 부장, 차장들에게 임금 이외의 급여를 일체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참가인 C을 부장으로 복직시키더라도 참가인 C에게 추가로 지급할 임금이 없다.

나.

관련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원고는 근로자의 가입신청이 있으면 상무집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운영위원회의 결의로써 조합원의 자격을 부여하고,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함에 있어 조합원들만을 공급한다. 원고는 조합원이 조합의 강령, 규약 등 규정을 위반하거나 지시사항에 불복할 때에는 경고, 조합원 자격정지, 제명의 징계를 할 수 있다.

2)

원고는 도지부에 5개의 부서(총무기획부, 조직관리부, 노사대책부, 후생복지부, 교육홍보부)를 두고 있고, 각 부서에 부장, 차장 각 1명씩이 있으며, 산하조직으로 6개의 지부(F지부, H지부, I지부, J지부, K지부, L지부) 및 1개의 분회(M분회)가 있고, 지부에는 지부장, 사무장, 책임반장, 작업반장이 있다.

3)

참가인 C은 1992. 8. 25. 원고에 가입한 후 2014. 11. 2. 도지부 후생복지부장으로 임명되어 후생복지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매월 직책에 따른 직무수당 20만 원, 유류대 약 30만 원, 통신비 약 10만 원을 지급받았다. 참가인 D은 1990. 12. 5. 원고에 가입하여 2007. 6. 16.부터, 참가인 B은 원고에 2006. 1. 6. 가입하여 2010. 5. 8.부터, 참가인 E은 2007. 4. 1. 원고에 가입하여 2013. 5. 31.부터 각 F지부 작업반장으로 임명되어 조합원 출퇴근 관리, 현장 작업시 안전관리, 조합원 작업배치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4)

한국항만물류협회와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은 2014. 6. 1. 아래와 같은 내용을 포함한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다(아래 단체협약에서 한국항만물류협회를 '갑', 전국항운노동조합연맹을 '을'이라 한다).

5)

위 단체협약에 따라 한국항만물류협회 G와 원고 사이에 2014. 8. 27. 체결된 '2014년도 임금협정서'에 의하면 '임금지급은 선박별로 작업종료와 함께 매일 지급한다. 단, 실정에 따라 별도 협의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는데, 회원사와 항운노 조새마을금고 사이에 2012. 9. 14. 체결된 '임금지급 위탁 업무협약서'에 의하면 '회원사는 항운노조새마을금고에 원고 조합원의 임금지급에 관한 업무를 위탁하고, 회원사는 항운노조새마을금고의 명의로 개설한 계좌로 원천징수, 의무금, 퇴직위로금, 국민연금, 건강보험료, 기타 공제금 등이 차감된 금액을 입금하면, 항운노조새마을금고는 조합원의 임금 통장으로 이체한다'고 정하고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11 내지 14, 19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원고가 참가인들의 사용자인지 여부

가)

판단 기준

어떠한 노무제공 및 이용관계가 근로기준법 등이 적용되는 근로계약관계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이나 관계의 형식이 아니라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엿는지를 기준으로 해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과 그 거시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조합원은 원고에 가입함으로써 원고와 사이에 원고의 지시 감독 아래 회원사에게 노무를 제공하고 그에 따른 대가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들의 사용자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A지사로부터 직업안정법에 따른 국내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아 A 일원에서 근로자공급사업을 영위하면서 한국항만물류협회와의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에 따라 회원사의 요청이 있으면 그때마다 소속 조합원으로 하여금 회원사에서 근로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②

원고 조합원은 원고가 지정한 회원사의 작업현장에서 근무하며, 원칙적으로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일 8시간, 1주 40시간을 근무하되, 회원사와 원고의 합의에 의하여 1주 12시간 한도로 근무시간이 연장된다.

③

규약에 의하면 조합원은 조합의 선언, 강령을 찬동하고, 규약 및 제규정 등을 준수하며, 조합 및 각 기구의 결의사항을 준수할 의무가 있고, 규약 등 제규정을 위반하거나, 지시사항에 불복하는 경우 제명 등 징계를 받으며, 징계규정은 '임무 불충실', '무단결근', '하역시간에 음주 및 작업지시 불복' 등을 징계사유로 열거하고 있다.

④

원고에 가입하기 위해 가입원서 등을 조합에 제출하면 상무집행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운영위원회의 최종 의결로 조합원 자격을 취득하고, 만 60세가 종료되는 날 조합원에서 탈퇴(정년)되는데, 위와 같은 조합원에 대한 가입, 정년 등은 사실상 일반적인 근로자에 대한 채용, 퇴직 등과 유사하다.

⑤

회원사들과 항운노조새마을금고 사이에 체결된 임금지급 위탁 업무협약서에 의하면 회원사들은 항운노조새마을금고에 임금을 지급하고, 항운노조새마을금고가 조합원들에게 임금을 입금하도록 하고 있는데, 항운노조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원고의 위 원장이며, 위 업무협약서에 '원고 산하의 항운노조새마을금고'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가 회원사들로부터 임금을 일괄 지급받아 조합비 등을 공제한 나머지를 각 조합원들에게 분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이 사건 인사발령의 적법 여부

가)

판단 기준

대기발령 등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라도 취업규칙이나 인사관리규정 등에 징계처분의 하나로 규정되어 있지 않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고유권한에 속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라고 보아야 하고, 인사명령에 대하여는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을 인정하여야 하나,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다64833 판결 등 참조).

나)이 사건의 경우

살피건대, 원고의 징계규정(갑 제3호증)은 징계처분의 종류로 '경고', '조합원 자격정지', '제명'만을 열거하고 있을 뿐이고, 규약(갑 제2호증)은 위원장이 부장, 반장 등 집행부 보직을 임면할 권한을 갖는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징계처분이 아니라 인사권의 행사인 보직해임 처분으로 보아야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을가 제8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정당한 이유 없이 참가인들에게 불리한 보직해임 처분을 한 것으로 원고 위원장이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참가인들은 원고 집행부의 일원으로서 조합원 관리업무 등을 담당하다가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하여 직접 하역 업무를 수행하게 되어 근무강도가 높아지고, 참가인 C은 후생복지부장의 직책에 따른 직무수당 등 월 60만 원 정도의 금전상 불이익을 받게 되었다.

②

지부운영규정 제4조 및 제7조에 의하면, 반장의 보직임기는 지부장의 임기와 함께하고 지부장의 임기는 원고 집행부의 임기와 함께하도록 규정되어 있으며, 규약은 집행부(부·차장, 지부장, 지부 사무장, 반장 등)의 임기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으나, 원고 위원장은 조합의 대표로 공문서에 서명하고 각종 회의를 소집하며 조합의 사무를 통할하는 등 집행부의 일원으로 볼 수 있으므로 부장, 반장 등도 위원장과 임기를 같이 하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③

반장의 보직해임에 관하여 지부운영규정 제7조 제3항 제3호는 원고 위원장이 보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반장의 보직을 해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이를 위원장의 개인적인 판단에 전적으로 위임하는 취지로 볼 수는 없으므로 같은 항 제2호에서 보직해임 사유로 들고 있는 "조합 제 규정에 의한 징계처분(자격정지 이상)을 받은 경우"에 준하는 정도의 귀책사유가 있는 경우로 한정하여 해석함이 상당하다.

참가인들의 경우, 이들이 보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나 원고가 이 사건 인사명령의 사유로 들고 있는 인적쇄신이 참가인들의 불이익을 상쇄할 정도로 원고 조직의 운영상 필요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오히려 2014년 4월경 세월호 침몰사고 후 원고 위원장이 과적에 공모한 정황이 있다는 조합원의 고발에 따라 구속기소된 당시 참가인들이 원고 위원장의 반대편 입장에 있었다는 점이 이 사건 인사명령의 한 원인이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다.

3)

원고가 참가인 C에게 이 사건 인사발령으로 인해 받지 못한 임금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원고는 참가인 C이 후생복지부장으로서 원고로부터 지급받고 있던 통신비, 유류보조금, 직책수당 등이 실비변상적인 성격의 금원이고,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부터는 다른 부·차장들에게도 위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나, 을가 제1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는 실비를 변상하는 직무판공비, 기밀비 등을 별도로 책정하고 있어, 참가인 C이 후생복지부장의 직책을 맡으며 지급받던 직무수당, 통신비, 유류비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위 명목의 금전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고가 이를 인정할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고 있지 않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