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와 내용
원고는 1950. 6. 16.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2,245명을 고용하여 통화신용정책의 수립과 집행을 통하여 물가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국민 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무자본 특수법인이다.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3. 2. 1. 원고에 계약직 전문직원으로 입사하여 B국 C부 D팀에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5. 1. 31. 참가인과의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근로계약 관계를 종료하였다.
이에 대하여 참가인은 2015. 3. 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7.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그에 불복하여 2015. 5. 2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8. 27.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원고가 부당하게 근로계약을 종료하였다'라는 이유로 재심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2,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의 입법 취지, 규정 내용 등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시행 후에는 갱신기대권이나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을 엄격하게 인정해야 한다. 원고의 채용공고, 확인서, 인사관리 규정 등에 정규직 전환을 언급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설령 참가인에게 정규직 전환에 대한 기대권이 있다 하더라도, 원고는 정규직 전환평가 기준으로 '근무성적 평가'와 '부서장 종합평가'를 두고 있는데, 참가인은 '부서장 종합평가' 요건을 충족하였으나 '근무성적 평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못한 것에 불과하다. 원고가 참가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은 것은 위와 같은 정당한 평가에 따른 것이었으므로 참가인의 기대권을 침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원고는 2012. 10.경 'IT 네트워크 전문가 인력 채용 공고'를 하면서, 근무 조건으로 "신분은 계약직 전문직원, 1년 단위로 계약하고 전체 계약 기간 2년이 도래하는 시점에서 업무 성과(근무성적평가 결과 포함)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하여 정규직(종합기획지원 전문직렬)으로 전환하거나 계약을 종료한다"'고 명시하였다.
참가인은 2013. 2. 1. 원고와 '계약기간 2013. 2. 1.부터 2014. 1. 31.'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직 전문직원으로 입사하여 B국 C부 D팀에 소속되어 IT 네트워크 기획·설계 및 통신 장비·회선 관리 업무를 수행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2013. 1. 말경 원고와 다시 '계약기간 2014. 2. 1.부터 2015. 1. 31.까지'로 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참가인은 2013. 2. 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아래와 같은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원고의 '계약직 전문직원 인력운용 기준'에는 계약직 전문직원의 정규직 전환 요건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 요건은 아래와 같다.
참가인에 대한 2013년 상반기와 하반기, 2014년 하반기의 근무성적평가 결과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참가인이 근무하는 기간 동안 B국 C부 D팀장이었던 E과 F는 2014. 12. 2. '기한부 종합기획직원 평가표'에 따라 참가인에 대한 부서장 종합평가를 하였다. 그 구체적인 내용은 아래 기재와 같고, 참가인은 부서장 종합평가에서 '탁월' 평가를 받았다.
원고는 2014. 12. 12. 최종적으로 정규직 전환 여부를 심사한 결과 "참가인은 부서장 종합평가에서는 '탁월' 평가를 받았으나, 근무성적평가에서는 동일 직급(4급)에 속하는 자(524명) 중 344위로 하위 범위 34.4%에 해당하여 전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을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2014. 12. 26. 심사 결과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5호증, 을나 1, 2, 5,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고 판단한다.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 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 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기간제 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시킨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도 유추 적용될 수 있으므로, 기간제 근로자에게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될 것이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사용자가 이에 반하여 부당하게 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 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
정규직 전환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
관련 법리, 앞서 인정한 사실, 그리고 을가 1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은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일정한 심사를 거쳐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는 정당한 기대권을 갖는다고 판단한다.
원고가 게시한 채용공고, 최초 근로계약 체결 당시 참가인에게 작성하도록 한 확인서에 '계약기간 2년이 도래한 시점에 심사를 통해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다.
원고의 '인사관리규정' 제50조는 "고용된 종합기획직원 중 적격자에 대해서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종합기획직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전환 절차 및 자격, 그 밖의 세부적인 내용은 총재가 따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계약직 전문 직원 인력운용 기준'에서는 "일반 계약직이 계약기간(2년)이 경과한 시점에 근무성적 및 부서장 종합평가 요건을 모두 충족할 경우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정하고 있다.
원고는 2005년부터 2015년까지 2년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일정한 평가를 거친 후 그 중 86.8%에 해당하는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였다. 그 구체적 내역은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정규직 전환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
계약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 여부는 회사의 운영, 인사정책, 업무 내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서 그에 관하여 사용자에게 상당한 재량이 있음은 물론이다. 따라서 원고는 정규직 전환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의 충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상당한 재량을 가진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정규직 전환 여부는 계약직 근로자의 입장에서 볼 때 신분상 변동을 가져오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정규직 전환은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하고, 만약 그 기준이나 심사 방법·내용이 사회통념상 현저한 불합리성이 있다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 그리고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가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이유가 결여되어 부당하다고 판단한다.
우선 '부서장 종합평가'에 관하여 보건대, 2013년과 2014년 2년 동안 참가인을 지휘·감독하며 지켜본 부서장(D팀장) 2명은 모두 참가인에게 '탁월' 평가를 하면서 정규직 전환에 필요한 충분한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다음 '근무성적평가'에 관하여 본다. 원고는 정규직 전환 요건으로 '근무성적평가 점수가 동일 직급 그룹의 하위 35% 이내에 속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준을 세웠다. 이에 의하면 근무성적평가의 비교 대상이 '동일 직급 근로자 전부'(정확히는 '심사 시점에 재직 중인 동일 직급 직원으로서 대상기간 중 1회 이상 유효한 평가점수를 보유한 직원')인데, 동일 직급인 4급 근로자는 모두 524명으로 대부분 정규직 근로자이다. 계약직 직원에 대한 근무성적평가 점수를, 정규직 근로자에 대하여 승진, 연수, 평가상여금 등 인사 관리의 기초 자료로 활용하기 위하여 매기는 근무성적평가 점수와 단순 비교하여 등수를 따져, 정규직 전환의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본다.
나아가 참가인은 전문성이 요구되는 'IT네트워크 관련 분야'의 계약직 근로자로서 그가 정규직 전환 자격이 있는지를 따질 때는 그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거나 같은 부서(예건대 B국)에 있는 근로자의 근무성적평가와 비교하는 것이 온당하지, 전혀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 전부의 근무성적평가와 비교하는 것은 객관성과 공정성을 인정하기 어렵다(이에 관하여 원고의 '인사관리규정' 87조 1호는 "동일 직급자라도 직무 내용과 직무 수행 요건에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경우에는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참가인은 2013년도 상반기 근무성적평가 점수로 79.94점, 2013년도 하반기 근무성적평가 점수로 79.97점, 2014년도 상반기의 근무성적평가 점수로 79.62점을 받았다. 우선 그 점수가 객관적으로 낮다고 보기 어렵다(그 점수는 평가등급상 '만족스러운 수준'에 해당하는 'B'에 해당한다).
그리고 2013년도 상반기 점수 79.94점에 해당하는 등위 비율은 하위 41.3%이고, 2013년도 하반기 점수 79.97점에 해당하는 등위 비율은 하위 47.4.%로서 '하위 35% 이내'에 해당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4년 상반기에는 79.62점을 받았고 그에 해당하는 등위 비율은 하위 18.8.%이다. 종전과의 점수 차이는 0.32~0.35점에 불과하나, 그에 해당하는 등위 비율은 18.8%로서 종전보다 22.5~24.6%나 하락하였다. 그 이유는 원고의 근무성적평가 방법(직급별로 구성된 풀에 속한 전체 대상자의 평균 점수가 80점이 되도록 상대평가, 을가 2호증의 기재) 때문에 2014년 상반기 근무성적평가에서 참가인이 받은 점수와 비슷한 점수대에 많은 근로자의 점수가 분포하기 때문일 것이다(그 사이에 참가인의 업무 수행 능력이 확연히 떨어졌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그런 우연하고 이상한 사정, 그리고 3회 근무성적평가의 평균 점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산출하는 특유한 방식 등에 따라 '하위 35% 이내'에 속하게 되어 정규직 전한이 거절된 것으로 보는데, 이에 대하여 일반인이 쉽게 수긍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참가인에 대한 3회의 근무성적평가의 평균 점수는 비교 대상 근로자들 중 344위였는데, 하위 35% 이내에 속하지 않기 위해서는 340위이면 되었고, 참가인의 등위비율은 원고가 제시한 기준보다 0.6% 미달한 34.4%이다. 게다가 참가인보다 낮은 평가점수를 받은 사람도 180명이나 있고, 그들 대부분은 정규직 근로자로서 특별한 문제없이 근무하고 있다.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정규직 전환 요건에 관하여 "채용 시부터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엄격한 선발 과정을 거쳐 채용하고 있고, 정규직으로 전환시켜 그 업무를 계속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 안정적이고 효율적이어서 특별한 하자나 사정이 없는 한 정규직으로 전환될 수 있는 수준으로 전환 기준을 설정하였다"고 진술하였다(갑 5호증의 기재). 이것은 원고의 '정규직 전환 정책'을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참가인이 2년의 근무기간 동안 특별한 하자나 사정이 있었다는 자료가 없음에도 그의 정규직 전환이 거절되었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