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5. 26. 선고 2015구합7723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9. 11.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5부해624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 부분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가.

원고는 그 산하에 A보건소를 설치·운영하고 있고,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1. 12. 30. 원고에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되어 A보건소에서 C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14. 11. 27. 참가인에게 '계약기간이 2014. 12. 31. 만료된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다.

참가인은 2015. 3. 27.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18.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의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원고는 그에 불복하여 2015. 6. 26.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9. 11.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원고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갱신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이상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 유무와 상관없이 당연 퇴직하게 된다.

그리고 ① 근로계약 등에 갱신의 절차나 기준, 요건 등을 정한 규정이 없는 점, ② 원고가 두 차례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갱신하였지만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근무성적 등에 대한 어떤 평가도 실시한 적이 없는 점, ③ 참가인의 업무가 속한 방문건강관리사업은 상시·지속적 사업에 속하지 않고, ④ 원고가 예산 사정 등으로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울 경우 계약기간 만료 전이라도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약정한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에 명시된 계약기간이 지나더라도 일정 요건 하에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인정 사실

1)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연혁

가)

방문건강관리사업은 보건소에서 간호사, 영양사, 운동처방사, 물리치료사, 치위생사 등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이들이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건강취약계층 등을 직접 방문하여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1990년경 일부 지방자치단체가 자체적으로 시행하면서 최초로 도입된 후 1995. 12. 29. 지역보건법이 법률 제5101호로 개정되면서 그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나)

그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5년경 지방자치단체에 이관되었고, 2006. 9. 20. 정부의 '보건복지부 분야 사회서비스 확충 전략'의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시장 형성 촉진' 중 '서비스 영역의 제도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시장 형성' 부분에 포함되었으며, 2007. 4.경 '맞춤형 방문건강관리사업'으로 그 명칭이 변경되었다. 이에 지방자치단체는 '2007년 국가재정지원에 의한 사회적 일자리 제공 사업'의 하나로 국비 154억 7,600만 원을 지원받아 관할 보건소에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2,000여 명을 고용하여 본격적으로 지역 내 취약계층 가구에 대한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다)

방문건강관리사업은 국비 50%, 지방비 50%를 재원으로 운영되면서 고용정책기본법 제13조의2에 근거한 '재정지원 일자리사업'의 하나로 관리되어 왔고, 이에 보건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서비스 일자리창출사업 추진 실태'에 관련하여 감사원의 감사를 받았다.

라)

보건복지부는 2012년경 기존에 지방자치단체가 건강생활 실천, 만성질환 예방, 취약계층 건강관리를 목적으로 실시하던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17개의 개별 사업을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1개의 사업으로 통합하여 이를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였다. 그에 따라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 분야가 되었다(이하 2013. 1. 1.부터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 중 하나의 사업 분야가 된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하고, 그 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을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이라 한다). 종래 개별 사업 분야별로 지원되던 국고보조금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한 개의 사업에 포괄적으로 지원되었다.

2)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무기계약직 전환에 관한 지침

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원래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은 '2007년도 사회적 일자리 제공 사업' 중 보건복지부 사업인 '방문보건사업 활성화사업'의 일환으로,「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 그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정부의 복지정책, 실업대책 등에 의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즉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그와 같은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침이 소개되어 있는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관한 안내서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와 사업 담당 근로자들에게 모두 배포되었다.

나)

고용노동부 등 관계 부처는 2012. 1. 16.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해당 기관별로 근무실적 등의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 근로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지침을 마련하였다. 보건복지부는 2012. 12. 12. 그 지침에 따라 2013. 1. 1.부터 통합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등 개별 사업을 지역사회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하여 상시·지속적으로 운영하기로 하면서,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하는 기간제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에 포함하기로 결정하였다.

다)

보건복지부장관은 2012. 12. 26. 각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고, 부산광역시장은 2012. 12. 27. 관할 보건소장에게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을 비롯한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은 직무역량강화교육 등을 통하여 그와 같은 내용을 숙지하게 되었다.

3)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 체결 및 갱신 등

가)

참가인은 원고와 아래 표 기재와 같이 3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 제12조 제3항은, 원고가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유로 "보건복지부의 건강증진기금관련 예산의 폐지·감소 또는 시·군·구 업무의 조정 등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없을 때, 근무성적 평가 결과 계속해서 2회 이상 '하' 평정점을 받은 경우,「부산광역시 A 비정규직 근로자 취업 규정」(이하 '취업규정'이라 한다) 제49조<2>에 해당되는 경우" 등을 규정하고 있다.

다)

원고는 제1차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 바로 참가인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제3차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에는 2년 동안 적립된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다.

4)

원고의 계약기간 만료 통보 등

가)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종사자들이 소속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2013. 11.경부터 부산광역시 등에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근무하는 조합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부산광역시 관내 자치구 중 연제구가 2014. 3.경, 기장군이 2014. 9.경 소속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였다.

나)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2014. 10. 27. 원고를 포함한 부산광역시 내 6개의 자치구를 상대로 노동쟁의조정을 신청하였고, 해당 조정위원회는 2014. 11. 6. "통합건강증진사업은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므로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관련 법령에 의거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권고안을 제시하였다.

다)

원고는 2014. 11. 27. 참가인에게 '2014. 12. 31.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을 알리는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4. 12. 9.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간호사, 운동처방사, 영양사)을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채용시험 공고를 하였는데, 참가인은 이에 지원하지 않았다.

라)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는 2014. 12.경 각 지방자체단체장에게 정부 지침에 따라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해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3, 4호증, 을가 1~5호증, 을나 1~8, 11~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참가인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1)

참가인이 2011. 12. 30.경부터 원고와 3회에 걸쳐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A보건소에서 C로 근무한 사실, 2014. 1. 2. 계약기간을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참가인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2)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 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 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참조).

3)

앞서 인정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가)

기간제법 제4조에 의하면, 사용자는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그 기간제 근로자가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게 된다.

위 규정의 입법 취지는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지만, 한편 사용자가 경기 변동에 따라 고용량을 조정하는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라는 목표도 함께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위 규정에 따라 사용자는 별다른 제한 없이 2년의 기간 내에서 계약기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 있음은 물론 동일한 내용으로 반복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도 있다(다만 총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사용자는 무기한 고용의 부담을 지게 된다). 따라서 기간제법 시행 후에 신규로 체결되는 기간제 근로계약은 근로관계가 2년 기간 내에 종료될 것으로 예정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라고 봄이 타당하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은 인정될 수 없다고 본다.

이 사건에서 참가인이 기간제법이 시행된 후인 2012. 1. 1. 부터 2014. 12. 31. 까지 원고와 1년 단위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온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추가적인 재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갱신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나)

참가인이 원고와 체결한 기간제 근로계약 등에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3> 근로계약서에 일정한 사유(예산의 폐지·감소 등에 의하여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없을 때 등)가 발생할 때에는 원고가 일방적으로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에도 별도로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를 설정하지 않았고, 참가인에 대하여 무기계약직 전환을 위한 근무평정 등을 실시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원고는 참가인에게 계약기간이 만료할 때마다 그 기간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을 전부 지급하였다.

다)

2013. 1. 1. 전후로 방문건강관리사업의 성격이나 그 업무 내용 등에 큰 변화는 없었으나,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기간제 근로자의 지위는 크게 달라졌다. 즉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면 기한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가 2013. 1. 1. 전에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은 통합 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는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여도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이 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반면 원고는 2013. 1. 1. 이후 참가인과 한 차례 재계약을 체결한 다음 기간제법 제4조 2항에서 정한 2년을 초과하기 전 근로계약이 만료되었음을 알리는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라)

원고는 2014. 12. 9.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할 인력을 '시간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채용하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는 등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전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조치를 취하고, 그런 의사를 명시적·묵시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본다.

마)

통합 후 방문건강관리사업 담당 근로자인 참가인이, 고용노동부와 보건복지부의 지침 등을 통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는 사실상의 '기대'를 가지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근로계약 당사자인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도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라.

소결론

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본다. 결국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인용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