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6. 6. 23. 선고 2015구합7794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5. 9. 16.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5부해585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제1항과 같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회사는 상시근로자 100여명을 고용하여 게임정보 제공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2. 11.경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e-스포츠팀의 기자로 근무한 사람이다.

나.

원고 회사의 기자인 C은 2015. 1. 19. 21:00경 원고 회사의 편집장인 D에게, 참가인으로부터 D과 이미 원고 회사를 퇴사한 E이 불륜관계였고 E의 정치질로 인하여 D이 참가인을 싫어하고 있으며, 원고 회사에서는 더 이상 연봉인상이나 승진 등의 비전이 없기 때문에 참가인은 곧 원고 회사를 퇴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는 내용의 보고를 하였다.

다.

D은 2015. 1. 20. 12:17경부터 13:43경까지 원고 회사 회의실에서 참가인에게 C으로부터 보고받은 내용과 같은 말을 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면담을 진행하였다(이하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 중 원고 회사의 동료 직원인 F, G, C과 대질을 하면서 자신이 원고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하며 2015년 2월 초순경 퇴사할 것이라는 말을 한 사실은 인정하였으나, D과 E이 불륜관계라는 말을 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하였다.

라.

D은 이 사건 면담이 끝난 후 같은 날 17:30경 참가인에게 해고통지서, 각서 및 해고동의서를 제시하며 각서 및 해고동의서에 서명할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D이 제시한 해고통지서 및 각서에 자신이 D과 E의 불륜관계에 관한 소문을 퍼뜨렸다는 내용이 있다는 이유로 이의를 제기하였고, 이에 D은 해고통지서 및 각서에서 참가인이 불륜관계에 관한 소문을 퍼뜨렸다는 내용을 삭제하였다. 그리고 참가인은 수정된 해고통지서 및 각서의 내용을 확인한 후 "본인은 본인이 근무하던 원고 회사가 해고통보서 및 각서에 나온 내용에 의거하여 본인을 해고시키는 것에 대해 동의하며, 향후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기재된 해고동의서에 서명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동의서'라 한다).

한편 원고 회사는 참가인에게 2015. 1. 분 임금을 지급하면서 1,666,667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마.

참가인은 2015. 3. 30.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서울2015부해879호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27.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당사자 간의 의사의 합치에 따라 적법하게 해지된 것이어서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바.

참가인은 위와 같은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5. 6.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5부해585호로 위 초심판정에 대한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9. 16. 원고 회사가 참가인으로부터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제출받았다는 등의 사정을 들어 부당해고라고 인정하고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7 내지 10, 16호증, 을나 제4 내지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 회사의 주장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당사자들의 의사의 합치에 따른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지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하여 종료된 것이 아니다. 설령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의 비위행위의 존재 및 그 정도에 비추어 원고 회사의 해고는 근로기준법상 정당한 이유 있는 해고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 회사가 참가인을 부당하게 해고하였다고 인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 회사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이 없고 D의 장시간에 걸친 폭언 등에 의하여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D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에 관한 합의서로 생각하여 서명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 회사의 부당한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

나.

판단

1)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다60528 판결 참조). 그리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5다211630 판결 참조).

2)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 참가인과 원고 회사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에 동의한다는 취지가 기재된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제출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런데 원고 회사가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의사가 없는 참가인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 및 갑 제2, 5, 7, 15, 17, 21, 22, 24, 26호증, 을나 제1, 3호증, 특히 이 사건 제3차 변론기일에서 재생하여 청취하는 방법으로 증거조사를 한 이 사건 면담 및 이 사건 해고동의서 작성에 관한 녹취파일인 갑 제28호증 또는 을나 제5, 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C, H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회사가 근로계약관계의 종료 의사가 없는 참가인으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작성·제출하게 하였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오히려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동의서 작성 당시 사직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득실 등을 고려하여 당시 상황에 비추어 스스로 사직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본인의 의지로 근로관계 종료에의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이 사건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의 퇴사에 관한 대화는, G가 참가인으로부터 자신이 2월 초에 퇴사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한 것에서 시작되었고 참가인이 그러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자 D이 참가인에게 원고 회사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해보라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이후 이 사건 면담이 종료될 무렵 D이 참가인과 더 이상 함께 일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을 하였음에도 참가인은 실제로 퇴사할 마음이 없다는 등의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나)

이 사건 면담 시간 대부분은 참가인으로부터 불륜관계 등에 관한 말을 들었다는 다른 직원들인 F, G, C이 참가인과 함께 있었던 상황이어서 D이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강요할 상황이 아니었다.

D이 이 사건 면담 중 참가인에게 욕설을 하거나 참가인을 고소할 것이라는 등의 말을 한 바 있으나, 이는 참가인에게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명예훼손의 피해자로서 참가인이 자신에 대한 불륜관계를 말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참가인이 보인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 나서 말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이 사건 소송에서 참가인이 D의 발언 중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는 부분을 청취하더라도 그 실제 어조는 녹취록에 기재된 대로의 내용과는 크게 달라 위협적이었던 것으로 평가되지 아니한다. 참가인 역시 이 사건 면담 중 수시로 웃는 모습을 보여 D으로부터 주의를 받기도 하는 등 전혀 주눅 들거나 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달리 D이 참가인에게 직접적으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도록 강요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면담이 끝난 후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작성하기 전까지 원고 회사 내 자신의 자리에서 아이패드를 이용하여 게임을 하는 등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D으로부터 이 사건 해고동의서와 함께 해고통지서 및 각서를 제시받았는데, 참가인은 해고통지서 및 각서의 내용 중에 자신이 D의 불륜관계에 관한 소문을 퍼뜨렸다는 취지의 부분이 있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며 서명을 거부하였고, 결국 해고통지서 및 각서에서 참가인이 원하는 대로 참가인이 D의 불륜관계를 동료 직원들에게 말하였다는 부분은 삭제되었다. 그런데 참가인은 위와 같이 해고통지서 및 각서의 내용에 관하여는 이의를 제기하면서도,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에 참가인이 동의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기재된 해고동의서에 대해서는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채 서명하였다.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이 사건 해고동의서에 서명할 당시에는 적어도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을 종료시킨다는 점에 관하여는 아무런 이의가 없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마)

참가인은 2015. 1. 20. 20:22경 자신의 트위터에 '2012년 11월 이후 803일간 제가 A 기자로 활동하는 동안 도와주셨던 분들 감사드립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 최고의 경험이었습니다'라는 글을 게시하였고, 그 다음날인 2015. 1. 21. 원고 회사의 편집국장에게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되었음을 전제로 자신의 소득공제 방법에 관하여 문의를 하기도 하는 등 D의 강요에 의하여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작성·제출하였다면 보이지 않았을 행동을 하였다.

바)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동의서를 작성한 것이 D의 협박에 의한 것이었다는 이유로 D을 강요죄로 고소하였으나,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검사는 2015. 8. 20. D이 참가인에게 공포심을 주거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협박을 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을 하였고(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 2015 형제18425호),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항고하였으나 2015. 10. 7. 항고가 기각되었다(서울고등검찰청 2015 고불항 제10404호).

사)

한편, D은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서 퇴사하고도 2015년 2월 초순경 원고 회사 직원인 I에게 다시 자신의 불륜관계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는 것을 계기로 2015. 2. 25. 참가인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다. 그리고 참가인은 2015. 9. 23. "2015년 1월 중순경 두 차례에 걸쳐 G, C에게 D과 E이 불륜관계가 아님에도 불륜관계였다고 허위의 사실을 말하였다"는 범죄사실이 유죄로 인정되어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15고정2352), 이에 항소하였으나 2016. 4. 22. 항소가 기각되고 그 무렵 위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서울중앙지방법원 2015노3869), 참가인이 이 사건 면담 과정 중 부인하고 해고통지서 및 각서의 내용에서 삭제하도록 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의 행위가 실제로 있었음이 밝혀졌다.

3)

결국 원고 회사와 참가인 사이의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는 원고 회사와 참가인의 의사의 합치에 따른 것으로서 근로기준법상 해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관계의 종료가 해고에 해당한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에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서범욱 이호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