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1>은 국내외 지식재산권 보호 등을 목적으로 2009. 2. 19. 설립된 공공기관이다. 원고는 2013. 3. 4. 참가인에 입사하여 B팀(이후 C팀으로 변경)에서 대리(4급)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15. 2. 6. 원고에게 "정규직 및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지 않음에 따라 2015. 2. 28.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고 한다).
원고는 2015. 3. 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5. 26.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한 이 사건 통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정당하다"는 이유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그에 불복하여 2015. 7. 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0. 6. 같은 이유로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3호증, 을나 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위, 당사자들의 의사, 종래의 채용 관행, 근로계약의 반복된 갱신, 인사담당자들의 신뢰 부여 등을 고려하면, 그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기간 등은 형식에 불과하고 원고는 정규직 전환을 전제로 채용된 사실상 무기계약 근로자였다.
또한 참가인이 정한 정규직 전환 대상, 평가 기준(통합성과평가, 업무수행계획평가, 다면평가)과 그 결과 등은 객관성·합리성이 없고, 출산전후휴가와 육아휴직을 사용한 원고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것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인정 사실
참가인은 2012. 12. 27. 아래 내용이 포함된 '2013년 상반기 정기공채' 공고를 하였다(이하 '이 사건 공고'라고 한다). 원고는 이 사건 공고에 따라 일반직(해외 IP분쟁 대응기반구축) 분야에 지원하였고, 참가인은 원고를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2013. 2. 6.경 원고에게 합격 사실을 통보하였다.
한편 참가인은 이 사건 공고 전에도 몇 차례 정기 채용 공고를 하였는데, 그 공고에는 이 사건 공고와 달리 '근무조건: 정규직, 주 5일 근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그 중 '2012년 하반기 정기공채'에 합격한 D은 참가인 측으로부터 '직급/직위: 사원(6급), 1년 계약 후 정규직 전환조건'이라는 내용이 포함된 합격 안내 메일을 받기도 하였다).
원고는 2013. 3. 12. 참가인과 '계약기간: 2013. 3. 4.부터 2013. 12. 31.까지, 직위/직급: 대리/4급, 담당 업무: 사무직'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의 형태를 '계약직'으로 정하면서 "계약직의 경우 계약 만료 1개월 전부터 10일 전까지 상호 협의하여 재계약 여부 및 계약 조건을 결정하는 것으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 후 원고는 참가인과 두 차례에 걸쳐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는데, 최종 근로계약 기간 만료일은 '2015. 2. 8.'로 정하였다(이하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만 한다).
원고는 B팀에서 특허관리회사(NPE) 관련 정보 조사, 보고서 작성, 국회 및 유관기관 대응 업무 등을 담당하였고, 2013. 9. 23.부터 2013. 12. 22.까지 출산전후휴가, 2013. 12. 23.부터 2014. 9. 30.까지 육아휴직을 각각 사용한 다음 2014. 10. 1. 복직하였다.
한편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는 2012. 1.경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근로자들 중 상시·지속적인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경우 해당 기관별로 근무실적 등 평가를 거쳐 무기계약직 근로자(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전환하도록 지침을 마련하였고, 2013. 9.경 모든 공공기관에 그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시달하였다. 그에 따라 참가인은 2013. 9.경 대략적인 정규직 전환 계획을 수립하였고, 2014. 12.경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비정규직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계획'을 확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환 계획'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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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인은 2014. 12. 11.부터 2014. 12. 12.까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상대로 이 사건 전환 계획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하였고, 그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은 원고 등에 대하여도 별도로 위와 같은 사항들을 설명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전환 계획에 따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2014. 12.경부터 2015. 1.경까지 통합성과평가(일정 직급별로 구분하여 평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대상으로 2015. 1. 12.부터 2015. 1. 21.까지 다면평가, 2015. 1. 13. 인·적성평가, 2015. 2. 4. 업무수행계획평가를 각각 실시하였고, 그 결과는 아래 표 기재와 같다.
참가인은 2015. 2. 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 중 8명(통합 순위 1~8위)을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기로 의결하였고, 2015. 2. 6.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의 이 사건 통보를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4, 5, 11, 13호증, 을가 1호증(가지번호 포함), 을나 4~9, 11, 12, 15~19, 24~26, 33~35, 37~53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증인 E, D의 각 일부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이 사건 공고는 모집 분야를 그 업무 내용과 자격 등에 따라 일반직과 기간제로 구분할 뿐 그 채용 형태는 모두 '계약직'으로 동일한 점(원고가 별도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고 주장하는 직원들과 그 채용 형태가 다른 것으로 본다), ② 원고는 참가인과 사이에 세 차례에 걸쳐 계약기간을 명시적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던 점(그 총 계약기간은「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제4조에 정한 '2년'을 초과하지 않는다), ③ 참가인 측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전후로 원고에게 그 실질이 정규직 근로계약 또는 무기계약이라는 의사를 확정적이거나 종국적으로 표시하였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볼 때, 원고는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 경우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한편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공고에 '성과평가 및 회사사정에 따른 정규직 전환 가능'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전환 계획에 정한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에 해당하고 그 계획에 따라 참가인 측으로부터 여러 평가를 받기도 한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그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얻으면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원고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본다.
갱신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 을나 20, 21, 32호증의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를 통해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 사건 전환 계획은 원고가 참가인에 계약직으로 입사하기 전인 2012. 1.경 기획재정부 등 관계 부처가 마련한 지침 등에 따라 수립된 것이고, 이 사건 공고나 이 사건 근로계약의 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별도의 절차를 거치게 될 것임을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본다. 설령 원고가 과거 참가인의 정기 채용 형태와 과정 등을 통해 자신도 정규직으로 당연히 전환될 거라고 신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신뢰는 사실상의 '기대'에 불과하여 보호 가치 있는 정당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참가인은 이 사건 전환 계획을 수립하기 전에도 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거나 성과평가 하위자의 경우 정규직 전환을 보류한 적이 있다).
이 사건 전환 계획의 내용, 즉 참가인이 정규직 전환을 위한 평가 기준과 절차 등을 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참가인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평가자가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상대로 실시하는 근무평가 등은 원칙적으로 참가인이나 평가자의 고유한 정책적, 자율적, 전문적 판단에 맡겨진 것으로서 폭넓은 재량에 속하는 사항에 해당한다.
① 원고는 이 사건 전환 계획에 따라 이루어진 정규직 전환 평가에서 합계 75.44점을 받아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 중 최하위에 해당하는 점(통합성과평가를 제외한 다른 평가 결과에서 모두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② 참가인의 성격과 설립 목적, 그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정규직 또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신분보장 등을 고려하면,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에 대하여 다각도의 종합적 평가를 통해 그 전환 여부를 판단해야 할 필요성이 높다고 보는 점, ③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 개개인의 경험이나 능력 등에 따라 각 평가 항목별로 유불리가 달리질 수 있는 것이고, 특별히 원고에 대하여만 자의적이거나 현저히 불합리한 차별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④ 정규직 전환 평가에서 직급별 업무의 특성이나 난이도 등이 함께 고려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전환 계획에서 직급별로 정규직 전환 인원이 할당되어 있던 것도 아닌 이상, 그 평가 점수에 따라 순위를 부여된 것을 두고 객관성과 상당성을 결여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⑤ 원고가 정규직 전환 평가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아야 할 만큼 업무 수행 능력이나 태도가 뛰어났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오히려 원고는 근무기간 중 신규 직무교육을 불성실하게 받거나 관련 보안규정을 위배하는 등의 행위를 하여 적발된 적이 있다)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전환 계획의 내용이나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근무평가 결과 등이 지나치게 합리성이 결여되고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소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나, 정규직 전환을 거부한 이 사건 통보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정당하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도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각주1) 다만 참가인은 2016. 5. 23. 청산종결 등기를 마쳤고, 한편 2015. 12. 4. 설립된 '재단법인 한국지식재산보호원'이 참가인의 권리·의무를 포괄승계 하였다. 보조참가인에 불과하여 소송수계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하지는 않았다.
각주2) 출산전후휴가(90일), 산재에 의한 요양기간은 정규직 전환 소요기간에 산입되고, 육아휴직 기간을 제외한 원고의 근무기간(2013. 3. 4.부터 2013. 12. 22.까지, 2014. 10. 1.부터 2014. 12. 31.까지)은 1년 이상이다.
각주3) 원고가 포함되어 있다. 이하 '정규직 전환 대상자들'이라 한다.
각주4)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의 '2014 성과평가 실적보고서 작성지침'(을나 45호증)에 의하면, 성과평가는 2014. 1. 1.부터 2014. 12. 31.까지 재직 중인 직원(육아휴직자 중 2014년도에 근무기간이 3개월 이상인 자도 포함)을 대상으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