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독일선급협회인 C(이하 'C'이라 한다)와 노르웨이 선급협회인 D(이하 'D'라 한다)가 2013. 9.경 합병하여 설립된 국제 인증기관이자 선급협회이고, E 유한회사(2016. 4. 19. 'F 유한회사'로 상호를 변경하였다. 이하 통칭하여 'E'라 한다)는 상시 약 31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선급분류 관련 업무, 구축물 및 제품 검사업 등을 영위하는 D의 한국 자회사이다.
원고는 터키 국적의 외국인으로서 2008. 9. 24.경 C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08. 11. 1.부터 C 대한민국 지점에서 선박검사관으로 근무하던 중 2013년경 위 합병 후 참가인 소속으로 근무하다 2015. 1. 19. E로 전적(이하 '이 사건 전적'이라 한다)
사람이다.
원고는 이 사건 전적은 부당전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5. 3. 30.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전적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남지방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6. 10.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5. 7. 2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5. 11. 5. '원고는 전적에 원칙적으로 동의하면서 근로조건에 대하여 협의하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호증,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5. 1. 12.과 같은 달 16. 참가인에게 이 사건 전적을 거부한다고 통보하였고, 2015. 1. 7. 독일 함부르크 노동법원에 참가인을 상대로 부당해고를 다투는 소를 제기하는 등 이 사건 전적에 대한 부동의 의사를 명시적, 반복적으로 표시하였고, 2015. 1. 20.자 이메일은 그 작성 경위 및 전후 상황을 고려할 때 기존 근로계약상의 근로조건이 유지되는 경우 전적에 동의한다는 조건부 의사표시로서 이 사건 전적에 대한 명시적 동의로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전적으로 인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변경되고, 퇴직금 산정시 2008. 11. 1.부터 2015. 1. 19.까지의 근로기간을 인정받을 수 없으며, 자녀학비, 숙소비, 차량지원 등의 혜택이 감소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전적에 포괄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참가인 소속 제3국 근로자들 20명 중 18명은 비자연장을 위하여 E로의 전적에 동의한 것이므로, 위 근로자들의 동의는 한국인과 혼인하여 결혼비자를 취득한 원고가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하였음을 인정할 근거로 삼을 수 없다. 원고는 C과의 근로계약에 정해진 근로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이 사건 전적 이전에 근무하던 장소에서 참가인 소속 상관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참가인 및 E 소속 근로자들과 함께 근무하고 있고, 참가인 소속 인사담당자로부터 인사관리를 받고 있으므로, 참가인 측이 일방적으로 E의 계좌를 통하여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전적이 정당하다고 본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원고는 2008. 9. 24.경 C 및 C 대한민국 지점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원고는 2015. 1. 19. 참가인에서 E로 전적되어 2016. 6. 30.까지 참가인 회사의 '대한민국 지점 해양 부문 거제 지역 (Area) G 스테이션' 소속으로 H조선소에서 선박 검사관으로 근무하였는데, 참가인 대한민국 지점 해양 부문 대표는 E 대표이사인 I이고, 거제 지역 G 스테이션 매니저 J는 참가인 소속이며, 위 스테이션에서 근무한 선박 검사관 19명 중 5명은 참가인 소속, 원고를 포함한 14명은 E 소속이다. 원고는 2016. 7. 1.부터 거제 지역 K 스테이션에서 근무하였는데, 위 스테이션의 매니저 L은 참가인 소속 직원이고, 이 사건 전직 전후로 원고의 급여, 연말정산 등을 담당하고 있는 인사담당자 M 역시 참가인 소속 직원이다. 한편, 참가인의 대한민국에서의 대표자 N은 E 부산 지역 책임자를 겸하고 있다.
2013년경 C과 D가 합병된 이후 참가인은 '보상 및 복리후생 통일화 계획(Compensation & Benefits Harmonisation Project)'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그룹 내 모든 직원들의 근로조건을 통일시키는 작업을 추진하였다.
참가인은 2014. 9. 18. 제3국에서 근로하는 계약직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통일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3국에서 근로하는 근로자의 경우 근로자가 근무하는 국가의 법인과 1년에서 3년 사이의 계약기간을 정하여 통일된 형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하도록 하는 '해외 직접 채용자'(Direct International Hires, 이하 'DIH'라 한다) 관리체계 지침을 시행하였다.
참가인은 위 지침에 따라 한국지사에서 근무 중인 제3국 근로자(Third Country National, 유럽 사람이 독일 본사와 계약을 체결한 후 다른 나라에서 근무하는 형태의 근로자, 이하 '제3국 근로자'라 한다)들을 한국 법인인 E로 전적시키면서 근로계약 기간을 3년으로 하는 DIH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하고, 원고를 포함하여 한국에 근무하는 제3국 근로자 20명을 대상으로 전적에 대하여 4차례의 설명회와 3차례의 질의·응답 과정을 진행하는 등 총 7차례의 사전협의 절차를 거치면서 해외 파견근무 형태로 근무하는 안, E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하는 안, E와 계약기간 3년의 DIH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안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하여 설명하였고, 2014. 12. 5.경 관련된 근로조건을 제시하였다.
참가인은 2014. 12. 18. 원고를 포함한 제3국 근로자들에게 '참가인이 제공한 옵션들에 대하여 제3국 근로자들이 답변을 주지 아니하였으므로, 제3국 근로자들과 참가인 사이의 계약은 2015. 1. 19. 종료되고, DIH 3년(59세인 경우 5~6년)의 기간의 정함이 있는 옵션이 부여될 것이다. O 그룹 내 전적 및 참가인과의 고용종료에 관한 서신을 2014. 12. 19., DIH 기간제 근로계약서를 2015. 1. 5. 송부할 예정이니 위 두 문건에 서명하여 2015. 1. 12.까지 회송하여 달라. 회송하지 않을 경우 참가인 측에서 이를 일방적으로 이행하겠다'라고 통지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고를 포함한 13명의 제3국 근로자들은 참가인 측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바꾸는 것에 동의하지 않고, 참가인이 근로조건 통일을 위하여 근로조건 일부를 포기하기를 원하는 경우 근로자의 권리가 존중되어야 한다'고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4. 12. 20. 원고에게 '참가인과의 근로관계가 2015. 1. 19.자로 종료되고, 같은 달 20일부터 E와 근로관계가 시작된다'고 통지하였고, 2015. 1. 5. 원고에게 원고와 E를 당사자로 하고, 계약기간을 2015. 1. 20.부터 2018. 1. 19.까지 3년으로 정하며, 2015. 1. 20.부터 2017. 1. 19.까지 2년간만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존의 근로조건(기본 연봉, 연간 학자금, 주택임차료, 회사 차량 제공 등)을 유지하는 내용의 DIH 근로계약서를 송부하였다
원고는 2015. 1. 8. 참가인을 상대로 독일 함부르크 노동법원에 해고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다.
원고는 법무법인 세종을 대리인으로 선임하여 2015. 1. 12. 참가인에게 '원고와 C 한국 지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대한민국 노동법이 적용되는데, 대한민국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 없이 근로자를 일방적으로 해고하거나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없고, 회사간 합병은 해고를 위한 정당한 사유가 되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 종료 및 이 사건 근로계약보다 불리한 근로조건에 대한 동의를 모두 거부한다. 참가인이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시키거나 E가 근로자의 동의 없이 신규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체결하더라도 무효가 될 것이다'라고 통보하였고, 2015. 1. 16. 참가인 측에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및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과 다른 근로조건이 포함된 E와의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을 모두 거부한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원고는 2015. 1. 19. 참가인 인사담당자 P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통지 및 E와의 DIH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참가인은 일방적으로 이를 이행할 것이다. 참가인 측이 이미 원고의 취업비자 신청서류를 제출하였으므로, DIH 근로계약에서 정한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더라도 취업비자를 위하여 2015. 1. 20.까지 서명하여 보내달라. 비자 신청을 위하여 DIH 근로계약서에 서명하더라도 새로운 계약조건을 놓고 협상할 권리는 유지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고, 다음날인 2015. 1. 20. P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이하 '이 사건 이메일'이라 한다).
참가인은 2015. 1. 27. 원고에게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해고통지서가 발급되었다. 예방적 차원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합의한 4주의 사전통보기간을 고려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15. 2. 25. 해지됨을 통보하고, 보충적으로 독일 민법 제622조에 따른 법정 통보기한을 고려하여 가장 빠른 날인 2015. 3. 31.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지됨을 통보한다'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고, 2015. 2.부터 원고의 임금은 E에서 지급되었다.
원고의 소송대리인 Q는 2015. 2. 10. 독일 함부르크 노동법원의 첫 번째 재판기일에 출석한 후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에 독일법이 적용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하였고, 같은 달 18. 원고에게 'DIH 근로계약을 체결할 경우 추가적으로 1,000유로를 받게된다'는 참가인 측의 제안을 전달하였으며, 같은 달 19. 원고로부터 '참가인 측의 제안을 수락하지 않으나, 독일에서의 소송을 취하해 달라'는 이메일을 받았다. Q는 2015. 2. 24. 독일 함부르크 노동법원에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소를 취하한다는 서면을 송부하였다.
Q는 2016. 5. 20. 원고 측에 보낸 이메일에서 '원고와 사건에 관하여 논의한 후, 우리는 이 사건을 취하하고 법정 밖에서 추가적인 방안에 관하여 협상(negotiate)한 후, 가능한 해결방안이 없는 경우 대한민국 법정에 가기로 하였다. 원고는 독일 법원의 소를 취하함으로써 E로의 전적을 수용한 것이 아니다. "Über weitere Punkte soll außergerichtlich Einigkeit erzielt werden"라는 문구는 O로의 전적을 수락한다는 것을 의미하거나 암시하지 않고, 단지 독일에서의 소송이 종결되고 추가적인 조치는 독일 법원 외에서 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제3국 근로자 20명 중 원고 등 2명을 제외한 나머지 18명은 참가인이 제시한 위 3가지 방안 중 1가지 방안을 선택하여 2명은 한국에서 정규직으로, 1명은 해외 파견근무 형태로, 15명은 한국 법인에 직접 고용되어 근무하기로 동의하였다.
원고는 2015. 5. 27.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참가인은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원고가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라는 신청취지를 취하하고, 이 사건 전적의 부당 여부에 대하여만 판정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인사담당자들의 공동 이메일R로 2016. 5. 3. 'E 근무기간 뿐 아니라 참가인 회사 근무기간에 대해서도 퇴직급여를 지급받을 권한이 있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같은 해 5. 30. 및 같은 해 6. 3. '이 사건 근로계약에 정해진 대로 고국 방문을 위하여 비즈니스 클래스 항공권 비용을 상환하여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각 송부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2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3, 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자를 그가 고용된 기업으로부터 다른 기업으로 적을 옮겨 다른 기업의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이른바 전적은, 종래에 종사하던 기업과 사이의 근로계약을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거나 근로계약상의 사용자의 지위를 양도하는 것이므로, 동일 기업 내의 인사이동인 전근이나 전보와 달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야 효력이 생기고, 나아가 기업그룹 등과 같이 그 구성이나 활동 등에 있어서 어느 정도 밀접한 관련성을 갖고 사회적 또는 경제적 활동을 하는 일단의 법인체 사이의 전적에 있어서 그 법인체들 내에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고 다른 법인체로 근로자를 전적시키는 관행이 있어서 그 관행이 근로계약의 내용을 이루고 있다고 인정하기 위하여는, 그와 같은 관행이 그 법인체들 내에서 일반적으로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규범적인 사실로서 명확히 승인되거나, 그 구성원이 일반적으로 아무런 이의도 제기하지 아니한 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기업 내에서 사실상의 제도로서 확립되어 있지 않으면 아니 된다(대법원 2006. 1. 12. 선고 2005두9873 판결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8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는 2015. 1. 20. 참가인에게 이 사건 이메일을 송부함으로써 이 사건 전적에 명시적으로 동의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전적에 묵시적·포괄적으로 동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전적은 원고의 동의에 의한 것으로서 유효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이 사건 이메일은 '참가인에서 E로의 전적에 동의한다. 그러나 근로조건의 변경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원고와 C이 서명하고 E가 인수한 이 사건 근로계약의 근로조건 이행을 계속해 달라. E와 사이에 대안적인 근로조건을 협의할 의향이 있으나, 합의에 이르기 전까지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근로조건이 적용될 것이다'라는 내용을 담고 있는바, 위 이메일에는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한다는 의사가 명시적이고 직접적으로 드러나 있고, 다만 근로조건의 변경에 반대하면서 대안적인 근로조건을 협의할 의사를 표명하고 있으며, 이 사건 근로계약을 E가 인수하였음을 전제로 E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근로조건 준수를 촉구하는 한편, 대안적인 근로조건 협의의 상대방으로서도 E를 지목하는 등 향후 원고의 근로계약관계가 E 사이에 계속될 것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이메일의 취지는 이 사건 전적에 대하여 명시적으로 동의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원고는 ① 이 사건 전적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 표시는 DIH 근로계약서에 직접 서명하는 방법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원고가 DIH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지 않고 이 사건 이메일만 보낸 이상 이를 전적에 대한 명시적 동의로 볼 수 없고, ② 위 이메일은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이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서만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한다는 조건부 동의의 의사표시에 불과하며, ③ 참가인이 2015. 1. 27.에도 이 사건 근로계약 해지를 통보한 점에 비추어보면, 위 2015. 1. 20.자 이메일은 이 사건 전적에 대한 동의의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원고가 2015. 1. 19. 참가인 측으로부터 'DIH 계약서에 서명하더라도 새로운 계약조건을 놓고협상할 권리가 유지된다'는 이메일을 받았더라도,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조건보다 저하된 근로조건을 담고 있는 DIH 근로계약서에 서명할 경우, 처분문서의 효력에 따라 이 사건 전적 뿐 아니라 위 DIH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조건에 대해서도 동의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될 위험을 피하기 어렵고, 원고는 이미 결혼이민(F-6) 사증을 취득하고 있어 사증 발급을 위하여 DIH 근로계약서에 서명하여야 할 필요도 없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전적에 명시적으로 동의하기 위하여 반드시 DIH 근로계약서에 직접 서명하는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 또한 ② 이 사건 이메일은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한다. 그러나 근로조건의 변경에 반대하고, 근로조건에 관하여 협의할 의향이 있다'는 내용으로 되어 있을 뿐,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근로조건이 유지될 경우 이 사건 전적에 동의한다'거나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근로조건이 변경될 경우 이 사건 전적에 부동의한다'는 조건문의 형식으로 기재되어 있지 않으므로, 이를 근로조건의 유지를 전제로 한 조건부 동의로 해석하는 것은 이 사건 이메일의 문언의 범위를 벗어나는 해석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원고는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고 법률전문가가 아니어서 조건부 의사표시를 위하여 조건문을 사용해야 함을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는 이미 법무법인 세종을 고용하여 참가인에게 전적에 반대한다고 통보하고, 독일 변호사를 고용하여 소송을 진행하는 등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고 있었다). 나아가 ③ 이 사건 전적은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해지되고 E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개시되는 것을 의미하므로,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이 해지된다는 내용의 참가인의 2015. 1. 27.자 근로계약 해지 통보는 이 사건 전적에 대한 원고의 동의에 따른 것으로서 이를 이 사건 이메일이 전적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가 아니라고 볼 근거로 삼을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원고가 2015. 2. 24. 독일 법원에 '참가인과 사이에 계약의 체결을 통해 종결될 협의를 진행하였고, 구체적인 사항은 재판 외에서 합의될 것'이라는 취지의 소취하서를 제출하고, 2015. 2.부터 E로부터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연봉 약 1억 136만 원보다 약 604만 원이 많은 약 1억 740만 원의 연봉을 받고 있음에도 이에 대하여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하였으며, 2015. 5. 27. 경남지방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참가인으로의 복직 및 임금지급을 구하는 신청취지를 취하한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원고의 소속을 E로 변경하는데는 동의하면서 DIH계약서상의 근로조건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보장받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전적 후에도 참가인 소속 직원인 J, L으로부터 업무상의 지휘·감독을 받고, M로부터 인사관리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나, 참가인 및 E의 소속 직원들이 동일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은 2017년 시행될 합병을 앞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이고, 오히려 E 부산지역 책임자 N이 참가인의 한국에서의 대표자 지위를 겸하고, E 대표이사 I이 참가인 대한민국 지점 해양 부문 대표를 맡고 있는 등 참가인 회사의 대한민국에서의 조직체계 및 인사에 관한 실질적인 권한은 이미 E에 귀속되어 있어 원고에 대한 업무상 지휘·감독권한도 최종적으로 E에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참가인과의 근로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전적에 명시적으로 동의한 이상, E와의 DIH 근로계약에 의하여 근로계약기간, 주택임차료, 자녀학비, 고국방문 항공권 등에 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보다 다소 불리한 근로조건을 적용받는다 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E와의 근로조건 협상 등에 의하여 해결되어야 할 문제일 뿐, 위와 같은 근로조건의 변경과 원고의 소속을 참가인에서 E로 변경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전적의 효력 사이에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용철(재판장) 황지원 김남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