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62. 6. 5.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법에 의하여 설립되었고 근로자 약 1,500명을 고용하여 무역 진흥, 국내외 기업 간 투자, 산업기술 협력 지원, 해외 전문인력 유치 지원, 정부 간 수출입계약 등에 관한 업무를 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해외에 10개 지역본부, 125개 해외무역관을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3. 6. 1. B에 있는, 참가인의 C 무역관에 현지직원으로 채용되어 지사화 전담 지원 업무를 담당하였다.
D(참가인의 C 무역관 관장)은 2015. 6. 30. 원고를 해고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원고는 2015. 7. 1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해고에 대한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9. 15. "해외 사업장에서 현지 채용한 근로자는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원고는 그에 불복하여 2015. 10. 21.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 25. 같은 이유로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4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나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주장 요지
근로기준법은 구조적 약자에 대하여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를 부여하기 위한 법률로서 사회보장국가 실현을 위하여 요구되는 최소한의 기준이므로 국제사법 제7조의 '국제적 강행규정'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설령 근로기준법이 국제적 강행규정이 아니더라도, 원고는 한국과 B을 오가며 근무를 하였으므로 국제사법 제28조 제2항의 '일상적으로 어느 한 국가 안에서 노무를 제공하지 아니하였던 경우'에 해당하여, 참가인이 원고를 고용한 영업소가 있는 국가의 법인 대한민국 법령이 적용되어야 한다.
참가인의 C 무역관은 원고에게 해고 사유를 기재하지 않고 해고 통지를 하였고 해고 예고를 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하자가 있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판단
관련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 사실
원고는 2013. 6. 1. 참가인의 C 무역관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2015. 4.경 C 무역관과 특별한 결격사유가 없으면 근로계약이 이 2년 단위로 자동 연장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D(참가인의 C 무역관 관장)은 2015. 6. 19. E 등(C 무역관 현지 직원)과의 면담 후 "원고가 E에게 수회에 걸쳐 성희롱하였다"는 내용을 알게 되었다.
원고는 2015. 6. 21.(일요일) D에게 휴가를 사용하기 위하여 전화를 하였으나 D이 전화를 받지 않자 2016. 6. 22.(월요일) 00:16경 F(C 무역관 총무)에게 휴가 사용이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을 받음)를 이메일로 발송하면서, 전자결재를 통해 휴가(기간 2015. 6. 27.부터 2015. 7. 3.까지)를 신청한 후, 휴가 승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같은 날 한국으로 출국하였다. D은 원고의 휴가 신청을 승인하지 않았다.
G(C 무역관 부관장)은 2015. 6. 26. 원고에게 "현재 무역관에 원고와 관련된 고용관계 사건이 진행 중이오니 즉시 사무실로 귀환하여 소명하시기 바랍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으나, 원고는 그에 관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D은 2015. 6. 30. "원고가 무단결근하였다"는 이유로 B법 절차에 따라 원고의 B 내 자택으로 해고통지서를 발송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3호증, 을나 1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근로관계에 관한 준거법
준거법에 관한 당사자의 합의
앞서 인정하였거나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당사자 사이에 원고의 근로관계에 관한 준거법을 B법으로 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본다.
원고의 C 무역관 사이의 근로계약서(갑 1호증)는 준거법에 관하여 "본 계약의 조항들이 현지법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현지법이 적용된다. 이 계약에 규정되지 않은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충돌은 현지법에 의하여 처리될 것이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계약서 내용이 현지법에 저촉되지 않을 경우에는 계약서 규정이, 계약서 내용이 현지법에 저촉되거나 계약서에 규정되지 않은 사항일 경우 현지법인 B법이 적용됨을 명시한 것이라고 본다.
참가인의 「해외조직망 현지직원 운영지침」(이하 '이 사건 지침'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제3조 제1항은 "해외조직망 운영과 관련하여 현지에서 채용한 자로 본사가 예산을 인건비로 편성하여 급여를 지급하는 직원을 현지직원이라고 하고 이 사건 지침은 별도 규정이 없는 한 해외조직망에서 근무하는 현지직원에게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지침 제14조 제7항은 "계약서에 국적에 관계없이 현지법 적용을 받음을 명기한다", 제43조는 "현지직원에 대한 복리후생은 주재국 노동법에 따라 실시함을 원칙으로 한다", 제59조 제1항은 "해고는 주재국 노동법이 정한 절차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지침 제8조, 제9조, 제10조, 제25조, 제38조 제2항, 제3항, 제40조의1, 제55조에 의하면 현지 직원 채용, 보수, 상벌 절차에 관하여 현지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의 위임을 받은, C 무역관 관장에 의해 채용되었고 임금을 지급받았으므로 현지직원에 해당하고, 따라서 원고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지침에 따라 주재국인 B법의 적용을 받는다고 본다.
국제사법 제28조에 따라 대한민국 법(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설령 당사자 사이에 준거법 합의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앞서 인정하였거나 을나 14호증, 1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인정 사실 또는 판단 사항)을 종합하여 볼 때, 국제사법 제28조 제2항에 따라 원고의 근로관계에 관한 준거법은 B법으로 보아야 한다.
국제사법 제28조 제2항은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지 아니한 경우에 근로계약은 제26조의 규정에 불구하고 근로자가 일상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는 국가의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지침 제14조 제7항은 "계약서상 직원의 근로장소는 해당 국가에 국한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근로계약서 제2조 제b항은 "피고용인은 주로 C 무역관 사무실에서 일을 하게 될 것이다"고 기재되어 있다.
C 무역관은 14명의 직원을 고용하여 B에서 시장 개척 사업, 해외시장 조사 사업, 투자유치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C 무역관 관장은 B에서 원고를 현지직원으로 채용하였으므로, 이 사건 지침 제14조 제7항, 근로계약서 제2조 제b항에 따라 원고의 근로 장소는 원칙적으로 B에 국한되고, 원고는 주로 C 무역관 사무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원고는 2013. 6. 11.부터 2015. 6. 14.까지 합계 36건의 출장을 다녀왔는데, 그중 대한민국 출장은 6건에 불과하였다. 또한 원고는 주로 지사화 전담 지원 업무를 수행하였는데, 이는 해외 정보 수집 및 마케팅 능력이 취약한 국내 중소기업을 위하여 시장 개척 활동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주로 B 내에서 수행하는 업무이다. 이렇듯 원고는 일상적으로 B에서 노무를 제공하였으므로 B법의 적용을 받는다.
국제사법 제7조에 따라 대한민국 법(근로기준법)이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
국제사법 제7조는 "입법 목적에 비추어 준거법에 관계없이 해당 법률관계에 적용되어야 하는 대한민국의 강행규정은 이 법에 의하여 외국법이 준거법으로 지정되는 경우에도 이를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배제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준거법이 외국법이라도 그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 이른바 '국제적 강행법규'에 관한 규정이다.
앞서 인정하였거나 을나 14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국제사법 제28조 제1항이 "근로계약의 경우 당사자가 준거법을 선택하더라도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지정되는 준거법 소속 강행규정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부여되는 보호를 박탈할 수 없다"고 규정함으로써, 근로계약에 관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 점, ② 근로기준법은 근로조건의 기준을 정함으로써 국내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향상시키고 국민경제의 발전을 꾀하기 위해 제정된 법률로서, 근로자에 대한 각국의 보편적이거나 대표적인 입법 형태로는 보기 어려운 점, ③ 근로자 보호 입법은 취업알선 등 고용제도 일반을 포함한 사회보장제도의 구비 정도는 물론 고용유연성 등 노동시장의 특성 등을 고려하여 해당 국가의 실정에 맞는 제도를 설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므로, 특정 국가의 관련 법률을 곧바로 다른 국가에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점 등을 고려하면, 근로기준법이 '국제적 강행법규'의 성격을 가진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관계에 대하여 국제사법 제7조에 따라 대한민국 법(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근로관계에 관한 준거법은 B법이라 보아야 하므로, 원고에 대한 해고 절차나 그 구제 절차는 대한민국 법(근로기준법)이 아닌 B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본다. 한편 중앙노동위원회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판정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데, 원고는 근로기준법의 적용 대상인 근로자가 아니므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해고에 대한 판단할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재심판정을 적법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홍진호(재판장) 박광민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