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의 지위
원고는 2001. 12. 24. 설립되어 상시근로자 10여 명을 고용하여 특허, 상표, 저작권 등 지적소유권에 관한 조사, 도면작성 및 외국어 번역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08. 10. 13. 원고에 입사한 후 특허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2015. 8. 20.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5. 11. 3.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5. 12. 30.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고 원고가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의무를 위반하였으므로 위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원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6. 2. 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16. 4. 18.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기각되었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2014년 12월경 원고가 C 그룹으로부터 의뢰받은 특허출원 건을 단순히 기한이 촉박하다는 이유로 처리할 수 없다고 하는 등 특허부 관리책임자로서의 업무수행 능력이 매우 부족하였다. 게다가 참가인은 2015. 7. 25. 특허출원 건에 대한 번역을 번역사무소에 맡기라는 D 이사의 업무상 지시에 항명하고 그를 조롱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에 원고는 2015. 7. 27. 참가인에게 특허부 관리책임자로서의 업무수행 능력 부족과 상관의 업무지시에 대한 항명을 이유로 사직을 권고하였고, 참가인이 이를 수용하여 2015. 8. 20. 자진하여 사직하였다.
이처럼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해고가 아닌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인정사실
참가인은 2008. 10. 13. 원고에 입사하여 특허부 실무자로서 번역 출원 업무를 담당하다가 2014년 2월 차장으로 승진하여 특허부 관리책임자가 되었다.
원고는 2014. 12. 12. C 그룹으로부터 특허출원 의뢰를 받았으나 업무량에 비하여 처리기한이 촉박하다는 참가인의 의견에 따라 C 그룹에 특허출원을 진행할 수 없다고 통보하였다.
원고의 D 이사는 2015. 7. 25. C 그룹으로부터 새로운 특허출원을 의뢰받았는데, 출원기간이 2015. 7. 30.까지로 촉박하여 곧바로 이 사실을 원고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E 변호사에게 보고하였고, E 변호사는 참가인에게 연락하여 위 특허출원 건에 대한 번역을 번역사무소에 맡기라고 지시하였다.
이에 D 이사는 같은 날 참가인에게 연락하여 위 지시사항을 전달하였고, 참가인은 한 시간 정도 경과한 후 D 이사에게 F번역에 번역의뢰를 완료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대하여 D 이사는 '수고했어요'라고 답문을 보냈다.
D 이사는 2015. 7. 27. 참가인과 면담을 하면서 'E 변호사가 참가인에게 굉장히 불만이 많았다. 참가인이 관리자 역량으로서는 굉장히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E 변호사가 주말에 참가인을 퇴사시키기로 결정을 해 버렸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한다. 지금서부터 한 달이다. 참가인 경력 많은데 한 달 동안 어디 없겠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참가인이 담당해 온 특허부 관리업무를 원고 소속 G 변리사에게 맡겼고, 2015. 7. 29.에는 참가인의 업무였던 특허부 실무업무를 담당할 사람을 구하기 위하여 취업포털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하였다.
참가인은 담당업무가 없어 출근 후 자리만 지키다 퇴근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2015. 8. 20.부터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5. 8. 21. 참가인의 4대 보험 상실신고를 하면서 참가인의 퇴직사유를 '회사사정에 의한 퇴직'이라고 기재하였다.
원고는 2015. 8. 26. 참가인에게 퇴직금 26,159,730원을 지급하였고 참가인은 별다른 이의 없이 이를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을가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가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된 것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한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사건에서 근로관계의 종료원인을 둘러싸고 근로자 측에서는 해고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용자 측에서는 사직이나 합의해지라고 주장하고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 측에게 그 종료원인이 사직이나 합의해지라는 점을 증명할 책임이 있다.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원고의 권고사직을 받아들여 2015. 8. 20. 자진하여 사직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참가인이 특허부 관리책임자로서의 업무수행 능력 부족과 D 이사의 업무상 지시에 항명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절감하여 원고의 권고사직을 수용하여 자진퇴사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다.
오히려 D 이사는 2015. 7. 27. 참가인과 면담을 하면서 'E 변호사가 주말에 참가인을 퇴사시키기로 결정을 해 버렸다. 도저히 안 되겠다고 한다. 지금서부터 한 달이다.'라는 발언을 하였는데, 이는 D 이사가 원고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E 변호사의 지시를 받아 참가인에게 확정적인 해고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원고는 위 발언 직후 참가인의 업무를 다른 직원에게 넘겼고 인터넷 취업포털 사이트에 채용공고를 하는 등 참가인의 퇴직에 따른 후속 조치를 신속하게 취하였으며, 참가인은 그로부터 20여 일이 지난 후부터 원고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참가인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지 않았고 참가인도 사직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제출한 사실이 없다.
참가인이 자진하여 사직할 만한 뚜렷한 동기나 이유를 찾기 어렵고, 원고가 작성한 참가인의 4대 보험 상실신고서의 퇴직사유에도 '회사사정에 의한 퇴직'으로 기재되어 있다.
비록 참가인이 원고가 지급한 퇴직금을 아무런 이의 없이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명시적인 이의를 유보함이 없이 퇴직금을 수령한 것만으로는 참가인이 자진하여 사직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은 2015. 8. 20. 원고로부터 해고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지 여부
그런데 원고가 위 해고 당시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해고의 서면통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위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소결론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박기주 이희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