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7. 10. 19. 선고 2016구합7903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16. 8. 22.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의 중앙2016부해595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생긴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01. 1. 19. 설립되었고 상시 근로자 약 50명을 고용하여 전기·소방 건설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원고는 2014. 4. 19.부터 2015. 12. 1.까지 참가인 소속으로 전기 설계·감리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5. 12. 1. '개인 사정으로 인한 퇴사'를 이유로 원고에 관한 국민연금, 건강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4대 보험')의 상실신고를 하였다.

다.

원고는 2016. 2. 17. '참가인으로부터 2015. 12. 1.자로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4. 26. '참가인이 2015. 12. 1. 원고를 해고하였고, 위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였다.

라.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6. 6. 2. 경기지방노동위원회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8. 22.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사업을 위탁받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도급 또는 용역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여 참가인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참가인이 2015. 12. 1.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고용관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수행하던 전기 설계·감리 사업은 폐업되었고 원고가 참가인과 체납 임금 및 퇴직금에 관해 합의하였으므로 부당해고의 구제이익이 없다'는 이유로 위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12, 13호증, 올가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인지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요지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가 아니므로 해고가 존재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의 구제신청을 할 수 없다.

2)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가 스스로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고, 이러한 사용종속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노동관계법에 의한 보호필요성도 고려하여야 하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관한 여러 징표 중 근로조건에 관한 일부의 사정이 결여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두13939 판결 등 참조).

3)

인정 사실

가)

참가인은 전기·소방 분야 건설업을 운영하다가 추가로 전기 설계·감리업을 운영하기 위하여 2014. 4. 8. 원고가 경영하던 주식회사 C(이하 'C')와 C의 설계·감리업 실적을 양수하기로 계약하였다(이하 '이 사건 양수계약'). 그 주요 내용은 C가 관할행정청에 설계업 및 감리업 양도양수의 인가 또는 신고 수리를 완료하는 날까지 C가 보유한 한국전력기술인협회 실적을 참가인에게 양도하는 한편, 그 완료시까지 사업을 유지하여 진행 중인 전기 설계·감리 용역을 성실히 완료하고, 위 실적 양도 대금은 무상이되, 다만 진행 중인 전기 설계·감리 용역의 기성분에 관한 수입금은 C의 수입으로 정산하고, C 대표인 원고와 C에 취업 중인 설계 및 감리원 1명을 참가인 회사에 재취업시키기로 약정한 것이다.

나)

참가인이 전기 설계·감리업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전력기술관리법 등에 따라 필수인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건축전기설비기술사 자격을 갖춘 원고와 고용관계를 형성할 필요가 있었다.

다)

참가인은 2014. 4. 16. 원고에게 입사서류를 요청하여 받고, 2014. 4. 19. 원고를 참가인의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시켰다.

라)

참가인은 기존에 전기·소방 분야 건설업만을 운영하여 전기 설계·감리업에 관한 전문적 지식이 없었고, 그 업무를 수행할 인력이나 도구 등을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원고는 2014. 4. 19.부터 참가인 회사 소속으로 수주한 전기 설계·감리업무를 주식회사 행림건축사무소, D회사 등에 재하도급하는 방법으로 수행하고, 참가인에게 그 업무수행 경과를 보고하였다.

마)

참가인은 시흥시 E에 사무실(이하 '시흥시 사무실')을 두고 있다. 참가인은 전기설계·감리업무를 원고 외 인력이나 설비를 갖추지 아니한 채 위와 같이 재하도급하는 방법으로 처리하고 전기 설계·감리 현장이 주로 서울에 있기 때문에, 원고에게 참가인 대표이사 F이 별도로 운영하는 G 주식회사(이하 'G')의 서울 마포구 H 소재 사무실(이하 '서울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하였다.

바)

원고는 이 사건 양수계약 후 참가인으로부터 설계·감리 용역의 수주 실적과 무관하게 300만 원을 고정급으로 지급받았고, 그 수주 실적에 따라 별도의 보수를 지급받지는 않았다.

사)

참가인 대표이사 F은 2015. 2. 1.경 원고에게 'I에게 G을 양도하기로 하였으므로 서울 사무실을 사용하지 못할 것임'을 알리고, '계속 근무할 것인지 참가인 본사로 출근할 것인지'를 물었는데, 원고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면서 이에 대한 답변을 유보하였다.

아)

원고는 참가인이 2015. 4. 6.경 I에게 G을 양도함에 따라 서울사무실에서 근무할 수 없게 되었고, 참가인의 시흥시 사무실에도 출근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그 무렵 원고에게 출근명령을 하거나 퇴직 의사를 확인하지 않았다.

자)

원고는 2015. 4. 이후에도 참가인에게 참가인 명의로 계약한 J 전기설계용역, K 전기설계용역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이메일을 통해 이에 관한 업무보고를 하였다.

차)

원고는 2015. 10. 2.경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참가인이 자신의 임금을 체납하였다고 진정하였고, 참가인이 원고에 관한 4대 보험 상실신고를 마친 뒤인 2016. 1. 13.에는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퇴직금 체납에 관하여도 참가인을 고소하였다. 원고는 2016. 2. 16. 참가인으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 등 명목으로 31,874,803원을 지급받고 위 진정(고소)을 취하하였다.

카)

한편 원고는 C를 대표하여 2015. 11. 6. 참가인을 상대로 이 사건 양수계약상의 약정금 30,115,250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그 1심 법원인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16. 7. 12. C가 이 사건 양수계약 전에 체결한 전기 설계·감리 실적을 참가인에게 양도하고 참가인은 위 전기 설계·감리 용역에 따라 받을 대금을 C에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하였으며, 참가인이 'L', 'M 사옥', '○○부대 간부숙소', 'N교회'(이하 'L 등')에 관한 전기 설계·감리 용역으로 지급받은 대금이 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은 C에 위 대금으로 인정된 930만 원과 그에 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C가 위 판결에 불복하여 2016. 8. 5. 항소하였고, 항소심 법원은 2017. 4. 26. '참가인은 C에 1,200만 원(위 1심 판결에서 인정된 금액을 포함한 금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강제조정 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2017. 5. 13.경 확정되었다.

타)

참가인은 2016. 3. 4.경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참가인이 전기 설계·감리업을 하기 위해 C와 이 사건 양수계약을 체결하고 필수인력을 갖춰야 하는 법적 의무에 따라 2014. 4. 19. 원고를 고용하였다. 설계·감리 현장이 주로 서울지역이기 때문에 참가인은 원고를 서울 사무실로 출근하여 근무하도록 정하였다. 참가인이 서울 사무실을 사용할 수 없게 되어 2015. 2. 1. 원고에게 참가인 본사로 출근하든가 거취를 결정하라고 고지하였는데, 원고는 별말 없이 2015. 3. 3.부터 서울 사무실이나 참가인 본사에 출근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5. 3. 3.부터 출근하지 않았으므로 해고를 다투는 기준일은 2015. 3. 4.을 기준으로 해야 하므로 구제신청 기간이 도과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2015. 12. 31. 전기 설계·감리업을 폐업하였으므로 구제이익이 없다'는 주장을 하였다. 참가인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자,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한 뒤 비로소 2016. 6.경 원고가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12~19호증, 을가 제2, 4, 5, 7,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4)

판단

위 인정 사실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참가인은 2014. 4.경 원고를 근로자로 고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가)

참가인은 2014. 4. 8. C 대표자인 원고와 C의 설계·감리업 실적을 양수하면서 원고를 참가인 회사에 고용하기로 약정하였고, 실제 원고로부터 입사서류를 받은 후 원고를 참가인의 근로자로서 4대 보험에 가입시켰다.

나)

원고가 2015. 10. 2.경과 2016. 1. 13.경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참가인에 대하여 임금 체납과 퇴직금 체납을 이유로 진정 또는 고소를 하자, 참가인은 원고에게 체납된 임금 및 퇴직금 등 명목의 돈을 지급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원고가 참가인의 근로자임을 부인하지 않았다.

다)

원고는 참가인으로부터 고정급여를 받았고 설계·감리계약 실적에 따라 급여가 달라지지 않았으므로, 그 급여는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C를 대표하여 참가인을 상대로 '참가인이 지급받은 L 등에 관한 전기 설계·감리 용역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것은 C와 참가인 사이에 이 사건 양수계약상의 약정에 따른 것일 뿐이다.

라)

참가인은 2014. 4.경 원고에게 서울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지시하였다.

마)

참가인이 원고에게 전기 설계·감리업에 관한 도구나 설비 등을 제공하지 아니하고, 그 업무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지 아니한 것은 그 업무 수행에 관한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관계가 도급 또는 위임 관계이기 때문이라기보다는, 단지 참가인이 사업을 그 분야로 확장하는 초기에 그 업무에 관하여 아직 전문지식을 갖추지 못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나.

원고가 참가인과 근로관계 종료를 합의하였는지 여부

1)

참가인의 주장

참가인은 2016. 2. 16. 원고에게 퇴직금을 포함한 31,874,803원을 지급함으로써 근로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는 해고를 다툴 구제이익이 없다.

2)

인정 사실

가)

참가인은 2014. 9.경과 2014. 11.경 원고에게 임금 합계 6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았고, 2015. 3.경부터 2015. 9.경까지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나)

원고는 2015. 10. 2.경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참가인의 임금 체납을 진정하였다.

다)

원고는 2015. 12. 30.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4대 보험이 종료되었다는 통보를 받고, 2015. 12.경과 2016. 1. 8. 참가인의 부장 O에게 전화하여 '참가인이 2015. 12. 1.자로 4대 보험 상실신고를 함으로써 참가인을 해고한 것'에 대해 항의하였다. 원고는 그 후 2016. 1. 13.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퇴직금 체납에 관하여도 참가인을 고소하였다.

라)

원고는 2016. 2. 16. 참가인으로부터 31,874,803원을 지급받고 다음과 같은 내용의 취하서를 작성하여 고용노동부 안산지청에 제출하였다.

마)

원고는 위 취하서 제출 다음날인 2016. 2. 17. '참가인으로부터 2015. 12. 1.자로 부당하게 해고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1, 12, 13호증, 을가 제6, 10, 11,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판단

참가인이 2015. 12. 1. 원고에 관한 4대 보험 상실신고를 한 후, 원고가 2016. 2. 16. 퇴직금을 포함한 임금을 수령하였으나, 원고는 그전부터 참가인의 담당 직원에게 2015. 12. 1.자로 해고당한 것에 대해 항의하였던 점, 원고가 참가인으로부터 미지급임금과 퇴직금을 지급받은 다음 날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한 점, 원고가 진정(고소) 취하서를 작성한 진의는 단지 임금과 퇴직금 체납에 관하여 참가인에 대한 형사처벌을 원하지 아니한다는 뜻에 불과하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단지 임금 체납에 관하여 합의한 것에 불과하고 근로관계의 종료에 관하여도 합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1991. 1. 25. 선고 90누4952 판결 등 참조).

다.

사업의 폐지로 구제이익이 없는지 여부

참가인은 '원고가 전기 설계·감리업무만을 수행하기 위하여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였는데, 참가인은 2015. 12. 31.경 설계·감리 업종에 대하여 폐업신고를 하였으므로, 원고가 2015. 12. 1.자 해고가 부당하다는 이유로 참가인 회사에 복직한다고 하더라도 전기 설계·감리업무를 수행할 수 없으므로, 원고는 해고를 다툴 구제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갑 12, 13호증, 올가 제12호증의 각 기재에 따르면 참가인이 2015. 12. 31.경 전기설계·감리 사업 부문을 폐업 신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 사정만으로 원고에게 해고를 다툴 구제이익이 없다고 보기 어렵다.

라.

해고의 정당성 여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 제2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5. 12. 1. 원고와 근로계약을 종료할 의사로 일방적으로 4대 보험 상실 신고를 하였을 뿐, 원고에게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위법이 있다.

마.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무효이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다른 취지이므로 위법하다.

3.

결론

이 사건 청구는 타당하므로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홍승모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