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89. 4. 1. 참가인에 입사하여 2010. 2. 26.부터 소주지점에서 과장대리(5급)로 근무하다가 2016. 2. 5.부터 명동지점에서 예금업무를 담당해 왔다.
C협동조합중앙회의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경남검사국은 2016. 2. 15.부터 같은달 17일까지 참가인의 명동지점 직원인 D에 대한 특별감사를 실시한 결과, D가 고객으로부터 납부기일이 도래하지 않은 공과금 합계 34,655,000원을 수납하여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후 공과금 납부기일에 맞춰 수납대금을 정리하는 방법으로 위 돈을 유용한 사실을 적발하였고, D는 2016. 2. 17.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위 특별감사 직후 소속 직원으로부터 D가 무속 신앙을 접한 후 신앙생활로 인해 경제 사정이 어려워져 공과금을 유용한 것 같고, D의 권유로 원고와 참가인의 직원 E도 함께 신앙생활을 해 왔으며 원고가 참가인 직원들에게 무속 신앙을 소개하고 권유하였다는 제보를 받았다.
참가인은 위 제보와 함께 원고가 소주지점에서 근무할 당시 현금거래 내역이 많다는 이유로 지점장으로부터 현금거래 자제를 요청받은 사실, C협동조합중앙회의 위 특별감사 과정에서 D의 시재금 조사 결과 370만 원이 부족하였는데, E이 참가인이 금지하고 있는 '무자원 선입금'<각주1> 방식으로 D의 계좌로 370만 원을 송금한 사실을 알게 되자 E과 원고가 D의 비위사실에 관련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하였고, 2016. 2. 22. 원고의 직무를 정지시킨 후 본점으로 출근하도록 하였다.
참가인의 상임이사 F 등은 2016. 2. 22. 원고에게 D의 비위사실에 관련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신용정보열람동의서'가 필요하다면서 위 동의서 작성을 요구하였고, 원고는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하였다. 원고는 같은 날 15:20경 위 동의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은 그 직후 이를 수리하였다.
원고는 자신이 신용정보열람동의서 제출을 거부하자 참가인의 조합장 G와 상임이사 F이 장시간 면담하면서 협박하고 모욕하여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던 것으로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4. 15. 경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고, 위 위원회는 2016. 6. 9.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여 원고의 복직을 명하는 등 구제명령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하여 2016. 7. 2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위 위원회는 2016. 10. 20. 원고가 스스로의 의사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이 이를 수리하여 근로관계가 합의해지로 유효하게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여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9, 1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이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원고가 이를 철회하였으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원고가 D의 비위사실과 관련이 없음에도 조합장 G와 상임이사 F은 7시간이 넘게 신용정보열람동의서나 카카오톡에 대한 열람동의서를 부당하게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할 경우 징계해고하겠다고 겁박하여 원고는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설령 원고가 자의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보더라도 원고는 2016. 3. 2. 참가인에게 사직의사 철회를 통보하였고, 참가인은 그 때까지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사직의사는 철회되었다.
인정사실
원고가 참가인의 지시에 따라 본점으로 출근한 2016. 2. 22.의 상황은 아래와 같다.
원고가 08:40경 본점으로 출근하자 총무과장 H은 D의 비위사실에 관련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본점에서 근무하던 E은 출근 후 금고에서 인증토큰을 꺼내려 하였는데, 상임이사 F은 E에게 직무정지로 인해 인증토큰을 줄 수 없다고 하며 상임이사실로 데려가 D에게 무속 신앙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던 I의 정체, I와의 관계 등을 추궁하였다. 임신 중이던 E이 복통을 호소하여 F은 09:23경 119 구급대를 불렀다.
참가인 조합장 G는 09:45경 원고를 조합장실로 데려가 I와의 관계 등을 추궁하였으나, 09:53경 E의 부친이 본점 사무실로 찾아와 면담이 종료되었고, F은 원고를 상임이사실로 데려갔다.
F은 원고와 I에 관해 대화하면서 D의 비위사실에 관련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I와의 관계를 확인한다며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하면서 카카오톡에 대한 열람동의서를 작성해 줄 것을 요구하였다.
12:00경 점심시간이 되자 참가인 직원들이 원고에게 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였으나 원고는 식사하지 않겠다고 하였고, 12:15경 조합장 G도 식사하러 가자고 하였으나 원고는 이 역시 거절하였다.
그 후 원고의 직장동료인 J, K이 상임이사실로 찾아가 원고에게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해서 무고함을 밝히라는 취지로 설득하였으나, 원고는 대출내역이 남편에게 알려지면 안 된다며 위 동의서를 작성하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상임이사 F은 원고에게 I와의 관계를 사실대로 말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I, D, E 관련 부분만 확인할 테니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해 줄 것을 거듭 요구하였다.
원고가 F에게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할 수 없다고 하자, F은 위 동의서를 작성할 수 없다면 함께 근무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하였고, 이에 원고는 남편도 그만두라고 했다고 말하며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하였다.
원고가 16:00경 사직서를 제출하자 F은 원고를 G에게 데려갔고, G는 원고가 사직서를 직접 작성하였는지 여부 등을 물어보았다.
그 후 원고의 직장 동료인 J, L이 원고를 탕비실로 데려가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하고 계속 근무하라는 취지로 말하며 원고를 설득하였으나, 원고는 '자존심 상해서 동의서 작성을 못 하겠다'고 말하며 대출이자 상환일이니 명동지점에 가봐야 된다고 하였다.
참가인은 2016. 2. 25.자로 원고가 사직서 제출로 인해 퇴직하고, M를 명동지점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원고는 2016. 3. 2. 내용증명우편으로 참가인에게 상임이사 F의 강요와 기망으로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취소함과 아울러 사직서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으므로 이를 철회한다고 통보하였다.
원고는 G와 F이 2016. 2. 22. 신용정보열람동의서에 서명하도록 강요하였고, G가 2016. 3. 2. 이사회에서 원고가 사이비종교집단에 빠졌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명예훼손하였음을 이유로 이들을 고소하였으나, 울산지방검찰청은 2016. 6. 30. G와 F에 대한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5, 6호증, 을가 제7, 9, 10, 12, 13, 2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원고가 자의로 사직서를 제출하였는지 여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대법원 1996. 7. 30. 선고 95누7765 판결, 1997. 8. 29. 선고 97다12006 판결 등 참조), 여기서 말하는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을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6. 12. 20. 선고 95누16059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가 참가인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할 당시 진정으로 사직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하여 자신의 거래내역이 밝혀지는 것보다는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에 따른 것이 아니라고 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C협동조합중앙회의 특별감사 결과 D의 비위사실이 적발되었고, 원고나 E이 D의 비위사실에 연루되었거나 D의 비위사실에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이는 I와 관련되어 있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제보되었으므로 금융업을 영위하는 참가인으로서는 이를 확인해 금융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었고, 그에 따라 원고의 업무를 정지시킨 후 본점으로 출근하게 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신용정보열람동의서나 카카오톡에 대한 열람동의서를 거듭 요구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비위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하였기 때문이다.
참가인의 회원조합자점감사준칙(을가 제4호증)에 따르면 사무소장은 사고발생 우려가 있는 경우 감사대상자를 지정하여 특명감사를 실시할 수 있고, 특명감사를 실시하는 경우 감사자는 피감사자에게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요구할 수 있다(제9조 제3호) [원고는 피고와 참가인이 제출한 회원조합자점감사준칙(을가 제4호증, 을나 제2호증) 중 업무담당자의 신용정보열람동의 의무를 규정한 제9조 제3호 부분은 위조되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을나 제6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위 조항은 참가인이 감사 시 징구하고 있는 개인신용정보의 수집에 대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하여 C협동조합중앙회가 제공하는 규정례를 2014. 7. 1. 개정하면서 신설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다만 위 준칙에 위 개정연혁이 누락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위조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참가인이 2016. 2. 22. 원고에게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요구할 당시 위와 같은 특명감사를 개시하여 그 절차에 따른 것인지는 의문이 있으나, 객관적으로 사고 발생의 우려가 있어 특명감사를 실시한 요건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참가인이 명시적으로 특명감사 절차의 개시를 선언하지 않은 채 원고에게 위 동의서를 요구하였다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는 없다.
원고는 2016. 2. 22. 본점으로 출근하자마자 조합장 G, 상임이사 F 등이 신용정보열람동의서 작성을 강요하였고, 원고가 이를 거절하자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향후 발생할지 모를 금융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원고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원고로부터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제출받아 비위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원고를 본점으로 출근하게 한 것인데, 아직 원고의 구체적 비위사실이 드러나지 않았고, 참가인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는지 여부도 불확실한 상태에서 원고가 위 동의서 제출을 거부한다고 하여 곧바로 원고에게 사직서 제출을 요구하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고, 참가인이 원고를 사직시킬 의사로 신용정보열람동의서 작성을 강요한 것이라면 굳이 장시간 동안 동의서 작성을 설득할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또한 원고는 상임이사 등과 면담하면서 휴대폰으로 남편 등과 수시로 연락하면서도 사직강요 등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동료 직원들이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하고 직장생활을 계속하라고 설득하였음에도 위 동의서를 작성할 수 없다고만 답변한 점이나 울산지방검찰청이 G와 F의 강요 혐의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원고는 2013년경부터 정기감사, 자점감사 시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신용정보열람동의서를 작성해 왔으나, 참가인의 2016. 2. 22. 자 신용정보열람동의서 작성 요구는 거부하였는데, 이는 원고의 계좌거래 내역 공개를 통해 밝혀질 무엇인가를 꺼려하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고, 그것은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부채내역이거나 혹은 원고의 비위사실이나 I 또는 D와 관련된 거래내역일 가능성이 많다. 또한 원고는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심문 당시 복직하더라도 신용정보열람동의서는 작성할 수는 없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진술로 미루어 보건대 원고는 여전히 계좌거래 내역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강하게 집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에다가 F과의 면담 중에 사직 얘기까지 나왔음에도 원고가 끝내 위 동의서 작성을 거부한 채 사직서를 제출한 점까지 더하여 보면, 원고는 사직을 감수하더라도 계좌거래 내역의 공개에 따라 드러날 무엇인가를 감추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고 보이므로, 내심으로는 사직이 내키지 않았다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사직서를 제출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사직의사가 철회되었는지 여부
참가인 조합장 N는 2016. 2. 22. 원고가 사직서를 제출하자 원고에게 이를 처리하고 조사를 중단하겠다고 말하였고(을가 제9호증), 참가인은 다음날 원고의 퇴직과 함께 M를 원고의 후임자로 하는 인사발령을 냄으로써 그 무렵 원고의 사직서를 수리하였으므로, 그 이후에 원고가 2016. 3. 2. 한 사직의사 철회의 의사표시는 그 효력이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여 그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이슬기
각주1) 현금 인출이 없는 상태에서 일단 상대방 계좌로 현금을 송금한 후 당일 시재금 마감 시 기 인출된 금액을 사후에 충당하여 시제를 맞추어 놓는 것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