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참가인은 1991. 11. 22. 빌딩 및 주택관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안양시 만안구 박달로 476, 2층(박달동, 대원빌딩)에 본점을 두고 상시 근로자 8,000명을 사용하여 위 목적사업을 영위해 오고 있다.
원고는 2016. 1. 24.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수원시 권선구 소재 B 아파트 관리사무소(이하 해당 아파트를 '이 사건 아파트'라 하고, 해당 관리사무소를 '이 사건 관리사무소'라 한다)에서 기전반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6. 4. 15. 23:00경 이 사건 아파트의 전체 주민을 상대로 '관리소장이 공동수도료 1만 톤을 관리비로 부당하게 부과한 후 참가인에게 1,000만 원을 보내주었고, 2015년 11월 잘못 부과된 난방비를 정정하면서 630만 원을 공동난방비로 부당하게 부과하였으니 주민들은 부당하게 부과된 1,630만 원을 돌려받으라'는 내용의 안내방송을 3회 하였다(이하 '이 사건 방송'이라 한다).
이 사건 관리사무소의 소장 C는 2016. 4. 16. 19:00경 원고에게 "내일부터 출근하지 않기 바랍니다. 관리소장 명예훼손 및 주민 피해를 준 데 대해 손해배상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니 이 점 양지하기 바랍니다"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원고가 2016. 4. 1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6. 14.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해고로 인하여 종료된 것이 아니라 2016. 4. 23. 본 채용을 거절함에 따라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종료된 것이고, 원고의 업무태도를 고려할 때 참가인이 본 채용을 거절한 것은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
원고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16. 7. 1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10. 11. 같은 이유로 이를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6, 7호증, 을가 제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을나 제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C가 이 사건 통보 직후 2016. 4. 16.자로 원고의 국민건강보험 자격상실을 신고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거나 적어도 참가인이 위 자격상실 신고를 통해 C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통보를 해고로서 승인한 것이다. 그런데 참가인은 이 사건 통보 당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통보가 해고가 아니라는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는 2016. 1. 23. 참가인과 다음과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고(해당 계약을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근로계약서'라 한다), 그 내용에 따라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6. 2. 16. 동료 근로자와 다투었다.
원고는 2016. 4. 13. 이 사건 관리사무소에서 보관 중이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원본을 임의로 가져갔다.
원고는 이 사건 방송 직후 2016. 4. 16. 새벽에 퇴근하면서 이 사건 관리사무소의 시설물 열쇠뭉치를 가져간 후 반환하지 않았다.
C는 2016. 4. 17.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하였다.
참가인은 2016. 4. 26. 근로계약기간을 같은 날부터 2016. 7. 25.까지로 정하여 D을 원고의 후임 기전반장으로 채용하였다.
참가인은 2016. 4. 29.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원고가 2016. 4. 16. 권고사직을 사유로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을 상실하였다고 신고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의 난방비 및 수도요금의 부당 부과 여부에 관하여 제기한 민원에 대하여 수원시장은 2016. 6. 13. 원고에게 '수도요금이 약 600만 원 과다 징수되었고, 공용난방비는 약 630만 원이 업무 소홀로 잘못 부과된 것을 확인하여 시정을 지시할 예정이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16. 11. 9.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원고는 C가 공동 수도료를 관리비로 부당하게 부과한 후 참가인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이 사건 방송을 통해 공연히 C에 대하여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C의 명예를 훼손하였고, 2016. 4. 13. 이 사건 관리사무소에서 이 사건 관리사무소가 관리하는 이 사건 근로계약서 1부를 가지고 가 이를 절취하였다'는 범죄사실에 관하여 명예훼손죄 및 절도죄로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원고가 정식재판(2017고정119)을 청구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7. 7. 13. 위 약식명령과 마찬가지로 벌금 100만 원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난방비 및 수도요금의 부과에 관하여 C를 횡령 및 사기로 고소하였으나, 수원지방검찰청은 2016. 12. 6.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4, 6호증, 을나 제1, 3, 4, 5, 7, 8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를 통해 일방적으로 종료한 것이 아니라 2016. 4. 23.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반면 이 사건 통보의 문언 상 근로계약관계의 종료에 관한 명확한 언급이 없으므로, 이 사건 통보의 내용이 확정적으로 이루어진 해고의 의사표시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에서는 '회사 내에서 회사의 사전허가 없이 방송 등을 한 행위'를 경중에 따라 정직 또는 해고의 징계사유로 규정하면서(제78조 제1항 제17호), '징계에 해당하는 행위를 한 자가 회사의 업무에 지장을 주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 참가인은 징계처분의 결정이 있을 때까지 취업을 금지시킬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제82조 제1항), '사업장 내에서 계속 근무를 시키는 것이 부적격이라고 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3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대기발령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제83조 제1항 제4호).
이 사건 방송이 늦은 시각에 급작스럽게 이루어져 이 사건 아파트의 전체 입주민들에게 불편을 야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상 참가인 회사에 대해 상당한 민원을 야기하여 업무에 지장을 주었을 것으로 보이고, C가 2016. 4. 17.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들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의 내용에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이 같은 달 23일까지여서 징계위원회에 회부하여 해고하기에는 시간이 여의치 않다고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통보는 해고가 아니라 위 취업규칙 제82조, 제83조의 취지에 따라 단순히 원고의 출근을 금지시킨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징계위원회 회부 등 별도로 해고를 위한 절차를 거치지 않았고, 이 사건 통보 외에 직접적인 해고 또는 해고를 전제로 하는 통보를 하지도 않았으며, 원고도 참가인에게 이 사건 통보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확인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된 후인 2016. 4. 26. 원고의 후임자를 채용하였고, 같은 달 29일에야 비로소 원고의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 자격 상실을 신고하였다.
원고에 대한 본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관련 법리
시용기간 중에 있는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시용기간 만료시 본 계약의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보통의 해고보다는 넓게 인정되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2다62432 판결, 2003. 7. 22. 선고 2003다5955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근로계약서의 문언 상 시용계약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 사건 근로계약의 계약기간 만료 이후 원고와의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은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참가인의 취업규칙에는 신규로 채용된 자에 대하여 3개월의 시용기간을 두어 한시적으로 고용하되 그 기간 동안 근로자로서의 적합 여부를 시험하고 부적격인자에 대하여 본 채용을 거절하고 근로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제8조),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도 수습기간을 입사일로부터 3개월로 정하면서 해당 수습기간 중의 근무태도 등에 따라 본 채용이 거절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내용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시용계약으로서 그 계약기간 만료시 본 근로계약의 체결을 전제로 하고 있고, 참가인에게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관한 해약권이 유보되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원고는 이 사건 통보 전에 동료 근로자와 다투었고, 이 사건 관리사무소에서 보관하던 이 사건 근로계약서 원본과 시설물 열쇠뭉치를 가져가버렸으며, 이 사건 방송으로 인해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민들에게 불편을 야기하고 참가인에게 민원을 발생시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하였다. 이러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깨졌다고 보이는데, 원고가 이 사건 통보 이후 이 사건 방송 및 위 시설물 열쇠뭉치의 취거와 관련하여 명예훼손죄 및 절도죄로 약식명령을 받았음에도 정식재판을 청구하여 이를 다투었고, 자신의 상사였던 C를 횡령 및 사기로 고소하기까지 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신뢰관계가 회복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이희수 김영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