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6. 20. 선고 2017구단62344 판결

주문

1.

피고가 2016. 7. 5. 원고에 대하여 한 도산등사실불인정 결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주식회사 B는 2009. 3. 3. 게임 소프트웨어 개발, 공급 등을 사업목적으로 하여 설립되었던 회사이다(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

나.

원고는 2011. 11. 24. 이 사건 회사에 입사하였다가 2015. 3. 1. 임금과 퇴직금 원금 합계 52,736,353원을 지급받지 못한 채 퇴사하였다.

다.

원고는 2015. 12. 18. 피고에게 이 사건 회사에 대한 도산등사실인정을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이 사건에 회사에 대하여 실태조사(이하 '실태조사'라 한다)를 마치고, 2016. 7. 5.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회사가 영위하는 사업이 폐지되었거나 폐지되는 과정에 있지 아니하다.'는 이유로 도산등사실불인정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16. 9. 30.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017. 2. 24. 행정심판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호증, 제32호증의 1, 을 제1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회사는 2015년 3월경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이 모두 퇴사하고, 국세, 지방세, 4대 보험료를 비롯하여 미납 채무액이 32억 원을 초과하는 등 재정 파탄에 이르러 영업을 종국적으로 중단하였다.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가 실태조사 당시 피고 근로감독관에게 이 사건 회사가 2016년 3월경 영업을 재개한 것처럼 말한 것은 허위진술이다.

2)

피고의 주장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당시에는 영업 중단 상태였던 것은 맞다. 그러나 이 사건 회사는 그 후 2016. 3. 2. 주식회사 C(이하 'C'라 한다)로부터 외주용역을, 2016. 3. 30. 주식회사 알에스매니지먼트(이하 '알에스매니지먼트'라 한다)로부터 소프트웨어개발용역을 각 수주하고, D과 E를 근로자로 고용하여, C로부터 무상으로 임차한 서울 금천구 F, 1510호(이하 '서울 금천구 사업장'이라 한다)에서 위 각 수행하여 영업을 재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 당시 이 사건 회사가 영업을 폐지하였거나 폐지하는 과정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나.

관계법령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증명책임

일반적으로 행정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행정청에 있으나,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5조 제1항의 문언, 형식, 체계에다가 고용노동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도산등사실인정을 하면 그 사업체의 근로자는 고용노동부장관의 위임을 받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체당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점 등을 보태어 보면, 도산등사실인정의 요건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도산등사실인정신청을 한 근로자에게 있다고 할 것이다. 다만 도산등사실인정 요건 중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5조 제1항 제2호 다목이 정한 "그 사업의 주된 생산 또는 영업활동이 1개월 이상 중단된 경우"와 관련하여,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근로자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시점에는 생산 또는 영업 활동이 1개월 이상 중단되었으나, 그 이후 도산등사실인정 여부 결정 시점 사이에 그 활동이 재개되었다는 이유로 도산등사실불인정 결정을 하였다면, 생산 또는 영업 활동이 중단된 이후 재개되었다는 점과 재개된 생산 또는 영업 활동 내용이 사업체의 "주된 생산 또는 영업활동"에 해당한다는 점은 이제 지방고용노동관서의 장이 증명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원고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당시 이 사건 회사의 생산 또는 영업 활동이 1개월 이상 중단되어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 회사가 그 이후 C와 알에스매니지먼트로부터 수주받은 용역을 수행하여 영업을 재개하였다는 이유로 도산등사실불인정 결정을 하였으므로, ① 이 사건 회사가 위와 같이 생산 또는 영업 활동을 재개하였다는 점과 ② 그 활동이 이 사건 회사의 주된 생산 또는 영업활동에 해당한다는 점은 피고가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

2)

판단

먼저 이 사건 회사가 원고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시점과 이 사건 처분 시점 사이에 생산 또는 영업활동을 재개하였는지를 본다.

가)

을 제4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각 기재, 을 제9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은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인 G는 실태조사 당시 피고 근로감독관에게 이 사건 회사가 2016. 3. 2. C로부터 외주용역을, 2016. 3. 30. 알에스매니지먼트로부터 소프트웨어개발용역을 각 수주받고, D과 E를 고용하여 C로부터 무상 임차한 서울 금천구 사업장에서 위 각 계약에 따른 용역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진술했다.

②

이 사건 회사와 C 사이에 2016. 3. 2.자로 이 사건 회사가 C에 2016. 12. 31.까지 H 제안서를 기획하고, 일러스트레이션을 제작, 공급하는 대가로 132,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는 내용의 외주용역계약서가 작성되었다.

③

이 사건 회사와 알에스매니지먼트 사이에 2016. 3. 30.자로 이 사건 회사가 알에스매니지먼트에 I 소프트웨어 개발 용역을 제공하는 대가로 100,00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을 지급받는 내용의 소프트웨어개발용역계약서(이하 위 외주용역계약서와 합하여 '이 사건 각 용역계약서'라 한다)가 작성되었다.

④

이 사건 회사와 D 사이에 2016. 3. 3.자로 D이 1년간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한다는 내용의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다.

⑤

C의 대표이사 명의로 아래와 같이 이 사건 회사에 외주용역비를 현금으로 지급하였다는 3장의 확인서가 작성되었다.

⑥

C의 대표이사 명의로 2016. 5. 10.자로 C가 이 사건 회사에 서울 금천구 사업장을 무상으로 임대하였다는 확인서도 작성되었다.

⑦

피고 근로감독관은 2016. 5. 12. 실태조사 과정에서 서울 금천구 사업장을 방문하였다. 위 사업장에는 당시 G가 있었다. C의 팀장은 근로감독관에게 C가 이 사건 회사에 위 사업장을 무상 임대하였다고 설명하였고, D은 피고 근로감독관에게 휴대전화를 통해 자신이 이 사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⑧

이 사건 회사는 2016. 4. 25. 과세관청에 2016년 1분기 부가가치세 예정신고서를 제출하였다.

나)

그러나 한편, 갑 제5, 6, 7, 9 내지 14, 16 내지 19, 21 내지 32호증의 각 기재, 갑 제7, 8호증의 각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들도 인정할 수 있다.

①

이 사건 회사는 설립된 이래 원고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일 이전 영업을 중단하기 전까지 온라인 게임인 'J' 개발에 주력하여 왔다. 이 사건 회사는 온라인 게임 개발에 한창일 때는 서울 마포구 K 지상 건물 2층에 있는 약 157평 면적의 사업장을 사용하였고, 최대 고용인원은 약 40명에 달했다.

②

서울 금천구 사업장은 면적이 약 3 내지 4평에 불과하고, C의 사무실과 같은 건물의 같은 층에 있다.

③

C의 대표이사인 L는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 G와 같이 일본국 국적의 외국인이다.

④

피고 근로감독관이 2016. 5. 12. 서울 금천구 사업장을 방문하였을 때 D과 E는 모두 그 곳에 없었다.

⑤

이 사건 회사는 원고의 도산등사실인정 신청 이전에 영업을 중단할 당시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퇴직금뿐만 아니라 국세, 지방세, 4대 보험료를 모두 체납하고 있었고, 기술신용보증기금에 대하여도 원금 약 28억 9,600만 원 상당의 구상금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다. 이 사건 회사가 부담하는 채무액은 이 사건 처분 시점을 기준으로 확인되는 금액만 3,214,961,000원에 달한다.

⑥

G는 2016. 2. 29. 서울서부지방법원 2016고단452호로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기소되고, 2016. 3. 29. 다시 같은 법원 2016고단744호로 근로기준법위반죄,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로 기소되었다.

⑦

서울서부지방법원은 위 각 사건을 병합심리하여 2017. 7. 12. G에게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 25명에 대해 임금 및 퇴직금 합계 3억 9,000여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징역 1년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⑧

G는 2017. 7. 20. 이 사건 회사의 폐업신고를 하였다.

⑨

G는 2017. 9.경 아래와 같은 내용이 인쇄된 사실확인서(이하 '대표이사 사실확인서'라 한다)에 무인을 하여 원고에게 이를 교부하였다.

"체당급 처리 지연을 위해 노동부의 조사에서 지인 사무실을 무상으로 임대받아 직원 1, 2명으로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고 하는 등 사업을 계속 운영하고 있다고 진술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게임개발 회사를 직원 1, 2명으로 운영한다는 것이 불가능 하지만 근로자들과의 합의를 위해 부득이하게 노동부에 사실 아닌 내용을 이야기하게 된 것입니다. 즉, 본인은 근로자들과의 합의를 목적으로 체당금 지급을 최대한 지연시키고자 노동부에 회사가 가동 중이라고 하였지만 사실 (주)B는 경영사정 악화로 2015년 12월 이후 사실상 사업이 중단된 것이 사실임을 확인하며, 중단된 상황에서 근로자들과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해 폐업처리된 것임을 확인합니다."

⑩

한편, 원고가 2016. 12. 18. 수요일에 서울 금천구 사업장을 방문하였을 때에는 사업장의 조명이 모두 꺼져 있었고, 사업장 내부에는 아무도 없었다. 또한 사업장에는 '휴게실'이라는 표지가 부착되어 있었다.

다)

이러한 사실관계에다가 그로부터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더하여 보면, 위 가)항에서 인정한 사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영업 중단 이후 영업 활동을 실제로 재개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G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된 상태에서 이 사건 회사에 대해 도산등사실인정결정이 내려지지 아니하여야 근로자들이 궁박한 처지에서 그에 대해 처벌 불원의 의사 표시를 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이 사건 각 용역계약서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이 사건 회사가 C로부터 서울 금천구 사업장을 임차한 것처럼 하는 등 이 사건 회사가 마치 영업을 재개한 것과 같은 외형을 작출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①

이 사건 각 용역계약서 작성일자에 이 사건 회사는 약 32억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는바 이처럼 거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회사에 용역을 의뢰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②

이 사건 각 용역계약서에 이 사건 회사가 수행할 것으로 기재된 용역은 이 사건 회사가 그간 주력해 온 온라인 게임 개발과 밀접한 관련성은 없다.

③

용역계약서나 근로계약서는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작성할 수 있다.

④

피고는 이 사건 회사가 이 사건 각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용역을 실제로 수행하였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증명할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⑤

대표이사 사실확인서는 작성 시기나 경위 및 대표이사가 형사재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날부터 불과 8일 뒤에 이 사건 회사의 폐업신고가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그 기재 내용을 충분히 신뢰할 수 있다.

3)

소결

이 사건 회사가 영업을 폐지한 이후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용역계약서에 기재된 용역을 수행함으로써 영업을 재개하였다는 점 자체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그 용역이 이 사건 회사의 주된 영업 또는 생산 활동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효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