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피고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모두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각종 내연기관 부품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참가인은 2000. 3. 22. 원고 회사에 입사하여 이 무렵부터 원고 회사의 영동공장에서 생산직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업무수행 중 받은 스트레스로 상세불명의 스트레스 반응(이하 '이 사건 상병'이라 한다)이 발병하였다면서 2016. 5. 13. 피고에게 요양급여를 신청하였고, 피고는 원고의 위 신청을 받아들여 2017. 5. 2. 요양승인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7. 5. 2.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고만 한다)에 대하여 한 요양승인 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절차적 위법사유에 관한 원고의 주장과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심의결과를 토대로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런데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참가인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은 채 업무상 질병 여부를 심의하였는바, 그 심의결과는 무효이고, 위와 같이 무효인 심의결과에 기초한 이 사건 처분 역시 위법하다.
판단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가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지를 심의한 결과물인 업무상질병판정서(갑 제1호증)에는 '참가인이 2011. 10. 20. 해고되었다가 2013. 6. 3. 복직하였고, 2013. 10. 21. 출근정지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았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그런데 참가인은 위 업무상질병판정서의 기재와 달리 해고되었다가 복직하였거나 출근정지 3개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사실이 없다.
또한, 참가인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에 대한 요양신청 전에 알코올 사용의 의존증후군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았음에도 피고에게 재해사실확인서(을 제2호증)를 작성·제출하면서 이 같은 사실을 기재하지 않았고, 위 업무상질병판정서에는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의 진달일 이전 정신과적 과거력이 없다'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서울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는 참가인의 주장에만 의존하여 이 사건 상병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지를 심의한 것이 아니고, 참가인의 과거 병력과 징계 전력뿐만 아니라 진료기록 등을 통해서 밝혀진 참가인이 이 사건 상병과 관련하여 치료를 받은 시점과 내용 그리고 그 결과, 참가인이 원고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경험했던 노사·노노 갈등의 양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였는바, 참가인이 과거 병력을 밝히지 않았다거나 업무상질병판정서에 일부 객관적인 사실과 다른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심의결과 전부를 무효로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선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실체적 위법사유에 관한 원고의 주장과 판단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상병은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내지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이나 고혈압, 알코올 사용의 의존증후군 등 참가인의 개인질환에서 비롯된 것일 뿐 업무로 인하여 발병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내려진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 사실
노사 대립
C노동조합은 전국단위의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그 산하에 충남지부를 두고, 다시 그 아래에 원고 회사의 영동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A 영동지회와 원고 회사의 아산공장 생산직 근로자들이 가입한 A 아산지회를 두고 있다(이하 A 영동지회와 A 아산지회를 통틀어 'A지회'라 한다).
원고와 A지회는 2010. 1. 13.에 있었던 '경제상황 및 제반 조건들을 감안하여 2011. 1. 1.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목표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2009년 지회임금 및 교대제 개선에 관한 합의에 따라 2011. 1. 18.부터 주간연속 2교대제 도입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였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이에 A지회는 2011. 3. 25.부터 쟁의행위(작업거부, 태업, 집단조퇴, 특근·잔업거부, 근무시간 중 집회 및 간부회의, 전면파업 등)를 시작하였고, 원고는 2011. 5. 18. 아산공장에 대하여, 2011. 5. 23. 영동공장에 대하여 각 직장폐쇄를 단행하였다. 이후 A지회의 원고 회사 아산공장 점거, 공권력의 투입, A지회의 업무복귀통보(2011. 6. 14., 2011. 7. 12.)와 원고의 거부, A지회의 출근투쟁 등으로 노사 간 대립이 심화되었고, 그 과정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기까지 하였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A지회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의 관계법령에서 정한 절차를 지키지 아니한 쟁의행위나 폭력적인 쟁의행위를 하기도 하였고, 원고의 직장폐쇄도 일부 위법한 부분이 있었다( 대전고등법원 2014. 4. 24. 선고 2012나6378 판결, 대전고등법원 2015. 12. 17. 선고 2013나1790 판결, 대전고등법원 2016. 7. 21. 선고 2015나11661 판결 등 참조).
한편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의 개정으로 2011. 7. 1.부터 하나의 사업장 내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수 있게 되자 2011. 7. 15. A 주식회사 노동조합(이하 '원고 노조'라 한다)이 설립되었는데, C노동조합이 원고 노조를 상대로 하여 서울중앙지방법원 2013가합367호로 원고 노조 설립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2016. 4. 14. 아래와 같이 판시하면서 원고 노조의 설립이 무효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원고 노조는 위 제1심 판결에 불복하여 서울고등법원 2016나6590호로 항소하였으나 2017. 10. 27. 기각되었고, 원고 노조가 대법원 2017다51610호로 상고하여 현재 계속 중이다).
2011. 8. 31.까지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모두 업무에 복귀하자, 원고는 A지회와 A지회에 소속된 근로자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의 소를 제기하거나 쟁의행위에 참가하였던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였고, 참가인도 2011. 10. 18. 원고로부터 정직 20일의 징계를 받았다.
원고는 2011. 8.경부터 원고 노조와 2011년 임금협상을 시작하여 2012. 2.경에 합의에 이르렀으나, 그 이전부터 2011년 임금협상을 시작했던 A지회와 사이에서는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A지회는 2012. 3. 26.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를 개시하여 현재까지 부분 파업, 태업, 간담회 개최, 현장 순회, 사업장 내외의 피켓시위 등을 계속하고 있다.
참가인은 2012. 10.부터 2013. 10.까지 A지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하였다.
원고 노조와 A지회 사이의 차별 등
원고는 2011. 3. 25.부터 2011. 7. 31.까지의 기간에 발생한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들에 대하여 징계를 함에 있어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에 대하여는 A지회 소속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약한 징계를 하였다.
원고는 A지회를 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원고 노조의 조합원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원고 노조와는 임금협상을 신속히 체결하고, A지회와는 임금협상을 지연시키는 전략을 세웠다. 실제로 원고와 원고 노조 사이에서는 기본일급을 1,500원 인상하고, 생산기여금으로 320만 원을 지급하는 등의 내용으로 2011년 임금협상이 체결되었으나, 원고와 A지회 사이의 2011년 임금협상은 현재까지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원고는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에게 무쟁의 타결격려금, 쟁의 타결 및 신교섭문화구축격려금, 상생협력실천격려금 등의 명목을 금전을 지급하기도 하였다.
원고는 2013년부터 상여금을 산정함에 있어 종전과 달리 노조활동에 참여한 시간을 근로시간에서 제외하였다. 이에 따라 참가인을 비롯한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상여금이 종전보다 적어졌다.
원고는 2013. 12.경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이 담긴 잔업·특근 신청서(이하 '이 사건 잔업·특근 신청서'라 한다)를 작성한 근로자에 한하여만 잔업 및 특근을 허용하였다. 참가인을 비롯한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위와 같은 신청서의 작성을 거부하였고, 잔업 및 특근을 하지 못함에 따라 결국 임금이 삭감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부담하게 되었다.
원고는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업무에 복귀한 무렵 현장관리를 강화하기 위한 지침을 마련하였는데, 위 지침에는 '담당 부서장은 복귀자를 철저히 관찰한 후 일일 관찰일지를 작성하여 보고하고, 근무태만 또는 지시불이행시 경위서를 징구하며, 경위서 작성을 거부한 때에는 즉각 대기발령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회사 내에서 발생하는 불법행위에 대한 증거를 수집한다는 목적으로 회사 내에 CCTV를 설치하고, 채증 전담인원을 지정하여 상시적으로 카메라, 캠코더, 휴대폰을 이용한 채증활동을 하도록 하였다.
참가인의 건강상태
원고는 정기적으로 D내과의원에서 '본태성(일차성)고혈압'이라는 진단 하에 치료를 받았다. 건강검진 당시 측정된 원고의 혈압 수치는 아래와 같다[정상A는 120미만/80미만mmHg, 정상B(경계)는 120-139/80-89mmHg이다].
참가인은 2014. 11. 26.부터 E병원에서 '알코올 사용의 의존증후군'이라는 진단 하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위 병원에서 측정된 참가인의 BDI(우울척도) 점수는 35점이고, Stress Index(스트레스 척도) 점수는 36점이다(BDI는 세계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우울증 척도 중 하나로 0점부터 63점이 가능하다. 우울증 진단을 위한 절단점수에 대해 연구마다 차이가 있기는 하나 16점 이상이면 우울증 증상이 있고, 24점 이상이면 심한 우울상태라고 할 수 있다).
참가인은 2015. 4. 29.부터 F병원에서 '혼합형 불안우울장애, 스트레스 반응 혹은 적응장애'라는 진단 하에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위 병원이 2015. 5. 11. 원고에 대하여 실시한 심리평가에서 '원고는 자신이 경험하는 부정적 정서나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하지 못한 채 지속적으로 상당한 수준의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현재 상당한 불만족감 및 무력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로 불안성 우울이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법원감정의의 의학적 소견
상세불명의 스트레스 반응은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에서 통상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진단명 분류 체계인 DSM-5에서 적응장애로 불리는 개념이다. 적응장애는 어떤 인식 가능한 스트레스 요인들에 대한 반응으로 감정적 또는 행동적 증상이 스트레스 요인에 노출된 이후 3개월 이내에 발생하여, 증상의 심각도와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외적 맥락과 문화적 요인을 고려할 때 스트레스 요인의 심각도 또는 강도와 균형이 맞지 않는 현저한 고통이 나타나며 이로 인한 사회적, 직업적 또는 중요한 기능 저하가 있을 경우 진단할 수 있다. 주된 증상으로 성인에서는 우울이나 불안 또는 이들이 혼합되어 나타날 수 있다. 스트레스 요인이 지속될 경우 만성화될 수 있다.
적응장애는 하나 또는 여러 가지 정신적 스트레스에 의해 발병할 수 있고, 성인에서 가장 흔한 원인은 결혼문제, 이혼, 새로운 곳으로의 이주, 경제문제 등이다. 신체적 만성질환도 개개인에 따라 정신적 스트레스로 작용하거나 또는 다른 정신질환에 대한 취약성을 높이는 역할을 할 수는 있다. 알코올 관련 장애의 경우 공존 정신질환으로 정신질환의 취약성을 증가시키도록 정신질환 상호간의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참가인이 호소하는 스트레스 요인의 노출이 2011년에 이루어지고 이후에 알코올사용 의존증후군으로 치료받을 때에도 2011년 직장폐쇄 이후의 스트레스에 대해 언급하며 불면, 음주 문제로 치료를 받으면서 음주에 대한 치료뿐만 아니라 항우울제도 처방 받은바 동일한 스트레스 원인에 의하여 발병하였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17구단66216
판결선고
2018. 11. 2.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2, 14, 24, 25, 37, 38호증, 을 제4, 5, 8 내지 13, 16, 19 내지 2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한다. 따라서 사업주의 업무와 관련이 있다거나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없는 불법적인 노동조합활동 또는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노동조합활동중에 생긴 재해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
한편,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은 "근로자의 고의·자해행위나 범죄행위 또는 그것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 부상·질병·사망은 업무상의 재해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사업주의 무과실 배상책임을 전보할 뿐만 아니라 피재근로자와 그 가족의 생활을 보장하는 것을 그 목적으로 하고 있음에 비추어 볼 때, 위 법조 소정의 보험급여 제한사유의 요건은 되도록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2항 본문에 규정된 '근로자의 범죄행위가 원인이 되어 질병이 발생한 경우'는 '근로자의 범죄행위에 전적으로 기인하여 질병이 발생한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
이 사건 상병이 쟁의단계 돌입 이후 노동조합활동 중 발생한 재해인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쟁의행위가 시작된 2011. 3. 25.부터 소속 조합원들이 모두 업무에 복귀한 2011. 8. 31.까지의 기간 동안 A지회가 벌인 쟁의행위에는 일부 불법적인 행위가 포함되어 있었고, 2011년 임금협상이 결렬되자 A지회는 2012. 3. 26.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쟁의행위를 개시하여 현재까지 부분 파업, 태업, 간담회 개최, 현장 순회, 사업장 내외의 피켓시위 등을 계속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위 인정 사실과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상병이 사용자와 대립관계로 되는 쟁의 단계에 들어간 이후의 활동 중에 생긴 재해라고 보기 어렵다.
❶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는 전면적으로 근로제공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부분 파업, 태업, 간담회 개최, 현장순회, 피켓시위 등의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참가인은 부분 파업 등의 쟁의행위가 없던 시간에는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사건 상병이 쟁의행위로 근로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 때에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없다.
❷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 과정에서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폭행, 모욕 등의 위법행위가 있기는 하였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하지 못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대전고등법원은 2015나11661 해고무효확인 등 사건에서 2012. 3. 26. 이후의 쟁의행위는 2011년 임금교섭을 목적으로 하는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되고, 절차상 하자도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1>).
❸ 이 사건 상병은 그 특성상 일시에 또는 단기간 내에 발병한다고 보기 어렵고 오랜 시간에 걸쳐 발병한 것으로, 그 발병 시기를 쟁의 단계 돌입 이후 노동조합활동 중에 발생하였다고 특정할 수 없다.
❹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상병의 주된 원인이 참가인이 소속된 A지회 근로자들과, 원래 같은 A지회 소속이었던 원고 노조 근로자들 사이의 갈등, 차별, 부당한 대우, 불안정한 근로관계 등이라면 이는 쟁의행위와는 직접 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차별하였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원고가 A지회 근로자들을 원고 노조 근로자들보다 불리하게 대우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❶ 원고는 2011. 8. 31.까지 A지회 근로자들이 모두 복귀하자 쟁의행위에 참가하였던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하였고, 징계양정기준을 정함에 있어서 당초 징계사유에 명시되지 않았던 "업무 복귀 시기"에 과도한 배점(35점)을 하였다. 그 결과 아래 표 기재와 같이 A지회 근로자들에게는 해고, 출근정지, 정직, 견책, 주의의 징계처분을 하였고, 원고 노조 근로자들에게는 주의, 구두경고 등의 경징계처분을 하는 등 그 징계의 경중에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한편, 위 징계결과에 대하여 A지회 근로자들이 제기한 임금 청구 소송(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3가합105호)에서, 위 법원은 2014. 9. 26. 절차상 문제와 더불어 위와 같은 징계양정기준이 부당함을 지적하고 위 근로자들에 대한 징계가 무효임을 전제로 근로자들의 청구를 인용하였고, 원고가 이에 불복하여 항소하였으나 항소가 기각되었으며(대전고등법원 2015. 10. 15. 선고 2014나3700 판결), 원고가 상고하여 현재 대법원 2015다65561호로 상고심이 계속 중이다.
❷ 원고는 A지회 근로자와 원고 노조 근로자 사이에 임금 차등지급을 위하여 원고 노조에 '특별생산 기여금'을 지급하거나, 성과급 차등지급을 위해 '실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려 하였고, 실제 2013년경 그동안의 취업규칙 규정과는 달리 쟁의행위 기간 중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여금을 삭감하여 이에 대해 A지회가 원고에게 항의 공문을 보내기도 하였다.
❸ 원고가 2013. 12.경부터 잔업·특근 신청서를 작성한 근로자들에게만 잔업·특근을 허용하였고, 참가인을 비롯한 A지회 근로자들이 위 신청서 작성을 거부하여 잔업·특근을 하지 못함으로써 임금이 삭감되는 것과 같은 결과가 발생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당시 A지회 근로자들은 쟁의행위를 계속 진행 중이었고, 잔업·특근을 하기 위해서는 위와 같은 신청서에 서명해야 하는데 이는 참가인을 비롯하여 해당 근로자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였다고 볼 여지가 크며, 참가인 등은 양심의 자유와 경제적 압박 사이에서 상당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❹ 원고는 CCTV를 설치하지 않았다고 하거나, 설치했어도 참가인에 대한 차별이나 감시가 아니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A지회 및 그 조합원들을 상대로 제기한 생산 및 관리업무 방해금지 가처분 사건(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2015카합31호)에서 원고는 '원고가 설치한 CCTV 훼손 및 A지회 및 그 조합원들의 불법행위 채증 방해에 대한 금지'를 구하고 있어, 그 신청취지 자체가 CCTV가 설치된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또한 CCTV를 설치하거나 원고 회사 및 그 임직원들이 캠코더, 휴대폰, 카메라를 이용하여 노조원들의 동의 없이 촬영하거나 녹음하는 행위는 헌법상 보장된 노조원들의 사생활의 자유 내지 초상권의 침해의 소지가 있는데다가, 원고가 현장 관리 지침이나 불법행위 채증 요령 등을 마련하여 A지회 노조원들을 감시 및 보고하여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려 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 사건 상병과 업무와의 인과관계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받은 정신적 스트레스의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정상적인 업무 수행 중에 경험한 노사·노노 갈등과 여기에 원고의 부당한 경제적 압박과 강화된 감시와 통제가 더해져 비롯된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상병의 발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❶ A지회는 원고 근로자의 유일한 노동조합이었는데, 원고의 주도로 설립된 원고 노조로 다수 인원이 분리되면서 근로자들 사이에서 갈등이 유발되었고 이는 원고가 의도적으로 야기시킨 면이 있다.<2> 원고는 원고 노조를 강화시키기 위하여 여러 차별적인 수단을 사용하였거나 사용하려 하였다.
❷ 원고는 원고 노조와는 신속히 임금협상을 체결하였으면서도 A지회와 사이의 임금협상은 고의로 지연시켰고, 그로 인해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이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과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을 받게 되었다.
❸ 원고는 원고 노조 소속 근로자들에게 무쟁의타결격려금, 쟁의타결 및 신교섭문화구축격려금, 상생협력 실천 격려금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지급하였는데, 이와 같은 행위는 A지회 소속 근로자들의 자유로운 의사결정과정에 영향을 미쳐 A지회에서 탈퇴하고, 원고 노조에 가입하도록 압박하여 결국, A지회를 와해시키고, 노동조합에 대한 원고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불법행위 또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할 여지가 많다.
❹ 원고는 노사 갈등을 회복하기 위한 진지하고 성실한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업무에 복귀한 A지회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감시와 통제를 강화하고, 부당한 방법을 통해 사실상 임금이 삭감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조치를 취하는 등 노사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
❺ 참가인은 2012. 10.부터 2013. 10.경까지 A지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하면서 노사·노노 갈등을 좀 더 가까운 곳에서 경험하게 되었고, 위와 같은 경험으로 인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❻ 참가인은 2014. 11. 26.부터 알코올 사용의 의존증후군으로 치료를 받았을 정도로 평소 술을 자주 마셨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와 같은 음주습관으로 이 사건 상병이 발생하였다는 점은 명확하지 않고, 참가인에게 2011년 촉발된 'A지회 및 참가인을 포함한 그 조합원들'과 '원고 및 원고 노조' 사이의 대립이 장기간 지속되었던 상황 외에 참가인에게 이 사건 상병에 영향을 줄 만한 다른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렵다. 법원감정의는 알코올 관련 장애가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였다기보다는 원고가 2011년 직장폐쇄 이후에 받은 스트레스가 알코올 관련 장애와 이 사건 상병을 동시에 유발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고,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승원
각주1) 위 판결에 대하여 원고(위 사건 피고)가 대법원 2016다242884호로 상고하였으나, 2018. 10. 4. 기각되었다.
각주2) 위 원고 노조에 대한 노동조합설립 무효확인 소송이 진행되어 제1심과 항소심에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원고 노조가 자주성 및 독립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노조의 설립이 무효라고 판결하여(서울중앙지법 2013가합367호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6나6950호 판결)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중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