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참가인은 2001. 4. 1. 설립되어 상시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수산물 가공식품도·소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6. 7. 25. 참가인에 입사하여 배송업무 등을 수행한 사람이다.
사건의 경위
참가인은 2016. 7. 25. 원고와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된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16. 7. 26.부터 참가인의 C 대리, D 부장 등을 보조하여 배송업무를 수행하였다. 참가인의 배송업무 수행에 관하여 작성된 C 대리 명의의 진술서에는 '탑차를 운전해 본 경험이 없다하며, 말투, 동작이 너무 느리고 내가 배송하는 물품이 너무 작고 부담스러워 혼자 다니겠으며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고 부정적으로 회사에 보고함'이라는 내용이, D 부장 명의의 진술서에는 '보조로서 하는 행동이나 말투가 만약에 혼자 납품을 하게 되면 한 번만 실수를 해도 배제하게 되어 있는지라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 추천하지는 않았음'이라는 내용이 각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의 E 대리는 원고가 혼자서 배송업무를 수행하며 운전하던 차량의 뒤에서 경험한 일과 관련하여 '2016. 7. 30. 07:50경 신호대기 중 앞차 F 냉동1톤차가 좌회전 신호였는데, 갑자기 앞차가 뒤로 후진하여 저가 크락션을 누르고 하여 추돌할 뻔 했다. 그래서 대표님한테 갑자기 후진하길래 운전이 미숙하지 않느냐고 의견을 제시하였다'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참가인은 원고에게 2016. 8. 10.경부터 보직 없이 창고 물품 정리 및 유통기한 초과 제품 폐기 작업 업무 등을 수행하라고 지시하였다.
참가인은 2016. 8. 24.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참석한 가운데 원고의 부적절한 언어 사용 및 행동, 운전경력 사칭 문제 등에 관하여 논의를 하였다.
참가인은 2016. 8. 31. 원고에게 '당사는 귀하를 2016. 7. 25. 시용기간 3개월(시용기간 : 2016. 7. 25. ~ 2016. 10. 24.) 후 본채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현재 시용기간 중인바 업무능력 부족, 상사에 대한 불손한 언행, 근무태도 등이 불량하여 당사사규 및 근로계약의 규정에 근거하여 본채용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였다'는 이유로 2016. 10. 1.자로 본채용을 거부한다는 내용의 통보(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를 하였고, 이 사건 통보에 따라 2016. 10. 1. 원고와의 근로계약관계를 종료하는 조치(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를 하였다.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절차
원고는 이 사건 조치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2016. 10. 7.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16부해1381호로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2. 5. '참가인이 원고를 업무 부적격자로 판단하여 근로계약을 해지한 것은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유보된 근로계약 해지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참가인에게 폭넓은 재량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므로 이 사건 조치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할 것이고,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는 일반적인 징계해고와 성질을 달리하여 징계해고에 필요한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으므로 이 사건 조치에 절차상 하자도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1. 13.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49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3. 21.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된 참가인의 내부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0, 15, 19, 20호증, 을가 제1 내지 6, 을나 제1, 2,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참가인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조치는 징계해고에 해당한다. 그런데 참가인이 인사위원회에서 원고의 설명을 차단하는 등 실질적인 해명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해고사유가 기재된 서면에 의한 해고 통보도 하지 않는 등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으므로, 이 사건 조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의할 때, 참가인이 들고 있는 해고사유가 전혀 인정되지 아니하고 그 양정도 지나치게 과다하므로, 이 사건 조치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원고는 1톤 냉동 탑차를 운전하여 사고를 낸 적이 없고 혼자서 거래처에 정상적으로 납품을 완료한 사실도 있는 점, 원고는 2016. 7. 30. 운전한 1톤 냉동 탑차가 수동차량이어서 언덕에서 수동기어를 조작하는 과정에서 뒤로 밀린 것일 뿐, 후진한 적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게는 참가인의 배송기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할 충분한 능력이 있었으므로 운전능력 부족이라는 참가인의 해고사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설령 원고에게 위와 같은 업무능력이 다소 부족한 측면이 있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에게 업무를 습득할 기회를 충분히 주지 않은 채 시용기간이 종료되기도 전에 서둘러 해고를 결정한 것은 공정한 판단을 한 것이라 볼 수 없다.
원고는 상사에게 불손한 언행을 사용한 적이 없고, 오히려 상사로부터 부당한 지시를 강요받고 협박을 당하였다.
원고는 2016. 8. 26. 점심시간인 1시간 내에 참가인으로 복귀하였을 뿐 근무지를 무단이탈한 적이 없고, 이는 대중교통 이용내역에도 나타나 있다.
인정사실
참가인에 배송직으로 채용된 E, G, C, H, I은 참가인에 입사하기 전에 탑차 또는 대형 화물차를 직업적으로 운전한 경력이 있는 자들이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 과정과 재심판정 과정에서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읽어본 후 서명하였고, 3개월간 시용기간이 있다는 것과 채용기준에 부적합할 경우 근로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면접 시 참가인에게 1톤 트럭을 직업적으로 운전한 경험은 없지만 지인들 차를 가끔 운전한 경험이 있다고 말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9, 10호증, 을나 제5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이 시용계약에 해당하는지 여부
시용계약은 사용자가 근로자와 확정적인 근로계약을 체결하기에 앞서 본계약 체결을 전제로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과 업무적격성 등을 판단하기 위하여 일정한 시용기간을 설정하여 근로자를 시험적으로 고용하는 것을 말하는데,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이 사건 근로계약서 및 취업규칙에 시용기간과 본채용 기준, 해지권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시용기간이 2016. 7. 25.부터 2016. 10. 24.까지로 구체적으로 특정되어 있는 점, 원고도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과정에서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의 내용을 읽어본 후 서명하였고, 3개월간 시용기간이 있다는 것과 채용기준에 부적합할 경우 근로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3개월의 수습 기간을 정한 시용계약에 해당한다.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
시용 기간 중에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기간 종료 시 정식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당해 근로자의 업무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 적격성을 관찰·판단하려는 시용 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 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 통상의 해고보다는 광범위하게 인정된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8두5965 판결 참조).
위 법리를 토대로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참가인은 1톤 냉동 탑차를 이용하여 거래처에서 주문한 냉동·냉장 식품을 약속된 시간에 정확히 배송하는 것을 주된 업무로 하는 회사이므로, 참가인에게 있어 배송직으로 채용된 원고가 거래처에서 주문한 식품을 약속된 시간에 정확히 배송할 수 있도록 1톤 냉동 탑차를 능숙하고 안전하게 운전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에서 적시한 상사에 대한 불손한 언행, 근무태도 불량의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배송직으로 채용된 원고에게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위와 같은 업무능력이 현격히 부족하다는 사유 하나만으로도 원고에 대한 본채용을 거부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고 인정하기에 충분하다.
그런데, 참가인의 1톤 냉동 탑차는 수동변속기이고 컨테이너 냉동탑이 있어 백미러로 자동차 후미를 볼 수 없기에 상당한 운전 능력이 필요한 점, 참가인에 배송직으로 채용된 E, G, C, H, I은 모두 탑차 또는 대형 화물차 운전 경력이 있는 자들인데 반해, 원고는 탑차를 운전한 경험이 없고 일반적인 1톤 트럭도 지인들 차를 가끔 운전한 정도에 불과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원고의 보조를 받으며 배송업무를 수행해 본 C, D 명의의 진술서에는 원고의 탑차 운전 내지 배송 능력에 관하여 부정적인 의견이 기 재되어 있는 점, E은 진술서를 통해 앞에서 1톤 냉동 탑차를 운전하던 원고가 좌회전 신호임에도 갑자기 후진을 하여 사고가 날 뻔했고 운전이 미숙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밝힌 점, 이에 대하여 원고는 운전한 수동변속기 차량의 클러치 유격에 익숙하지 않아언덕에서 뒤로 밀린 것일 뿐 후진을 한 것은 아니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의 위 주장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후미를 볼 수 없는 1톤 냉동 탑차의 특성상 언덕에서 의도치 않게 뒤로 밀리는 것 역시 매우 위험한 상황을 초래하는 것으로서 수동변속기 차량을 능숙하게 운전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달리 보기에는 부족한 점, 달리 1톤 냉동 탑차를 정상적으로 운전하여 거래처에 납품을 완료한 적이 있다는 등 운전능력에 관한 원고의 주장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볼 때, 참가인의 본채용 거부 사유 중 원고가 1톤 냉동 탑차를 능숙하고 안전하게 운전하여 배송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사유는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에서 적시한 다른 본채용 거부 사유인 상사에 대한 불손한 언행, 근무태도 불량이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참가인이 원고에 대하여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본채용을 거부한 이 사건 조치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본채용 거부 절차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8조, 제9조는 시용기간과 본채용 기준, 본채용 여부 확정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으면서도 본채용 거부에 관하여 별도의 절차를 규정하고 있지 않고, 시용기간 만료 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은 사용자에게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로서 이를 징계해고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본채용 거부에 징계해고 절차가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기는 하나(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참가인이 이 사건 통보를 통해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부를 하는 이 사건 조치를 하면서 이 사건 통보서에 '업무능력 부족 등으로 당사 사규 및 근로계약의 규정에 근거하여 본채용을 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하였다'라고 기재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참가인은 본 채용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고, 위 적시된 본채용 거부사유만으로도 사후에 이 사건 조치를 둘러싼 분쟁을 적정·용이하게 해결하고 그에 대하여 원고가 대응할 수 있게 하는 데 부족함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른 본 채용 거부사유의 서면 통지 의무는 이행이 되었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조치를 통해 원고에 대하여 본채용 거부를 한 것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고, 이에 반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조치는 시용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본채용 거부에 해당하는데,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한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절차상 하자도 없으므로, 이 사건 조치는 적법하고,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