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보조참가인은 2012.경부터 인천 서구에 있는 B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 관리사무소에서 기계 · 전기반장(기전반장) 등으로 근무하여 왔다.
원고는 2016. 1. 15.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공동주택 위 · 수탁관리계약을 체결하여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관리업무를 개시하였다. 원고는 기존 관리업체와의 근로계약을 통하여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에 대한 근로계약을 그대로 승계하지 않고 일단 2개월 가량의 시용기간을 두어 위 근로자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그 동안의 근무태도, 근무성적 등을 평가하여 위 근로자들을 정식으로 채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였다.
이러한 원고의 방침에 따라 보조참가인은 2016. 2. 1.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기간을 2016. 2. 1.부터 2016. 3. 31.까지(2개월)로 정하고 원고에게 '계약기간 중 원고로부터 정식채용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을 경우 즉시 퇴사하고 이에 관하여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하였다. 이로써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아파트 관리사무소 기계 · 전기반장으로 계속 근무하게 되었다.
이 사건 아파트에 2016. 2. 6. 펌프 고장으로 각 세대에 물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하였다. 보조참가인이 그 고장을 긴급수리하여 물 공급이 재개되었는데, 공급이 중단되었던 물이 다시 공급되는 과정에서 녹물이 나오는 등 각 세대의 피해가 발생하였다. 관리소장 C(이하 'C'라 한다)는 보조참가인에게 물 공급이 재개되기에 앞서 각 세대에 녹물 피해가 예상된다는 안내 방송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 잘못을 인정하는 내용의 '경위서'를 작성할 것을 지시하였다. 보조참가인은 당시 현장에 있어 안내방송을 할 수 없었고, 안내방송은 당시 관리사무소에 있었던 C가 직접 했어야 하므로, 보조참가인에게 책임이 없다는 이유를 들어 거절하였다.
보조참가인은 근무시간인 2016. 2. 22. 23:00경 관리과장 D의 제의에 따라 D과 인근 식당에서 술을 마시고 다음 날 02:10경 근무에 복귀하였다. 그런데 D이 바로 보조참가인의 근무지를 찾아와 시비를 거는 바람에 보조참가인은 D과 서로 폭력을 행사하며 싸우게 되었다. 이 일로 인하여 D은 퇴사하였고 보조참가인은 감봉 처분을 받았으나 실제 집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보조참가인은 2016. 2. 29. 동료 경비원인 E로부터 모친상의 조문 답례차 아침식사를 대접하겠다는 제의를 받고 퇴근 시간인 07:30보다 45분 정도 일찍 퇴근하였다.
원고는 2016. 3. 22. 보조참가인에게 보조참가인을 정식 채용하지 아니하고 근로계약은 당초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대로 2016. 3. 31. 종료한다는 취지로 통지하였다.
2016. 3. 24. 이 사건 아파트의 온수난방공급관에 균열이 생겨 물 공급이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 C는 보조참가인의 초기 대응이 미흡하여 온수와 난방의 공급이 중단되는 일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하였다.
C는 2016. 3. 26. 보조참가인이 ① 라.항 기재와 같이 물 공급을 재개하면서 녹물에 의한 피해가 예상된다는 방송을 미리 하지 아니한 점, ② 마.항 기재와 같이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하고 동료와 싸움을 한 점, ③ 바.항 기재와 같이 동료 경비원의 아침식사 제의를 받고 무단으로 조기퇴근을 한 점, ④ 아.항 기재와 같이 온수난방공급관에 균열이 발생하여 온수와 난방의 공급이 중단된 데에 책임이 있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보조참가인을 정식으로 채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의 직원평가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송부하였다.
그런데 원고는 2016. 3. 30. 보조참가인에게 근로계약 기간을 1개월 더 연장한다는 통지를 하였다.
한편, 보조참가인은 C가 보조참가인을 채용 부적격자로 평가한 것은 부당하다고 생각하였다. 그리하여 보조참가인은 이에 항의하는 의미에서 2016. 4. 8. C에 대한 직원평가표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송부하였다. 그 직원평가표는 "C가 ① 업무분장, 근무평정 등과 관련하여 시종일관 거짓과 보신주의로 업무에 임하고, ② 자기의 영달을 위하여 업무를 신속하고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처럼 보여주기식 업무를 진행하면서 부하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방편으로 직원들의 책임을 추궁하며, ③ 상 · 하간의 의견소통 없이 독단적으로 전횡을 부릴 뿐만 아니라, ④ 업체로부터 향응을 제공받고 조직 내 위화감을 조성하는 바람에 부하직원은 사기가 떨어지고 화합, 단결하고자 하는 의지가 상실되므로, C는 대규모단지 관리책임자로서는 필연코 도태되어야 할 사람이다."라는 취지로 기재되어 있었다.
그리고 보조참가인은 2016. 4. 10. 관리사무소에 보관되어 있던 보조참가인에 대한 직원평가표를 복사하여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모임에 참석한 대표자들에게 이를 배부하면서 자신에 대한 부당한 평가가 이루어졌다고 말하였다.
C는 보조참가인에 대한 근로계약 종기가 다가옴에 따라 보조참가인에 대한 직원평정표를 다시 작성하여 원고에게 송부하여야 했다. C는 기존에 작성된 자.항 기재 직원평정표 내용에 정식채용이 불가한 사유로서 2016. 3. 26. 이후의 사유인 "① 지각 2회, ② 메인컴퓨터의 조작 미숙으로 정문과 후문 차단기의 작동 실패, ③ 동료의 행위나 말을 잘못한 것으로 헐뜯거나 고해 바침이 심함, ④ 무사안일하며, 형편없는 관리소장도 있다면서 모욕을 함, ⑤ 2016. 4. 10.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관리소장 승인 없이 관리사무소 서류를 무단 복사하여 배포를 하였고, 유인물에 관리소장이 시종일관 거짓, 향응을 받는 등 도태되어야 할 자로 언급함, ⑥ 면담과정에서 입주자대표회의의 전임회장 등을 고소, 고발하였다고 진술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인사기준상 채용불가 사유임"을 추가하여 원고에게 송부하였다.
원고는 2016. 4. 21. 보조참가인에게 2016. 4. 30.로 근로계약이 만료됨을 통지(이하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라 한다)하였다.
거. 보조참가인은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 2016부해334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위 노동위원회는 2016. 9. 22. 보조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보조참가인은 중앙노동위원회 2016부해1192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보조참가인이 시용기간 중에 있던 근로자로서 원고가 시용기간이 만료된 뒤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를 통하여 보조참가인과의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사회통념상 상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2017. 2. 14.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보조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 8, 9호증, 을가 제1 내지 1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보조참가인의 업무적격성을 평가한 뒤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해약권을 유보한 채 보조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보조참가인의 채용을 거절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가 있어 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를 한 것임에도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와 같다.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관리업무를 개시할 무렵 기존의 근로자들과 2개월 가량의 시용기간을 두어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근로자들에 대한 평가결과에 따라 그 근로자를 정식으로 채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보조참가인과 계약기간을 2016. 2. 1.부터 2016. 3. 31.까지(2개월)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와 보조참가인 사이의 위 근로계약은 확정적인 근로관계를 맺기에 앞서 일정한 시용기간 동안 근로자의 업무적격성 등을 관찰, 판단한 다음에 정식 채용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는 이른바 '시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보조참가인에 대한 시용기간을 한 차례 연장한 뒤 그 기간이 만료될 무렵 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를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는 시용기간 만료를 앞둔 보조참가인에 대하여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한다는 뜻을 통지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기 위하여 원고는 그 구체적 ·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는바, 원고가 위와 같은 절차를 준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을가 제9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2016. 4. 21. 보조참가인에게 서면으로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를 하면서 그 서면에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어떠한 사유도 기재하지 아니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보조참가인과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면서 보조참가인에게 서면으로 그 구체적 ·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통지하지 아니하였음을 알 수 있고, 갑 제15호증의 기재는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여 무효이다.
위와 같이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도록 한 것은 앞서 본 것처럼 사후에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이에 관한 쟁송절차에서 사용자가 당초 서면으로 통지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 이외의 다른 사유를 주장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원고가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아니한 이상이 사건 재심판정 절차에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에 관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그 주장의 당부를 떠나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이와 달리 이 사건 재심판정이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판단한 것은 잘못이다.
그런데 노동위원회 구제명령의 법적 효력은 구제명령을 받은 사용자에 대하여 이에 복종할 공법상의 의무를 부담시킬 뿐(강학상 '하명'), 나아가 구제명령에 따라 직접 노사간의 사법상 법률관계를 발생 또는 변경시키는 것은 아니고 노동위원회가 판정서에 설시한 이유는 사용자에 대하여 아무런 기속력을 가지지 않는다. 위와 같이 이 사건 기간만료 통지가 무효인 이상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정서에 설시한 이유의 정당성 유무와 관계없이 이 사건 재심판정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므로 이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원고와 피고는 제1회 변론기일에서 원고와 보조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시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라는 점에 관하여 일치된 진술을 하였다. 이후 원고는 '원고가 보조참가인에게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통지하였는지 여부'를 묻는 이 법원의 석명준비명령을 받은 뒤 제2차 변론기일에서 위 근로계약이 시용계약이라는 기존의 진술을 그대로 유지하고 원고가 적법하게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통지하였다는 점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기존의 진술을 뒤집어 위 근로계약이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사유를 통지할 의무가 없다는 주장을 예비적으로 추가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의 소송물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성 일반으로서, 위 근로계약이 어떠한 성질의 것인지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에 불과한 간접사실이므로 제1회 변론기일에서 양당사자가 그에 관하여 일치된 진술을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에 관하여 자백이 성립하는 것은 아니고, 법원은 당사자들의 주장에 구애됨이 없이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간접사실들을 종합하여 위 근로계약의 성질을 판단하면 된다. 이에 관한 당사자의 진술은 원칙적으로 행정소송법이 준용하는 변론주의 아래에서도 법원을 구속하는 사실상의 진술이 아닌 간접사실의 평가에 관한 의견에 불과하다. 위 근로계약이 시용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가 제2차 변론기일에서 추가한 주장에 관한 판단은 따로 설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