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생긴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상시 근로자 약 62,000명을 고용하여 자동차 제조 및 판매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는 2014. 10. 6. 참가인에 입사하여 아산공장 의장부에서 근무하던 사람이다.
참가인은 2016. 9. 7.과 같은 달 9. 원고에게 근로계약기간이 2016. 9. 9. 만료되어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내용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
원고는 2016. 9. 27.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으나,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1. 25.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7. 1. 2.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3. 15. '원고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34호증, 을나 제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정규직 채용에 준하는 절차를 거쳐 원고를 채용하고, 원고와 근로계약을 총 16회 반복하여 갱신하였던 점, 위 갱신된 근로계약 중 12회는 종전 근로계약기간이 지난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1회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점, 참가인과 원고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에는 근무 장소와 종사할 업무의 내용이 특정되지 않은 점, 위 근로계약서 중 일부는 계약기간이 1개월 이하로 기재되어 있음에도 1개월 이상의 근로를 전제로 하는 격월 상여금, 연차유급휴가 등이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는 아산공장 의장부에서만 상시·계속적 업무를 하였던 점,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하면서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한다.
설령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을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보더라도, 위와 같은 사정과 ① 참가인이 하였던 채용공고에는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라고 기재되어 있었던 점, ② 참가인은 원고와의 근로계약 갱신 과정에서 갱신 기준이나 사유 등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던 점, ③ 참가인은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한 후 다른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하여 원고가 일하던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나아가 참가인은 단지 원고와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피고 또는 참가인의 주장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도 최장 2년까지는 기간제근로자를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반면,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하는 때에는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서의 지위가 인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을 인정한다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과 결합하여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시키는 법률효과를 갖게 되어 사용자의 근로계약 체결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는 판례상 인정되어 오던 '갱신기대권 법리'가 더 이상 적용될 수 없으므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종전 갱신기대권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하더라도 참가인은 자동차 생산 공정의 일시적인 업무공백에 대처하기 위하여 원고를 비롯한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채용하여 사용해 왔고 원고가 수행한 공정에 배치되기를 희망하는 근로자가 없어 근로계약이 여러 차례 갱신된 것에 불과한 점, 근로계약 등에 계약갱신의 의무 또는 그 요건이나 절차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도 않은 점, 참가인이 채용한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고 원고도 이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 사업장 현황
참가인은 울산, 아산, 전주 3개 공장에서 총 6만 명이 넘는 근로자들을 사용하여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이들 공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Conveyor-belt) 방식의 연속 조립 공정에 따라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고 그에 따라 생산라인에 결원이 발생하면 해당 생산라인 전체가 작업이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촉탁계약직 채용 경위 및 운영현황
참가인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상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서 제외되는 직접 생산 공정 업무에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사용해 오다가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제1호가 2012. 8. 2.부터 시행되면서 이러한 불법파견 근로자들을 근무기간에 관계없이 직접 고용해야 할 상황에 놓이게 되자, 사내 하청업체에 고용된 계약기간이 2년 이하인 근로자들을 촉탁계약직으로 직접 고용하기로 하였다.
참가인은 2012. 11. 20.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자동차지부와 촉탁계약직의 운영사유, 처우, 운영방안에 관하여 별도의 합의를 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 그 중 촉탁계약직의 운영사유는 "① 휴직, 파견, 노조 전임 등으로 결원이 발생하여 당해 인원이 복귀할 때까지 그 업무를 대신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② 기술지원, 품질문제 대응, 단산과 관련한 일시적 혼류생산을 비롯한 한시적 인력을 사용할 필요가 있는 경우, ③ 사직, 전출, 생산소요 등에 대해서 단체협약 제44조에 의거한 채용 또는 충원에 소요되는 기간을 감안하여 한시적으로 인력을 사용할 경우, ④ 기타 노사가 합의한 경우"이다.
참가인은 2014. 8. 18. 사내하청 근로자들 중 이미 정규직으로 채용된 2,038명을 포함하여 2015년 말까지 총 4,00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기로 하는 노사합의를 하였고, 2016년까지 약 5,000명의 사내하청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에 따라 2012. 7. 무렵부터 ① 전출, 사직, 생산소요의 사유로 근로자가 신규 채용되거나 사내하청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경우에는 당해 근로자가 현장에 배치될 때까지, ② 휴직, 파견, 정직 등의 사유로 결원이 발생한 경우에는 사고자가 복귀할 때까지 촉탁계약직을 한시적으로 채용하여 대체인원으로 투입하기 시작하였다.
신규로 정규직을 채용하거나 사내하청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할 경우 5~6주간 신규 교육과 훈련을 실시한 후(단체협약 제114조) 근로자별 희망을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업무에 배치(단체협약 제43조)함에 따라 참가인은 신규 또는 정규직으로 전환된 근로자의 채용이나 배치 시점 등을 고려하여 보통 수개월 단위로 근로계약기간을 정하여 촉탁계약직을 채용하였고, 채용된 촉탁계약직은 신규 또는 기존 근로자가 자신의 업무에 배치되는 경우 계약기간 만료일에 퇴사하는 것이 원칙이나 이러한 업무대체가 지연되거나 결원이 발생한 다른 공정에 새로 투입되는 경우에는 기존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계속 근무하였다.
2016. 7. 4. 기준 참가인의 촉탁계약직 퇴직자 현황은 다음과 같고,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는 한 건도 없다.
참가인은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정규직과 달리 인사평가를 실시하지 않고 출석, 결근 등의 근태만을 관리하고 있다. 촉탁계약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되었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위 취업규칙에는 근로계약 갱신의 기준이나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이 없다.
참가인은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에게도 정규직 근로자들에 준하는 임금과 복지혜택 등을 제공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의 촉탁계약직 근로계약 체결 및 갱신 경위
원고는 2014. 4.경 참가인의 웹사이트에 게재된 "현대자동차 생산부문 촉탁계약직(기간제) 사원 모집" 공고(이하 '이 사건 공고')를 보고 참가인에 입사를 지원하였는데, 위 공고에는 '최초 근무기간은 1개월~6개월 내 당사 소요기간이며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는 2014. 10. 6. 참가인과 근로계약기간을 2014. 10. 6.부터 2014. 10. 31.까지로 정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아래 기재와 같이 총 16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면서 참가인의 아산공장 의장부에서 업무를 수행하였다(이하 위 근로계약을 함께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라 하고, 그와 관련하여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를 '이 사건 각 근로계약서'라 한다). 원고와 참가인은 아래 순번 3번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원고는 2014. 12. 1. 참가인에게 근로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2014. 12. 3.자로 사직한다는 내용의 사직원을 제출한 다음 2014. 12. 3. 퇴사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소속 정규직 근로자 B, C, D 등의 산업재해에 따른 휴직 및 그 연장, 재활프로그램 실시 등과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정규직 채용에 따른 결원을 보충하거나 위 정규직 채용 근로자들이 원고 업무에 지원하지 않음에 따라 위와 같이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을 체결·갱신하였다.
원고는 최초 입사시에는 와이어링 투입 공정에서, 2015. 8. 19.부터는 도어 탈착 공정에서, 2015. 8. 30.부터는 에어클리너 장착 공정에서, 2015. 9. 20.부터는 테크 공정에서 각 근무하였다.
원고는 위 순번 9번 내지 17번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위 계약서 근로계약기간 란 오른쪽 "설명들었음" 란에 서명을 하였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는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다.
2014. 10. 16. 참가인에 촉탁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다가 2016. 9. 9. 퇴직한 E, 아산공장에 근무하는 촉탁계약직 근로자 F, G, H는 '입사 면접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안내받았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6, 9호증, 을가 제1~31, 33~35호증, 을나 제1~23, 25, 2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 여부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근로계약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됨이 원칙이다.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앞서 인정한 사실에 따르면, 원고와 참가인은 계약기간을 특정하여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다.
위 각 사실에 따르면, 참가인은 원고와 근로계약을 총 16회 반복하여 갱신하였던 점, 위 갱신된 근로계약 중 12회는 종전 근로계약기간이 지난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1회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던 점, 원고는 아산공장 의장부에서만 근로를 제공하였고 그것은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이었던 점,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하면서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하였던 점 등의 사정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공고에는 '촉탁계약직(기간제) 사원'을 모집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던 점, ②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되었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점, ③ 원고는 입사 이후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2014. 12. 3. 퇴사하였는데, 원고는 위 퇴사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④ 이후 원고는 2015. 1. 5. 참가인에 다시 입사하여 총 13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반복하여 갱신하였는데, 이는 참가인 소속 정규직 근로자 B, C, D 등의 산업재해에 따른 휴직 및 그 연장, 재활프로그램 실시 등과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정규직 채용에 따른 결원을 보충하거나 위 정규직 채용 근로자들이 원고 업무에 지원하지 않음에 따른 것으로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은 위 기간에 맞추어 설정된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사정이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라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기간제법 시행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의 적용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한편 2006. 12. 21. 제정되어 2007. 7. 1.부터 시행된 기간제법은 제4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면서, 같은 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에서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기간제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체결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이므로 기간제법의 시행 여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 또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는 원칙적으로 2년의 기간 내에서 그 횟수나 사유에 관계없이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에만 그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게 되었지만, 위 규정들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 그 입법취지가 있으므로, 기간제법의 시행이 곧 계약 갱신의 정당한 기대권의 형성을 막는다거나 이미 형성된 계약 갱신의 기대권을 소멸시키는 사유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즉 기간제법 제4조가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관계 형성을 특별히 제한하는 규정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조항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용자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므로 이를 기간제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적용할 근거로 삼을 수 없다.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갱신기대권의 법리를 적용하게 되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과 결합하여 기간제근로자가 무기계약근로자로 전환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으나, 이는 갱신기대권 법리가 아닌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적용에 따른 결과이고 사용자로서는 최초 근로계약이나 재계약에서 갱신사유, 갱신횟수, 갱신한도(예컨대 총 사용기간의 상한) 등의 계약갱신에 관한 기준을 설정함으로써 갱신기대권의 발생을 저지할 수 있으므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 갱신기대권의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사용자의 계약체결의 자유를 불합리하게 제한하거나 침해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고, 기간제법이 시행되었다고 하여 그 이후에 신규로 채용된 기간제근로자에게는 재계약이 체결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부정된다거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만 인정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을 통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 총 계약기간 2년을 초과하여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근로계약의 내용과 계약체결 동기 및 경위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근로계약서는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으로 근로계약이 갱신될 때 작성되었는데, 각 계약서에는 근로계약기간이 명시되어 있고, '기타 이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기간제법 등 노동관계법령 또는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등 관련규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근로계약 기간 만료 시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 근로계약 내용에 따르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기간이 도래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원고가 입사할 당시 참가인이 웹사이트에 게재한 이 사건 공고에 '필요시 근로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라는 문구가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는 채용지원을 유도하기 위한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여 당해 근로계약의 내용으로 삼을 수는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취지는 참가인이 사정상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계약기간이 만료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것에 불과할 뿐, 원고에게 총 계약기간 2년을 초과하여 계약이 갱신될 수도 있다는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갱신 요건과 절차 등 계약 갱신의 기준이 설정되어 있는지 여부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나 취업규칙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계약갱신의 기준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오히려 원고에게 적용되는 참가인의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되었을 때'를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이 사건 촉탁계약직 운영에 관한 노사합의에서도 촉탁계약직의 근무기간이 한시적이라는 점을 명시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참가인은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것이 원칙임을 서로 양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자신이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근무하다가 사후에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하면, 위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는 실질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계약은 구두로도 유효하게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다고 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의 갱신이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컨베이어 벨트 방식의 연속 조립 공정으로 이루어지는 자동차생산 방식의 특성이나 근로계약 관련 실무자들의 실수로 말미암아 근로계약서 작성이 늦었다고 볼 여지도 없지 않은 점 등을 감안하면, 단지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사후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적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위 취업규칙 제34조 제2호가 아무런 효력이 없다고 볼 수 없다.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해서는 출석, 결근 등의 근태관리만이 이루어졌고, 계속적 고용관계를 전제로 하는 인사평가 제도가 실시되거나 그러한 결과가 근로계약 갱신에 반영된 적도 없다. 또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근태관리는 근무시간에 따른 급여와 연장·휴일근로 등에 대한 법정수당을 지급하고 결근자를 파악하여 대체인원을 투입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이고, 달리 근무태도와 근태상황을 기초로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평가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다.
근로계약 갱신의 실태
원고는 입사 이후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2014. 12. 3. 퇴사하였는데, 원고는 위 퇴사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이후 원고는 2015. 1. 5. 참가인에 다시 입사하여 총 13회에 걸쳐 근로계약이 반복하여 갱신되었는데, 이는 참가인 소속 정규직 근로자 B, C, D 등의 산업재해에 따른 휴직 및 그 연장, 재활프로그램 실시 등과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정규직 채용에 따른 결원을 보충하거나 위 정규직 채용 근로자들이 원고 업무에 지원하지 않음에 따른 갱신이었다. 이에 따르면, 참가인은 위와 같은 한시적인 목적으로 원고를 촉탁계약직 근로자로 채용하여 사용하여 온 것이고, 원고도 이를 알고 있었다고 봄이 옳다.
원고에 대한 근로계약 갱신은 짧게는 3일에서 길게는 4개월까지 이루어져 갱신기간이 일정하지 않고, 일부 근로계약 갱신의 경우에는 종전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된 이후에야 소급하여 근로계약서가 작성되기도 하는 등 근로계약 종료 무렵 참가인의 인력수급상황에 따라 계약기간이 갱신된 것이어서 원고가 근로계약 갱신가능성과 갱신기간에 대하여 미리 예측하는 것은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은 2012년 7월 무렵부터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채용하기 시작하였는데 2016. 7. 4. 기준 퇴직한 8,112명의 촉탁계약직 직원 중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한 근로자는 단 한 명도 없고, 위 사람들 중 약 50%에 이르는 4,022명이 1년 미만 근무 후 퇴직하였다. 또 2014. 10. 16. 참가인에 촉탁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다가 2016. 9. 9. 퇴직한 E 등은 '입사 면접 당시 근로계약기간이 2년을 넘지 못한다는 것을 안내받았다'라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이러한 사정에 원고가 2014. 10. 6. 입사한 이후부터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 시까지 참가인 아산공장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촉탁계약직 근로자들이 2년 미만의 기간 내에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을 보아왔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 역시 휴직자 등의 복직 내지 신규 직원 배치 등으로 업무공백이 메워지거나 근로계약기간이 2년이 도래하게 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위 8,112명의 근로자들 중 1년 미만을 근로하고 퇴직한 근로자가 4,022명에 이른 점 등을 고려하면, 참가인이 2년까지는 근로계약기간을 갱신하다가 총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기 직전에 오로지 기간제법을 회피할 목적으로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참가인은 촉탁계약직 근로자에게도 정규직 근로자에 준하는 임금과 복지혜택 등을 제공하여 단순히 비용절감을 목적으로 정규직 근로자 대신 촉탁계약직 근로자를 채용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수행업무의 내용
원고가 참가인 아산공장에서 수행한 와이어링 투입 공정, 도어 탈착 공정, 에어클리너 장착 공정, 테크 공정 등 업무의 객관적인 내용 자체는 참가인이 영위하는 자동차 제조업의 특성상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기는 한다. 그러나 업무가 객관적으로 보아 상시·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는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일시적인 필요에 따라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기간제근로자가 담당한 업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인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업무 자체의 객관적 내용뿐만 아니라 당해 업무에 인력을 충원할 필요성이 한시적인지 여부도 함께 고려하여야 한다.
원고의 경우 참가인 소속 정규직 근로자 B, C, D 등의 산업재해에 따른 휴직 및 그 연장, 재활프로그램 실시 등과 사내하도급 근로자들의 정규직 채용에 따른 결원이나 위 정규직 채용 근로자들이 원고 업무에 지원하지 않음에 따른 결원이 충원될 때까지 공백이 생긴 당해 업무에 한시적으로 인력을 사용할 필요에 따라 근로계약이 체결·갱신되었다.
기간제법의 입법취지가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처우를 금지하고 남용을 규제하는 것과 함께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조화를 도모하는 데에도 있으므로, 참가인이 이러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하여 정규직이 아니라 총 계약기간이 2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촉탁계약직을 채용하는 것이 기간제법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정규직 전환으로 인한 신규교육 또는 휴직 등으로 공백이 생기는 업무에 정규직 직원이 충원되는 경우 이러한 전환배치나 휴직 등은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환배치 또는 복직 시점과 복귀자가 담당하게 될 업무를 미리 예측하는 것이 곤란하여 정규직 직원이 그 업무를 수행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수행한 업무 자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 업무를 2년을 초과하여서까지 계속하여 수행할 것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는 근로계약의 갱신 거절로서 정당하므로,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홍승모 김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