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A은 2000. 1. 1.부터, 원고 B는 1997. 9. 1.부터 각각 참가인 회사에 입사 하여 근무하던 사람들이고, 참가인 회사는 화장품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 회사 감사팀은 2016. 6. 16. 참가인 회사 경영진에게 별지 기재 징계사실과 같이 원고 A은 그가 사실상 설립·운영에 관여한 판매업체에 특판 상품을 공급하여 부당하게 이윤을 추구하였다는 이유로, 원고 B는 위 판매업체의 운영자 중 하나인 F으로부터 현금을 지급받고, 원고 A의 업무를 소홀히 관리하여 그가 부정하게 특판 상품을 빼돌리고 있는 점을 발견하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원고들을 징계 해고할 것을 건의하였다.
참가인 회사 인사위원회는 2016. 6. 30. 원고들을 징계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그 무렵 이를 원고들에게 통지하였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참가인 회사 인사위원회는 2016. 7. 18. 재심을 기각하기로 의결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그 무렵 이를 원고들에게 통지하였다.
원고 B는 2016. 9. 9., 원고 A은 2016. 9. 23. 각각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참가인 회사의 징계해고가 부당하다며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1. 8. '거래처 대표 F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점, 특히 F이 운영하는 업체에 공급한 상품이 비정상적으로 유통된 사실이 확인된 이후 F이 운영하는 또 다른 업체를 특판 거래처로 등록하는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받은 점, 팀원인 원고 A 이 외부 업체의 운영에 관여하고 있음을 감독하지 못한 점 등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라는 이유로 원고 B의 구제신청을 기각하고, 2016. 11. 22. '허위 납품처를 조작하여 특판 상품에 대한 비정상 유통을 조장하고, 참가인 회사의 승인 없이 자기 사업을 운영하였음을 이유로 한 징계해고는 정당하다.'라는 이유로 원고 A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이에 원고 B는 2016. 12. 9., 원고 A은 2016. 12. 19. 각각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3. 2. 원고 B 의 재심신청을, 2017. 3. 9. 원고 A의 재심신청을 각각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기각하였다(이하 각각 '2017. 3. 2.자 재심판정', '2017. 3. 9.자 재심판정'이라 하고, 이를 통틀어 '이 사건 각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 회사는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인사규정과 직무윤리지침을 제정하여 시행하고 있다.
■ 인사규정
제27조(징계사유) 종업원이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징계할 수 있다.
기타 회사의 제 규정을 위반하거나 비행사실이 확실하게 판명된 경우
제28조(징계의 종류) 징계의 종류는 다음 각 호의 1과 같다.
해고: 종업원의 신분을 박탈하여 면직시킴을 말한다.
제29조(징계절차) ①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종업원이 있는 경우 관련 부서장은 그 내용을 명기하여 인사담당 부서장에게 제출한다.
인사담당 부서장은 전 항의 안건을 인사위원회에 부의한다.
회사는 인사위원회의 심의, 결정에 따라 이를 징계한다.
제31조(재심) 종업원이 징계처분에 대한 이의가 있을 경우에는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 직무윤리지침
[세부 원칙]
기본윤리
1-2. 이해의 상충 회피
임직원은 회사의 서면 승인 없이 담당업무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업체 혹은 협력사의 경영에 관여하거나 출자하지 않습니다.
금품·향응·편의 수수 및 공여 관련
2-1. 금품 수수 금지
임직원은 이해관계자 및 임직원 상호간에 금품 제공을 요구하거나 받아서는 안 됩니다. (단서 생략)
이해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제의받거나 제공받는 경우에는 정중히 거절하여야 하며, 불가피하게 금품을 받은 경우에도 즉시 돌려주어야 합니다.
2-5. 금전거래 및 기타 거래행위 금지
임직원은 이해관계자와 금전의 대차, 대출보증, 자산의 임차 등 금전거래를 해서는 안 됩니다.
포상과 징계
본 직무윤리지침을 위반한 임직원은 별도의 인사규정 및 감사규정에 따라 인사위원회에 회부되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징계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1, 3, 4, 6호증, 갑나 제1호증부터 갑나 제4호증까지, 을가 제4, 5호증, 을나 제14호증부터 을나 제19호증까지(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각 재심판정의 적법성
인정사실
참가인 회사에는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부서(Mass Business Unit) 안에 유통디비전(Division)과 에이전트(Agent) 디비전이 나누어져 있고, 에이전트 디비전은 다시 대리점, G, H 등을 담당하는 에이전트 1, 2, 3팀과 특판을 담당하는 에이전트 4팀(이하'특판팀'이라 한다)으로 나누어진다. 특판팀은 참가인 회사가 생산한 생활용품을 사은품이나 판촉물로 활용하려는 기업체에게 직접 상품을 공급하거나, 위 기업체에게 상품을 공급하려는 중개업체에게 상품을 공급한다(다툼 없는 사실).
원고 A과 I, F은 2014. 5. 30. J 주식회사를 설립하였고, J 주식회사는 2014. 12. 29. K 주식회사로, 2015. 6. 2. 다시 L 주식회사로 상호를 바꾸었다(이하 'L'라 하고, '주식회사'와 같은 회사 종류는 표시를 생략한다. 갑가 제7호증). I이 2015. 9.경 L의 경영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원고 A은 L 발행 주식 중 40%를, I과 F은 각각 30%를 보유하였다(을나 제2호증의2, 을나 제10호증).
L는 2014. 4.경부터 2014. 12.경까지 참가인 회사와 종전부터 거래하던 M로부터 합계 471,624,400원 상당의 특판 물품을 공급받았다(을나 제13, 21호증).
L는 2015. 1. 7.경 참가인 회사의 특판 거래처로 등록되었고, 그 무렵부터 2016. 3.경까지 참가인 회사로부터 3,287,216,470원 상당의 특판 물품을 직접 공급받았다. L는 이와 같이 공급받은 상품을 N, O, P 등 도매상에게 다시 판매하였다(을나 제21호증).
원고들이 L에 공급하였던 Q 전용 특판 상품이 2015. 5.경 대만 시장에 유통된 사실이 알려졌다(을나 제21호증).
한편, I이 2015. 9.경 L의 경영에서 이탈한 이후 원고 A과 F은 F이 별도로 설립하여 운영하던 R을 참가인 회사의 특판 거래처로 등록하여 그 무렵부터 2016. 3. 23.경까지 참가인 회사로부터 1,331,518,836원 상당의 특판 제품을 직접 공급받았다(을나 제21호증).
원고 B는 F으로부터 2015. 5.경부터 2016. 2.경까지 10회에 걸쳐 매달 200만 원씩, 합계 2,000만 원을 지급받았다. 원고 B는 지급받은 돈을 대부분 팀 회식 용도로 사용하였고, 상품권으로 지급받은 부분은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고 진술하였다(다툼 없는 사실, 을나 제21호증).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7호증, 을가 제2호증, 을나 제1호증부터 을나 제6호증까지, 을나 제9호증부터 을나 제13호증까지, 을나 제2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A의 주장
다음과 같은 사정을 간과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특판 상품은 매출을 확대하는 것이 참가인 회사의 주된 관심사였으므로 실제 납품처가 어디인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 A이 특판팀에서 근무하면서 L에 특판 상품을 공급하기 위하여 작성한 품의가 허위라고 볼 수 없다.
원고 A은 L에 투자를 하였을 뿐, L나 그에게 특판 상품을 공급한 M의 경영이나 영업에 관여하지 않았다.
가사 가), 나)항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L에게 다른 회사보다 낮은 가격에 공급하거나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한 적도 없으므로 이해상충행위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참가인 회사가 원고 A의 행위로 입은 손해가 없고, 특판 상품은 일반상품과 포장 및 용기가 달라 일반 상품으로 판매되지 않으므로 공정한 시장가격에 영 향을 미칠 가능성이 없으며, 오히려 원고 A이 특판 상품을 L에게 공급한 기간 동안 참 가인 회사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점을 고려하면 원고 A을 해고한 것은 지나치게 무거운 처분이다.
판단
원고 A이 작성한 품의가 허위인지
을나 제1, 3,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L가 2016. 2. 17. 참가인 회사와 체결한 '상품공급 거래계약서'에는 "이 계약 및 개별계약에 따라 거래 제품은 특판 납품을 목적으로 가격 등이 합의되었으며, 구매자는 공급자로부터 구매한 제품을 이 계약 및 개별계약에 따라 합의한 바에 따라 국내에서 개별계약의 사용용도(특판납품용도)로만 사용해야 한다."라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다.
원고 A이 작성한 품의서에는 '납품처'라는 항목으로 최종 수요가 있는 곳을 기재하는 항목이 있고, '기타' 항목에는 '제품 유출되거나, 문제 발생시 즉각 공급중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들에 대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명절의 경우 물동량이 많아 최종납품처를 확인하지 않고 특판 상품을 공급하지만, 이 경우에도 일반 유통으로 전용하여 온라인 판매나 마트 판매를 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실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 회사는 특판팀을 통하여 판매되는 상품이 사은품이나 판촉물로 활용하는 이른바 특판 용도로 사용될 것으로 예정하고 공급할수량과 가격 등 판매조건을 결정하는 점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 A이 참가인 회사 내부에서 상신한 품의가 허위인지는 특판 상품을 일차적으로 공급받는 특판 거래처뿐만 아니라 특판 상품을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납품처와 관련된 기재가 적어도 발주 당시에 진정한지 여부를 고려하여 판단할 일이다.
앞서 든 증거들로부터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가 M, L에 공급한 상품들에 관한 품의서에는 실제 상품들이 배송된 납품처 및 납품 용도와 들어맞지 아니하는 내용이 기재되었다. 2014. 4.경부터 2014. 12.경까지 M에 물품을 공급하고자 작성된 품의서에는 거래목적 및 납품처가 '외국인 관광객 사은품 및 S 납품'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M에 공급된 물품들은 Q나 그가 운영하는 S과 무관한 납품처에 배송되었고, M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은 L도 해당 기간 동안 S으로부터 대금을 받지 아니하였다.
2015. 1.경 이후 L에 공급된 상품들에 관한 품의서에는 납품처로 '외국인 여행객 사은품', '유아카페 이벤트 사은품', '베이비페어 행사 사은품', 'S 납품', 'Q 마일리지샵 납품', 'T 임직원 복지몰 사이트 납품', 'U, V, W 지점판촉' 등이 기재되었다. 그러나 L가 참가인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특판 상품은 대부분 N, O 등 도매상에게 다시 판매되었고, 위 도매상들은 원고들에 대한 형사재판 과정에서 L에게 위와 같은 판촉 용도로 발주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였다.
뒤에서 보는 대로 원고 A은 L의 경영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를 위와 같은 사실 및 사정과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은 참가인 회사가 특판 용도로활용할 납품처가 아니라면 특판 상품을 공급하지 않는다는 점과 L에 공급하는 특판 상품이 최종적으로는 예정된 납품처에 공급되지 않으리라는 점을 알면서도 특판 상품을 확보하기 위하여 납품처를 사실과 달리 기재한 품의를 작성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고, 이는 허위의 품의를 작성하여 참가인 회사를 기망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A이 L의 경영에 관여하였는지
을나 제10, 12,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 A은 2014년 초부터 I과 별도로 사업을 시작하고자 계획하였고, 실질적인 경영을 담당하지 아니하는 대표이사(이른바 '바지사장')로 임명할 사람으로 F을 소개받아 알게 되었다.
원고 A과 I은 처음에는 F에게 L가 거래하는 계산서 중 5~10%에 해당하는 금액만 지급하기로 하였다가, 최종적으로는 원고 A의 제안으로 원고 A은 수익 중 40%를, I과 F은 각각 30%를 가져가기로 하고, 원고 A과 I이 각각 500만 원을 출자하여 L를 설립하였다.
L는 2014. 12. 경까지 당초 원고 A이 담당하던 특판 거래처인 M를 통하여 참가인 회사의 특판 물품을 공급받았다.
F은 2015. 5.경 원고 B에게 정기적으로 돈을 주는 문제와 관련하여 I뿐만 아니라 원고 A과도 상의하였다.
I이 F과 L 운영에 관한 생각이 달라 정산을 요구하자 원고 A은 F에게 철저하게 이윤을 계산하여 나누어 주도록 지시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은 L의 설립부터 참가인 회사로부터의 물품 구입과 유통, 수익 분배 등 전반적인 경영 사항에 폭넓게 관여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A이 L 경영에 관여한 일이 이해상반행위로서 해고사유에 해당하는지
원고 A은 L를 운영하면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특판 상품을 도매상들에게 다시 판매하는 등 참가인 회사와 체결한 상품공급계약에 어긋나게 유통한 사실, 참가인 회사가 이를 원고 A에 대한 징계사실에 포함시킨 사실, 참가인 회사가 '직무윤리지침'을 통해 '임직원은 담당업무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업체의 경영에 관여하여서는 아니 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징계할 수 있다.'라고 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이 L를 운영하면서 허위로 품의를 상신하여 이에 속은 참가인 회사로부터 특판 상품을 공급받은 행위는 그가 L에게 다른 거래처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거래하도록 편의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참가인 회사에게 위 공급받은 특판 상품 상당액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힌 이해상반행위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그가 담당한 업무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업체의 경영에 관여한 행위이다. 이는 참가인 회사의 '직무윤리지침'을 위반한 경우로서 참가인 회사 인사규정 제27조 제10호에서 말하는 징계사유인 '기타 회사의 제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양정에 하자가 있는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참조). 한편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등 참조).
갑 제10호증의 영상, 을나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 A이 허위로 작성한 품의에 따라 L 등에 특판 상품을 공급한 가격이 다른 특판 거래처보다 특별히 저렴하였던 것은 아닌 사실, 참가인 회사가 판매하는 일반 제품과 특판 제품의 포장과 용기가 크게 다른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A이 L를 거쳐 도매상들에게 공급한 특판 상품이 대만 시장에서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유통되기에 이르렀으므로 참가인 회사에게 손실이 생기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② 원고 A은 특판팀에서 거래처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품의를 작성하는 직무를 담당하였는데, 그 직무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허위의 품의를 작성하여 사용자인 참가인 회사의 이익을 해치기에 이른 점, ③ 원고 A이 2014. 4.경부터 2016. 3.경까지 L 또는 R을 통하여 참가인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물품액은 무려 5,090,359,706원(= 471,624,400원 + 3,287,216,470원 + 1,331,518,836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여보면 원고 A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고,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이러한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아니한다.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 A은 I, F 등과 공모하여 L 등의 법인을 이용하여 참가인 회사에게 마치 특정 납품처에 공급할 것처럼 거짓말하여 특판 상품을 공급받았다. 원고 A의 이러한행위는 참가인 회사의 규정 중 하나인 '직무윤리지침'에 어긋나게 참가인 회사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로서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건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므로 원고 A을 해고하더라도 참가인 회사에게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2017. 3. 9.자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원고 B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B의 주장
참가인 회사가 원고 B에게 해고시기와 해고사유를 구체적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다.
원고 B가 F으로부터 2,000만 원을 받은 것은 비정상적인 특판 상품 유통, 거래처 추가 등록 및 거래 규모 확대와 아무런 관련이 없으므로 이를 업무상 배임행위로 보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 재판 이전에 이루어진 해고는 정당한 징계사유가 없으므로 무효이다.
원고 B는 2015. 1.경부터 특판팀 팀장을 맡았으므로 그 전인 2014. 5.경부터 원고 A이 회사를 설립하여 운영한 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 또한 특판팀 실무자인 X에게 기안서를 잘 확인하여 상신하도록 지시하고, 상무 Y와 이를 검토하였음에도 허위인 정을 알지 못한 것이지 감독을 소홀히 한 것도 아니다.
참가인 회사의 다른 징계사례, 원고 B의 참가인 회사에 대한 기여도, F이 2,000만 원의 제공을 제안한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B를 해고한 것은 지나치게 무거운 처분이다.
판단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하자가 있는지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쉽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하고, 특히 징계해고의 경우에는 해고의 실질적 사유가 되는 구체적 사실 또는 비위내용을 기재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등 참조). 그러나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징계사유를 축약해 기재하는 등 징계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에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할 수는 없다.
을나 제11, 18, 1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2016. 6. 2. 및 2016. 6. 10. 두 차례에 걸쳐 원고 B를 상대로 징계하고자 하는 사실에 관하여 상세히 문답하는 절차를 거쳤다.
원고 B는 참가인 회사에게 2016. 6. 30.자 해고통지에 재심을 청구하면서 "그간 모든 업무를 회사의 업무 프로세스에 따라 진행하였을 뿐이고, 금번에도 담당의 결재 및 품의에 따른 팀장의 확인절차로 업무를 처리하였지 거래처에 가격 등에 대한 배려나 별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등의 행위는 일체 한 사실이 없으며, 다만 거래처와의 금전관계와 관련하여 팀장으로써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그 사유를 기재하였다.
참가인 회사가 원고 B에게 보낸 특별인사위원회 개최 통보(을나 제18호증의1), 특별인사위원회 의결사항 통보(을나 제18호증의2) 및 특별인사위원회(재심) 의결사항 통보(을나 제19호증의3)에는 인사위원회에서 논의한 안건을 '업무상 배임에 따른 징계의 건'이라고, 그 시기에 관하여는 '특별인사위원회 결과 통보 즉시'라고 각각 명시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건대 원고 B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F이 운영하는 법인과 부적정한 거래를 진행한 사실과 F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은 사실로 참가인 회사가 징계해고 절차를 진행함을 알게 되었고, 그에 따라 2016. 6. 30.자 해고통지를 다툴 때에도 위 각 사실을 중점적으로 언급하였으므로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하기도 하였다. 이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 B를 해고한 데에는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 B가 F으로부터 돈을 지급받은 것이 배임수재행위인지
참가인 회사가 '직무윤리지침'이라는 이름의 규정을 두고, '임직원은 이해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아서는 아니 되고, 이해관계자와 금전거래를 하여서도 아니 된다.'라고 정한 사실, 원고 B가 F으로부터 합계 2,000만 원을 제공받은 사실, 원고 B는 제공받은 돈을 팀원들의 회식에 사용하거나 개인적으로 소비한 사실, 참가인 회사는 원고 B가 F으로부터 2,000만 원을 지급받은 점을 '거래처 금품 수수'라는 항목으로 징계사실에 포함시킨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B가 F으로부터 돈을 지급받은 행위는 그가 F이 운영하는 R에게 거래처 개설이나 상품 공급과 관련된 특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와 관계없이(뒤에서 보는 대로 원고 B가 F으로부터 묵시적으로 부정한 청탁을 받은 사실도 인정된다) 이해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거나, 적어도 금전거래를 함으로써 참가인 회사의 '직무윤리지침'을 위반한 경우로서 참가인 회사 인사규정 제27조 제10호에서 말하는 징계사유인 '기타 회사의 제 규정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한편, 원고 B는 그에 대한 징계사유가 '금고 이상의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임을 전제로 배임수재 행위에 대하여 확정판결이 있기 전에 이루어진 징계처분은 원인사실이 없으므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대로 원고 B에 대한 징계사유는 이해관계자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 팀원인 원고 A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하였다는 점이어서 이 사건과 같이 객관적인 증거로 그 사실이 존재함이 증명된다면 유죄의 확정판결이 있기 전에 먼저 징계처분이 이루어지더라도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 B가 특판팀장으로 발령받은 이후 감독을 소홀히 하였는지
을나 제4, 5, 10, 12, 2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 B는 2015. 5.경부터 F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기 시작하였는데, 그 무렵 참가인 회사 특판팀에서 L를 담당하는 사람이 X으로 변경되었고, L에 공급한 특판 상품이 대만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음이 알려졌다.
F은 X에게 "원고 B가 유흥업소 접대 등 부당한 요구를 할 때가 있다. 영업을 편하게 할 목적으로 원고 B에게 매달 200만 원 정도를 주고 있다."라고 말해주기도 하였다.
원고 B는 특판팀장이 되기 전까지 F과 전혀 알지 못하는 사이였는데, F이 아무런 대가 없이 2,000만 원이라는 거액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
F이 운영하는 R은 2015. 9.경부터 참가인 회사에 거래처로 등록되고 직접 특판 상품을 공급받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종합하여 보건대 원고 B는 F으로부터 L에 공급된 특판 상품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시장에 유출되었으나, 앞으로도 계속 상품을 공급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묵시적인 청탁을 받고서 합계 2,000만 원을 지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여기에 앞서 든 증거와 을나 제2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을 더하여 보면 원고 B는 F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고 그가 운영하는 L 등을 상대로 한 품의의 적정성에 대하여는 제대로 검토하지 아니한 채 계속해서 특판 상품이 공급될 수 있도록 내버려두었다고 보인다.
앞서 본 대로 F이 운영하는 L, R이 원고 B가 특판팀장으로 보임된 후에도 2016. 3.경까지 계속해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특판 상품을 공급받았고, L는 참가인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특판 상품 대부분을 참가인 회사에게 발주한 납품처와 다른 도매상들에게 공급하였다.
L에게 공급한 특판 상품이 대만 시장에 유출되었을 때 참가인 회사는 원고 B의 의견에 따라 해당 제품에 대한 공급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외에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고, 그 과정에서 유출 경위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물론, 이후 제대로 된 유통관리도 이루어지지 아니하였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징계양정에 하자가 있는지 여부
앞서 인정한 사실들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 B는 특판팀장으로 보임된 이후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F을 상대로 한 거래를 제대로 검토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그로부터 부당한 청탁과 함께 금품을 제공받기까지 한 점, ② 원고 B가 F으로부터 받은 돈이 2,000만 원이라는 거액에 이르고, 일부는 개인적으로 소비하기도 한 점, ③ 원고 B가 특판팀장으로 보임된 이후만 보더라도 원고 A이 2015. 1.경부터 2016. 3.경까지 L 또는 R을 통하여 참가인 회사로부터 공급받은 물품액은 무려 4,618,735,306원(= 3,287,216,470원 + 1,331,518,836원)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 B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책임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인다.
원고 B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원고 B는 F으로부터 업무에 편의를 제공하여 주는 대가로 정기적으로 금품을 제공받고 특판팀장으로서 감독을 소홀히 하였는데, 이는 참가인 회사가 인사규정 등으로 정하고 있는 징계사유에 해당하고,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건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므로 원고 B를 해고하더라도 참가인 회사에게 주어진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와 결론을 같이 한 2017. 3. 2.자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