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9. 19.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D, E(병합)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부담하고,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은 2014. 2. 6. 설립되어 상시 약 8명을 고용하여 기계설비(배관) 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2015. 7. 9. 주식회사 F(이하 'F')로부터 경기 화성시 G 소재 H 신축공사의 기계소방공사(이하 'G 현장')를, 2015. 8. 31. 주식회사 I(이하 I)로부터 경기 수원시 J 소재 호텔 신축공사의 설비공사(이하 'J 현장')를 하도급받은 회사이다.
원고 A는 2015. 9. 21.부터, 원고 B는 2015. 10. 15.부터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한 채 참가인 회사의 J 현장에서 배관공으로서 근로를 시작하였다.
원고들은 2017. 3. 21. '참가인 회사로부터 2016. 12. 26.에 부당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위 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5. 19. '원고들은 2016. 5.경부터 G 현장에서 배관공으로 일을 하였는데, G 현장은 참가인 회사가 소외 K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한 현장이므로 G 현장에서는 K이 원고들을 고용한 것이지 참가인 회사가 직접 원고들을 고용한 것이 아니다.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 2016. 12. 26.경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으므로 참가인 회사는 부당해고구제신청의 당사자적격이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들의 구제신청을 각하하였다.
이에 원고들이 불복하여 2017. 6. 7.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8. 18.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들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 을나 제16,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들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이다.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가 K에게 공사 일부를 하도급하였다는 사실을 전혀 듣지 못하였고, K은 참가인 회사가 노무관리 책임을 회피하고자 내세운 외형상의 현장소장에 불과하여 독립된 수급인이라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의 지휘・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다가 해고되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피고 또는 참가인 회사
참가인 회사는 J 현장에서는 K을 일용직 현장소장으로 고용하였으나 G 현장에서는 K에게 노무도급을 주어 K이 독립된 수급인으로서 G 현장을 관리하였다. 원고들은 J 현장의 일이 끝나자 참가인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취지로 사직서를 작성하였고, 노무수급인인 K에 의하여 고용된 채 G 현장에서 일을 시작하였을 뿐이다. 따라서 G 현장에서는 K과의 사이에서 고용관계가 성립하고, 참가인 회사와의 관계에서는 고용관계가 성립하지 아니하는데, 원고들은 G 현장을 마지막으로 2016. 12. 26. 이후 현장을 떠났으므로 참가인 회사는 그 무렵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었다.
인정사실
참가인 회사가 F로부터 도급받은 G 현장의 예정 공사기간은 2015. 7. 20.부터 2016. 5. 29.까지, I로부터 도급받은 J 현장의 예정 공사기간은 2015. 8. 1.부터 2016. 7. 30.까지였다.
참가인 회사는 K과 사이에 「G 현장 중 노무비 공사에 관하여 K이 공사기간을 2015. 8. 1.부터 2016. 7. 30.까지, 계약금액을 340,000,000원(부가가치세 제외)로 정하여 하도급받기로 한다」는 내용의 하도급 계약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문서'). 이 사건 문서상의 작성 날짜는 2015. 8. 1.이나 실제 작성 날짜는 알 수 없다. 참가인 회사와 K은 또한 2015. 8. 1.자로 아래 내용의 '일용노무비 지급합의서'를 작성하였다(이하 '이 사건 합의서').
참가인 회사가 G 현장에서 도급받은 기계소방공사는 건물구조공사가 이루어진 후에 시작되는 배관 등의 설치공사인데, 2015. 8. 무렵에는 F의 선행 공정인 터파기 공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공사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이에 참가인 회사는 2015. 8. 31.경 K과 사이에 그 무렵 공사가 진행되던 J 현장에 관하여 K이 참가인 회사의 '일용직 현장소장'으로서 일당제로 현장을 관리하는 형태로 일하기로 합의하였다.
K은 이에 따라 그 무렵부터 J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하였고, 그 무렵 소개로 알게 된 L으로부터 원고들을 포함한 인력을 소개받았다. L은 원고들에게 '참가인 회사가 하는 공사이니 근무해 보라.'는 취지로 제의하였고 원고들도 이에 응하여, 원고 A는 2015. 9. 21.부터, 원고 B는 2015. 10. 15.부터 J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하였다.
J 현장의 일이 2016. 1.경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자 원고들을 제외한 L과 4, 5명의 인력은 다른 현장으로 떠났으나, 원고들은 J 현장 마무리에 투입되었다. 원고들은 J 현장에서 일하는 와중에 틈틈이 참가인 회사의 지시에 따라 수일 정도 동탄에서 진행되는 공사현장, 반월공장 관련 공사현장 등에 투입되어 배관공 업무를 하였다.
원고들은 K의 제의로 2016. 5.경부터 G 현장에서 일하기 시작하였고, 그 도중에 며칠씩 '포천 공사현장'이나 'M건물 신축현장' 등 다른 현장에서도 근무하였다.
K은 2016. 10.경 G 현장의 건축공사가 준공되자 그 현장을 떠났다. 원고들은 그 이후에도 G 현장에 남아 신축건물 입주에 따른 에어컨 설치공사, 확장등 인테리어 관련 공사, 하자보수 공사 등의 업무 등을 수행하였다. K은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원고들에 대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한 근로기준법 위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점에 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형사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G 현장 신축건물의) 준공을 받아주면 그 현장에서 제가 계약한 일은 다 끝난 것이다. 준공서류를 10월에 받아주어서 (G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계약한 일이 끝났다고 나 몰라라 할 수는 없고 제가 현장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다른 현장에서 일하는 중이어도 (G 현장에서) 하자 등으로 연락이 오면 제가 가서 작업하라고 지시하고 (참가인 회사의 부장) N에게 어떻게 작업하라고 이야기도 해주고 하였다. 두 사람(원고들)이 신축건물의 하자보수만 하기 위해서 남아 있는 것은 손실이다. (G 현장은) 하자보수 외에도 입주 후 공사가 있기 때문에 두 사람(원고들)이 계속 남아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K은 다른 현장으로 이동한 후인 2016. 10. ~11경 '참가인 회사의 원고들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문제로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 다툼이 불거지자 원고들에게 요청하여 J 현장의 업무가 끝날 즈음인 '2016. 4. 30.자'로 날짜를 소급한 사직서를 작성받았다.
원고들은 2016. 12. 초경부터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G 현장이 마무리된 후 다른 현장에서 계속 근무할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이에 대해 정확한 답을 미루었다. 참가인 회사의 부장 N는 2016. 12. 24. 원고들에게 '일이 없고, 다른 현장은 인력이 다 찼다. 26일까지만 일을 하라.'는 취지로 말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 원고들은 '겨울이니 새 근무처를 찾을 때까지라도 일하게 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으나 N는 거절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2016. 12. 26. 이후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N는 2017. 1.경 다시 원고들에게 'G 현장에 일이 있는데 작업을 해줄 수 있는지' 문의하였으나, 원고들은 그 무렵 다른 현장에서 근무하기로 약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에 응하지 않았다.
참가인 회사로부터 원고 B는 2016. 11.경 3,989,580원, 2016. 12.경 3,245,880원을, 원고 A는 2016. 11.경 3,085,280원, 2016. 12.경 2,491,160원을 각 노임 명목으로 지급받았다. 참가인 회사는 2017. 2.까지 원고들에 대하여 고용보험 가입을 유지하였다.
원고들은 2017. 3. 27. 관할 수사기관에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가 퇴직금을 체불하였다고 고소하였다. 수원지방검찰청 검사는 2017. 10. 7. 참가인 회사의 대표이사를 근로기준법 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한 후, 그를 벌금 300만 원으로 약식 기소하였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약식명령을 발령하자, 그는 이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다(수원지방법원 2017고정3327). 위 법원은 2019. 5. 16. 아래와 같은 이유로 근로기준법위반의 범죄사실을 인정하여 벌금 100만 원을 선고하였으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은 무죄로 판단하였다(이하 '관련 형사사건'). 이에 검사가 항소하여 현재 그 항소심 재판 계속 중이다(수원지방법원 2019도2879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 6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 을나 제1 내지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 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 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9. 5. 30. 선고 2017두62235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J 현장에서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근무하였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J 현장의 업무가 종료된 다음에 진행된 G 현장에서의 근로관계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는 노무수급인인 K이 원고들의 사용자라고 주장하고, 원고들은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사용자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K이 G 현장에서 업무를 시작한 때부터 2016. 10.경 건물 신축공사를 마치고 G 현장을 떠나기까지 그 현장에서 원고들의 근로관계가 참가인 회사와 사이 직접 고용관계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고, 원고들은 K이 G 현장을 떠난 이후부터 이 사건 통보 무렵까지 참가인 회사의 지시에 따라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참가인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K은 참가인 회사와의 약정에 따라 G 현장의 신축공사에 관하여 준공검사가 끝난 2016. 10. 이후로는 G 현장을 떠나 다른 현장에서 근무하였다. 그러나 원고들은 그 후에도 이 사건 통보 무렵까지 G 현장에서 진행되는 업무를 계속하여 수행하였고, 참가인 회사로부터 업무를 수행한 날짜에 따라 종전과 동일한 체계로 임금을 지급받았다. 원고들의 근로조건 등에 변동이 생겼다고 볼만한 정황도 없다.
원고들이 2016. 10. 이후 G현장에서 수행한 업무 내역에는 신축공사의 '하자보수' 외에도 K의 업무 범위 밖인 에어컨 설치 관련 공사, 공간 확장 등 인테리어 공사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K도 원고들이 신축공사의 하자보수 외의 업무를 위해 G 현장에 남아 일하였음을 인정하였다. 따라서 원고들은 G 현장의 신축공사가 준공된 이후에도 그 현장에 남아 K과 무관하게 종전과 동일한 임금, 근로시간, 근로형태 등 제반 근로조건을 유지한 채 참가인 회사에 대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있다.
원고들은 그 시기 참가인 회사 소속인 N 등의 지시에 따라 근무하였고, N로부터 이 사건 통보를 받았다. 참가인 회사는 이 사건 통보 무렵까지 원고들이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을 지급하였고, 원고들에 대하여 고용보험 가입을 유지하였다. 따라서 적어도 이 사건 통보 무렵에는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에 묵시적인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볼 수 있다.
소결론
이처럼 원고들이 이 사건 통보 무렵에는 참가인 회사에 고용된 근로자임을 부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이 참가인 회사를 피신청인으로 특정하여 이 사건 통보에 대해 부당해고구제를 신청한 것은 적법하다. 그럼에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달리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사용자가 아니어서 위 부당해고구제신청의 피신청인 적격이 없다'고 잘못 판단하였으므로 위법하다.
결론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모두 인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