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5. 17. 선고 2017구합6927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상시 근로자 약 199명을 고용하여 종합의료원 등의 사업을 하는 법인이다.

나.

원고는 2014. 12. 8. 강원도 속초의료원에 계약직으로 입사하여 약사로 근무하던 중, 2016. 11. 7. 참가인으로부터 원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이 2016. 12. 7.자로 만료된다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만료 통보')를 받았다.

다.

원고는 2017. 1. 17.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만료 통보가 원고에 대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3. 17.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라.

원고는 2017. 4. 4.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6. 7.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7, 10, 11호증의 각 기재, 변 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원고의 2015. 3월 급여명세서부터 직급이 정규직으로 표기되고, 직무기술서에도 정규직으로 표기된 점,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0조에 의하면 약사는 채용된 직위에 3개월간의 조건부 기간을 거쳐 근무성적이 양호한 때 정규직원으로 임용한다고 규정되어 있는 점, 원고가 담당한 업무가 참가인의 상시 필수적인 업무이고, 단기간을 정하여 고용하여야 할 객관적인 사유가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는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거나 원고와 참가인은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설령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을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보더라도, 참가인이 원고와 근로계약을 3회에 걸쳐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체결하여 반복하여 계약을 갱신한 점, 원고에 앞서 근무하였던 약사는 정규직이었고 원고가 담당한 업무가 상시 필수적인 업무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다.

나아가 참가인은 원고와 연봉 인상에 관하여 단 한 차례만 논의한 후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만료 통보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으므로, 그 갱신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관련 법령 및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나.

인정사실

1)

참가인 소속 약사는 약제과장 1명이고, 원고 채용 전에는 모두 정규직, 호봉제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B 약사가 정년퇴직하게 되자 약사 신규채용을 추진하면서, 기존의 호봉제로는 다른 병원과 비교할 때 약사의 임금 수준이 낮아 정상적인 채용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매년 연봉협상이 가능한 계약직으로 약사를 채용하기로 정하였다.

2)

참가인은 2014. 11. 3. 다음과 같은 내용의 약사 채용 공고를 하였다.

3)

원고는 2014. 12. 8. 및 2015. 6. 8. 참가인과 사이에 아래와 같은 내용의 각'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이때 참가인은 원고의 요청으로 원고의 근로계약기간 1년 중 전 6개월은 연봉 5,000만 원의 40%를, 후 6개월은 그 연봉의 60%를 지급하는 근로계약서를 각각 작성하기로 하였다.

4)

참가인은 2015. 1. 30. 참가인의 연봉제 시행규정 제14조에 따라 강원도지사에게 약사의 연봉상한액을 7,700만 원으로 승인 요청하였으나, 강원도지사는 2015. 8. 10. 약사의 연봉상한액을 5,000만 원으로 조정하여 승인 통보하였다.

5)

참가인의 임금명세서와 임금대장에 따른 원고의 직급 표기는 2014. 12. 입사시부터 2015. 2.까지는 '계약직'으로 기재되었다가 2015. 3.부터는 '정규직'으로, 2016. 11.부터는 다시 '계약직'으로 기재되어 있고, 2015. 12. 1. 및 2016. 1. 4.자 직무기술서에는 원고의 직급이 '정규직'으로 표기되어 있다.

6)

참가인은 2015. 12. 7. 원고와 사이에 별도의 근로계약서 작성 없이 연봉 5,000만 원, 계약기간 2015. 12. 8.부터 2016. 12. 7.까지 1년간 묵시적으로 계약직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

7)

원고는 참가인에게 2015. 12.경 계약 갱신 후 연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그대로 근무하였고, 2016. 3. 내지 4.경 다시 연봉 인상을 요구하였다.

8)

참가인은 2016. 10. 14. 원고에게 5.5% 인상된 연봉 5,275만 원을 기재한 계약직 근로계약서를 제시하였으나, 원고는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거부하고 참가인에게 연봉 8,120만 원 및 숙소지원금 420만 원을 제시하였다.

9)

참가인은 2016. 11. 7.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만료 통보를 한 후 연봉계약직 약사 채용공고를 하고, 2016. 12. 8. 종전에 약사로 근무하던 B을 연봉 5,500만 원의 조건으로 다시 채용하였다.

10)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0조에 의하면, 신규 채용된 4급 이하 직원과 약사, 간호사는 채용된 직위에 3개월간의 조건부 기간을 거쳐 근무성적이 양호한 때에는 정규직원으로 임용하나, 약제 · 간호과장은 위 규정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고,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 경력자 및 인력 수급상 필요하다고 원장이 인정하는 경우에는 위 규정을 적용하지 아니할 수 있다. 또한 위 인사규정 제11조에 의하면, 참가인은 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하여 해당 직종에 맞는 자를 계약에 따라 일정 기간 근무하게 할 수 있고, 계약기간은 1년의 범위 이내로 하고 재계약할 수 있으며, 계약 채용한 직원의 근무성적이 우수하다고 판단될 때는 제10조의 조건부 기간을 거치지 않고 정규직원으로 채용할 수 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을가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인지 여부

가)

근로계약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보아야 하고, 이 경우 근로계약 기간이 끝나면 그 근로관계는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당연히 종료됨이 원칙이다. 다만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채용 당시 계속근로의사 등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근무기간의 장단 및 갱신 횟수,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 보호 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1998. 1. 23. 선고 97다42489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의 계약직 약사 채용공고에 응모하여 참가인과 근로계약 기간이 1년임을 전제로 연봉제 계약을 체결하였고, 1년 후 묵시적으로 종전과 같은 조건(근로계약 기간 1년, 연봉 5,000만 원)으로 근로계약을 1회 갱신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체결된 각 근로계약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에 해당한다.

이와 달리 앞서 본 바와 같은 원고가 담당한 업무의 성격, 임금명세서와 임금대장의 '정규직' 기재 등의 사정이나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0조, 제11조의 내용, 그 밖에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위 근로계약의 내용과 달리 정규직으로 전환되었다거나 사실상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관계로 전환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2)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있는지 여부

가)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근로계약 기간만료 후 계약이 갱신되어 계속하여 업무를 수행할 것에 대하여 정당한 기대를 가진다고 보기 어렵다.

(1)

원고와 참가인이 작성한 각 근로계약서는 '계약직 근로계약서'라는 제목으로 근로계약 기간이 명시되어 있고, '기타 이 계약서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근로기준법 등 노동관계법령, 취업규칙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라고만 기재되어 있을 뿐, 근로계약 기간만료 시 계약 갱신이 가능하다는 내용은 기재되어 있지 않다. 위 근로계약의 내용에 따르면 근로계약서에 기재된 근로계약 기간의 종기가 도래하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2)

참가인의 인사규정 제11조는 계약직 근로자의 경우 '계약기간은 1년의 범위 이내로 하고 재계약할 수 있고, 근무성적이 우수한 경우 정규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참가인이 필요한 경우에 계약기간이 만료된 계약직 근로자에 대하여 근로계약을 연장하거나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내용에 불과할 뿐, 원고에게 근로계약 기간 만료시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신뢰를 부여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3)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 갱신은 사실상 1회만 이루어졌고, 원고 이전에는 참가인이 약사를 모두 호봉제를 조건으로 정규직으로 채용하였으므로, 원고와 같은 계약직 약사의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근로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관행이 성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참가인은 정규직으로 약사를 신규 채용할 경우 다른 병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임금을 지급할 수밖에 없어 계약직으로 약사 채용공고를 하고, 원고와 근로계약 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그런데 원고의 연봉 인상에 대해 강원도지사의 승인을 받지 못하였고 원고가 자신의 연봉에 계속 이의를 제기하고 있었으므로, 참가인이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라.

소결론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 통보는 근로계약의 갱신거절로서 정당하고, 이와 같은 취지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나아가 이처럼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참가인은 원고에게 재계약을 제안하였으나 원고가 기존 연봉보다 훨씬 높은 약 62%의 연봉 인상을 제시하며 재계약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거부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 점에서도 이 사건 근로계약 기간만료 통보가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이 사건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김나경 홍승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