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5. 4. 선고 2017구합7487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재단법인 C(이하 '이 사건 재단법인'이라 한다) 소속의 123개 지교회 중 하나로서, 부속시설인 D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을 설립하여 상시근로자 약 48명을 고용해 노인요양시설을 운영하고 있고, 참가인은 2016. 10. 19. 이 사건 요양원에 입사하여 총무과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이 사건 요양원이 2017. 1. 16. 참가인을 부당해고하였다.'고 주장하면서 2017. 2. 16.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구제신청'이라 한다), 2017. 3. 21. 원고 및 이 사건 재단법인을 사용자로 각 추가 신청하였다.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4. 12. '원고가 참가인의 사용자로서 당사자적격이 있고,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양 당사자 간의 묵시적 합의해지로 인하여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이 사건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제주2017부해12, 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4. 28. 중앙노동위원회 2017부해398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7. 17, '원고가 수습기간 종료 2일 전 참가인 이전 직장에서의 해고 사유만을 가지고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취소하면서, '원고가 2017. 1. 16. 참가인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이므로, 원고는 참가인을 원직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참가인에게 지급하며, 참가인의 이 사건 재단법인 및 이 사건 요양원에 대한 나머지 구제신청은 각하한다.'는 내용의 재심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요양원의 원장 E 등은 참가인을 채용하고 난 이후인 2017. 1. 10. 내지 같은 달. 14.경에야 비로소 참가인이 이전 직장에서 보조금 횡령사건에 연루된 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으며, 무단결근으로 인하여 해고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에 이 사건 요양원의 원장 E, 부원장 F 및 사무국장 G는 2017. 1. 16.경 사실관계 확인 및 대책마련을 위해 원장실에서 참가인과 면담을 하였고, 위 면담 자리에서 참가인이 먼저 '오늘부로 이 사건 요양원을 그만두겠다.'고 하였으며, 그 이후부터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참가인 자의에 의한 사직 또는 합의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가사 원고가 참가인을 해고하였다 하더라도 참가인이 채용 과정에서 위 형사처벌 및 징계해고 사실을 밝히지 않은 잘못이 있으므로 정당한 해고사유가 인정된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이전 직장에서의 해고 경위 등

가)

참가인은 이 사건 요양원에 근무하기 이전에는 H법률사무소 제주지부에서 근무하면서 회계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제주특별자치도지방경찰청은 2015. 4.경부터 H법률사무소 제주지부 지부장인 I 등이 위 제주지부의 보조금을 부정사용한 혐의 등으로 수사를 시작하였다.

나)

I, 참가인 및 위 제주지부 근무자들은 위 보조금과 관련한 업무상 횡령죄 및 사기죄 등으로 기소되었고, 참가인은 2017. 2. 8. 제주지방법원에서 업무상 횡령죄 등으로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위 법원 2016고단810호).

참가인은 양형부당을 이유로 제주지방법원 2017노141호로 항소하였고, 위 법원은 2017. 8. 10. '참가인의 제보로 위 제주지부의 보조금 횡령 사건 수사가 진행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에 대한 원심의 형이 과중하다. '는 이유로 원심판결 중 참가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였다. 참가인에 대한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위 형사재판을 '이 사건 형사재판'이라 한다).

다)

한편, H법률사무소 제주지부는 2015. 6. 12. '무단조퇴, 무단결근, 업무지시 불 이행 등을 이유로 근로계약 만료일인 2015. 7. 31.자로 근로계약을 종료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참가인에게 하였고, 참가인은 위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제주지방법원 2015가합1433호로 해고무효확인 등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16. 8. 18. 위 제주지부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적법하게 해지되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참가인은 이에 불복해 항소하였다가 인지대 등을 납부하지 아니하여 항소장 각하명령을 받음으로써 2016. 9. 9.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2)

참가인과 원고 간의 근로관계 종료 경위 등

가)

참가인은 2016. 10. 12. 이 사건 요양원 사무실에서 채용면접을 본 뒤 2016. 10. 19.부터 이 사건 요양원의 총무과장으로 근무하되,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7. 1. 10. 이 사건 형사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연차휴가를 신청하였다가 재판일정 변경을 이유로 그 다음날 연차휴가 신청을 취소하였다.

다)

이 사건 요양원의 원장 E, 부원장 F, 사무국장 G는 2017. 1. 16. 참가인이 횡령 사건과 연루되어 이 사건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회계 업무를 담당하는 총무과장으로 계속 근무하는 것이 적절한지 여부 등에 관하여 논의하였다.

라)

원장 E, 부원장 F, 사무국장 G는 같은 날 이 사건 요양원 원장실에서 참가인과 면담을 하였고, 위 면담 결과 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이하 위 면담을 '이 사건 면담'이라 한다).

마)

참가인은 위와 같이 근로관계가 종료된 며칠 후 위 G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였고, 참가인과 원장 E는 2017. 1. 31. 이와 관련하여 통화를 하였는데, 그 주요 녹취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참가인의 부원장 F에 대한 형사고소 등

참가인은 2017. 1. 31. "이 사건 요양원의 부원장 F이 2016. 11. 중순경 참가인 본인에게 '냄새나는 엉덩이를 어디에 들이대냐.'는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며 위 F을 모욕죄로 고소하였고, F은 2018. 1. 19. 제주지방법원에서 모욕죄로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으며(위 법원 2017고정361호), 이에 항소하여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4)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 과정에서의 관련자들 진술

가)

이 사건 요양원의 원장 E는 이 사건 초심판정 과정에서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에 출석하여 "참가인과의 채용 면접시 참가인에게 이전 직장에서 그만두게 된 경위를 물어봤었고, 참가인은 이에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그만두게 되었다고 답변하였으며, 불미스러운 일이 무엇이었는지는 구체적으로 물어보지는 않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바 있고, 부원장 F 역시 제주특별자치도지방노동위원회에 출석하여 "원장 E는 2017. 1. 10.경 참가인이 이 사건 형사재판과 연루된 사실을 알았고, 본인은 2017. 1. 14.경 대학교 동기로부터 참가인이 이전 직장에서 해고되었다는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하였다.

나)

이 사건 요양원의 사무국장 G는 이 사건 재심판정 과정에서 중앙노동위원회의 심문회의에 출석하여 "참가인이 사무실 직원들하고 관계도 그냥 괜찮았고, 큰 결격사유 없이 수습기간 동안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통상적으로는 결격사유가 없으면 수습기간 종료 후 재계약을 했을 것이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인정 근거] 갑 제1, 2, 7, 9, 10, 11, 15, 22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 을나 제2, 9, 10, 13, 14,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해당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관련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그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2)

판단

가)

원고가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참가인과의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는지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참가인의 수습기간(시용기간) 만료에 즈음하여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참가인과의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①

참가인의 수습기간 만료일이 이틀 가량 남은 2017. 1. 16. 원장 E, 부원장 F, 사무국장 G는 참가인에 대한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결정한 다음 위 결정을 알려주기 위해 참가인과 면담을 하였다.

②

원고 측은 위와 같은 결정을 참가인에게 알려주기도 전에 참가인이 자발적으로 이 사건 요양원 근무를 그만두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주장하나, 원장 E는 2017. 1. 31. 참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전 직장에서 해고된 점과 이 사건 형사재판에 연루된 점을 해고사유로 고려하였고, 이에 부원장 F도 참가인에게 '근로관계를 종료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며, 수습기간 중이었기 때문에 1달 전 해야 하는 해고예고통지는 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하였다.

③

수습기간 종료 후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겠다는 원고 측의 결정에 대하여 참가인으로서는 이에 대응할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없었을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원고 측의 결정에 참가인이 별다른 항의나 거부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이를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라 볼 수는 없다.

④

또한 참가인은 자신이 원고 측으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생각하여 원고에게 해고수당을 지급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나)

원고의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적법성 여부

앞서 본 인정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 통보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또한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다.

①

원고 측의 진술 등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과의 채용 면접 당시 참가인이 불미스러운 일로 인하여 이전 직장에서 그만두게 되었다고 말하자 그 사유에 관하여 더 이상 물어보지 않았으며, 2017. 1. 10. 내지 1. 14.경에야 참가인의 이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알게 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의 취업규칙 제12조 등에 의하면, 이전 직장에서 근무태만 등으로 해고된 자나 금고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는 자 등은 채용결격 사유에 해당하는데, 원고 측이 참가인의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말만 믿고 이전 직장을 그만두게 된 경위를 더 이상 알아보지 않고 참가인을 회계 업무를 맡는 총무과장으로 채용하였다는 점은 쉽사리 믿기 어렵다.

또한 원장 E는 2017. 1. 31. 참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그런 건 이렇게 저렇게 해서 들리는 얘기는 과장님(참가인을 의미한다)이 억울하게 상황이 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하고, '우리가 직접 겪어봐서, 이왕 입사를 했으니까 3개월이라는 시간이 있으니까 3개월을 지내다 보면 어떤 결론이 나겠지.'라고 생각했다."라는 이야기를 하였는데, 참가인의 수습기간이 3개월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원장 E는 참가인을 채용할 무렵 참가인이 이전 직장에서 해고된 사유 등에 관하여 적어도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3개월의 수습기간을 두고 참가인을 채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원고는 참가인의 이전 직장에서의 일들을 용인한 채 수습기간 동안 근무하게 하였고, 참가인은 위 3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원고 측 직원들과도 원만한 관계를형성하였으며, 업무 수행에도 큰 문제가 없는 등 수습기간 종료 후 본 근로계약을 체결하는데 별다른 결격사유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참가인이 부원장 F의 성희롱 발언을 원장 E 등에게 문제 삼고 나서자 부원장 F의 주도 하에 참가인과의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위와 같은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 통보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②

또한 이 사건 면담을 통해 원고와 참가인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고, 원고는 합의 하에 근로관계가 종료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므로, 원고가 참가인과의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면서 그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도 존재한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위와 같은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 통보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데다,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절차상 하자가 있어 정당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라 할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이슬기 강지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