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당사자들의 지위
참가인은 상시 약 26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시내버스 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2. 5. 26. 참가인에 입사하여 버스운전기사로 근무하였던 사람으로 C노동조합연맹 D노동조합 B지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라 한다)의 조합원이다.
참가인의 원고에 대한 배차명령
원고는 2012. 5. 26.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 E번 노선에 승무하였고 2015. 3. 1.부터 F번 노선에 승무하였다.
평택시장은 2016. 6. 22. 참가인에 G역 개통에 따른 시민편의를 위하여 참가인이 운행하는 H번 노선의 운행구간에 G역을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참가인은 같은 날 원고를 포함한 11명의 버스운전기사에게 2016. 7. 1.자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배차명령을 하였다(이하 아래 배차명령 중 원고에 대한 부분을 '이 사건 배차명령'이라 한다).
원고는 2016. 6. 27. 참가인에 이 사건 배차명령에 대한 재심의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의 재심위원회는 2016. 7. 2. 버스운전기사의 승무노선 변경은 인사권자의 고유권한으로 재심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의 신청을 기각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달 4. 원고에게 이를 통보하였다.
참가인은 2016. 7. 1. 기준으로 118대의 버스를 이용하여 24개 노선에서 시내버스 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그 중 H번 노선은 참가인의 본사가 있는 차고지에서 8.2km(15분 소요) 가량 떨어진 장소를 기점으로 하고 있어 H번 노선에 승무하는 운전기사는 차고지로 출근하여 차량을 배정받아 H번 노선 대기장소로 이동한 후 운행을 시작하고 있다. 참가인의 F번 노선과 H번 노선(G역 개통에 따른 운행구간 변경 전 기준)을 비교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의 승무 거부와 해고 징계처분
원고는 2016. 7. 13. 참가인에 이 사건 배차명령은 형평에 어긋나므로 F번 노선으로 다시 배차명령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승무를 거부한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2016. 7. 18. 원고에게 이 사건 배차명령은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하므로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무단결근으로 해고될 수 있다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6. 7. 1.부터 2016. 10. 13.까지 105일의 기간 중 단 2일(2016. 9. 17.과 2016. 10. 3.)만 H번 노선에 승무하였고, 나머지 기간에는 승무를 하지 않았다.
참가인의 징계위원회 위원장은 2016. 10. 12. 원고에게 같은 달 25.자로 징계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임을 통보하였다.
2016. 11. 2.로 연기되어 개최된 참가인의 징계위원회는 원고가 2016. 7. 1.부터 2016. 10. 13.까지 105일의 기간 중 103일 동안 H번 노선에 승무를 하지 않은 행위는 '무단결근'이자 '정당한 인사명령 거부'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56조 제3항, 제18항에 근거하여 2016. 12. 3.자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의결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16. 11. 10. 참가인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같은 달 30. 개최된 참가인의 재심위원회는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고, 참가인은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구제절차와 관련 소송의 경과
원고는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12. 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3. 10.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이 사건 해고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 신청을 기각하였다[경기2016부해1648/2017부노8(병합)]. 원고는 2017. 4. 13.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7. 7. 19.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7부해326/부노46(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배차명령이 부당배차명령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16. 8. 18.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그러나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6. 10. 11. 이 사건 배차명령이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 신청을 기각하였다(경기2016부해1179). 원고는 2016. 11. 1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도 2017. 2. 7.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6부해1225). 원고는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1926호로 위 재심판정의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서울행정법원은 2018. 1. 25.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서울고등법원 2018누35362호로 항소하였고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2, 4 내지 9호증, 을나 제1, 2,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재심판정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징계사유 관련
이 사건 배차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에게 발생하는 불이익이 크며, 참가인은 이 사건 배차명령을 함에 있어 원고와 어떠한 협의도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배차명령은 참가인의 인사권을 남용한 부당배차명령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승무 거부는 무단결근과 정당한 인사명령 거부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참가인에 H번 노선에 승무하지 않을 것임을 사전에 고지하였으므로 원고의 승무 거부는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2016. 7. 1.부터 2016. 10. 13.까지 기간 중 3일에 한 번씩 참가인의 본사 사무실에 출근하여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고, H번 노선의 배차상태와 운행상황을 확인하였으며, 원고 대신 승무를 할 대기기사를 구해주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3일에 한 번씩 본사 사무실에 출근한 날은 무단결근일에 포함시켜서는 아니 된다.
징계양정 관련
원고가 참가인에 원고를 대신하여 근무할 대기기사를 구해주었기 때문에 H번 노선에 결행이 발생하지 않은 점, 원고의 승무 거부로 참가인이 입은 손해는 존재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해고는 그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관계 법령과 참가인의 규정 등
별지 관계 법령 등 기재와 같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징계사유 인정 여부
이 사건 배차명령이 부당배차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
논의의 전제로 이 사건 배차명령이 부당배차명령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본다.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전보나 전직과 유사한 인사명령의 하나인 이 사건 배차명령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인정사실
참가인과 원고는 근로계약 체결 당시 '운수업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원고는 전 노선을 견습하여야 하고 참가인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원고를 다른 노선으로 배차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배차명령 이후 2016. 8.부터 2017. 6.까지 9명의 운전기사(X, Y, Z, AA, AB, J, Q, AC, AD)를 E번 노선 또는 K번 노선에서 H번 노선으로 배차하였다.
2016. 10. 기준 H번 노선 운전기사 48명의 근무일수는 최소 5일, 최대 22일이고, F번 노선 운전기사 27명의 근무일수는 최소 10일, 최대 17일이다. 그리고 2016. 11. 기준 H번 노선 운전기사 47명의 근무일수는 최소 9일, 최대 21일이고, F번 노선 운전기사 25명의 근무일수는 최소 9일, 최대 16일이다.
원고는 2014. 5. 19. E번 노선 승무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같은 날부터 2014. 9. 26.까지 4차례에 걸쳐 113일간 요추 간판의 외상성 파열 등을 이유로 입원하였고, 입원 중이던 2014. 8. 25. 요추 간판의 외상성 파열 등의 최종 진단을 받았다. 참가인은 이러한 원고의 상황을 배려하여 2015. 3. 1. 원고에 대하여 E번 노선에서 자동저상차가 있는 F번 노선으로 배차를 변경하였다. 한편, 원고는 2016. 6. 18.부터 같은 달 20.까지와 2016. 7. 6. 요추의 염좌 및 긴장 등을 이유로 진료를 받았다.
참가인의 근로자로서 H번 노선에 승무하고 있는 AE는 서울행정법원 2017구합1926호 사건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H번 노선은 다른 노선에 비하여 배차간격이 짧고 이용승객이 많으며 다른 회사와 경쟁하는 노선이어서 운전기사들이 기피하는 노선이었다. 그러나 H번 노선의 출발지가 G역 부근으로 변경되어 운행거리가 늘어남에 따라 운행횟수가 1회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근무환경이 개선되었고, 이로 인해 2016. 11.경부터 H번 노선으로 지원하는 운전기사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H번 노선 운전기사들이 참가인을 상대로 참가인의 차고지에서 H번 노선 대기장소로 이동하는 시간에 대한 시간외 수당을 청구하여 1심에서 승소 판결을 선고받았다'고 증언하였다.
AF, AE 등 참가인 소속 근로자 18명은 중앙2016부해1225 재심절차 진행 중인 2017. 1. 23. 'H번 노선은 1일 운행거리가 길고 다른 회사와 경쟁하는 노선이어서 운전기사들이 기피하는 노선이다. 참가인은 그동안 배차 시 고참순으로 근무여건이 좋은 노선으로 배차하여 왔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작성하여 피고에게 제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9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배차명령의 업무상 필요성 인정 여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배차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118대의 버스를 이용하여 24개 노선에서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각 노선의 운행거리와 복잡성, 운전기사의 경력, 인력수급 현황 등을 고려하여 버스운전기사들이 승무하는 노선을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참가인과 원고가 근로계약 체결 당시 '운수업체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원고는 전 노선을 견습하여야 하고 참가인의 필요에 따라 언제든지 원고를 다른 노선으로 배차할 수 있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던 것이다.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H번 노선은 참가인의 버스운전기사들 모두가 기피하는 노선이었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형평의 차원에서 해당 노선에 승무하는 운전기사들을 주기적으로 교체하여 줄 필요성이 있었다. 원고는 원래 E번 노선에서 승무하였는데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 등에 대한 배려의 차원에서 버스운전기사들이 선호하는 F번 노선을 배차받았고, 그로부터 일정 기간이 지난 이후 상대적으로 버스운전기사들이 기피하였던 H번 노선을 배차받은 것인바, 원고에 대한 이러한 일련의 배차명령 역시 위와 같은 형평 차원의 순환 배차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사건 배차명령은 원고가 승무하는 노선만을 변경할 뿐 버스 운전이라는 원고의 담당 직무와 버스운전기사라는 원고의 직위를 변경하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 배차명령에 요구되는 업무상 필요성의 정도는 그리 크지 않다.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 여부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이 원고가 근로자로서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배차명령을 전후하여 원고의 직위는 동일한 점, F번 노선과 H번 노선에 승무하는 운전기사들의 근무일수 사이에 큰 차이가 없는 점, H번 노선에 승무하는 운전기사들이 차고지에서 위 노선 대기장소로 이동하는 시간에 대한 시간외 수당을 청구하여 승소판결을 받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급여가 줄어드는 불이익은 없거나 유의미한 정도에 이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배차명령은 원고가 버스운행을 개시하는 곳을 기존의 차고지에서 15분 가량 떨어진 장소로 변경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로 인하여 원고가 거주지를 이전하여야 한다거나 출퇴근에 있어 불편을 겪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H번 노선은 원고가 기존에 운행하던 F번 노선에 비하여 1일 운행 횟수가 1회 더 많기는 하지만 1회 운행거리, 정거장 수, 운행시간이 더 적으므로 H번 노선을 운행하는 것이 F번 노선을 운행하는 것에 비하여 현저하게 불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편, 위와 같은 운행내용은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변화하는 것이므로, 위 각 노선 사이의 근로여건의 비교는 이 사건 배차명령 바로 당시의 상황만을 형식적으로 비교할 것이 아니라 그 당시에 이미 예상할 수 있었던 장래 상황과 그 결과까지 고려하여 살피는 것이 타당하다. 그런데, 이 사건 배차명령 당시에 평택시장의 요청에 따라 G역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H번 노선이 변경되는 상황이 임박하였는바, G역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H번 노선이 변경됨에 맞추어 운행횟수가 1회 감소되어 결국 H번 노선은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부터 4~5개월만에 참가인이 운행하는 다른 노선들에 비하여 운행거리, 운행횟수 등 근무여건의 제반 측면에서 특별히 불리하지 않게 되었고, 이로 인해 운전기사들이 H번 노선 근무를 지원하는 상황에 이르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담당할 버스 노선에서 H번 노선을 배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를 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사전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참가인이 이 사건 배차명령에 앞서 원고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사전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전보명령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는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배차명령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그리 크지 않은 점,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13조 제3항이 '근무지를 변경할 경우 본인과 사전 협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 사건 배차명령으로 인하여 원고의 보직 등에서 더 나아가 근무지까지 변경된다고 평가할 수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이 이 사건 배차명령을 하기에 앞서 원고와 사전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배차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참가인이 원고를 F번 노선에서 H번 노선으로 발령한 이 사건 배차명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고 그로 인한 원고의 생활상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할 정도의 수준이며 참가인이 이 사건 배차명령에 앞서 원고와 사전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배차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배차명령은 부당배차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
원고의 승무 거부가 무단결근에 해당하는지 여부
'무단결근'이란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는 날에 사용자의 승인 없이 임의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음을 의미한다.
원고는 참가인의 승인이 없음에도 2016. 7. 1.부터 2016. 10. 13.까지 105일의 기간 중 단 2일을 제외하고는 승무를 거부하였는바, 원고가 승무를 하여야 하는 날에 승무를 하지 않은 것은 무단결근에 해당한다.
참가인은 위 기간 중 원고가 승무를 한 2일을 제외한 103일 전부를 무단결근일로 보았다. 그러나 을나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과 이 사건 노동조합 지부 사이에 체결된 2016년 임금협정에서 정한 승무직 근로자의 의무 근로제공일은 '월 13일'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기간 중 원고가 근로를 제공하여야 하는 날은 103일이 아닌 42일[= 13일(2016. 7.) + 13일(2016. 8.) + 12일(2016. 9. 중 승무를 한 2016. 9. 19. 제외) + 4일(2016. 10. 1.부터 2016. 10. 13.까지의 의무 근로제공일 5일<1> 중 승무를 한 2016. 10. 3. 제외)]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무단결근일은 103일이 아닌 42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참가인에 H번 노선에 승무하지 않을 것임을 사전에 고지하였으므로 원고의 승무 거부는 무단결근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가 근로계약에 의하여 사용자에게 부담하는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된 경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하여는 사용자의 사전 또는 사후의 승인을 요하고 근로자의 일방적 통지에 의하여 근로제공의무의 불이행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7. 4. 25. 선고 97다6926 판결, 대법원 2002. 12. 27. 선고 2002두9063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참가인에게 사전고지를 하였더라도 참가인의 승낙이 없었던 이상 원고의 승무 거부는 무단결근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2016. 7. 1.부터 2016. 10. 13.까지 기간 중 3일에 한 번씩 참가인의 본사 사무실에 출근하여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였고, H번 노선의 배차상태와 운행상황을 확인하였으며, 원고 대신 승무를 할 대기기사를 구해주는 등 업무를 행하였으므로 원고가 본사 사무실에 출근한 날은 무단결근일에 포함시켜서는 아니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참가인에 제공하여야 하는 근로는 버스운전기사로서의 승무이지 배차상태와 운행상황을 확인하는 것이 아니므로, 원고가 본사 사무실에 출근하여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고 H번 노선의 배차상태와 운행상황을 확인하였다고 하여 원고가 참가인에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일부 무단결근일에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에게 원고를 대신하여 승무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무단결근을 한 이상 그 자체로 징계사유는 이미 확정적으로 성립되는 것이므로, 원고가 일부 무단결근일에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에게 원고를 대신하여 승무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이미 성립한 무단결근의 징계사유를 부정할 수는 없다.<2>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원고의 승무 거부가 정당한 인사명령 거부에 해당하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배차명령은 정당한 인사명령에 해당한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배차명령을 거부한 것은 정당한 인사명령 거부에 해당한다.
소결론
결국 참가인이 원고의 무단결근과 정당한 인사명령 거부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다만 그 일수는 103일이 아닌 42일이라고 보아야 한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므로,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0다60890, 60906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렀는지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사업주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4누13053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2다51555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4두35799 판결 등 참조).
위에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무려 42일이나 승무를 거부한 이 사건 비위행위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이를 다투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회사에 있어서 사용자가 승무직 근로자에 대하여 행하는 배차행위 또는 배차지시는 기업의 목적수행을 위하여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또는 단체협약에 기초하여 근로자에 대하여 내리는 통상적인 업무수행명령에 속한다. 이와 같은 배차지시는 곧 승무직 근로자에 대한 승무지시라고 할 수 있으므로 승무직 근로자인 운전기사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배차지시에 따라 지정된 차량을 운행하여야 하며 그것은 또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사용자가 운전기사를 채용함에 있어 체결하는 근로계약에 따른 기본적 의무이다. 따라서 운전기사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사용자의 배차지시 곧 승무지시를 거부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자의 본질적이고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서, 이는 채무불이행이 될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해고사유가 된다(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누576 판결, 대법원 2000. 6. 23. 선고 98다54960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승무를 거부한 일수는 무려 42일에 이르므로, 참가인과 원고의 신뢰관계는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참가인의 취업규칙 제56조 제3항, 제18항은 '월 2회, 연 3회 결근을 한 자와배치전환 등 회사의 정당한 인사명령을 거부한 자를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 사건 해고는 위 조항에서 정한 징계양정에 부합한다.
참가인은 원고가 무단결근을 하자 H번 노선의 결항을 막기 위해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에게 원고를 대신하여 H번 노선에 승무하게 하였다. 이와 같이 근로자가 근로계약에서 정한 근로를 제공하지 않아 사용자와 다른 근로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 자체가 근로자의 무단결근으로 인해 사용자가 입는 손해에 해당하므로, 원고의 승무 거부로 참가인이 입은 손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다.
원고가 일부 무단결근일에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에게 원고를 대신하여 승무해 줄 것을 부탁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원고를 대신하여 승무를 한 근로자에게 원고의 자비로 보수를 지급하였다거나 위 근로자들이 보수를 지급받지 않고 무상으로 승무하였다는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그로 인한 재정적 부담은 참가인에 귀속되는 것이므로, 단순히 원고가 참가인 소속 다른 근로자에게 승무를 부탁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징계양정이 감경될 수 없다. 설령 원고가 위 근로자들에게 원고의 자비로 보수를 지급하였다거나 위 근로자들이 보수를 지급받지 않고 무상으로 승무하였다고 가정하더라도, 원고의 무단결근일 42일 중 그와 같은 일수는 극히 일부에 한정된다고 보일 뿐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은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이 적정하다는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 사건 해고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
사용자가 적법한 징계해고사유가 있어 근로자를 징계해고한 이상 사용자가 근로자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 하여 그 사유만으로 징계해고가 징계권 남용에 의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78804 판결 등 참조).
원고에 대한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도 적정한 이상 참가인이 원고의 노동조합활동을 못마땅하게 여긴 흔적이 있다 하여 그 사유만으로 이 사건 해고가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상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임재남 이슬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