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10. 4. 선고 2017구합8918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프랑스에 본사를 둔 C 그룹이 2013. 1. 1. 설립한 회사로 상시 약 4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한국에 진출한 C 그룹 산하의 7개 브랜드사에 대한 인사·재무관리, 정보기술·물류·법무 지원 업무를 영위하는 법인이고, 참가인은 2016. 11. 1. 원고에 입사하여 법무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참가인은 2016. 8. 31. 원고와 2016. 11. 1.부터 유효한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고용계약서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고, 그 밖에도 참가인의 연봉, 근무시간 및 휴가 등에 대한 내용도 기재되어 있다.

다.

원고는 2017. 2. 14. 참가인에게 수습기간을 2017. 4. 30.까지로 연장한다는 내용의 수습기간 연장동의서에 서명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고, 참가인은 위 문서에 서명하였다.

라.

원고는 2017. 4. 20. 및 2017. 4. 27. 참가인에게 자진퇴사를 권유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부하였다. 그러자 원고는 2017. 4. 27.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이 2017. 5. 27.자로 고용계약을 종료한다는 취지의 통지서를 보냈다(이하에서는 이와 같이 원고가 참가인과의 고용계약을 2017. 5. 27.자로 종료하기로 한 조치를 '이 사건 조치'라 하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보낸 고용계약 종료통지서를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

마.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2017. 5. 29.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7부해1170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7. 25. 원고의 이 사건 조치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면서, 원고로 하여금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참가인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바.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9. 4.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90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11. 15.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서 시용기간 중에 있었는데, 원고의 참가인에 대한 본채용 거절은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이지 않고, 본채용 거절 서면통보도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보 의무 규정의 취지에 관한 판례의 입장과 배치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나 제3, 6,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은 원고의 법무팀장으로서 담당 업무분야에 대한 전적인 재량권을 가지고 있었고, 원고 내에선 참가인을 지휘·감독하는 상급자가 없었으며, 원고의 다른 직원들에 비하여 높은 급여와 혜택을 받고 있었다. 비록 원고가 F(이하 'G'이라 한다)의 H로부터 휴가승인, 수습평가 등을 받거나 H에게 업무보고를 하였지만, 이는 다국적기업의 특성상 지배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에 나타나는 지휘·감독 관계에 따른 현상에 불과한바, 참가인은 일반 근로자들과 차별되는 지위에 있던 자로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라고 볼 수 없다.

설령 참가인이 근로자에 해당된다고 하더라도, 참가인은 법무팀장으로서의 지식과 자질이 부족하였으므로 원고가 수습기간 종료를 앞두고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종료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나아가 참가인은 이 사건 통지서를 받기 전후로 G의 H, I와 여러 차례에 걸친 면담을 통해 고용관계 종료사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조치는 절차적으로도 적법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참가인의 지위와 이 사건 조치의 성격

1)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참조).

나)

인정사실

(1)

원고의 모기업인 C 그룹은 G을 거점으로 F 지역을 관리하며, 대한민국에 J, K, L 등 7개 브랜드를 진출시켜 각 법인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종래에는 위 각 브랜드사의 인사, 법무, 재무 등 제반 업무를 G에서 관리하였는데, 2013. 1. 1. 원고가 설립되면서 위 각 브랜드사의 인사, 재무 등 업무를 원고가 담당하게 되었으며, 참가인이 입사하기 전까지 법무 업무는 여전히 G에서 담당하고 있었다.

(2)

참가인은 2016. 4. 18. 및 2016. 6. 27. G의 법무팀장인 H와 두 차례에 걸쳐 면접을 보았고, 2016. 8. 31. 원고와 고용계약서를 작성하였으며, 2016. 11. 1. 원고의 법무팀장으로 입사하였다.

(3)

참가인이 입사한 후, 원고는 재무팀, 법무팀, 인사팀, IT팀, 물류팀으로 조직을 구성하였고, 법무팀에서는 종전에 G 법무팀에서 담당했던 7개 브랜드사에 대한 법무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다. 당시 원고의 법인등기부에는 G의 M가 대표이사로, G의 H가 사내이사로 각 등재되어 있었다. 반면 참가인은 원고 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된 바 없다.

(4)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월 1,390만 원의 기본급 및 그 외에 차량수당, 식대, 자녀학자금 지원 등을 받았다.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4대 보험을 가입하였고, 원고의 급여에서 보험료를 공제하였으며,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5)

참가인은 2016. 11. 14. H에게 법률보조원의 역할 등에 관한 자료를 첨부하여 법률보조원을 채용할 수 있도록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는 이메일을 보냈고, H는 2016. 11. 23. 참가인에게 법률보조원 채용절차를 진행하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 후 참가인은 2016. 12. 14. H에게 후보자 이력서를 첨부하고 예상비용을 산출하여 채용승인을 구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냈다.

(6)

참가인은 매월 자신이 처리한 업무에 대한 월간보고서를 작성하여 H에게 보고하였다.

(7)

원고의 인사팀 부장인 N는 2017. 1. 16. 참가인에게 수습평가지 양식을 전달하였다. 참가인은 2017. 2. 7. H에게 수습평가지를 작성하여 송부하였고, H는 2017. 2. 8. 참가인으로부터 받은 수습평가지에 자신의 평가를 기재하여 참가인에게 되돌려주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8호증, 을나 제1 내지 4, 7, 1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판단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비록 이사의 직함을 가지고 있기는 하였으나 원고와의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판단되므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작성된 고용계약서에는 원고가 참가인을 '고용'한다고 명시적으로 표현되어 있고, 원고가 재량으로 참가인의 직위나 근무장소를 변경할 수 있으며, 참가인은 원고의 제반 규정, 규칙, 지시 명령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또한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3개월의 수습기간을 정하면서, 필요에 따라 기간을 단축 또는 연장할 수 있으며, 수습기간 동안의 평가를 통해 계속 근로가 부적당하다고 인정되면 고용을 종료할 수 있다고 명시하였다. 그 외에도 고용계약서에는 참가인의 급여, 근무시간, 휴가 등에 관한 사항이 규정되어 있다. 이와 같은 고용계약서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 놓여있다고 보인다.

(2)

원고는 참가인에게 매월 고정된 기본급과 기타 수당 등을 지급하였고, 참가인을 위한 4대 보험을 가입하였으며, 매월 참가인의 급여에서 보험료를 공제하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다.

(3)

참가인이 원고에 입사한 후 자신의 업무를 보조할 법률보조원을 채용하기 위하여 원고의 사내이사인 H의 승인을 얻어야만 했던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은 자신이 담당하는 법무팀 내 인사에 관해서도 독자적이고 최종적인 결정권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4)

참가인은 원고의 사내이사인 H로부터 수습기간 중 업무수행에 관한 평가를 받았고, 원고의 제안에 따라 수습기간을 3개월 연장하는데 동의하였는바,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참가인은 원고의 지휘·감독 아래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5)

참가인이 비록 원고 내에서 이사의 지위에 있기는 하였지만, 주주총회 선임결의를 거쳐 임명되고 등기된 상법상 주식회사의 이사가 아니어서 이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회사의 업무집행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상법에서 정한 권한을 행사할 수 없었다.

(6)

원고는 H와 참가인의 관계가 원고 내의 지휘·감독 관계가 아니라 다국적 기업의 특성인 모기업과 종속기업 사이의 지배종속관계가 투영된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G의 임원들이 원고의 대표이사 등 임원직을 겸직하면서 실질적으로 원고의 중요한 의사결정에 관여하고 참가인을 비롯한 원고 소속 근로자들을 지휘·감독하고 있는 상황에서, 원고의 등기된 대표이사 등 임원진이 모두 명목상 임원에 불과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나아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은 H의 지휘·감독 하에 법무 업무만을 담당하고 있을 뿐 원고의 운영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권한도, 영향력도 없는데, 그러한 참가인을 두고 원고의 임원이기 때문에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주장은 C 그룹이 다국적기업이라는 점을 앞세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회피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으로서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

2)

이 사건 조치의 성격

참가인은 수습기간 연장이 최초의 수습기간이 만료된 2017. 1. 31. 이후에 이루어졌다는 이유를 들어 참가인은 이미 정규직으로 전환되었고 이 사건 조치는 해고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고용계약 당사자인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수습기간을 2017. 4. 30.까지로 연장하기로 합의가 이루어진 이상 합의시점에 관계없이 참가인은 연장된 수습기간인 2017. 4. 30.까지는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원고는 수습기간이 만료되기 전인 2017. 4. 27. '수습기간 실패, 법무팀장으로서 업무성과와 자질부족' 등을 고용종료 사유로 명시한 이 사건 통지서를 교부하였는바, 원고의 이 사건 조치는 시용근로자인 참가인에 대하여 본채용을 거부한 것에 해당한다.

다.

이 사건 조치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 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 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 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

2)

이 사건 조치에 절차적 위법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1)

원고의 인사팀 부장인 N는 2017. 1. 16. 참가인에게 수습평가지 양식을 전달하였다. 참가인은 2017. 2. 7. H에게 수습평가지를 작성하여 송부하였고, H는 2017. 2. 8. 참가인으로부터 받은 수습평가지에 자신의 평가를 기재하여 참가인에게 되돌려주었다.

(2)

위 수습평가지에 의하면, 수습평가는 성과평가와 핵심능력평가의 두 부분으로 구분되어 있다. 성과평가 부분은 평가대상자인 참가인의 핵심 업무(Core JobDuty)로 설정된 '① 모든 브랜드와 C 경영진에게 인사, 온라인, 영업, 소매 등 각종 법률자문 제공, ② 각각의 브랜드의 중요한 목표와 사업 배우기, ③ C 그룹이 모든 관련 법령과 규정을 준수하도록 돕기'라는 3가지 항목에 대하여 평가자가 각 평가점수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핵심능력평가 부분은 '① 기술(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업무에 필요한 기술과 지식), ② 판단력(현명함과 분석력, 경험을 토대로 한 좋은 판단력), ③ 조직성'의 3가지 측면에 대하여 평가자가 각 평가점수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다. 평가자는 1점부터 5점까지의 범위 내에서 평가점수를 부여하는데, 평가점수는 5점(두드러진 특별한 성과), 4점(매우 좋은 성과), 3점(좋은 성과), 2점(향상 요구), 1점(불만족)의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

(3)

각 수습평가 항목에 대하여 참가인이 스스로를 평가하여 부여한 점수와 평가자인 H의 평가점수는 아래와 같다.

(4)

H는 참가인의 수습기간 중 업무수행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총평하였다.

(5)

H는 2017. 4. 20. 및 2017. 4. 27. 화상회의를 통하여 참가인에게 자진퇴사를 권유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수락하지 않았다. H는 2017. 5. 18. 화상회의를 통하여 참가인에게 원고는 참가인과의 고용관계를 유지할 의사가 없음을 재차 확인하면서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고용종료일인 2017. 5. 27. 이전에 6개월 급여 상당액의 퇴직금을 지급받고 자진 퇴사하도록 제안하였으나 참가인은 이를 거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2호증, 을나 제4, 14, 19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서울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가 참가인에게 보낸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본채용 거절사유가 막연하고 추상적으로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그러나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참가인에게 보낸 이 사건 통지서에는 6개월의 수습기간 동안 참가인의 업무수행이 성공적이지 못했고, 참가인이 법무팀장으로서 수행한 핵심 업무와 관련하여 그 성과와 자질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라는 내용이 고용계약의 종료사유로 명시되어 있는 점, ② 원고가 참가인에게 교부한 수습평가서에는 참가인의 핵심 업무 및 능력 평가 항목이 세부적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③ 참가인은 H로부터 각 항목에 대한 평가결과를 받아보았는데, 대부분의 항목에서 2점(향상 요구)을 받았던 점, ④ H는 참가인에 대한 수습평가서 총평 부분에 '그룹 구성원들과의 명확하고 구체적인 소통, 정확한 법률자문, 불필요한 외부 변호사 자문의 최소화, 국내 법률자문에 대한 책임감 등의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언급하여 개선이 요구되는 부분을 명확히 하였던 점, ⑤ 원고와 참가인은 위 수습평가 결과를 토대로 수습기간을 연장하는데 합의한 점, ⑥ 그런데 연장된 수습기간의 만료일을 앞두고 원고가 참가인에게 자진 퇴사를 권유하였고, 참가인이 이를 거절하자 이 사건 통지서를 교부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에게 '두 차례에 걸친 수습기간에 대한 평가 결과 참가인이 법무팀장으로서 수행한 핵심 업무와 관련하여 그 성과와 자질이 부족하다'는 본채용 거절의 사유를 분명하게 통지하였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또한 이 사건 통지서가 교부되기까지 사건이 진행된 경위에다가 참가인이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계약만료일 직후 이 사건 조치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별다른 문제없이 본채용 거부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었던 사정을 더하여 보면, 참가인의 입장에서 이 사건 통지서에 기재된 사유만으로도 충분히 이 사건 조치를 둘러싼 분쟁을 적정 용이하게 해결하고 대처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이 상당하다. 결국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해고사유 서면통지 의무를 적절하게 이행하였다고 판단되는바, 이러한 점에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 및 참가인은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을 근거로 원고의 본채용 거절사유가 막연하고 추상적이어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나, 위 판결은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하면서 근로자에게 본채용 거부사유라 할 수 없는 '시용기간의 만료'만을 통지하고 그 밖에 다른 사유를 전혀 통지하지 않은 사안을 기초로 한 것으로, 수습기간 중 부적합 평가 등 거부사유가 명시적으로 통지된 이 사건과는 사안이 다르므로, 피고 및 참가인의 위와 같은 주장은 이유 없다.

3)

이 사건 조치에 본채용 거부의 합리적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인정사실

참가인이 수습기간 동안 법무팀장으로서 업무를 처리하면서 관계자들과 주고 받은 이메일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P의 소비자보호 관련 법령 자문

(2)

P의 재고품 환불 관련 자문

(3)

브랜드사 신규매장 등록절차 관련 자문

(4)

준법감시 규정 관련 자문

(5)

계약서 조항 검토 등 G의 S에게 각종 도움 요청

(6)

AC 설립 관련 자문

(7)

참가인이 작성한 문서의 내용 누락, 오기 등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내지 31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나)

판단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시용기간 중에 있는 참가인에 대하여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에 근거하여 본채용을 거부하는 이 사건 조치를 한 것이라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1)

원고는, 참가인이 법무팀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문에 대하여 부적절한 답변을 하거나 자신의 업무를 G의 법무팀에게 미루거나 부주의한 업무처리를 하는 등 법무팀장으로서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고 주장하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참가인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가)

원고는 참가인이 스포츠 용품 관련업체인 P의 소비자 관련 법령 자문에 대하여 쥬얼리와 시계류에 관한 규정을 언급하며 부적절한 답변을 하였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참가인은 파손 및 결함 상품에 대한 한국의 소비자 서비스 관행을 묻는 질문에 대하여 시계 및 쥬얼리류에 대한 환불이나 교환을 제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한국에서는 시장관행상 파손이나 결함이 없는 상품에 대하여도 일정기간 환불 및 교환을 해주고 있다는 내용으로 답변하였는바, 질문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쥬얼리 등에 관한 내용이 부연 설명되어 있고 답변 자체가 분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답변은 한국에서는 판매자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는 파손이나 결함이 없는 상품에 대하여도 환불 및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판매자에게 귀책이 있는 파손이나 결함이 있는 상품에 대하여는 당연히 환불 및 교환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선해하여 볼 수 있고, 시계 및 쥬얼리류 등에 관한 언급이 불필요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유해적인 기재내용은 아니다. 따라서 참가인의 답변 내용에 다소 부족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를 부적절한 답변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나)

원고는 참가인이 P의 환불요청 자문과 관련하여 업무를 방치하여 S가 해결책을 모색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의 답변과 S의 답변은 모두 P 측에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알려달라는 취지로 대동소이하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고는 참가인이 브랜드사 신규매장 등록절차 자문과 관련하여 잘못된 의견을 제시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참가인은 신규매장 개설 시 지점 사무소를 법원에 등록하는 절차, 즉 등기가 필수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고, 참가인 및 관계자들은 전화회의를 통하여 신규매장 개설 시 지점 등기는 필요하지 않지만 납세를 위해 사업자등록은 필요하므로 이를 위한 이사회 의사록은 작성되어야 한다는 내용으로 문제를 정리하였음을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이메일의 내용만으로 참가인이 신규매장 등록절차와 관련하여 잘못된 자문을 하였다거나 불필요한 혼란을 초래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라)

원고는 참가인이 준법감시규정과 관련하여 명확한 자문을 하지 못하여 팀원들에게 혼란을 초래하였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이 원고의 준법감시담당자를 묻는 질문에 대하여 H가 F 준법감시담당자임을 확인하였다고 답변하면서 질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의 내용을 다소 장황하게 설명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참가인의 답변 중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에 관한 법률을 언급한 부분은 원고의 주장처럼 질문과 무관한 불필요한 부연설명이기는 하지만 일단 질문에 대한 답변이 이루어진 이상 불필요한 설명이 부기되었다고 하여 참가인의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마)

원고는 참가인이 계약서 검토 등 자신이 처리해야 할 일을 G의 S에게 전가하였다고 주장한다. 참가인이 계약서 수정이나 검토 등 업무를 처리하면서 S의 조력을 구하거나 검토를 요청하는 이메일을 여러 차례 보낸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 법무팀의 업무가 종전에는 G의 법무팀에서 진행하던 업무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신규 채용된 참가인이 업무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G의 S에게 관련 내용을 문의하거나 조력을 요청하였다는 이메일의 내용만으로 참가인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거나 자신의 업무를 S에게 전가하였다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바)

원고는 참가인이 AC의 법인설립과 관련하여 단순한 확인을 요청하는 이메일에 자회사 설립절차에 대한 일반론을 언급하거나 주식회사와 유한회사에 대하여 설명하는 의견서를 전달하는 등 적절하지 못한 답변을 하였고 불필요한 법률비용을 발생시켰다고 주장한다.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위 자문과 관련하여서는 참가인의 답변 내용이 질문의 취지와 부합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이메일만으로는 참가인과 X 사이에 법인설립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어떠한 내용의 논의가 있었는지 여부를 알기 어려운데다가 X가 참가인에게 최종적으로 보낸 메일의 내용에 의하면, X가 직접 참가인과 통화하는 방법으로 답변을 얻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의 업무처리가 부적절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또한 참가인이 불필요한 법률비용을 발생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사)

원고는 참가인이 작성한 정기총회 안건, 정관 개정안, 공문 등에 누락된 내용이나 잘못 표기된 내용이 발견되는 점에 비추어 참가인이 부주의한 업무처리를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실제로 G의 직원들이 참가인이 작성한 문건들에 대한 누락사항, 오기 등을 바로잡는 내용의 이메일을 참가인에게 보낸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이는 분명 업무를 처리하면서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참가인의 잘못이기는 하지만, 원고가 제출한 이메일에서 드러난 몇 차례의 실수만으로는 본채용을 거절할 정도의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아)

그 밖에도 원고는 참가인이 업무담당자를 잘 알지 못한다거나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를 찾지 못하여 다른 직원들을 번거롭게 하였다는 주장을 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로 갑 제16, 19호증을 제출하였으나, 참가인이 원고에 채용되면서 G의 법무팀 업무가 원고 법무팀으로 이관되었고, 원고로서는 G의 법무팀 구성이나 기존 업무담당자가 누구인지 여부나 필요한 자료의 소재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참가인의 업무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2)

원고는 최초 수습기간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었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한 수습기간을 한 차례 연장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수습기간이 한 차례 연장된 경우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본채용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서 연장된 수습기간 중 기존 지적사항이 개선되었는지 여부를 중요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근로자의 입장에서도 연장된 수습기간 중 기존에 지적받은 사항을 개선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그와 같이 연장된 수습기간 중의 업무수행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졌는지 여부나 구체적인 평가결과가 어떠하였는지에 관하여 객관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아무런 증거도 제출하지 않고 있다.

(3)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능력 부족을 입증하기 위하여 제출한 증거는 대부분 참가인의 이메일인데, 이메일에는 업무처리 과정에서 당사자들끼리 주고받은 짧은 문구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이어서 참가인이 구체적으로 특정 업무를 어떻게 처리하였는지 파악하거나 처리결과가 적절한 것이었는지 판단하기에는 곤란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이메일의 단편적인 내용들만으로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러나 그 밖에는 달리 참가인의 자문을 받은 브랜드사나 원고 직원들이 자문 내용에 불만을 표시하였다는 사정을 찾아볼 수 없고, 원고가 수습기간 중 참가인의 잘못된 업무처리에 대하여 정식으로 경고하거나 주의를 주었다거나 참가인의 잘못된 자문으로 인하여 손해를 입었다는 등의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라.

소결론

이 사건 조치는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에 해당하고, 절차적으로 위법하지는 않지만 본채용 거부의 합리적 사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