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7. 11. 27. 원고와 B 사이의 2017부해956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14. 7. 1. 설립되어 상시 1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LED 형광등 제조업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B은 2017. 3. 20. 원고에 납품 및 배송직 직원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던 사람이다.
B은 2017. 4. 1. 원고와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근로계약서에는 계약기간 및 수습기간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기재되어 있다.
B은 2017. 5. 22. 및 2017. 6. 13. 납품업무 수행 중 두 차례에 걸쳐 교통사고를 야기하였음에도 사고사실을 원고 대표이사에게 보고하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2017. 6. 16. B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된 해고예고 통지서를 교부하였고, 2017. 6. 19. B과의 고용관계를 종료하였다(이하 '이 사건 조치'라 한다).
B은 2017. 6. 20. 원고로부터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2017부해853호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8. 17. '원고가 근로자 입장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구체적·실질적인 근로계약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는 부당한 해고이다'라며 원고로 하여금 B에게 원직 복직에 갈음한 금전보상금 3,733,610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17. 9. 19.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부해956호로 재심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11. 27. 초심판정과 같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이 사건과 관련된 원고의 취업규칙 규정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9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 조치가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서 정한 해고사유의 서면통지 의무를 위반하여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보았지만, 원고가 B에게 교부한 해고예고 통지서에는 '수습근로 평가 결과 당사에 근무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원고가 B에 대하여 수습기간 중 근무평가를 하였고, 그 결과 B을 정식직원으로 채용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하여 이 사건 조치를 하게 되었음이 드러나 있을 뿐만 아니라, B은 2017. 6. 16. 원고 사무실에서 개최된 인사위원회의 회의내용을 엿듣고 항의하며 언쟁을 벌이기까지 하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었으므로,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조치에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한 절차적인 위법이 있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B은 입사 당시 이력서에 허위의 경력을 기재하여 원고를 기망하였을 뿐만 아니라 수습기간 중 두 차례의 교통사고를 야기하고도 이를 보고하지 아니하였으며, 교통사고 경위서를 제출하라는 정당한 업무지시에도 응하지 아니하였는바, 이와 같은 사정에 사용 제도의 목적과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이 사건 조치는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인정사실
B은 시용기간 중이던 2017. 5. 22. 원고 거래처에서 빌린 1톤 차량을 운전하다가 접촉사고를 야기하였고, 2017. 6. 13. 원고의 업무용 카니발 차량을 운전하다가 공사 중인 1톤 트럭을 충격하는 교통사고를 야기하였으며, 위 사고로 원고의 업무용 카니발 차량이 일부 파손되었다. 그러나 B은 위 두 건의 교통사고에 대하여 원고 대표이사에게 아무런 보고도 하지 않았다.
원고 대표이사는 2017. 6. 14. 위 두 건의 교통사고에 대하여 알게 되었고, 오전 10시경 B과 면담을 진행하였는데, 원고 대표이사와 B은 면담 과정에서 언쟁을 하기도 하였다.
원고 대표이사는 2017. 6. 16. C 이사와 D 소장과의 회의에서 B이 야기한 교통사고와 향후 대책을 논의하였다. 회의 내용을 듣고 있던 B은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은 잘한 것은 아니나 회사 업무수행 중 발생한 일이고 고의적으로 한 일도 아닌데 지나친 것 아니냐'며 의견을 표명하였다.
원고의 경리직원인 E, A/S 담당직원 F는 이 사건 조치와 관련하여 각각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6 내지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조치의 성격
B이 2017. 3. 20. 원고에 납품 및 배송직 직원으로 입사하였고, 원고는 2017. 4. 1. B과 서면으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시용기간을 입사일로부터 3개월로 약정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B은 2017. 3. 20.부터 2017. 6. 19.까지는 원고와의 관계에 있어서 시용근로자의 지위에 있다.
한편, 원고의 취업규칙에는 원고가 시용기간 중 시용근로자의 업무수행 능력, 품행, 계속 고용의 적격성 등을 평가해서 부적격자로 평가되었을 때에는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 있는데, 원고는 2017. 6. 16. B에게 시용기간 만료일인 2017. 6. 19.자로 해고하겠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면서, 근거규정으로는 근로계약서의 시용기간에 관한 규정을 기재하였고, 해고사유로는 시용기간 중 평가결과가 부적합하였음을 기재하였다.
이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가 비록 '해고'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는 하였지만, 실질적으로 이 사건 조치는 원고가 시용기간 만료일을 앞두고 시용근로자인 B에 대하여 본채용을 거부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관련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에게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
한편,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것은 일반적인 해고보다 넓게 인정될 수 있으나, 그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있어야 한다.
위와 같은 근로기준법 규정의 내용과 취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 거부의 정당성 요건 등을 종합하면, 시용근로관계에서 사용자가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도록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참조).
이 사건 조치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조치 이전인 2017. 6. 16. B에게 '귀하는 2017. 3. 20.부터 당사에 입사하여 3개월간의 수습기간 중이었는바, 수습근로 평가 결과 귀하는 당사에 근무하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판단되었음'이라는 사유가 기재된 해고예고 통지서를 교부한 사실은 앞에서 본 바와 같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시용기간 중 참가인에 대한 평가가 부정적이었기 때문이라는 본채용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였고 그 문언에 비추어 '평가결과 부정적'이라는 본채용 거부사유 자체는 알 수 있는 경우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서울행정법원 2017. 2. 2. 선고 2016구합68014 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4. 5. 선고 2017구합2790 판결 등 참조. 위 참조 판결들의 사안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과 같은 정도의 본채용 거부사유의 적시에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재심판정들을 한 바 있다. 나아가 이 사건 조치에 앞서 원고 대표이사가 B과 교통사고 건에 관한 면담을 진행하였고, B은 2017. 6. 16.자 회의에도 관여하며 자신의 입장을 표명하였으며, 그 후 이 사건 조치에 대한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별다른 문제없이 본채용 거부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다투었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해고예고 통지서에 기재한 사유만으로도 사후에 이 사건 조치를 둘러싼 분쟁을 적정·용이하게 해결하고 그에 대하여 근로자가 거부사유를 파악하여 대처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봄도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앞서 2)항에서 본 대법원 판결에 설시된 '구체적·실질적인 거부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는 판시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원고가 B에게 부적합 평가를 받은 항목이 무엇인지까지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본채용 거부사유를 서면 통보하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판결은 사용자가 본채용을 거부하면서 근로자에게 본채용 거부사유라 할 수 없는 '시용기간의 만료'만을 통지하고 그 밖에 다른 사유를 전혀 통지하지 않은 사안을 기초로 한 것으로, 시용기간 중 부적합 평가를 받았다는 거부사유가 명시적으로 통지된 이 사건과는 차이가 있다. 한편, 이 사건 재심판정은 본채용 거부사유의 서면 통보에 하자가 있다고 본 근거로 '원고에게 평가 관련 규정이나 지침이 없고 실제 인사평가회의를 진행하면서 평가지표에 대한 평가점수 부여나 회의록 등도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점을 제시하고 있기도 하나, 이는 본채용 거부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참작할 수 있는 것인지는 별론으로 하고, 본채용 거부사유의 서면 통보 이행 여부와는 관계없는 것으로서 그 판단 근거로 삼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의 해고사유 서면통지 의무는 적절하게 이행되었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조치에 절차적인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조치가 정당한 본채용 거부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앞에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B에 대한 평가결과 근무에 부적합하다는 이유를 들어 본채용을 거부한 이 사건 조치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하여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판단된다.
원고는 영세업체로 취업규칙에도 시용기간 중 평가의 주체나 평가방법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데, 원고 대표이사는 시용기간 만료를 앞두고 B이 두 차례나 교통사고를 야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사고사실을 제대로 보고하지도 아니하였다는 사정을 알게 되었고, B과의 면담 및 임원진인 C 이사, D 소장과 회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B을 본채용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평가를 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비록 원고가 이 사건 조치와 관련한 인사위원회 회의록이나 B에 대한 평가표 등 객관적인 자료를 증거로 제출하지는 못하였지만 이와 같은 이 사건 조치의 경위, 원고의 회사 규모, 평가시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원고는 B에 대하여 시용기간 중 업무평가를 거쳤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B은 시용기간 3개월이라는 길지 않은 기간 동안 두 차례나 교통사고를 야기하였을 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발생사실을 원고 대표이사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아니하였으며, 대표이사와의 면담과정에서 사고경위를 묻는 질문에 알아서 처리하겠다고만 답변하였을 뿐 정확한 답변을 회피하고 사고 경위서를 제출하지도 않았다. 나아가 B은 2017. 6. 16. 회의에서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는 회사 업무수행 중 발생한 일이고 고의적으로 한 일도 아닌데 지나치다며 원고의 대표이사와 언쟁을 벌이기까지 하였다. 이와 같은 B의 행동은 직무수행 능력이나 성실성의 부족, 또는 원고의 구성원들과 원만하게 근무할 수 있는 인품이나 자질의 부족으로 평가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더욱이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의 직업적 능력, 자질, 인품, 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고 평가하려는 시용제도의 취지·목적에 비추어 볼 때 사용자가 시용기간 만료 시 본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해고보다는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되어야 할 것이다.
소결론
결국 원고의 이 사건 조치에는 절차적 하자가 없고, 이 사건 조치는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인정되는 정당한 본채용 거부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와 달리 이 사건 조치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 이루어진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