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8. 8. 22. 선고 2018구합56527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71. 5. 26. 설립되어 상시 근로자 약 260명을 고용하여 버스여객 자동차운송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이다. 한편, 원고는 D버스업체 61개로 구성된 사용자단체인 E조합에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권을 위임하고 있다.

나.

참가인은 2006. 11. 30. 공공, 운수, 사회서비스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을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전국 단위 산업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174,000명이고 상급단체는 F총연맹이며 2013. 2. 6. 원고의 사업장에 하부 단체인 G 지회(이하 '참가인 지회'라 한다)를 조직하여 아래 바항의 단체협약 체결일 기준 원고 소속 근로자 약 18명(현재는 약 7명으로 감소하였다)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다.

원고의 사업장에는 참가인 이외에도 C노동조합이 있는데, C노동조합은 1988. 9. 2. D버스 또는 버스운송사업 및 이에 관련되는 부대사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조직 대상으로 하여 설립된 지역 단위 노동조합으로 조합원 수는 약 17,100명이고 상급단체는 H연맹이며 원고의 사업장에 1974. 2. 24. 설립된 노동조합을 하부 단체인 G 지부로 조직하여 아래 바항의 단체협약 체결일 기준 원고 소속 근로자 약 242명이 가입하여 활동하고 있다.

라.

C노동조합은 2015. 11. 2., 참가인은 2015. 11. 6. 원고에 각 단체교섭을 요구하였다.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어 2015. 12. 10. C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확정되었다.

마.

C노동조합과 E조합은 2017. 5. 15.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단체협약(유효기간 : 2017. 2. 1.부터 2019. 1. 31.까지, 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바.

참가인은 2017. 6. 12. 원고에게 이 사건 단체협약 중 제6조(소노사협의회), 제26조(노사상생기금) 및 제42조(회사시설의 이용)의 참가인에 대한 적용 여부를 알려달라는 취지의 업무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하였다.

사.

원고는 C노동조합에게 본사 사무실 3층 중 일부 공간(약 27.3m², 약 8평)을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하고 있는 한편, 참가인에게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

참가인은 원고가 참가인에만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고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배분하지 않은 것이 공정 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비품, 집기, 통신, 기타 시설 등을 즉각 제공하고 원고와 C노동조합은 참가인에게 근로시간면제 시간을 즉각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2017. 7.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2017공정14호로 원고와 C노동조합을 상대로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신청을 하였는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9. 25. '원고와 C노동조합이 참가인에게만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나, 원고가 참가인에게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있는 차별로서 공정 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근로시간 면제 시간 미부여 관련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 신청은 인용하고 나머지 신청은 기각하는 내용의 판정을 하였다.

자.

참가인과 C노동조합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각각 2017. 11. 2. 중앙노동위원회에 2017공정 23, 24로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병합한 후 2018. 1. 17. '원고와 C노동조합이 참가인에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것과 원고가 참가인에게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모두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초심판정 중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에 관한 부분(비품, 집기, 통신시설 등 미제공 부분은 제외)을 취소하고 원고에게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에 관한 공정대표의무 위반 시정명령을 하는 한편 참가인과 C노동조합의 나머지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위 재심판정 중 노동조합 사무실 미제공에 관한 부분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차.

한편, 위 재심신청 사건의 공익위원인 I, J, K은 2018. 1. 11. 피고 소속 사무관 L, 원고 부사장 M, 총무부장 N, 참가인 지회장 0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구로구 P에 위치한 원고 본사와 서울 관악구 Q에 위치한 영업소(이하 'Q 영업소'라 한다)에 현장 방문하여 아래와 같은 사실을 확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가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관계 법령에 따라 운수종사자들에게 휴식시간을 보장하고 휴게실, 대기실 등을 갖추어야 하는데, 현재 Q영업소 각 층에 있는 체육시설과 휴게시설의 경우 상시 이용하는 인원을 수용하기에도 부족한 편이라 이를 축소하여 참가인에 대한 노동조합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기 어렵고, C노동조합의 조합원들도 Q영업소에 있는 체육시설과 휴게시설을 축소하여 참가인에 노동조합 사무실 공간을 마련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점, 원고가 C노동조합에 C노동조합의 사무실 공간을 참가인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요청하였으나 공간이 협소하다는 등의 이유로 거절당한 점, 참가인 지회의 조합원 수는 계속 감소하여 현재 7명에 불과하여 사무실을 제공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줄어든 점, 원고는 2017. 8. 18. 참가인에서 지회장 선거에 필요한 공간을 요구하기에 교양실을 사용하도록 허락하여 준 바 있고 앞으로도 필요한 경우 교양실 등의 대체장소 사용을 언제든지 허용할 의사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C노동조합에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참가인에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인 이유 있는 차별로서 공정 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나.

판단

1)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은 제29조의4 제1항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사용자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 간에 합리적 이유 없이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다른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과 서로 다르게 대우하여 차별한 경우에는 사용자의 적극적인 주장·증명에 의하여 그 행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사용자가 위 조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17. 3. 30. 선고 2016누70088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7. 8. 18. 선고 2016나2057671 판결 등 참조).

2)

앞서 본 사실관계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C노동조합에게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참가인에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합리적 이유 없이 참가인을 불리하게 차별한 행위로서 노동조합법 제29조의4 제1항에서 정한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서울고등법원 2016. 6. 17. 선고 2015두57064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 4. 12. 선고 2017누86790 판결 등 참조).

가)

노동조합법 제29조의2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2개 이상의 노동조합이 병존하는 경우 야기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를 효과적으로 해결하는 데에 그 취지가 있고 교섭대표가 되지 못한 노동조합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하게 되므로 그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그 중 하나로 도입된 것이 노동조합법 제29조의4에 규정된 공정대표의무로 이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공정대표의무를 부과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한 것이다(헌법재판소 2012. 4. 24. 선고 2011헌마338 결정 참조). 따라서 사용자와 교섭대표노동조합에 부여되는 공정대표의무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한 노동조합 또는 그 조합원에 대하여 근로조건 등 근로자의 대우에 대한 사항뿐만 아니라 노동조합 활동과 관련된 사항 즉, 노동조합 사무실 제공 등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노동조합법의 취지에 비추어 보면,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이 원고와 체결한 이 사건 단체협약상 노동조합 사무실에 관한 규정(이 사건 단체협약 제42조)은 교섭대표노동조합이 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인 참가인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노동조합 사무실은 조합원 교육이나 회의 뿐만 아니라 상시적인 신규 조합원 모집과 조합원 상담 등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요한 일상적인 업무들이 이루어지는 공간으로서 노동조합법이 보호하는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하여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요소이다. 교섭창구단일화 절차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되지 못한 소수 노동조합에게도 노동조합 사무실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는 점은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할 공간을 마련하는데 상당한 물리적·비용적 부담이 따른다거나 교섭대표노동조합과 비교하여 소수 노동조합의 조합원 수가 적다는 사정만으로 오직 교섭대표노동조합에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소수 노동조합에는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다)

위와 같은 노동조합 사무실의 기능은 안정적이고 상시적인 공간에서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것이므로, 필요할 때마다 회의실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한다는 사정만으로 노동조합 사무실의 필요성이 충족된다고 볼 수 없다.

라)

원고는 2017. 5. 15. 단체협약 체결 당시 교섭대표노동조합인 C노동조합의 G지부의 조합원 수가 242명이었던 데에 비해 참가인의 지회 소속 조합원 수는 18명에 불과하였고 나아가 계속 감소하여 현재 7명이라는 이유로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노동조합 사무실이 노동조합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적이고 핵심적인 요소라는 점과 C노동조합 G 지부가 C동조합이 설립되기 전인 1974년부터 원고의 사업장 내 단일 노동조합으로 장기간 활동해온 것으로 보이는 반면 참가인 지회는 2013년에 비로소 조직된 이래 현재까지도 사무실 없이 운영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조합원 수가 적거나 감소하고 있다는 사정은 오히려 원고가 참가인 지회에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행위가 하나의 원인이 된 것으로 평가할 여지가 있을 뿐 차별행위의 합리적 이유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마)

원고는 원고의 사업장에 참가인에게 노동조합 사무실로 제공할 만한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Q 영업소 2층과 3층에 있는 체육시설과 휴게시설 등을 적절하게 재배치할 경우 2~3평 정도의 공간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가 C노동조합에게만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고 참가인에는 노동조합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은 공정대표의무 위반에 해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