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의 부친인 망 B(C생, 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93. 1. 8. 지방조무원 10급으로 채용되어 강남구 논현2동, 강동수도사업소 D과, 중부수도사업소 D과, 행정관리국, E대학교 사무처 총무과, E대학교 도시과학대학 등을 거쳐 2011. 9. 9.부터 서울역사박물관 학예연구부 F과에서 근무하였다.
망인은 담낭의 악성신생물 진단을 받고 서울적십자병원에 입원하여 치료를 받던 중 2017. 6. 9. 00:57경 사망하였다.
망인의 배우자는 망인이 사망하기 전인 2015. 11. 3. 사망하였고, 망인의 자녀들로는 G(H생)와 원고(I생)가 있다.
원고는 그 자신과 G를 대표하여 2017. 7. 3. 피고에게 유족연금일시금과 퇴직수당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2017. 7. 7. 원고에게 공무원연금법 제30조 제1항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에 따라 유족연금일시금의 1/2인 60,302,930원과 퇴직수당 전액인 40,720,000원을 합한 101,022,930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유족연금일시금의 1/2에 해당하는 금원만을 지급한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공무원연금급여 재심위원회에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2017. 12. 14. 'G와 원고는 망인 사망 당시 모두 19세 이상인 자로서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 제3호의 유족에 해당되지 아니하고, 공무원연금법 제30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유족이 아닌 직계비속에게는 유족연금일시금의 1/2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는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원고에게 유족연금일시금의 1/2과 퇴직수당 전액을 지급한 것이므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피고는 망인의 자녀인 G와 원고가 망인 사망 당시 19세 이상이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1항이 정한 유족의 범위에서 제외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처분을 하였으나, 19세 이상인 자녀를 유족의 범위에서 제외하도록 규정한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2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되고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인 법률이다. 따라서 위헌인 법률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또한 이 사건 처분의 근거가 된 공무원연금법 제30조 제1항 전단은 유족이 아닌 직계존비속에게 지급하여야 할 금액의 범위에 관하여 이를 대통령령에 포괄위임하여 포괄위임금지 원칙을 위배하였을 뿐만 아니라, 위 규정에 따른 수급권은 실질적으로 망인의 퇴직급여에 대한 상속권으로 봄이 상당한데도 위 규정에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유족 아닌 자녀의 상속권을 제한하고 있으므로 이는 헌법상 보장된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다. 따라서 위헌인 법률조항에 근거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공무원연금법은 제3조 제1항 제3호에서 유족이란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사망할 당시 그가 부양하고 있던 배우자, 자녀, 부모, 손자녀, 조부모에 해당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항에서는 그 중 자녀와 손자녀에 대하여는 19세 미만인 자와 19세 이상인 자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장애 상태에 있는 경우로 그 범위를 한정하였다.
나아가 공무원연금법 제30조 제1항은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자가 사망한 경우에 급여를 받을 유족이 없을 때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한도의 금액을 유족이 아닌 직계존비속에게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법 시행령 제24조 제1항 제3호는 유족연금 일시금에 대하여는 원급여액의 1/2을 유족이 아닌 직계존비속에게 지급할 수 있는 금액으로 정하였다.
판단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2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위 법률조항의 연혁 및 관련 헌법재판소 결정
1982. 12. 28. 법률 제3586호로 공무원연금법이 전부 개정되면서 제3조 제1항에서 유족의 범위를 정하고, 제3조 제2항에서 유족 중 자녀의 범위를 18세 미만인자, 18세 이상인 자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정도의 폐질 상태에 있는 자로 한정하였다. 그 후 2009. 12. 31. 법률 제9905호로 법이 개정되면서 '폐질' 대신 '장애'로 표현이 바뀌었고, 2012. 10. 22. 법률 제11488호로 법이 개정되면서 기준 연령이 18세에서 19세로 상향되었다. 결국 위 법률조항은 개정을 거치면서 용어가 바뀌거나 기준 연령이 한 차례 상향되었을 뿐, 종전부터 연령과 장애 정도를 기준으로 유족인 자녀의 범위를 한정하여 왔다는 점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이미 구 공무원연금법(1982. 12.28. 법률 제358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에 대하여 '18세 이상으로서 폐질상태에 있지 않은 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여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고, 독자적 노동능력을 갖추어 적어도 최소한의 생활은 스스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 것으로 보아 유족의 범위에서 배계하여 유족급여를 받을 수 없게 하였더라도, 이는 우리나라의 경제수준, 재정능력, 전체적인 사회보장수준, 우리 가족관계의 특성 등을 합리적으로 고려한 것으로서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나 사회보장 수급권, 재산권,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보아 합헌 결정(헌법재판소 1999. 4. 29. 선고 97헌마333 결정)을 한 바 있다.
위 법률조항이 구 공무원연금법(1982. 12. 28. 법률 제3586호로 전부 개정된 것) 제3조 제2항과 실질적으로 그 취지와 내용을 같이한다는 점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위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에서 판단한 취지와 달리 판단하여야 할 새로운 사정변경이 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아래 나)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 나타난 판단내용의 대부분은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성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위 법률조항의 위헌 여부에 대한 판단
먼저, 원고는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2항이 19세 이상인 자녀와 19세 미만인 자녀를 차별하여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공무원연금법상 유족급여 수급권은 사회보장 수급권의 성격과 재산권의 성격이 불가분적으로 혼재되어 있으므로, 입법자로서는 그 구체적 내용을 정함에 있어 반드시 민법상 상속의 법리와 순위에 따라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연금제도의 목적 달성에 알맞도록 독자적으로 규율할 수 있고, 여기에 필요한 정책판단 결정에 관하여는 입법자에게 상당한 정도로 형성의 자유가 인정된다.
유족급여 수급권이 순수한 재산권이 아니라 유족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보장 수급권으로서의 성격을 가진 이상 사망한 공무원의 자녀에 대하여 아무런 제한 없이 유족급여를 지급할 수는 없다. 따라서 유족급여 수급권을 가지게 될 자녀의 범위는 유족급여를 인정하여야 할 필요성 및 중요성에 따라 일정하게 제한될 수밖에 없는데,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2항에 의하면 입법자는 그 기준을 19세라는 연령과 장애 상태 유무로 설정하여 최소한의 독자적 생활능력을 갖춘 것으로 볼 수 있는 자녀를 유족의 범위에서 배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입법자로서 유족에 해당할 자녀의 범위를 제한하고자 할 때 일정 연령을 분수령으로 삼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어느 연령을 기준으로 삼을지는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다.
19세는 민법에 따라 성년이 되는 나이로 사람은 19세에 이르게 되면 법률적으로 완전한 행위능력을 갖게 된다. 정신적으로는 독자적인 사리판단 능력이 상당히 갖추어지고, 신체적으로는 남녀 모두 거의 성인과 다름없게 되며, 이때를 전후로 대개 고등학교 교육을 마치게 된다. 이에 더하여 18세 이상이면 이미 노동법상 독자적 노동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취급되어 근로기준법상 소년보호에 관한 규정도 적용되지 않는 점을 아울러 고려하여 보면, 19세 이상인 자는 신체적·정신적으로 성숙하여 사회생활에 적응할 수 있고, 적어도 최소한의 생활은 스스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사회적 독립성을 획득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19세 이상의 자녀와 19세 미만의 자녀 사이에는 신체적·정신적 성숙도, 노동능력 등의 여러 면에서 다르게 취급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2항이 19세를 기준으로 하여 유족의 범위를 한정한 것도 이와 같은 고려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은 그 나름대로의 합리성이 있다.
다음으로, 원고는 실질적인 생계능력이 없는 19세 이상의 자녀들에 대하여도 유족급여 수급권을 인정하지 않는 것은 이들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물론 19세 이상의 자녀들 중에서도 사실상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소득을 얻을 수 없는 상태에 있는 자녀들도 있을 수 있고, 교육과정에 있거나 군 복무 등의 사유로 생활능력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19세 이상이면 독자적 생활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를 기준으로 삼은 이상, 사실상 생활능력이 없는 모든 사유마다 일일이 예외를 인정하여 구제해 줄 것을 기대할 수는 없다. 또한 유족급여 수급권은 기본적으로 재산권보다 사회보장 수급권으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공무원연금법과 같은 사회보장법제는 무엇보다도 국가의 재정능력, 전반적 사회보장 수준과 유리하여 논할 수 없으며, 한정된 재원으로 보험대상자인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유족급여의 수급권자를 제한하지 아니할 수 없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위 법률조항이 19세 이상의 자녀들 중 교육과정에 있거나 군 복무 등의 사유로 실질적으로 독자적 생계가 어려운 자녀들을 유족의 범위에서 배제하였다고 하더라도, 공무원 유족의 생활안정이라는 유족급여의 최소한의 보장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소결론
따라서 위 법률조항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거나 또는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공무원연금법 제30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
위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을 위배하였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대한민국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법률의 위임은 반드시 구체적으로 한정된 사항에 대하여 개별적으로 행해져야 한다. 여기에서 구체적인 위임의 범위는 규제하고자 하는 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어서 일률적 기준을 정할 수는 없더라도 적어도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으로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로부터 위임명령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 경우 그 예측 가능성의 유무는 당해 위임조항 하나만을 가지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그 위임조항이 속한 법률의 전반적인 체계와 취지 및 목적, 당해 위임조항의 규정 형식과 내용 및 관련 법규를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나아가 각 규제대상의 성질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검토하여야 한다(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두3473 판결 참조).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영역에서는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의 영역에서 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에, 수익적 급부행정영역 또는 다양한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되는 경우에는 위임의 구체성·명확성에 대한 요구가 보다 완화된다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04. 11. 25.선고 2002헌바52 결정 참조).
살피건대, 위 법률조항은 유족급여를 받을 유족이 없는 경우에 급여를 지급할 대상과 지급방법을 규정하면서 급여액에 대하여는 이를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는 바, 유족급여는 일부 재산권적 성격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공무원 및 그 유족의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사회보장적 급여로서의 성격을 갖는 점, 위 법률조항은 원칙적으로 유족급여의 수급자 아닌 직계존비속에게 일정한 범위의 급여를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수익적 급부행정의 영역에 속하는 점 등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는 위임입법으로서 갖추어야 할 구체성·명확성의 요구가 다소 완화된다고 볼 수 있다. 나아가 위 법률조항의 문언 자체만으로도 대통령령에 위임하는 내용은 유족이 아닌 직계존비속에게 지급될 급여의 액수라는 것이 분명하고, 그 범위는 유족급여액을 상한으로 하여 그 범위 내에서 정하여지게 될 것임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은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위 법률조항이 재산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는 위 법률조항에 따른 수급권이 실질적으로 망인의 퇴직급여가 상속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무원의 퇴직을 사유로 하는 퇴직급여와 공무원이 재직 중 사망하거나 공무원이었던 자로서 퇴직연금 또는 장해연금을 받을 권리가 있는 자가 사망한 경우에 유족에게 지급되는 유족급여는 그 발생사유 및 수급권자를 달리하여 개념적으로 구별될 뿐만 아니라, 유족급여는 공무원의 사망에 대하여 적절한 급여를 실시함으로써 공무원에 대한 사회보장제도를 확립하고 유족의 경제적 생활안정과 복리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여 지급되는 것이므로 공무원의 사망으로 상속인이 그 재산을 상속하는 제도와는 헌법적 기초나 제도적 취지를 달리한다. 따라서 공무원연금법이 정한 수급권자는 민법상 상속인인지 여부와는 관계없이 직접 자기의 권리로서 수급권을 취득하는 것이지 망인의 퇴직급여를 상속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에 의하여 결과적으로 유족 아닌 자녀들이 망인의 퇴직급여 상당액보다 적은 금액의 급여를 지급받을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위 법률 조항이 국민의 재산권보장에 관한 헌법 제23조의 규정에 위배된다고 볼 수는 없다.
소결론
따라서 위 법률조항이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배되거나 또는 헌법상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볼 수 없다.
중결론
결국 공무원연금법 제3조 제2항, 제30조 제1항이 위헌인 법률에 해당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 각 법률조항에 근거하여 이루어진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진현(재판장) 방진형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