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2. 26. 2017부해1283호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원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 보조참가인이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와 내용
피고 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회사')은 상시 26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자동차(시내버스) 운수사업 등을 하는 합자회사이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의 정년이 지난 2015. 8. 17. 참가인 회사와 근로계약 기간 1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운전기사로 근무하다가 2015. 11.경부터는 관리부장으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6. 8. 17.경 참가인 회사와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고, 2016. 12. 12.부터는 다시 운전기사로 근무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참가인 회사는 2017. 7. 11.경 및 2017. 7. 15.경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기간 만료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보(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를 하였다.
원고는 2017. 9. 28.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강원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1. 29. 위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2017. 12.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위 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2. 26.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있으나,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있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라는 이유로 위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관련 법령
■ 근로기준법
제23조(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이하 "부당해고 등" 이라 한다)을 하지 못한다.
근로계약 갱신기대권과 갱신거절의 정당성 여부
피고 또는 참가인 회사의 주장 요지
참가인 회사는 원고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참가인 회사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별도의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하지 않는 경우 그 기간제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된 것으로 보아왔다. 이에 따라 원고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1회 갱신하였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와 참가인 회사는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원고는 당시 참가인 회사 대표사원 C의 아들 D과 공모하여 참가인 회사로 하여금 원고의 외조카가 운영하는 주식회사 E(이하 'E')로부터 4억 원을 빌리도록 한 다음 그 돈을 인출하여 횡령하였다. 그 과정에서 원고는 D과 공모하여 참가인 회사 및 참가인 회사 대표사원 C 명의의 차용증과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위조하였다. 이후 원고는 곧 참가인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니면서 근로자들 사이를 이간질하였다.
원고는 참가인 회사에 1억 원을 빌려준 적이 없음에도 이를 빌려주었다고 주장하면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지급명령을 신청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는 법적 분쟁이 지속됨에 따라 신뢰관계의 회복 또는 근로관계 유지가 어려우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에는 합리적 이유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이때 기간 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등의 입법 취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참조). 이때 갱신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 여부에 관한 사정의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참조).
인정사실
참가인 회사 소속 근로자 F는 2012. 8. 25. 참가인 회사와 근로계약 기간 1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운전기사로 입사하였고, 이후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위 근로계약을 4회 갱신하였다.
원고는 1951년생, F는 1950년생이고, 참가인 회사에 재직 중인 기간제근로자 G은 1948년생이다.
참가인 회사는 '원고가 D과 공모하여, 참가인 회사로 하여금 원고 친척이 운영하는 E로부터 4억 원을 빌리도록 하면서 참가인 회사 및 참가인 회사 대표사원 C 명의의 차용증과 근저당설정계약서를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으며, 참가인 회사 계좌에서 1억 3,485만 원을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라는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상횡령(이하 '이 사건 고소사실 1')과, '원고가 2016. 10. 1. 참가인 회사 대표사원 C과 원고의 전 배우자 H 명의의 차용증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다'라는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이하 '이 사건 고소사실 2')로 원고를 고소하였다.
춘천지방검찰청 검사는 2017. 7. 31. 이 사건 고소사실 2 가운데 참가인 회사 대표사원 C 명의 차용증 위조 부분에 대하여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원고의 전 배우자 H 명의 차용증 위조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가 자신이 근무 중인 참가인 회사에 돈을 빌려주면서 노사관계에서 차용증을 작성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여 전 배우자의 이름을 기재한 것으로 그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다'라는 취지로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다.
춘천지방검찰청 검사는 2018. 5. 31. 이 사건 고소사실 1에 대하여 모두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고, 'D이 참가인 회사 명의 차용증 등을 위조하고 이를 행사하였으며, 참가인 회사 계좌에서 1억 3,485만 원을 임의로 소비하여 횡령하였다'라는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상 횡령의 공소사실로 D을 기소하였다.
원고는 2016. 11. 3. 참가인 회사 명의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하였다.
원고는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100,094,900원의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은 2018. 7. 26. 참가인 회사에 그 지급을 명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2018. 8. 6. 위 지급명령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하였다.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7조 제4호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의 경우 계약 기간 만료 시 1개월 이내에 회사로부터 별도 계약 갱신 요구가 없을 경우 근로계약은 계약 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별도 통보 없이 자동 종료됨을 원칙으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제48조 제1호는 정년을 만 58세로 정하고 있다.
E는 수원지방법원 2016가합79836호로 참가인 회사와 C을 상대로 대여금 4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고, 위 법원은 E의 청구를 받아들여 '참가인 회사와 C은 연대하여 E에 4억 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의 지급하라'라는 취지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대한 참가인 회사와 C의 항소가 기각되어(서울고등법원 2018나2002262호),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5, 9~12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구체적 판단
갱신기대권의 존부
위 인정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 제7조 제4호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는 점, ② F는 정년이 지난 2012. 8. 25. 참가인 회사와 근로계약 기간 1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후 별도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위 근로계약을 4회 갱신하였으며, 원고도 정년이 지난 2015. 8. 17. 참가인 회사와 근로계약 기간 1년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6. 8. 17.경 위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던 점, ③ 참가인 회사도 기간제 근로계약의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별도의 근로관계 종료 통보를 하지 않는 경우 그 기간제 근로계약이 자동으로 갱신된 것으로 여긴 사실을 인정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에는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갱신거절의 합리적 사유의 존부
또 위 인정사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사유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가 D과 공모하여 참가인 회사의 돈을 횡령하였다거나 참가인 회사 및 참가인 회사 대표사원 C 명의의 차용증과 근저당권설정계약서를 위조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춘천지방검찰청 검사는 그에 관한 이 사건 고소사실 1, 2에 대하여 모두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하고 이 사건 고소사실 1과 관련하여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업무상 횡령의 공소사실로 D만을 기소하였으며, E는 위 차용증 중 하나를 근거로 참가인 회사와 C을 상대로 한 대여금 지급 청구 소송에서 승소한 사정만 드러날 뿐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 회사 등의 고소는 모두 참가인 회사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일 뿐, 그것에 원고가 책임질 만한 부분이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와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그러한 법적 분쟁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합리적 사유로 볼 수 없다.
춘천지방검찰청 검사는 이 사건 고소사실 2 가운데 원고의 전 배우자 H 명의 차용증 위조 부분에 대하여는 기소유예 처분을 하였으나, 이는 원고와 원고의 전 배우자 사이의 문제일 뿐 참가인 회사와 무관하므로, 참가인 회사의 관계에서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만한 정당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
원고가 곧 참가인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고 말하고 다니면서 근로자들 사이를 이간질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도 없다.
원고가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100,094,900원의 지급명령을 신청한 것은 원고의 참가인 회사에 대한 권리의 행사에 해당하고,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는 2016. 11. 3. 참가인 회사 명의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하였고, 그에 관하여 참가인 회사 명의의 차용증이 작성되었다. 원고가 참가인 회사를 상대로 자신의 권리를 적법하게 행사한 것은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의 정당한 사유로 볼 수 없다.
F도 참가인 회사 취업규칙상 정년이 지난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참가인 회사에 입사한 후 4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고, G은 원고보다 나이가 많지만, 여전히 참가인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다. 원고가 특별히 운전기사 업무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원고가 참가인 회사에 재직하면서 참가인 회사로부터 징계나 경고 등의 처분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도 드러나지 않는다.
소결론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거절은 합리적인 이유를 인정할 수 없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결론
이 사건 청구는 타당하므로 받아들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김나경 홍승모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