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1976년경 설립되어 전국 85개 지사를 두고 상시 약 3,14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소독․구충 및 방제 등 환경위생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은 2011. 12. 12. 원고에 입사하여 대전동부지사의 지사장으로 근무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17. 11. 11. 대전동부지사의 지사장으로 있던 참가인을 수도권남부지역 본부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인사발령’).
참가인은 2017. 11. 2. 이 사건 인사발령이 부당전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D). 충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2. 18. ‘이 사건 인사발령은 참가인의 근로계약에 중대한 변경을 초래하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려우며, 참가인이 입게 될 생활상 불이익이 현저하고 신의칙상 요구되는 성실한 협의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판정을 하였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E).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3. 29. 위 초심 판정과 동일한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참가인은 상급자인 충청지역본부의 본부장 F의 권위를 상습적으로 무시하고 불화를 일으켜 F이 참가인의 전근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또한 대전동부지사 소속 직원의 편 가르기를 일상화하여 편애하는 직원들로부터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을지 몰라도, 마음에 들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모욕을 일삼고 ‘특별관리대상’으로 취급하며 수치심을 주어 해당 직원들이 퇴사하도록 종용하였다. 이처럼 참가인은 조직 내 위계질서를 경시하여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였고 지사장으로서의 자질과 역량이 부족하였으므로 원고는 기업질서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을 위해 전보 발령을 할 필요가 있었다.
이 사건 인사명령은 참가인이 관리자인 지사장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F과의 관계에 비추어 충청지역본부에서 근무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점이 고려된 것이다. 수도권남부지역본부는 참가인과 원만한 관계였던 직전 상급자가 본부장으로 있고, 수도권남부지역의 영업역량을 강화할 필요성도 있었기 때문에 경력, 지위 등이 적절한 참가인을 수도권남부지역본부의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한 것이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참가인의 비위행위의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추어 가장 경미한 정도로 이루어졌다.
이 사건 인사발령은 직위 강등이 아닌 수평적 전보이고, 지사장 직책수당을 제외하면 임금에서 불이익이 없으며, 원거리 발령임을 고려하여 2년간 무상으로 원룸을 임차하여 참가인에게 제공하고 그 비용을 원고가 부담하므로 참가인이 겪게 되는 다소의 생활상 불이익이 관리자로서 감수해야 할 정도를 벗어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2017. 11. 1. 참가인과 이 사건 인사명령에 수긍하고 동의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갑자기 협의 장소에서 이탈하였으므로 원고로서는 협의에 필요한 노력을 다하였다고 평가되어야 한다.
이처럼 이 사건 인사명령은 인사권자의 정당한 재량 범위 내에 있다. 이와 다른 전제의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관련 규정 등
인정사실
원고의 조직 구성
원고의 조직은 사장, 총괄부사장 아래 HR본부, 경영혁신본부, 경영지원본부, 고객서비스본부를 두고, 고객서비스본부 산하에 8개의 권역별 지역본부(수도권동부, 수도권서부, 수도권남부, 수도권북부, 대구경북, 부산경남, 충청, 호남)를 두었으며, 다시 권역별 지역본부 산하에는 85개 개별 지사를 두었다. 충청지역본부 산하에는 대전동부지사, 대전서부지사 등 10개의 지사가 있다.
원고는 매년 본사의 영업전략실(마케팅실)에서 각 지역본부에 본부별 매출목표 총액을 할당하였다. 그러면 각 지역본부장은 소속 지사에 본부별 매출목표 총액을 다시 분할․할당하여 본사에 보고하고, 본사는 이를 기초로 지사별 매출목표 금액을 확정한다. 각 지사에 대한 평가는 매출목표 대비 매출액의 비율을 산정하여 이루어진다.
참가인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11. 12.경 참가인을 대전지역 지사장으로 채용하여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인사명령 무렵까지 근무하도록 하였다.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서는 분실된 상태이다.
원고의 표준 근로계약서 서식에 의하면, 취업 장소는 ‘당사가 지정하는 장소’로 기재되어 있고, 직종은 ‘일반사무직, 연구개발직, 지사관리직, 영업직, 기타’ 중 해당 직종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되어 있으며, 제10항에서 “본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취업규칙 및 근로기준법의 관련 조항을 준용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참가인과 F과의 갈등
한편 원고는 2016. 12. 1.자로 종전 5개이던 권역별 지역본부를 8개로 확대하고자 함에 따라 85명의 지사장 중 3명을 위와 같이 추가되는 3개의 지역본부 본부장으로 승진 발령할 필요가 생겼다. 당시 대전서부지사장이던 F이 신설된 충청지역본부(소속 지사 10개)의 본부장 후보로 물망에 올라 2016. 12. 1.자로 충청지역본부장으로 승진하였다. F은 당시 대전동부지사장이었던 참가인보다 2살 어리고 입사 시기가 늦었으며, 대전서부지사장이던 무렵부터 참가인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않았다.
참가인은 2017. 12. 15. 개최된 F의 충청지역본부장 취임식을 비롯하여 F이 참석하는 지사장 회의에서, F이 소속 지사에 할당하는 매출목표액이나 회의 안내자료의 오타 등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F에게 불만을 표시하거나 날 선 발언을 하였다. 당시 상황에 대하여 참석자들은 아래와 같이 진술하였다.
이 사건 인사명령 발령
F은 2017. 3. 10. 지역 본부장들의 상급자인 고객서비스본부의 본부장 M(전무)에게 참가인의 언행 등을 보고하였다.
F은 2017. 10. 20. M에게 ‘2016. 12. 9. 충청지역본부장 취임 이후 2017. 10.경에 이르기까지 참가인이 상급자인 자신에게 무례를 일삼고 지시를 이행하지 않으며, 고객사 방문횟수가 매우 부진한 등 더 이상 함께 일을 하기 어려우니, 대전동부지사장을 교체해 달라’는 취지로 요청하였다.
M은 위 요청을 받고 전임 충청지역본부장인 I, 충청지역본부 천안지사장 N에게 참가인에 대한 평가를 요청하였고, 이 법정에서 그 결과에 관하여, ‘참가인 리더십이 조금 편애 경향이 있다.’, ‘참가인이 충청지역본부 본부장 주관 회의 때 (F에게) 무례하게 트집을 잡거나 시비를 건다. 하극상의 상황을 접한 바 있다.’라는 취지의 평가의견을 받았다고 진술하였다.
M은 ‘지역본부장에 대한 하극상 문제, 조직 관리에 대한 리더십 문제’를 사유로 이 사건 인사명령을 결정하고, 2017. 11. 1. 원고 본사에서 참가인과 면담하였다.
M은 면담 과정에서 참가인에게 2017. 11. 11.자로 이 사건 인사명령이 발령됨을 통지하였다. 참가인은 그 자리에서 ‘대전동부지사 소속 지사원들이 본인에 대해 불평을 했다는 것은 수긍할 수 없으니 (M 전무가) 현장에 와서 면담해 달라. 차라리 본부장(F)과의 갈등문제라고 하면 제가 깨끗하게 인정하고 수도권남부로 출근하겠다.’는 취지로 말하였다. 참가인은 그 직후에, M 등으로부터 ‘판공비처럼 30만 원 급여에 넣어서 받던 직책수당의 지급이 정지되고, 영업실적이 매달 목표액에 달성되는지에 따라 지급되는 성과급(실적급) 계산이 달라지며 숙소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서 임시로 모텔비 등을 실비로 인정해주겠다’는 사실을 듣자, ‘사전에 얘기 없이 일방적으로 나가라고 통보를 하는 것 같다. 제가 아는 영업담당 부장은 지사장 직위를 해제시키고 퇴사시키기 전 자리로 알고 있다. 법적으로 처리하겠다.’라고 항의하며 면담 장소를 이탈하였다. 원고는 그날 오후 이 사건 인사명령을 발령하였다. 참가인은 다음날 초심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이 사건 인사명령 관련 정황
원고는 2017. 11. 2. 수도권남부지역본부 인근 원룸을 2년간 임차하여 참가인에게 제공하고, 부임휴가 1일, 포장이사 실비지원을 하기로 하였다. 담당자는 2017. 11. 20. 참가인에게 임차대상 숙소 목록을 제시하며 참가인의 의견을 요청하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였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인사발령 이후 연차휴가를 사용하다가 2017. 11. 27.부터는 질병 휴직을 승인받아 출근하지 않고 있다.
F은 2017. 12. 11.경 대전동부지사 소속 직원인 O 등과 대화하면서 ‘(참가인이) 나한테 너무 무례하게 했다고. 무례. 무례. 그거는 그런데 20% 내지 30%밖에 안돼. 그 부분은. 문제는 위에 사장님과의 관계, 그런 관계에서 사실은 좀 오해되는 부분도 있고, 안 좋은 부분도 있고. 모든 조직에서 제일 우려하는 것이 집단행동. 이걸 우려합니다. 한 개 지사에서 20명 넘게 (노동조합 활동에) 참석하고 자꾸 잘못하면 눈총당하고 이목이 집중되는 거예요.’라는 취지로 발언하였다.
지사장과 영업담당 부장의 차이
지사장은 ‘지사관리직’으로서 소속 직원의 업무를 총괄하고 관할 구역의 고객관리, 영업활동 및 관리, 조직․인력․성과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 영업담당 부장은 ‘관리사무직’으로 분류되지만 새로운 고객을 발굴하는 것이 주된 업무이다.
이 사건 인사명령 발령 무렵, 원고는 지역본부 영업조직의 현장활동을 강화하고자 기존 지사장의 직무수행이 부적절하거나 영업능력이 저하되면 기존 지사장을 교체하고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하였다. 영업담당 부장으로서의 업무 수행결과가 ‘우수자’라고 평가되면 지사장으로 복귀가 가능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인 2018. 2.경 조직체계 개편을 검토하였다. 그 개편안에 의하면, 영업담당 부장은 지사장 중에서 영업역량은 탁월하나 리더십역량 개발이 필요한 직원 중에서 선발한다. 영업담당 부장이 되어 영업역량이 검증되면 시장전략부장에 배치되고, 시장전략부장이 되어 소정의 양성 기간을 거치면 다시 지사장으로 보임이 가능하다. 영업담당 부장의 급여는 최대 5,200만 원이고,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되기 이전에 이를 초과하여 임금을 받고 있었다면 그 초과분은 ‘조정급’으로 보아 2년간 지급한 후 폐지하는데, 다만 2년 내에 지사장으로 보임이 되면 계속하여 유지할 수 있다.
한편 원고는 지사장이 지사에 부임한 후 3년이 경과하면 순환배치 대상자로 선정하여 타 지사로 이동 배치하는 제도를 시행하고자 내부기준 설정을 검토하였는데, 그 회의자료<각주1>에 따르면 근속 기준으로 순환배치를 결정하고 ‘성과, 역량 부진자’는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한다.
지사장은 지사관리 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받고 분기당 최소 95만 원에서 최대 215만 원을 받되, 지사종합평가가 50점 미만이거나 지사장 본인이 감봉 이상의 징계를 받을 경우에는 성과급을 지급받을 수 없다. 지사장에 대한 평가는 ‘성과관리(57%)’, ‘인재관리(19%)’, 리더십(24%)‘으로 구성되고, 실적에 따른 지사종합평가의 순위, 채용률, 퇴직률, 본부별 리더십 평가순위에 따라 결정된다. 영업담당 부장은 자신이 직접 수행한 영업업무의 실적에 따라 분기별 최대 350만 원의 영업성과급을 받는다. 영업성과급은 신규고객 발굴목표 달성률에 따른 ‘정량성과급’과 시장발굴 및 영업과정관리에 대한 정성평가에 따른 ‘정성성과급’을 합산한 것이고, 분기 목표달성률이 30% 미만이면 정량성과급이 지급되지 않으며 본부장의 절대평가 결과가 D등급이면 정성성과급이 지급되지 않는다. 한편 원고의 인사실 담당자에 의하면, 2017년 기준으로 지사장의 경우 위 지급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최저 등급을 받더라도 분기당 95만 원(연 380만 원)을 받지만, 영업담당 부장은 최저 보장 성과급이 없다.
2013년부터 이 사건 인사발령 무렵까지 원고가 지사장을 영업담당 부장으로 전보 발령한 사례는 이 사건 인사발령 외 약 10건이고, 그중 5명은 퇴직하였다. 참가인은 대전에 거주하고 수도권남부지역본부는 경기도 의왕시 P에 위치하여 이동시간은 약 2시간이다.
〔인정근거〕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6, 9 내지 23호증, 을나 제4 내지 18, 20 내지 41, 43, 44, 47, 5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효하다.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되어야 할 것이고,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며,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의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의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는 볼 수 없다. 또한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또는 근로자 간의 인화를 위한 배치전환도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되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할 것인데, 이 경우 비록 배치전환에 당해 근로자에 대한 제재적인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자체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정한 징계절차를 요하는 징계로서 규정되지 아니한 이상 그러한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효력에 영향이 없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두10666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징계처분의 경우, 취업규칙 또는 이에 근거를 둔 징계규정에서 징계절차를 규정하는 것은 징계권의 공정한 행사를 확보하고 징계제도의 합리적인 운영을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므로, 취업규칙에서 징계대상자에게 징계위원회에 출석하여 변명과 소명자료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하도록 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징계절차를 위배하였다면 이러한 징계권의 행사는 절차의 위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9. 선고 90다8077 판결 취지 참조).
이 사건 인사명령의 위법 여부
위 인정사실과 그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앞서 든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인사명령은 실질적으로 원고의 취업규칙 제7. 7의 (1)항이 징계처분으로 규정한 ‘전직’ 또는 ‘기타 징벌’에 해당함에도, 원고가 취업규칙에서 규정한 징계절차에 따르지 않았으므로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이 상급자인 F에 대하여 적절한 예우를 갖추지 않고 무례한 언행을 한 사실이 인정되고 지사 운영에서 중립적이지 못한 태도를 취하거나 일부 직원에게 불공평한 처우를 한 듯한 정황도 존재한다. 근로자가 공개적으로 상급자에게 모욕을 주어 직장 내 위계질서를 문란하게 함에 따라 상급자가 해당 근로자의 인사이동을 요청하는 사정이나 같은 부서 소속 일부 근로자와의 불화가 있다는 사정은,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 대해 인사명령을 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있는 사유이다. 또한 참가인이 관리자 직급인 ‘지사장’인 점, 원고와 참가인 사이 근로계약에 관한 근로계약서가 서로 분실되어 존재하지 않지만, 원고의 표준근로계약서상 취업장소를 ‘원고가 지정하는 장소’로 명시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최근 지사장 채용 공고시 지역거주자를 우대하겠다고 밝힌 사정만으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 근로계약상 참가인의 근무 장소를 ‘대전지역’으로 한정하여 약정되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는 거주지 외의 장소에 부임하는 근로자들에게 관행적으로 숙소 비용을 지원하여 왔고, 참가인의 경우도 불이익을 줄이고자 숙소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었던 점을 보태어 보면, 참가인이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곳으로 출근하게 되었다는 사정이 관리자급 근로자로서 감내하여야 할 생활상 불이익의 범주를 초과한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전직 인사명령에서 근로자와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해당 인사명령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인사명령 중 전직은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와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므로, 전직처분 중 사용자의 재량으로서 허용되는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경우란, 그 처분이 과거의 비위행위에 대한 제재로서 이루어지는 징벌적 성격의 징계와 구분되는 경우여야 한다. 특히 사업장의 취업규칙이 ‘전직’을 징계의 수단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전직처분이 징계의 한 종류로서도 이루어질 수 있음을 미리 규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실제 이루어진 전직처분의 실질적인 효과 및 의미 등을 고려하여 그 처분이 징계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또는 인사명령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인지를 구분하여야 한다.
원고의 취업규칙 제7. 7.의 (1)항은 “회사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직원을 해고, 정직, 전직, 감봉, 견책, 기타 징벌을 행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전직’과 ‘기타 징벌’을 징계처분의 일종으로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인사명령은 아래에서 보는 것처럼 직무의 내용, 원고 내에서의 처우, 지위, 평가, 보수 체계 등에 비추어 사실상 기존 직위를 강등한 것이므로 기업의 노동력 재배치 또는 수급 조절의 필요성에 의하여 이루어진 인사명령의 범주에 속하는 것이 아니라, 참가인의 비위행위를 문책․처벌하고자 하는 징계처분에 속하는 것으로 취업규칙이 정한 징계처분 중 ‘전직’ 또는 ‘기타 징벌’에 해당한다.
이 사건 인사명령의 실질적인 의미는, 이 사건 인사명령 발령 무렵의 지사장의 지위와 영업담당 부장의 지위를 비교하여 평가되어야 한다. 지사장과 영업담당 부장은 원고의 직급 대분류 중에서는 ‘사무직’으로 공통 분류되지만, ‘지사관리직’, ‘사무관리직’으로 구분되고 주된 업무 내용에 큰 차이가 있다. 지사장은 지사 업무 총괄이 주된 업무로서 지사 실적뿐만 아니라 인재관리, 리더십 등이 평가요소가 되지만, 영업담당 부장은 신규고객 발굴 달성률 및 영업관리만이 평가요소가 되고 영업이 주된 업무 내용이다. 원고는 이 사건 인사명령 이후 2018. 2.경 조직체계 개편을 검토하기 전까지 기존 지사장 중에서 영업능력이 떨어지거나 직무수행능력이 떨어지는 지사장들, 또는 성과나 역량이 부진한 지사장들을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하여 왔고,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받은 자들은 업무수행 실적이 ‘우수자’에 해당하여야 소정의 절차를 거쳐 지사장으로 복귀할 수 있었다. 원고가 지사장들의 순환배치를 고려할 때에도, 지사장이 지사장으로 근무 지역만을 옮기는 외에 ‘성과나 업무 부진자’의 경우에는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할 것을 회의하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원고 내부의 운용 기준 및 그에 따라 예상할 수 있는 지사장과 영업담당 부장에 대하여 원고가 인정하는 지위, 태도, 의미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인사발령은 사실상 능력이나 역량이 떨어지거나 부진한 지사장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제재적, 문책적 조치라고 할 것이다.
지사장은 성과급 지급제외 사유에 이르지 않는 한, 2017년 기준 최저 등급을 받아도 연 380만 원의 성과급을 받았고, ‘판공비’와 유사하게 급여에 30만 원 정도의 ‘직책수당’이 추가되었다. 반면 영업담당 부장은 매달 목표액이 정해져서, 영업실적이 목표액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따른 성과급만 받고 직책수당이 없다. 더구나 2018. 2.경 조직체계 개편 후에는 영업담당 부장의 임금에 상한선이 있어서 재직자가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될 경우 위 상한선보다 초과되는 임금 지급에 제한을 둔 점을 참조하여 보면, 비록 이론적으로는 최대의 영업실적을 올렸을 경우에 지사장보다 성과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생길 수 있더라도 전체적으로 영업담당 부장에 대한 처우가 지사장에 비해 낮다고 평가함이 타당하다.
원고는 지사장을 다른 지역의 지사장으로 배치하는 수평적 인사이동을 고려할 때 대상자 중 ‘성과, 역량 부진자’를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하였다. 원고가 지사장을 영업담당 부장으로 발령한 사례는 약 5년에 걸쳐 대략 10건에 불과하고, 그중 5명이 퇴직하였다. 이러한 사정은 ‘지사장에서 영업담당 부장으로의 발령은 실질적으로 사직 욕구를 일으키고 좌천에 해당한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원고는 참가인이 F에게 하극상을 일삼고, 지사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 사내질서를 문란하게 하였다는 점을 이 사건 인사명령의 사유로 주장하고 있다. 원고의 취업규칙은 ‘정당한 사유 없이 상사의 명령에 3회 이상 불복’하거나, ‘기타 직장질서를 문란하게 하거나 상기 각 호에 준하는 행위를 행하는 경우’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그에 미달하는 행위는 인사위원회 운영지침에 따라 징계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그 주장과 같은 비위행위를 사유로 삼아 참가인에 대하여 징계처분이나 인사명령을 할 수 있을 것이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취업규칙상 ‘전직’도 징계의 한 종류라고 예정되어 있고 징계처분에는 소정의 절차를 보장하고 있으므로, 징계처분으로서의 전직에 대하여는 참가인에게 징계절차에 따른 소명 기회 등을 보장하여야 한다. 즉, 원고가 참가인에게 징계처분이 아닌 인사명령을 통하여 기회를 주고자 하였다면 다른 지역의 지사장으로 발령하는 수평적 조치 등 인사명령의 범주 내에서 진행하여야 하고, 참가인의 비위행위에 상응하는 책임을 묻고자 하였다면 정당한 징계절차를 거쳐 그 책임을 묻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상 참가인에게 징계처분을 하면서 징계절차를 회피하고자 ‘인사명령’의 형태로 징계를 자행하는 것은, 취업규칙상 ‘전직’이나 ‘기타 징벌’을 징계의 하나로 규정한 것과 배치된다.
소결론
이 사건 인사명령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이 징계의 종류로 정한 ‘전직’ 또는 ‘기타 징벌’에 해당함에도 징계절차를 회피하여 이루어졌으므로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참가인의 부당전직 구제신청을 받아들인 결론은 정당하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중(재판장) 이강호 김효진
각주1) 원고가 2019. 6. 25.자 준비서면 6쪽에 인용한 회의자료로서 변론 전체의 취지로 인정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