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19. 7. 25. 선고 2018구합6870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2018. 5. 15. 원고와 FI) 및 피고보조참가인들(이하 '참가인측'이라 한다) 사이의 중앙 2018부해231 부당배치전환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94. 8. 11. 설립되어 의류 제조 및 도·소매업을 운영하는 회사이고, 참가인 C, E은 2008. 4.경부터, F과 참가인 D은 2011. 11.경부터, 참가인 B은 2013. 4.경부터 각각 원고 샘플개발부 봉제팀에서 근무하던 사람들이다.

나.

원고는 2017. 9. 5. 참가인 B, C을 관리본부 총무팀으로, 참가인 D을 샘플개발부 샘플 환경개선팀으로, F과 참가인 E을 샘플개발부 샘플 물류팀으로 배치 전환하고 해당 부서에서 근무하도록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배치전환'이라 한다).

다.

참가인측은 2017. 11. 27.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서울2017부해 2613호로 이 사건 배치전환이 부당한 배치전환이라고 주장하며 구제명령을 신청하였으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1, 29. '원고의 생산물량과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하여 인력을 조정할 만한 업무상 필요성이 있었다. 근무장소나 급여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근로자들이 수행하게 된 업무가 지나치게 반복적이라거나 능력과 무관하다는 점은 원고의 인사관리 능력에 달린 문제이고 생활상 불이익으로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인력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여러 차례 설명하였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측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

1)

2019. 3. 19. 피고보조참가신청을 취하하였다.

라.

참가인측은 이에 불복하여 2018. 3. 7. 중앙노동위원회에 중앙2018부해231호로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5. 15. '아직 원고의 경상수지가 적자로 전환되지 않았으므로 업무상 필요성이 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측에게 배치전 환된 부서와도 무관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여 정신적인 생활상 불이익을 주었다.'라는 이유로 이 사건 배치전환이 부당한 배치전환에 해당한다는 판정을 내렸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배치전환은 거래처가 한국지사를 폐지하고 베트남으로 발주처를 옮기는 등 원고의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작업 인력을 줄여야 한다는 업무상 필요에 따른 것이다. 이 사건 배치전환 이후 이전의 임금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종전과 출퇴근 거리에 큰 차이가 없어 생활상 불이익도 거의 없다. 합리적인 기준에 따라 배치전환 대상자를 선정하고, 여러 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배치전환은 정당하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배치전환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상 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배치전환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업무상의 필요성과 배치전환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배치전환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대법원 1998. 12. 22. 선고 97누5435 판결 등 참조).

라.

판단

1)

이 사건 배치전환을 위한 업무상 필요성 인정 여부

가)

배치전환에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 선택의 합리성을 말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사이의 인화 등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이처럼 배치전환은 사용자가 고용하고 있는 근로자의 규모는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와 내용 또는 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오는 것이므로 경영상의 이유가 배치전환을 위한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하는 데 미치는 영향은 사용자가 여러 사업을 운영하면서 각 사업마다 독립된 회계를 관리하고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배치전환을 하는 경우 업무상 필요성은 사용자가 운영하는 사업 내부에서 근로가 제공되어야 할 직무 분야와 고용된 근로자가 제공할 수 있는 직무 사이의 적합성이 중점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

나)

갑 제6, 8, 29, 34, 35, 38, 41, 42, 44호증, 갑 제15호증부터 갑 제18호증까지(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가 제7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①

원고가 거래처로부터 발주받은 물량이나, 생산하는 의류 샘플의 수량은 2015년과 2016년 사이에 큰 차이가 없고, 이 사건 배치전환이 이루어지기 직전인 2017년 상반기까지는 전년도의 50% 가까운 물량을 생산하여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고 보기 어려웠다. 다만, 원고는 2017년 하반기부터 거래처의 발주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였고, 실제로도 원고가 수주하거나 생산한 의류 샘플의 수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는 하였다(갑 제8, 29호증).

②

원고의 거래처 중 가장 규모가 큰 업체인 H는 2016, 7.경 및 2016. 8.경 원고에게 한국지사를 폐쇄하고 대부분의 사업을 베트남으로 이전할 계획임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그 무렵 이러한 거래처의 사업 계획과 앞서 본 발주량의 감소를 고려하여 한국에 있는 의류 샘플 제작 인력을 축소하기로 결정하였다(갑 제6호증, 증인 G의 증언).

③

원고는 2016. 12.경 및 2017. 6.경 샘플개발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공고하였다(갑 제16호증).

④

) 원고는 2017. 5. 15.경부터 2017. 9. 4.경까지 참가인측을 포함한 봉제팀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샘플실 규모를 축소하는 데에 따른 면담을 진행하였다. 원고는 당초 근로계약의 합의해지와 희망퇴직에 관한 내용을 주로 설명하였고, 2017. 7.경부터 합의해지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배치전환 등 인사조치가 필요하다는 내용을 설명하기 시작하였으며, 2017. 7. 13. 경부터는 '희망퇴직, 권고사직의 의사가 합의되지 않아' 배치전환 등 인사조치를 할 수밖에 없음을 안내하면서 '합의해지가 안 된 근로자'와 중점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다(갑 제15호증).

6 원고는 2017. 7. 19.경 '원고 샘플 개발부 시행안내'라는 제목으로 '샘플실 직원들 중 일부를 배치전환하고자 하니 참고를 위하여 희망업무를 제출하여 달라.'라는 내용을 공지하였고, 당시 배치전환을 진행하는 이유를 '조직축소 운영에 따른 경영상의 긴박한 이유'로 명시하였다(갑 제17호증), 원고는 배치전환이 가능한 직무분야로 '그 해 외영업: 영업부서 · 벤더로서 기능, ① 일반관리: 재무·회계·구매·부자재 · 업무(수출입서류) 경영분석 등, Ⓒ 미화·용역: 본사 사옥 외의 (도보 5분 이내) 건물 미화·보안경비, 2 I 주방보조업무' 등을 제시하였다(갑 제38호증).

⑥

참가인측은 이 사건 배치전환에 따라 원단창고 관리, 봉제팀 생산량 데이터 정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사업장 건물 청소, 설거지 등의 단순 업무를 함께 수행하고 있다. 참가인측이 수행하게 된 업무 중 일부인 샘플 전달이나 원단 관리의 경우 종전에 다른 직원들이 이를 수행하고 있었는데, 그중 일부는 시간제 근로자가 처리하는 업무일 뿐만 아니라, 업무처리 프로그램을 개선하면 업무소요가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었다(갑 제41, 42, 44호증, 증인 G의 증언). 원고는 외부 용역업체에 사업장 건물 청소를 위탁하고 있었다(갑 제35호증, 증인 G의 증언).

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갑 제27, 28호증의 각 기재로부터 인정되는 사실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고, 이러한 사정을 살펴보면 이 사건 배치전환은 참가인측으로 하여금 그들이 제공하던 것과 달리 원고가 필요로 하는 근로를 제공하도록 할 만한 업무상 필요, 즉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나 그에 필요한 인원 선택의 합리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는 이 사건 배치전환의 업무상 필요로 수주 및 생산량 감축으로 인한 경영난을 들고 있는데, 이는 원고가 고용한 인력을 감축할 사정이 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근로자들의 배치에 미치는 영향은 다소 제한적이라고 보인다. 원고 스스로도 이 사건 배치전환에 앞서 여러 차례 참가인측을 포함한 샘플개발부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권고하였고, 참가인측과 여러 달에 걸쳐 면담을 하면서도 '희망퇴직이 되지 않아' 배치전환을 할 수밖에 없다고 안내하였으며, 중점적으로 면담을 실시한 근로자들은 내부적으로 '합의해지가 안 된 근로자'라고 표시하였는바, 원고가 이 사건 배치전환과 같은 조직개편에 이른 궁극적인 이유는 희망퇴직 등을 통한 인력감축에 있다고 보인다.

②

원고는 참가인측에게 종래 수행하던 샘플 제작과 관련 있는 업무라는 이유로 샘플 전달이나 원단 관리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으나, 종전에도 이를 수행하는 다른 직원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업무소요 자체가 많지 아니하여 인력을 재배치할 필요가 크지 않았다.

③

원고는 참가인측에게 샘플 제작과 관련 없는 사업장 건물 청소, 설거지 등의 단순 업무도 부여하였는데, 참가인측이 배치전환된 부서의 업무 못지않게 사업장 건물 청소, 설거지 등의 단순 업무에도 많은 시간을 소요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원고는 외부 용역업체에게 사업장 건물 청소 업무를 위탁하였으므로 참가인측에게 재차 이를 수행하도록 지시할 필요가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 원고는 일부 '니트' 샘플은 외주업체에 주문하고 있음을 인정하였는데, 참가인측이 봉제 업무에 장기간 종사한 근로자들인 점을 고려하면 다른 직무보다 종래 참가인측이 수행하던 업무와 유사성이 있다고 보이는 위 '니트' 샘플의 제작 업무를 맡길 수 있을 것인데도 이를 위하여 노력하였다는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는 통상 원고가 짧은 기간 안에 완성하여야 하는 샘플을 제작하고자 외주업체를 이용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원고는 오히려 기존 근로자들에게 초과근무를 하도록 유인을 제공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음에도 이를 검토한 사정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2)

이 사건 배치전환으로 인한 참가인측의 생활상 불이익 인정 여부

가)

배치전환이 부당한지 판단할 때 고려하는 생활상 불이익은 경제적 이익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 불이익이나 나아가 조합활동 상의 불이익까지도 포함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에 나타난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배치전환으로 인하여 근로자인 참가인측이 겪게 되는 정신적인 생활상 불이익이 지나치게 무거워 위 배치전환을 위한 업무상 필요와 균형을 이루었다고 보기 어렵다. 즉, 참가인측은 여러 해 동안 봉제 업무를 전담하여 온 숙련된 인력들임에도 원고는 참가인측을 다른 봉제 업무에 배치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력을 다하지 아니하였고, 배치전환된 이후 해당 부서의 업무와 거리가 있는 사업장 건물 청소나 설거지 등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이미 사업장 건물 청소 및 설거지 업무를 다른 업체에게 위탁한 상태에서 참가인측으로 하여금 중복되는 업무를 매일 짧은 시간 동안 다시 수행하게 한 것은 참가인측의 숙련된 기술을 외면하고, 참가인측으로 하여금 스스로가 원고의 사업에 불필요한 인력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하여 고용관계에 필연적으로 결부되지 않는 수치심 등의 정신적인 생활상 불이익을 겪게 하기에 충분하다.

마.

소결론

이 사건 배치전환은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고, 그로 인하여 근로자인 참가인측이 겪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지나치게 무거운바, 근로기준법이 말하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경우로서 위법하다.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낙원(재판장) 박중휘 박종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