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상시 약 9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장애인의 고용촉진·직업재활·교육 및 홍보사업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참가인은 2017. 3. 13. 원고에 인턴으로 임용되어 근무하던 중 2017. 7. 1. 교사직으로 정규 임용되었다.
원고는 2017. 7. 4. 참가인이 인턴기간 중 성희롱 발언을 하였다는 내용의 고충 신고를 접수받고, 2017. 7. 11. 참가인을 본부로 전보하였다. 원고는 2017. 8. 24. 및 2017. 9. 25.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참가인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고, 2017. 9. 28. 참가인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다.
원고 중앙인사위원회는 2017. 10. 13. 참가인이 아래와 같이 성희롱 발언 행위를 하여 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2조, 원고 복무규정 제9조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참가인에 대하여 면직 징계처분을 의결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2017. 11. 20. 참가인을 면직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참가인은 2018. 1. 24.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8. 3. 20. '참가인이 성희롱을 하였다는 징계사유가 인정되나, 이 사건 해고는 그 사유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경기2018부해179).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18. 4. 30.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8. 6. 19.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 및 절차가 정당하나, 인정되는 징계사유에 비하여 징계양정이 과하여 부당하다.'라는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중앙2018부해432,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호증, 을가 제4 내지 8호증, 을나 제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참가인이 나이 어린 여성들을 상대로 성희롱 발언을 하였고, 발언이 지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그 수위와 정도가 매우 노골적이고 심한 점, 피해자들이 성희롱이라고 지적하였음에도 참가인은 피해자들을 위협하였고, 진심어린 반성을 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한 점, 참가인의 행위는 인턴기간 중에 있었고 이러한 사실을 알았더라면 원고로서는 참가인을 정식 채용하지 않았을 것인 점, 원고는 공익적 목적의 업무를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이고 참가인은 교사직으로서 높은 윤리의식이 요구되는 점, 참가인의 성희롱이 외부에 알려져 국정감사에서 문제됨에 따라 원고가 많은 비판을 받아 명예가 훼손된 점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은 적정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징계재량권 일탈·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근로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구체적으로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나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은 위법하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은 처분인지 여부는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직무의 특성, 징계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두979 판결, 대법원 2014. 7. 10. 선고 2012다100760 판결 등 참조).
을가 제2, 4호증의 각 기재, 을가 제1, 3호증, 을나 제1 내지 5호증의 각 일부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참가인은 2017. 3. 30. 창원 출장을 위해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하던 중 뒷자리에 앉아있던 C가 듣는 가운데 옆에 앉아있던 남자 인턴 E에게 "립밤 바르고 키스하면 여자친구가 좋아하냐?"라고 하였고, E가 "형, 이런 것도 성희롱이예요."라고 하자, "남자끼리 이게 무슨 성희롱이야? 성희롱이라고 하면 여자친구가 입으로 해주는지, 체위를 묻는다든지 이런 정도는 해야 성희롱이지."라는 취지로 성희롱의 예시를 설명하였다.
참가인은 2017. 4. 28. 대구로 가는 차량에 탑승하여 이동하던 중, D이 남자 인턴 F에게 PT 발표 시 두 아이의 아버지임을 어필하면 정규 임용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하자, D에게 "아~ 나도 아무 여자나 만나서 임신시켜버릴까."라고 말하였다.
참가인은 2017. 5.경 회의실에서 F가 참가인의 옷에 무언가가 묻었다고 알려주자, C에게 "아~ 진짜 ○○야, 이러지 말랬잖아. ○○가 밤에 덮쳐가지고 립스틱 묻혔다."라고 얘기하였고, 이에 C은 참가인에게 그 발언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항의하였다.
참가인은 2017. 5. 27. 회식 중에 C, D에게 "여자들이 쌈을 싸서 '아~'하고 먹여드려야 윗분들이 기분이 좋지."라는 취지의 발언을 하였고, 이에 C, D는 해당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항의하였다. 참가인은 같은 날 회식이 끝나고 차량을 타고 가던 도중 F에게 차량을 세우도록 한 다음 C, D에게 "야! 내가 한 말이 성희롱이냐. 너희가 성희롱이 뭔지는 제대로 아냐."라는 취지로 말하며 화를 냈다.
참가인은 2017. 6. 22. 본부로 가는 차량 안에서 F, C와 대화하던 중, "여자가 나보다 여섯 살 어린데 잠자리를 하면 내가 만족을 못 시켜줄 거 같다. 여자친구가 생기면 다른 남자랑 관계를 가져도 상관없고, 콘돔만 잘 끼워달라고 할 것이다."라고 말하였다.
참가인은 2017. 6. 26. 인턴들과 대화하던 중 D가 대구에 발령을 받으면 원룸을 구하려 한다고 말하자, "방 얻으면 남자친구 들락날락하겠네, 그러다가 한쪽이 방 빼는 거고 그럼 둘이 한집에 같이 살겠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참가인이 위와 같이 동료 여성 인턴들에 대하여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한 사실 및 그 발언이 계속적·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 수위가 상당하고 정도가 가볍지 아니한 점, 그 밖에 참가인의 태도 등 참가인에게 불리한 제반 사정들을 고려하면, 참가인에게 징계처분을 할 필요성 자체는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비위행위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이 사건 해고는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참가인은 인턴으로 채용되어 근무하던 기간 중에 같은 지위에 있는 여성 인턴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인데, 비록 발언의 상대방인 여성들이 참가인보다 나이가 어리기는 하지만 평소 인턴들 간의 관계, 발언의 경위나 전후 정황 등에 비추어 보면 상급자로서의 지위나 권력관계를 이용한 언동이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교사로 정식 임용된 직후에 징계절차를 거쳐 면직처분을 받았는바, 비록 인턴기간 중에 있었던 징계사유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이를 이유로 인턴기간 중에 해고하거나 정식계약 체결을 거부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과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 비로소 징계사유가 문제되어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이상, 그 해고사유가 통상의 해고보다 광범위하게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참가인은 인턴기간 중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는바, 비록 기존에 다른 기업체에 근무하면서 성희롱 예방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원고로서는 공공기관으로서의 원고 조직의 특성이나 참가인의 직무내용 및 근무환경에 적합한 방식으로 참가인에게 성희롱 관련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참가인을 계도하고, 이를 통하여 참가인의 언동과 성의식을 개선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해고 무렵 다른 근로자들에게도 성희롱 행위를 이유로 견책, 면직, 파면 등의 징계처분을 한 사례가 있는데, 각 사례에 나타난 징계대상자가 한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발언이나 행동의 내용·경위 및 정도, 징계대상자의 지위와 피해자와의 관계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가 언어적 성희롱에 해당함에도(신체적 성희롱에 대하여는 징계절차에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아니하였고, 징계사유로 제시되지 아니하였다) 참가인에 대하여 면직처분을 한 것은 다른 징계사안에 비추어 양정이 과다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성규(재판장) 강지성 지선경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